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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수가 논으로…수십년간 농사피해

하수도 시설 없어 속앓이 익산 원정마을 오정화씨

"마을 하수가 논으로 흘러 쌓여가는 걸 보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그렇다고 수십년간 이렇게 살아온 마을 주민들 잘못도 아니고…"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하수가 자신의 논으로 흘러 쌓이자 익숙하게 양수기 대고 하수를 농수로로 연신 퍼낸다.

 

익산시 춘포면 원정마을에 사는 오정화씨(60)는 이맘때면 하루 일과 중 자신의 논에 쌓인 하수를 퍼내는 일에 서너 시간은 허비한다.

 

시골마을에는 하수도가 마련되지 않아 마을에서 모인 하수는 농수로를 따라 배출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이 마을 오씨 논 주변에는 농수로 대신 논으로 하수가 직접 배출되도록 되어 있다.

 

하수가 배출되는 부근에 농수로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오씨의 논으로 하수가 직접 배출되기 때문이다.

 

오씨는 농사가 시작되면 하수가 농수로까지 흘러가도록 임시 수로를 만들고 수확때면 이 주변의 벼는 수확에서 제외시킨다.

 

오씨는 매년 이런 생활을 반복하며 혹여 논 경작에 이상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지만 마을 사람들을 원망하진 않는다.

 

수십 년간 이렇게 농사를 지어온 정씨는 다른 주민들보다 조금 더 일손을 거들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씨는 "마을 사람들이 버리고 싶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모두들 사용하는 하수를 못 쓰게 막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그냥 내가 조금 더 움직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갑을 넘긴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자녀들은 생활환경의 기본적인 하수도시설 미비로 인한 불편의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아들 정상현씨는 "어렸을 때부터 생활하수가 저희 논으로 유입되는 걸 지켜보며 무척 불쾌하고 마을 사람들이 미워지기까지 했다"며 "아버지는 논에 고량을 만들어 임시조치 후 하수가 나오는 부분은 추수를 포기하는 피해를 매년 감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마을 주민은 십여 가구에 불과하지만 인근에 식당이 들어오면서 더러운 물과 하수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생활의 기본적인 하수처리에 익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작년 말에 처음으로 민원이 접수돼 예산이 확보되지 못했다"며 "현장 확인결과 수백만원 정도의 예산이면 가능해 올해 발주사업들에 대한 잔액을 모아 진행해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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