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기 태권도의 날 단상

2018-09-04     김재호

1991년부터 전북의 핵심 키워드는 서해안에 있는 새만금이다. 새만금이 정부 외면으로 되네, 안되네 했어도 방조제가 준공됐고, 고군산군도 선유도와 장자도까지 연결하는 관광도로가 개설됐다. 요즘 새만금에 가보면 내측 호수를 가로지르는 하얀 선을 볼 수 있다. 내부개발의 기초가 되는 방수제 공사가 눈에 띌 정도로 진척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새만금국제공항 예산을 뺐지만 전체 새만금 예산은 지난해보다 2000억 원이 늘어난 9125억 원을 반영했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속도를 낼 수 있을만큼의 예산 2535억 원이 배정됐고, 새만금 신항(350억)과 동서축·남북축 도로 건설사업비(1772억)도 반영됐다. 전북의 국가예산 6조 5000억 원 중 새만금지역 단일 예산만 1조원이 배정된 셈이니, 전북에는 새만금만 있는 것 아니냐는 해묵은 지적이 또 나온다.

동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무주반딧불축제가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다. 9일까지 계속되는 이 축제는 벌써 22세 청년이 됐다. 개막식에서 무주군과 자매결연 관계인 중국 등봉시 소림무술단과 의왕시 태권도시범단 공연이 펼쳐졌고, 무주실버태권도시범단도 공연했다.

때마침 지난 4일은 태권도의 날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대한민국태권도협회·국기원·세계태권도연맹·태권도진흥재단이 공동 주관해 기념행사를 치르는데, 올해 슬로건은 ‘2018, 대한민국 국기 태권도의 새로운 도약’이었다. 국회가 지난 3월30일 ‘대한민국의 국기(國技)는 태권도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태권도법) 일부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을 기념하는 슬로건이었다.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0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태권도연맹(WT)이 2006년 제정한 것이 태권도의 날이다. 이제 태권도가 법률이 정하는 대한민국 국기로 공인됐으니, 세계인의 태권도 위상이 그만큼 더 커져 보인다.

태권도 종주국의 중심에 전북 무주가 있으니, 전북의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2022년 진안군 백운면에 국립지덕권산림치유원이 들어서면 전북의 동쪽도 세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과거로 돌아가보자. 2004년 12월이다. 무주군은 치열한 경쟁자 경주와 춘천을 물리치고 태권도공원 유치에 성공했다. 2009년 9월 4일 기공, 2013년 8월 준공된 태권도원은 2014년 4월에 공식 개관, 세계 183개 국 8000만 태권도인의 무대로 자리잡았다. 무주가 세계 태권도의 성지가 된 것이다.

지난해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는 183개국 1800여 명의 선수단이 출전했고, 오랜만에 방한한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남북태권도시범 공연에 참여,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드, 핵 등으로 경색되어 있던 당시 한반도 문제가 무주 태권도 대회를 계기로 슬슬 풀려나갔다.

무주 태권도원과 관련, 아직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는 산더미처럼 많다. 국기원은 물론 관련 산업도 유치해야 한다. 오리무중이다보니 급기야 전주시의회가 “무주로 가지 않으려면 전주로 오라”고 추태를 벌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무주군이 태권도원을 유치한지 어언 14년이 됐다. 태권도원이 가동에 들어간지도 4년째다. 시나브로 시너지 효과를 내겠지만, 태권도 성지를 유치한 전북도와 무주가 그동안 얼마나 태권도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의문스럽기도 하다. 홍보와 사업, 관련 기관 유치 등 가야할 길이 멀다. 4일 태권도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 국기 태권도 성지다운 무주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고민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