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운동가 이경해 열사 15주기 추모식 엄수

2018-09-11     이재진

장수출신 농민운동가 이경해 열사 15주기 추모식이 한국농업연수원(장수군 장수읍 소재)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행사는 (사)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회장 김지식) 주최, 한국농업경영인 전라북도연합회(회장 성태근)와 한국농업경영인 장수군연합회(회장 최흥림) 주관으로 개최됐다.

이날 이경해 열사 유가족을 비롯해 이명자 한국여성농업인 중앙연합회장, 최정호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장영수 장수군수, 김종문 군의장과 의원, 박용근 전북도의원, 박경준 농협장수군지부장 및 유관기관 단체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지식 회장은 “이경해 열사의 간절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시장개방 범위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대비책 마련은 매우 미흡하다”며 “한농연이 FTA 대책 중 하나로 주장해 온 ‘무역이득공유제’의 대안으로 출범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애초 목표액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FTA 피해보전직불금도 까다로운 발동 기준에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장영수 군수는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모두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 농민이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결의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47년 장수에서 태어난 이경해 열사는 1974년 서울농업대학교(현 서울시립대)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서울농장을 설립해 축산업을 시작한다. 농업계학부출신 100인 영농후계자로 선정, FAO 올해의 농부상 수상, 전국농어민후계자협의회 회장, 한국농어민신문사 초대회장, 전라북도의회 의원, 전국농민단체협의회 고문 등을 역임하며 농민운동가로 변신한다.

이어 우루과이라운드(UR) 다자간 무역협상이 한국 농업의 존폐와 직결되는 중대문제로 농산물협상 타결이 한국 농업의 몰락으로 규정한 그는 1990년 WTO본부 스위스 제네바에서 UR반대 할복자살을 기도하는 등 행동으로 나서게 된다.

이윽고 이 열사는 2003년 9월 11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제5차 각료회의 개막일,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 ‘국제농민 공동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WTO Kills, Farmers(WTO가 농민들을 죽인다)’라는 문구가 쓰인 팻말을 몸 앞뒤로 걸고 최선두에서 시위대를 진두지휘하다가 이날 새벽 ‘WTO/DDA협상에서 농업을 제외시켜라’는 현수막을 들고 철책에 올라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가슴을 찌른다.

그는 “나는 염려마라, 열심히 투쟁하라”는 비장한 유언을 남기고 56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이경해 열사는 자유무역을 통한 인류번영이라는 가면 뒤에 전 세계 가족농과 중·소농의 삶을 핍박해온 세계무역기구(WTO)의 본질을 폭로하기 위해 죽음으로 항거한 것이다.

그의 장례는 세계 농민의 장으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