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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못 가르친 배려, 인문학에서 찾다

힐링, 좋지 아니한가 - '시민 인문강좌 사업' 전주대 인문학종합연구소

▲ 김승종 전주대학교 인문과학종합연구소장이 '인문학 강좌'를 처음 시작할 당시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 죽을 목숨들이지만 그가 이 세상에 일정 기간 동안 존재했다는 사실 그 자체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지위나 학벌이 높건 낮건, 부유하던 가난하던, 심지어 선하거나 악하건 인간은 저마다 인간으로서의 동등한 권리와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현실은 대체적으로 사회적으로 낙오하거나 일탈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낙오한 이들을 방치하거나 외면하며, 일탈하는 이들에게는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며 사회적으로 격리한다.

 

이는 오히려 이런 낙오자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억누른 사회와 그 사회 구성원들을 향해 적개심과 분노를 드러내게 되면 더 큰 사회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사랑과 배려의 손길' 즉, 치유가 필요하다.

 

이런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치유의 인문학'을 통해 소외된 이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주는 곳이 있다.

 

인문학(人文學)은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은 먼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이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마침내 그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는 학교 부적응으로 학교를 떠나 방황하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이 꼭 필요한 이유다.

 

전주대학교 인문과학종합연구소(소장 김승종·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이 공모한 '2012년 시민인문강좌 사업'에 선정됐다.

 

사업단은 지난해 9월부터 전주대안학교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학기 중 매주 금요일에 상담과 인문학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치유의 인문학'을 뼈대로 인문학 전공 대학교수와 연구원들이 교육의 장을 지역사회의 그늘진 곳까지 넓혀 나가려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사업을 총괄하는 김승종 소장은 처음 학생들을 대면했을 때 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했다.

 

우선 이들은 학업에 뜻이 없다 보니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또한 음주, 흡연, 게임 중독, 절도 등 나쁜 습성이 몸에 배 지도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김 소장은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를 회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려온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설계된 프로그램인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등을 진행했는데, 아이들은 수없이 들락날락하며 담배를 피우고, 자거나 떠들어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참여 교수들은 회의를 통해 계획을 대폭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상담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이 학생들의 멘토가 돼 그들의 내밀한 감정을 파악하도록 했다.

 

이어 이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달간 별도의 교육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됐고, 학생들이 어긋나게 된 것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된 데에 원인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심각한 것은 이들에게 기울이는 부모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하교 후에 어떤 일이 발생해도 이를 제어할 방어막이 없다는 것.

 

이때부터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우선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부정적인 감정 표출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 표출을 통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학생들은 바닥과 벽에 마음껏 붓칠을 하거나 물감 풍선을 던져서 터뜨리기도 하고, 자신의 얼굴과 손을 석고로 떠보기도 했다.

 

아울러 이 모든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비디오를 통해 보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예술치료를 마친 후에는 부모와 함께하는 치유 캠프 '해피투게더'를 진행했다.

 

'마음의 문을 여는 게임'과 '부모님이 보낸 영상편지 보기', '부모가 자녀의 발을 씻겨 주는 세족식'등을 통해 부모와 자녀간에 불신과 반목의 벽을 허물게 했다.

 

사업단은 올해부터 교육 현장을 강의실에 국한하지 않고 외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반 산행 등 밀착형 상담을 늘리고, 전주대안학교와 협력관계를 강화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뿌린 좋은 씨앗이 그들의 내면에서 싹을 틔우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 전주대안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부모가 보낸 영상편지'를 함께 본 후 포옹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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