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전문가에게 학습법 코칭…'배움 주도권은 학생들' / 일방적 가르침보다 텃밭가꾸기 등 통해 소통 기회 만들어
지난해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 출연한 신성환 장수초 교사(28)는 "교사로서 사는 게 행복하지 않다"며 눈물을 흘렸다. 2년 차 교사의 겁없는 도전은 "아이들과 소통하는 완벽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고민에서 비롯됐다. 상담 뒤 8개월 간 전문가의 조언으로 시행착오를 두루 거친 그는 어떤 선생님의 모습이 되어 있을까.
"괜히 했구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 변화가 더디게 왔거든요. 내가 아이들에게 가식적인 모습으로 다가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도 했고. 그런데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절대 포기하지는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당시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수업 준비 철저히 하기, 가정 방문, 텃밭 가꾸기 등이었다. 수업 준비가 게을러진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자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주자는 제안.
그러나 초반엔 우왕좌왕했다. 계획적인 성격에 어떤 작물을 심을 것인지까지 꼼꼼하게 정리해 텃밭에 나갔으나 아이들이 이쪽저쪽에서 "선생님"을 부르는 바람에 지치는 날이 더러 있었다. 학생들의 의사를 지나치게 존중해 통제가 안 되는 수업 분위기도 고역이었다.
이런 그를 속 깊게 알아준 권보민 양이 건넨 시'도자기 선생님'에선 완벽함을 위해 마음의 족쇄를 채웠던 그가 보인다.
'우리 선생님은 도자기 선생님 / 만들 때 재밌는 도자기 / 꽃을 꽂으면 꽃병 / 연필을 꽃으면 연필꽂이 / 조심하지 않으면 깨지는 도자기 선생님.'
학습법에 관한 코칭을 받은 뒤 그는 "비로소 모든 배움의 주도권이 아이들에게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손에서 교과서를 놓지 않고 가르치는데 급급하다 보니 일방통행식 수업이 이뤄진 것을 보고 "오히려 가르치려 들지 않으니까 아이들이 재밌어 하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이 모든 변화는 그가 이상적인 교사상을 없애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받아들이자 그제서야 아이들이 보였던 것. "진짜 선생님은 아이들 속에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선생님이 가르치고 아이들이 조용히 듣는다면 이상적이겠죠. 그런데 그게 답은 아니었어요. 진정한 배움은 선생님이 다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알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자신을 가르칠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는 걸 배운 것 같습니다."
그는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전주와 장수를 오가는 피곤한 일정에도 아이들의 표정을 먼저 살피고 수업 준비물까지 꼼꼼히 챙기는 자상한 선생님이 됐다. 아이들은 여전히 수업 시간에 졸기도 하고 해찰도 하지만 그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늘 부족하고 서툴지만 함께할 수 있기에 서로에게 힘이 되는 사이가 됐다. 이들의 근사한 성장통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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