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계 '한국, 국익 위해 일대일로에 전략적 참여 모색해야'

2015-10-09     연합

한국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축) 전략의 거점이자 출발점으로 참여하는 것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중국 학자의 주장이 나왔다.

 오래포럼(회장 함승희)과 중국 푸단(復旦)대 정당건설·국가발전연구센터는 9일상하이 푸단대에서 '국가개혁과 동아시아의 발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한중일3국의 국가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스위안화(石源華)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중국 일대일로 전략을 설명하며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는 일대(一帶)와 일로(一路)가 결합하는 지점이 면서도 일대일로의 5가지 경로(五通) 구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로 미국과 북한간 핵문제로 인한 마찰, 일본의 우경화에 따른 갈등등 두 가지를 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해결이 쉽지 않은 이들 문제를 '보류'하고 국가전략과 현실적 이 익 차원에서 일대일로의 출발점, 거점국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에 따라 북한을 거쳐 러시아, 유럽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건설하는 동북아 경제회랑 건설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4개국이 공동으로 일대일로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추구하는 민족통일 열망과 한반도 평화 및 경제발전은 미국의 전략 이익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을 따르는 것은 한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또 권위주의적 국가 주도형 발전모델로 고속성장을 해온 동아시아가 국가의 권력을 시민사회와 시장에 이양하는 방향으로 국가개혁을 전개할필요성이 제기됐다.

 양광빈(楊光斌) 중국 인민대 비교정치연구소 소장은 1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12개국 가운데 미국, 일본, 러시아를 뺀 중국과 인도 두 대국의 경쟁에서 중국이 삶의 질, 경제발전, 청렴도, 치안 등에서 우위에 서 있다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간 중국은 국가관리 체계의 현대화와 함께 국가가 정치집권을 통해 능력을 발휘하되 간정방권(簡政放權·조직 간소화와 권한의 하부 이양) 전략에 따라 권력을 경계범위 내에서 제약받도록 하는 '능력있는 유한(有限) 정부'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국가개혁을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양 소장은 "중국이 권력의 경계와 범위를 압축하자 시장과 사회의 활력이 제고됐고 201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음에도 일자리는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1천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진다고걱정했으나, 지난해 경험으로 중국 정부는 예전과 같이 경제성장률에 집착하지 않게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오래포럼 정책연구원장(국민대 교수)도 국가와 시장, 시민사회의 역할 재정립이 동아시아 3국의 새로운 국가개혁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한국은 국가중심의 성장을 이뤄왔지만, 시장과 시민사회의 힘이 커진 상황에서는 그 역할을 재정립해 국가는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공적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며 시민사회도 대화와 토론을 통해 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더 이상 정치권의 이해가 국가의 방향을 주도해서는 안 되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국가를 어떻게 개조하느냐의 문제를 지금보다 더 큰 맥락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이 전통적인 유교문화로 되돌아감으로써 서구의 약육강식과 생존경쟁 체제에서 벗어나 평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기동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장은 "한중일 3국은 동질적인 유교문화를 향유하며 비교적 오랫동안 평화를 유지해왔으나, 과학과 산업을 앞세운 강력한 서구문명의 폭력성에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동아시아 삼국은 더 이상 생존경쟁,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문화에만 끌려가서는 안 되고 유교문화가 가지고 있는 인간관을 회복해 서구문화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함승희 오래포럼 회장(강원랜드 사장)은 "한국의 동아시아적 발전 모델은 유효기간이 끝나가고 있고 중국 또한 신창타이(新常態)의 새로운 모델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지속적 경제발전을 위한 국가개혁의 출발점은 근원적 정치개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를 지양해 다원적 가치와 이익을 반영하고 포용과 타협, 통합의 정치가 가능한 권력구조로 개편하는 한편 뿌리깊은 지역주의와 패거리 문화 청산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부패 정치인 숙청을 위한 강력한 반부패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오래포럼은 2008년 국정 의제 선정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민간정책 연구단체로 지난해 4월 베이징에서 반부패 정책과 금융개혁 정책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