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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함께 만드는 시민예술의 미래

하형래 극단 새로고침 프로듀서

그동안 이 지면을 통해 시민예술의 가치와 의미, 시민과 전문예술의 관계, 시민연극의 특성, 그리고 시민연극제를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낀 것은 시민연극이 단순히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연극’이라는 말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과거 시민연극은 연극을 경험해 보고 싶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전문 배우가 아니어도 무대에 설 수 있었고, 함께 연습하며 관계를 만들고 공연을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가치였다. 실제로 많은 시민연극 프로그램은 참여와 경험, 공동체 형성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는 참여자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필자가 시민연극 참여자들과 함께 진행한 연구 과정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시민연극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단순히 즐겁게 참여하는 것에 머무르기보다 더 깊은 연기와 더 완성도 높은 작품 만들기에 관심을 보였다. 시민연극 안에서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각보다 강하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결과는 시민연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시민연극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 시민연극은 더 이상 하나의 목적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참여하고, 어떤 사람은 연기를 배우기 위해 참여한다. 또 어떤 사람은 지역사회와 연결되기를 원하고, 어떤 사람은 좋은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싶어 한다.

시민연극은 하나의 방식으로만 운영되기보다 다양한 층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입문형 프로그램도 필요하고, 보다 깊이 있는 창작과 연기 훈련을 위한 심화형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야 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해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창작형 시민연극도 존재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문화예술단체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시민을 단순히 관객으로만 바라보거나 일회성 참여자로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와 교육, 창작과 발표, 그리고 다음 활동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마련될 때 시민연극은 비로소 지역예술과 함께하는 하나의 문화생태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이 연재는 시민예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술을 통해 만나고, 배우고, 성장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제는 동료 예술인들에게도 묻고 싶다. 우리는 어떤 예술을 만들어 갈 것인가. 그리고 그 예술 속에서 시민은 단순한 관객일 것인가, 아니면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공동의 주체일 것인가.

시민연극을 통해 시작된 질문은 이제 시민예술 전체를 향한다. 우리는 시민을 문화의 소비자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문화의 생산자로 함께 성장해 갈 것인가. 시민연극이 보여준 가능성은 연극이라는 장르에만 머물지 않는다. 음악과 무용, 미술과 문학, 축제와 지역문화 활동까지 시민이 주체가 되는 예술의 가능성으로 확장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시민을 관객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지역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순간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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