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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남의 一口一言 ] 도지사 선거여론조사 왜 틀렸나

권혁남(전북대 명예교수)  

전북도민들에게 선거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가 한마음임을 확인하는 공적 의식과도 같다. 그러나 이번 도지사 선거는 달랐다. 지역사회가 완전히 둘로 쪼개져 서로를 향해 가슴을 후벼파는 날 선 말들을 쏟아냈다. 과열된 선거판에 기름을 부어댄 건 여론조사였다. 선거가 끝나고 뚜껑을 열어보니, 여론조사들이 완전히 엉터리였다. 출구조사마저 틀렸으니 말 다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는 이원택 후보 48.5%, 김관영 후보 46.3%, 2.2%포인트 차이로 초접전을 예측했다. JTBC 예측조사는 이후보 50.9%, 김후보 44.6%로 6.3%P 차이를 점쳤다. 그러나 실제 선거 결과는 이원택 51.22%, 김관영 41.78%, 9.43%P 차이로 예측보다 훨씬 더 컸다. 

도대체 뭐가 잘못됐을까?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중 5월에 실시된 11건 모두를 분석해봤다. 김관영 후보 우세가 7건, 이원택 후보 우세가 4건이었다. 김후보 우세 여론조사들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유난히 컸다. 특히 사전투표 직전에 실시된 자동응답조사(ARS)들은 김후보가 이후보 보다 무려 20.0%P, 16.6%P 앞선다고 발표했다. 세상에 이런 황당한 조사가 또 있을까 싶다. 조사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해보았다. 대체로 열성적인 지지자를 많이 가진 후보자들은 ARS조사에서 유리하다.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열성적 지지자가 많은 김후보가 ARS조사 8건 중 6건에서 우세였고, 이후보 우세는 2건에 불과했다. 조사원 인터뷰조사(CATI)는 3건이었는데, 2건에서 이후보가, 1건에서 김후보 우세로 나왔다. 결국 ARS조사는 김심, CATI조사는 이심이었다. 그러나 ARS조사들이 더 많았기에 김후보 우세로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과거 선거에서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이재명 등 충성도 높은 지지자를 많이 가진 후보자들은 ‘지지도’를 묻는 조사에 유리했다. 반면 정몽준, 이명박, 안철수, 윤석열 등 갑자기 스타가 된 후보자들은 ‘선호도’나 ‘적합도’ 질문에 유리했다. 실제로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 간 후보 단일화 조사에서는 치열한 싸움 끝에 ‘지지도’를 물어본 결과 노무현이 승리했다. 반면 2007년 이명박과 박근혜 간 당내 경선에서는 ‘선호도’ 질문을 택한 결과로 이명박이 이겼다.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11건의 조사 중 7건이 지지도를, 1건이 선호도, 3건이 투표의향(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을 물었다. 지지도를 물은 7건의 조사 중 열성적 지지자가 많은 김후보가 5건에서 우세를, 2건에서 이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선호도 질문을 사용한 유일한 조사에서는 이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3건의 조사는 투표의향을 물었는데, 1건은 이후보, 2건은 김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결국 여론조사들이 ‘지지도’ 질문을 더 많이 사용했기에 김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비친 것이다.

결론은 명확하다. 여론조사의 조사방식과 질문내용에 따라 조사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 또한 여론조사가 민심을 읽는 게 아니라 민심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는 것. 앞으로 조사방식은 가능한 ARS보다는 조사원 면접을, 질문방식은 중립적인 ‘투표의향’을 묻는 게 민심을 좀 더 정확히 짚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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