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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조사] 중산 이운룡 시인 문인장_김영 전북문인협회장

이 가을에

가슴 따뜻했던 한 분이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가을은 슬픔도 향기롭다.’라고 하셨던 분, ‘가을은 해거름 늦은 저녁연기도,

밥이 다 된 당신의 사랑 한 그릇도 모두, 모두가 배부르고 향기롭다‘라고

하셨던 분, 누구보다 가을을 좋아했던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가을만큼 넉넉했고,

수확 철 농부의 마음처럼 여유롭고 풍성하고 웃음 가득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은 가셨지만 우리는 아직 선생님을 보내드리기가 아쉽습니다.

선생님의 열정과 살아생전 후배들에게 보여주셨던 삶의 가르침과 문학정신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이 전북의 문학을 위해 남기신 업적은 참으로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선생님은 시집 21권에 1,000여 편의 시를 남기셨습니다. 시론과 문학이론 200여 편과 국내외 시인과 문학 평론집 40여 편을 남기셨습니다. 글 한 편 한 편에는 독자의 심금을 울릴 문학적 혼이 담겨 있습니다. 올곧잖은 사회를 바꾸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선생님의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전북 문인협회의 20대 회장직을 따뜻하고 포근한 통솔력으로 훌륭하게 수행하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북문학관 개관 초기에 관장직을 맡아 전북 문학의 지표를 설정해주셨습니다. 열린시문학회를 창립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하는데 열정을 쏟으셨습니다. 또한 중산문학상을 제정하여 우수한 평론가를 격려하며 전북 문단의 기틀을 세우셨습니다.

오직 교육자와 작가로 한평생을 봉사해오신 선생님, 여기 선생님을 기리고, 보내기 아쉬운 문학의 동지들을 보고 계십니까? 어릴 적부터 영혼의 단짝이었던 김남곤 회장님도 여기 계시고, 함께 웃고 울던 동료분도 계시고, 제자도 있고, 문학정신을 흠모하며 따르던 후배들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가시는 마지막까지도 전북문단이 잘 이어지기를 바라고, 열린시문학회 잘 되게 도와달라는 부탁 말씀을 남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마지막까지 전북문단을 걱정해 주신 선생님, 정말 고맙고 존경합니다.

그 뜻을 이어받아 늘 문인 정신을 잃지 않는 전북문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선생님을 보내드리는 일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선생님의 글 때문만은 아닙니다. 선생님이 살아오신 참모습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말보다 실천을 앞세우셨습니다. 후끈 달아올라 열변을 토하던 후배 문인을 가만가만 다독이시던 모습, 어린아이처럼 친진 난만하게 웃으시던 모습, 그리고 문단의 여러 자리에 참석하셔서 후배들에게 박수 보내주시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다시는 뵐 수 없는 모습이겠지요.

톨스토이는, “죽음이란 단지 육체에서 영혼을 떼어놓는 행위에 불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비록 육체는 떠나셨지만, 영혼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함께하실 것입니다. 선생님이 남긴 문학정신과 가르침은 두고두고 저희 마음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 이제 세상의 모든 일을 순리에 맡겨두시고 편히 가십시오.

2022. 9. 26

전북문인협회장 김 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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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전북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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