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공략의 허와 실] 활동무대 도용하는 나이지리아 사기행각

2000-01-04     전북일보
블랙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블랙 골드가 솟아나는 나라. 이때문에 아프리카시장에 관심을 갖는 비즈니스맨이라면 그 현장에 뛰어들어 한 몫을 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하는 나라. 그러다 자칫 사기극에 코가 꿰어 패가망신을 살 수도 있는 나라. 그곳이 바로 나이지리아다.

나이지리아의 국제무역 사기행각은 90년대 들어 너무 많이 알려진 터라 이제는 진부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나이지리아의 사기꾼들도 낌새를 채고 활동무대를 옮기고 있는 중인데 얼마전까지는 이웃나라인 토고, 베냉 등이었다가 이제는 남아공화국까지 진출했다.

그들이 즐겨 쓰는 수법의 하나는 속칭 419 수법. 나이지리아 형법 조항에서 유래된 별명인데 이들은 지구상의 여러 기업체 사장들에게 “일거에 일확천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다”는 투의 미끼를 끼워 팩스나 서신을 보내는 것으로 올가미를 던진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 국가의 권력층이 조성한 엄청난 비자금을 밖으로 빼돌리려 하는데 당신이 도와주면 몇 %의 수수료를 지불하겠다 ▲아프리카 국가에 투자할 매력적인 투자물이 있으니 이곳에 와서 협의하자 ▲한국에서 고액 고가의 물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 절반은 T/T로 선불할 터이니 나머지 절반은 추가 상담을 위해 급히 방문하라 따위다.

그리고 종국에 가서는 이 돈을 밖으로 빼돌리려면 유럽 등 제 3국에 임시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계좌개설을 비롯한 경비를 위해 당신이 전체 금액의 1%나 3%에 해당하는 비용을 부담하라고 유도한다. 이러한 사기행각에 대해 우리는 코웃음치지만 그들에게는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에 사기행각은 계속되고 있다.

물론 나이지리아라고 해서 사기꾼만 있는 곳은 아니며 오히려 성실한 바이어가 훨씬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우리업체가 이들과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할 경우 10만달러 미만 상당의 소량 제품을 수출하려 해도 최소한 3∼4개월간 수많은 상담과 유무선상의 접촉을 거쳐야 한다. 뿐만아니라 막판에 추가로 가격을 깎자는 등 질척거릴 때도 적지 않음을 생각할 때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선뜻 몇 %나 몇 만불을 제의하는 자체에 이미 사기냄새가 짙게 풍긴다.

/임용탁(KOTRA 전북무역관장)

※다음주부터 필자가 바뀝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임용탁전북무역관장은 1월3일자 인사에 따라 KOTRA본부 마케팅지원처 디자인영상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