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에 '나눔의 정'을

2003-12-20     전북일보

 

온갖 갈등으로 점철된 올해도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뒤돌아보며 미진했던 사안을 차분히 마무리할 시점이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얼마전 거리에 모습을 나타냈다. 각장 생업에 쫓겨 미쳐 어려운 이웃을 살펴볼 기회가 없던 보통사람들에게 '나눔의 정'의 소중함을 일개워주는 연말의 일상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어려운 이웃을 찾는 온정의 발길이 거의 끊기다시피 하는 바람에 도내 양로원·보육원등 복지시설마다 썰렁한 연말을 맞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인가 복지시설의 경우는 더욱 그 정도가 심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같은 무관심은 공동모금회의 모금실적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말까지 18억원을 목표로 성금을 접수하고 있으나 15일까지 모금액은 2억8천여만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모금액 5억5천4백여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목표액을 채운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온정의 손길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부터 시작된 경기불황 여파가 올해의 경우 더욱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용불량자가 3백50만명에 달하고, 청년실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등 현실이 더욱 각박해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사회분위기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말은 외로움과 추위로 더욱 위축되기 쉬운 때이다. 남을 돕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자신의 형편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것을 우리는 흔히 본다. 우리 사회가 그래도 이 정도의 공동체 의식을 갖추고 살맛나는 따뜻함을 유지하는 것도 수많은 보통사람들의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는 선행 덕분이다. 자선냄비에 동전이 모이고, 딱한 사연을 소개하는 TV프로에 넘치는 1천∼2천원의 '작은 정성'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이다. 이웃에 대한 관심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필요조건이다. 세밑을 훈훈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운 현실속에서나마 불우이웃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나눔의 정신'이 요구된다. 그와함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잇는 사람들은 소외된 이웃을 돕지는 못할 망정 과시적인 소비행태로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동을 삼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