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때 그리스도교 믿는 교인 있었다'

2016-10-07     김보현

고려시대에 그리스도교가 전파돼 이를 믿는 교인들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세계종교평화협의회(조직위원장 백남운·공동집행위원장 상임대표 이광익)는 6일 ‘1333년 로마 교황이 고려 왕에게 보낸 서신’ 전문과 번역문을 공개했다.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이 서신에 대한 존재 유무는 확인됐지만 서신의 전문과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협의회는 지난 여름 세계종교문화축제 준비를 위해 방문한 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 비밀문서고에서 서신의 존재를 확인했고, 바티칸 측은 화합과 상생의 목적으로 협의회 측에 원문의 사본을 전달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에 처음 그리스도교가 전파된 시기로 ‘1594년 임진왜란 당시 스페인 출신 세스페데스 신부가 건너오면서 부터’라고 기록돼 있지만, 이번 문서 공개를 통해 그 시기가 261년 앞당겨지게 된 셈이다.

또한 이 서신은 교황청에서 우리나라에 보낸 최초의 서신이 된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고려인들의 국왕(regi Corum)께’로 시작하는 서신은 그리스도교인들을 보살피는 것에 대한 고마움 등을 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귀하는 귀하의 왕국(=고려)에 머무는 그리스도를 믿는 옛 그리스도인들과 새 그리스도인들을 인간미가 넘치는 친절로 받아주시고 온정이 넘치는 은혜로 그들을 보살펴 주셨기 때문입니다’라는 문장을 통해 고려 안에 그리스도인이 있었고, 그리스도교를 허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신에는 ‘Soco de Chigista’가 등장하는데, 학계 전문가들은 이를 고려 충숙왕(1294~1339)으로 유추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외 저명한 학자들과 함께 서신에 써 있는 인물이 충숙왕이 맞는지, 이 서신이 고려에 제대로 전달됐는지 등 더 심도있는 고증 연구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서신에는 언급돼 있지 않지만, 고려와 바티칸이 교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서신에 대한 더욱 철저한 고증작업과 함께, 또 다른 서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더욱 확실한 고증을 위해 11월 말~12월 초 이와 관련한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시도 앞바다에서 좌초된 프랑스 군함에 타고 있었던 한국인 부제와 군인들을 구해 보살펴준 내용이 담긴 ‘신시도 문건’과 카닥스 신부가 신사참배의 부당성에 대해 쓴 ‘카닥스 문건’ 등 전북관련 종교문화 중요기록들을 발견했고, 이들에 대한 번역 및 정서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