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호 교수, 문장의 발견] 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 8

2018-08-27     기고

어느 음식점에서 ‘박은’ 그림이다. 거두절미하고 자세히 들여다보자.

첫 문장이다. 굳이 ‘업소’라는 말을 써야 했을까. ‘식당’이 더 흔한 말이어서 궁금했던 거다. ‘집에서 직접’이라고? ‘직접’만 적어도 중국산이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지 않을까. ‘담아’는 또 뭐지? 재료를 섞어 익도록 한다는 뜻을 가진 우리말은 ‘담그다’니까 ‘담가’라고 써야 옳았다. 아하, 김치를 ‘담가’서 항아리에 ‘담아’ 쓴다는 뜻? 그렇다면 더 보탤 말이 없다. ‘사용합니다’는 굳이 덧대야 했을까 싶다.

두 번째 것은 어떤가. ‘초벌’은 첫 번째 차례를 뜻하는 한자말이다. 하나의 문장에 모양이 같은 말은 한 번만 써야 한다. 앞 ‘초벌’은 빼도 뜻을 전달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다. 아니면 뒤의 것을 빼거나. ‘5~10분정도’는 ‘5~10분 정도’로 띄어 써야 옳다. 다음에 보이는 ‘소요됩니다’의 ‘소요(所要)’는 그야말로 제발 좀이다. ‘걸립니다’라는 좋은 우리말을 죽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앞당길까 걱정돼서다.

사전을 찾아보니 콜라겐은 동물의 힘줄, 피부, 머리카락 등에 들어 있는 특수한 단백질이라고 한다. 이게 피부미용에 아주 그만이라고들 하는데, 몰라서 그렇지 ‘돼껍’ 같은 걸 아무리 먹어도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이 문장에 굳이 딴지를 걸자면, 튀김 종류나 땅콩은 맥주하고 잘 안 맞는다는 불편한 진실.

앞의 두 문장은 ‘저희 식당에서는 김치를 직접 담가 씁니다. 참숯불 삼겹살은 미리 굽는 데 5∼10분 정도 걸립니다.’라고 썼더라면 더 좋았지 않을까. 밥을 맛나게 먹고 나오다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그걸 ‘박고’ 있으니 누군가 뒤에서 그랬다, 뭣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고…. 에이, 그냥 개 눈에는 똥밖에, 라고 하지.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