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동 떨어진 '전안법' 시행 잡음

2017-01-31     김윤정

지역 영세 상인의 경영부담을 키운다는 반발 속에서도, 정부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련법(이하 전안법)을 예정대로 지난 28일 시행했다. 다만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인증정보 게시 의무는 판매자 부담 완화를 위해 올 연말까지 유예시켰다.

이번에 시행이 발표된 ‘전안법’은 발효와 동시에 영세업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치며 개정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다.

전안법은 기존 유아복 혹은 주로 공산품에 적용되던 KC인증(국가통합인증) 대상을 일반 의류·잡화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안법의 도입 취지는 여러 법률로 나뉘어진 공산품 안전관리를 통합하고 안전기준을 보다 엄격히 하자는 것이다.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건 이후 공산품에 대한 안전기준 강화 목소리가 커지면서 도입에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원안대로 전안법이 시행될 경우 전북지역 내 영세 인터넷 쇼핑몰과 의류제조업체 등은 물론 소비자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전안법 시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쇼핑몰은 전북지역에만 7987곳에 이른다.

전안법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KC인증 비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들기 때문이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의류·잡화는 각각의 생산품에 모두 인증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자체적으로 KC인증을 실시할 수 없거나 인증 비용이 부담스러운 영세 상인들의 경영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업체들이 판매 단가 인상이나 판매 중단을 결정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지역 소상공인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전안법 폐기를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김모 씨(34)는“최근 몇 년 사이 업계 포화상태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데 KC인증 부담까지 늘어나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쇼핑몰 업체 대표 박모 씨(36)는“영세 온라인 쇼핑몰의 가장 큰 장점은 싼 가격인데 이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정부의 이 같은 결정으로 KC인증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 대형업체들만 이득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소상공인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파악 된다”며“인증기관을 늘리거나 인증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움직임을 통해 업계의 비용 부담을 줄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안법 개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에 담길 내용으로는 업종별·상품 안전도별 인증 기준 다양화, 인증기관 정비·점검, 인증비용 조정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