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제의 ‘전주물꼬리풀’

2018-09-11     김원용

자연생태가 지역의 큰 자산인 시대다. 도시화 속에 자연생태가 하나둘씩 파괴되면서 생태의 가치가 더욱 귀해지면서다. 그런 점에서 자연생태를 잘 간직한 전주는 행복한 도시다. 건지산·황방산·완산칠봉 등을 중심으로 올망졸망한 숲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전주천과 삼천천 두 천이 도심을 휘감고 돈다. 전주시민들은 굳이 멀리 나서지 않고도 다양한 생태체험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에 사는 셈이다.

전주를 생태도시로 더 빛나게 하는 데 오송제를 빼놓을 수 없다.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전주에 오송제가 있다고 할 정도로 오송제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연구자도 있다. 도심 속에서 보기 어려운 자연습지에다가 다양한 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두고서다. 주변 건지산 숲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동물원, 전북대 등의 문화 관련 시설을 끼고 있는 점도 센트럴파크에 빗대는 이유다.

오송제도 개발에 밀려 하마터면 생태적 가치를 잃을 뻔한 곡절을 겪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제방 아래까지 아파트단지가 밀고 들어왔고, 주변 습지 상당 부분이 농경지로 개발됐다. 오송제와 숲이 이어지는 수변에 지방도로 개설이 예정됐고, 건지산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기도 했다. 이런 개발 움직임 속에 인근 송천동 주민들이 중심이 된‘오송제 지킴이’모임이 만들어져 오늘에까지 오송제의 파수꾼 역할을 해오고 있다. 숨겨진 전주 생태계의 보고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2009년 생태복원사업을 통해서다. 오송제 생태복원 사업은 생태복원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여러 기관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오송제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국립생물자원관이 5년 전 전주물꼬리풀 3000포기를 전주시에 기증해 식재하면서다. 멸종위기 식물인 전주물꼬리풀은 1912년 일본 식물학자에 의해 전주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전주’라는 지명을 단 유일한 식물로 알려졌다. 전주시가 식재 당시‘101년만의 귀향’이라고 크게 홍보했던 오송제의 전주물꼬리풀이 오송제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단다. 전주물꼴이풀의 고사를 날씨 탓으로만 허투루 돌릴 일이 아니다. 새로운 생태도시 조성도 좋지만, 오송제의 전주물꼬리풀부터 잘 간수했으면 좋겠다. 전주의 상징 식물이 될 수 있고, 오송제의 건강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