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03 01:06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일반기사

퇴직 공무원 어떻게 지내나

 

공무원 퇴직자는 타 직종에 비해 정년이후 생활이 비교적 안정돼 있는 그룹에 속한다. 일정기간 이상 근무할 경우 평생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시불로 받는 사람도 있지만 연금제도를 선택하는 사람이 더 많다. 현직 봉급의 70% 안팎 정도이니, 직급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자신과 배우자의 최저생계비 이상은 보장된다.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남부럽지 않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계층이다. 그래서인지 공무원들은 퇴직 이후에도 비교적 자주 만나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 나름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전북도행정동우회에 소속된 공무원수는 모두 3천5백여명이며, 도 산하에 시·군 행정동우회가 구성돼 있다. 또 서기관급 이상이 별도로 만든 목우회(牧友會)에는 2백여명이 가입해 있으며 매월 1차례 모임을 갖고 있다. 보통 70여명씩이 참여해 주요 사항을 논의하고 야유회를 가기도 한다.

 

토목직, 산림직, 축산직, 지적직 등 직렬별 모임도 있어 분야별 기술 세미나 등을 열기도 하며 하광선, 최준용, 정희운, 김성연, 주우철, 박성석, 박남순, 전갑철, 임무웅, 최수, 안세경, 박종환씨 등 12명은 지난 2002년부터 모임을 만들어 분기별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퇴직자들은 이같은 모임을 통해 서로의 소식을 알고 정보를 교환한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도정 현안을 화제로 삼기도 하지만 '건강'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때로는 사무실에 나와 장기와 바둑을 즐기며 소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모임은 공식적인 것이다. 공식적인 모임을 통해 마음속으로나마 도정에 참여하고 도정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개인의 실질적인 생활은 대부분 취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퇴직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는 취미활동은 등산. 한 공무원은 "퇴직공무원에게 등산은 필수과목”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보편화되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이 등산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청출신 공직자로 구성된 삼수회 모임으로 국종철씨가 이끌고 있다. 회원수만도 1백여명에 이르며 매주 모임을 갖고 모악산과 다른 지역으로 원정에 나서기도 한다. 한번 모임에 40∼50여명씩 참여한다.

 

산악회는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또는 현직에 있을 당시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끼리 모임도 많다. 적게는 7∼8명으로 구성된 것도 있다. 모임의 숫자는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으며 한 사람이 여러 모임에 중복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테니스 모임은 정림회가 대표적이다. 주우철, 송재현씨 등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으며 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교육·경찰공무원 출신, 일반인, 현직 공무원들이 함께 산림환경연구원 구장에 모이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테니스가 부담스럽다는 등의 이유로 골프 등으로 종목을 바꾼 사람이 많아 예전처럼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고 있다.

 

골프모임은 등산 다음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골프는 대부분 서기관급 연수과정에서 배우기 시작한 뒤 퇴직후 건강을 챙기는 수단이 되고 있다. 서기관급 이상 출신중 70∼80%가 즐긴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연습장을 무대로 몇명씩 모여 함께 연습하고 밥도 먹고, 필드에 나가기도 한다.

 

순수 행정관료 출신으로는 목우회가 있으며 장윤상씨에 이어 김성연 전 농림수산국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한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30∼40여명씩이 참석, 버스를 전세내 전남 무안과 천안 상록 등까지 다녀오고 있다.

 

삼우회는 도청 서기관급과 경찰청 서장급, 도교육청 국장급 등으로 구성됐으며 홍태표 전교육감이 회장을 맡고 있다.

 

상록모임도 도청과 교육청, 경찰청 출신 공무원과 일반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는 도청출신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이상칠 전부지사와 송하철부지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수가 30여명이며 매월 또는 2개월에 한번씩 라운딩을 갖고 있다.

 

풍남회 등 다른 모임도 있으며 거주지역별, 연습장별 소모임도 활성화 되어 있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2∼3곳에 중복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골프를 즐기는 퇴직 공무원들은 대략 버스 1대를 기준으로 다른 지역까지 원정을 나서기도 하며 '단체할인'은 고사하고 오히려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부킹하려면 아쉬운 입장에서 '부탁'해야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방영선, 허동일, 오순표씨 등은 낚시를 즐기고 강순화, 최준용, 박준명씨 등은 서예로 소일하며 육관철씨 등은 수석 탐석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가지 분야에만 몰두하지 않고 골프와 등산, 또는 서예와 등산 등 2∼3가지의 활동을 동시에 즐기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보람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강상원 전지사가 회장을 맡고 있는 '보람회'는 매월 정기모임에서 2만원씩 모아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 회원수가 50여명이며 보통 70∼80여만원씩 모아져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정 등 3∼4명씩을 돕는다. 이진선씨 등은 개별적으로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을 떠난 이후에도 현장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토목직의 경우 감리회사나 건설회사 등에 많이 몸담고 있으며 그 지역도 도내는 물론 강원도, 충청도에까지 미친다. 축산직은 하림 등 관련 회사에 많이 진출해 있다. 농림수산국장 출신 정희운씨는 김제 죽산에서 대규모로 한우사업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성원 leesw@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