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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반찬 만들어 가족 건강 챙긴다

사단법인 우리맛연구회 - 향토 음식 맥 잇는 전문가·주부 모임

▲ '우리맛연구회'회원들이 박영자 대표에게 밀고기 조리법을 배우고 있다. 이들은 매달 한 번 모임을 갖고, 향토 음식을 현대인들의 식탁에 끌어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비로소 3년 만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게 된 '우리맛연구회'(대표 박영자·사진)가 지난해 11월 맛 기행을 떠났다. 여자가 셋만 모여도 접시가 깨진다고 하는데, 40여 명이 한꺼번에 모여 떠들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흐르기 마련. 박영자 대표의 카리스마가 아니었다면, 이곳을 즐겁게 진두지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맛 기행으로 이들이 향한 곳은 진안 산야초 체험 마을. 무와 무청에 산야초 효소와 설탕을 넣어 1~2년 간 충분히 숙성시키는 것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아삭하게 씹히면서도 적당히 짠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장아찌를 가리키면서 박영자 대표는 "이는 천천히 익혀 먹는 슬로푸드이면서 필요할 땐 별다른 조미 없이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는 패스트 푸드"라고 했다. 회원들은 이날 수첩에 건강한 먹거리를 하나 더 추가한 셈이다.

 

'우리맛연구회'는 향토 음식의 맥을 잇고 싶은 뜻있는 이들의 친목 모임 형태로 추진됐다. 알음알음 들어온 회원들은 요리전문가부터 요리는 잘하고 싶어도 손맛이 없어 고민하는 전업 주부, 수준급 미식가에 해당되는 남성 회원까지 성별·나이·연령대가 다양했다. 50여 명의 회원들은 국제요리학원을 아지트 삼아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나 오감을 채워주는 요리를 하면서 '힐링 캠프'를 이어가는 중이다.

 

매달 박영자 대표의 '어명'이 주어지면, 회원들은 자신만의 조리법을 접목시킨 새로운 음식을 내놓기에 바쁘다. 빼어난 손맛이 일품인 장 담그기는 물론 전주 8미에 해당되는 황포묵을 활용한 요리, 채식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밀고기, 맛깔스런 식탁에선 절대 빠질 수 없는 가양주까지 다양한 메뉴를 익히면서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조리 노하우가 쌓였다.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식재료를 적극 활용할 것, 조미료를 가급적 피할 것 등은 이들이 큰 틀에서 세워둔 원칙이다.

 

편식을 잘하는 아이들을 둔 주부들을 위한 반영한 조리법은 어느 세대에서건 관심사. 임미영 총무이사는 "미나리로 반찬을 하면 잘 먹지 않는다. 그래서 제안된 게 미나리 젤리"라면서 "미나리를 갈고 단맛을 첨가해 푸른 빛깔을 띄는 젤리처럼 만들었더니, 반응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전주콩나물과 같은 전주 8미는 올해 특히 관심있게 연구할 과제. "이미 대중화된 콩나물국밥 외에 현대인의 웰빙 음식으로 떠오른 콩나물죽, 콩나물전, 콩나물 잡채·화채까지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콩나물 요리가 다양하다"고 설명한 정정희 국제요리학원 원장은 "콩나물 잡채를 만들 때 떼어낸 콩나물 머리를 갈아서 밀가루와 혼합해 과자로 만들면 콩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잘 먹는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특허를 받는 데 성공한 양해남 '더미' 대표는 염도를 낮춘 대신 생두부 등을 넣은 육수로 맛깔스러움을 더한 장을 내놓은 전문가로 이곳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한국의 장은 인공 조미료(MSG)와 달리 자연스럽게 맛을 완성시켜준다"면서 "우리의 향토음식은 요리사가 아니라 시간이 요리해 맛을 완성시켜주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전주시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될 때 조력한 덕분에 우리맛연구회는 점점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전주시의 요청에 의해 우리맛연구회의 음식이 홍보관을 통해 소개됐고, 순창장류축제에도 초대 돼 전주 8미를 활용한 음식을 내놓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 같은 자발적인 모임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전주가 진정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음식과 맛있는 인생 이야기를 오가며 대화를 마친 회원들은 한 달의 달콤한 만남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짬날 때마다 요리해 가족들에게 먹여본 뒤 그 품평을 꼼꼼히 기록한 쿠킹 노트 안에는 우리 고장에서 나온 제철 식재료들로 차린 건강밥상 비결이 가득 쟁여져 있다. 이들에게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먹는 음식이 세상에서 행복한 밥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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