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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다말고 어려워서 여러 번 덮어버렸다. 인터넷의 ‘책 읽어주는 여자’를 찾은 적도 있다.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마션’ 등 우주여행에 관한 영화를 여러 편 찾아서 보았다. 어떤 오기 같은 것이 작동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내셔날 지오그래픽에서 만들어놓은 ‘코스모스’ 동영상을 발견했다. 13부작을 다운받아서 일주일 넘게 집중해서 보았다. 역시 우주는 광대하고 나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결론만을 확인했으나 시간만 소비한 것은 아니었다. 우주달력 속 인류는 티끌에 불과우주달력은 138억 년 전 우주가 탄생한 빅뱅을 1월 1일 0시로 하고, 지금 현재를 12월 31일 자정으로 가정하여 만들었다. 어마어마한 시간을 1년으로 축소해서 만든 압축달력이다. 한 달은 10억년이고, 하루는 4천만 년이다. 태양은 8분 전의 과거고, 달빛은 1초 전의 과거다. 여기까지는 감이 잘 오지 않는다.그러나 사람이야기가 나오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우리는 12월 31일 9시 45분에 직립보행을 시작했다. 시간으로 따지면 350만 년 전이다. 모세는 7초 전, 싯달타는 6초 전, 예수는 5초 전, 모하멧은 3초 전에 태어난다. 그 짧은 시간에 이들은 인류 정신의 한 축을 구축했다. 12월 31일 11시 59분 46초에 인간은 문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문자를 모르고 살던 인류의 모든 것이 멸실되는 것을 간신히 막을 수 있는 시간이다. 문자의 발명으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마련되었다. ‘코스모스’를 읽다보면 빛이 우리들과 가까이 있으면 ‘태양’이 되고 우리에게서 멀리 있으면 ‘별’이 된다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그렇게 이름 지었을 뿐 그것들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위도 없고, 아래도 없고, 중심도 없고, 가장자리도 없는 우주 공간을 분별하기 위해 임의의 점 하나를 찍는다.(올해는 우주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참으로 민망한 시국이다). 이 임의의 점을 중심 혹은 정상이라고 믿으며 거기에 집착하고 그에 따른 온갖 힘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임의의 점은 언제든 쉽게 옮길 수 있다. 그리고 쉽게 지워버릴 수 있다. 우주의 무한함을 증명하기 위한 일시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인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사람도 생물이므로 유전자가 증식을 위해 이용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말이다. ‘시간은 모든 것이고, 인간은 시간의 사체일 뿐이다’는 마르크스의 서늘한 말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것도, 사실은 드넓은 우주에 찍힌 아주 작은 임의의 점일 뿐이다.사람이라는 생물이 유전자를 보전하는 도구이고, 시간의 사체일 뿐이라는 말 앞에서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믿었던 자만심 내지는 교만함이 슬그머니 무너지게 된다.지금의 나는 자유로운가지금 나는, 삶의 본질에 대해 의연한가? 세상의 균형과 불균형을 똑같이 아름답게 바라보는가? 지금 나는, 임의의 점 하나에 집착하고 몰두했던 시간들을 내려놓고 자유로운가? 멸실되지 않을 역사와 정신을 위해 글을 쓰는가? 나의 글과 나의 행동은 서로에게 당당한가? 2016년이 저물어가는 12월에 이런 질문들이 나는 부끄럽다.

오피니언 | 기고 | 2016-12-06 23:02

요사이 며칠간 온 국민들은 새로운 드라마를 JTBC 8시 뉴스에서 보았다. ‘순실의 시대’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국민들은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음에 절망감에 빠져버렸다. 유신시대, 재정 러시아의 라스푸틴, 정난정 등 과거 절대왕정시대에만 있을 법한 일, 상식적인 모든 것을 초월한 사건이 현실이 되었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4대강 사업이란 이름으로 자신이 기반이었던 건설업으로 국가 세금을 낭비하더니, 이 정권에서는 최순실과 차은택이란 인물이 문화계를 뒤흔들고 국민의 세금을 사적 자금화하였다. 국정 전반이 절단된 작금의 사태박근혜 정권 초기에 임명된 유진룡 장관은 문화 영역에서 이력을 쌓아온 정통 관료 출신으로 문화계 안팎에서 능력과 소신을 갖춘 인사라고 평가를 받아왔다. 대선기간과 취임초기에 창조경제 기반 하에 문화융성을 국정 최고의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유 장관 및 전문가들이 추진하였다. 하지만 중도 탈락하게 된다. 이 때 빠진 그림이 최근에 드러났다. 조선일보에 의하면 최순실씨가 ‘국가 이미지 통합’ 등의 사업으로 문화계 예산에 영향력 행사를 계획하면서, 2014년 7월 유진룡 문체부 장관을 물러나게 하고, 문화계 황태자인 차은택의 대학원 스승인 김종덕 홍익대 교수가 문체부 장관으로 부임하고, 한달후인 8월 차씨는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위촉된다. 그로부터 두 달 뒤 문체부 내 ‘유진룡 라인’ 1급 공무원 6명이 사표를 내고 이 중 3명이 문체부를 떠났다. 그해 11월에는 차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임명되고, 12월에는 차씨의 오랜 지인인 제일기획 상무 출신의 송성각씨가 콘텐츠 진흥원장으로 임명되고, 이로써 차씨는 문체부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된 문화창조 융합본부장을 맡게 된다. 이와 같이 1년간 문화융성 사업의 전반을 문화창조벤처단지, 문화창조융합벨트 등으로 재구성하고, 대통령, 청와대, 문체부, 콘텐츠진흥원,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 최상층의 정책 사항에 관한 의사결정, 사업의 관리 및 집행, 사업의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장악한 것이다. 작금의 사태는 국정 전반이 절단된 것이며,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는 새로운 산업 시대를 준비해야할 역량이 몇몇 개인의 농단에 의해 오염된 것이다. 국가 전반의 체계 구축이 중요사항이지만, 미래의 먹거리이고 계속 성장하고 있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지속하며, 창업 벤처 흐름을 유지할 수 있고, 투명한 사업 진행을 보장할 수 있는 체제 마련이 시급하다. 국정조사로 의혹 가려내야이를 위해 첫째,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철저한 국정조사로 의혹을 가려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6조원에 육박하는 문체부 예산안이 논의 중이다. 특히 문화창조융합벨트 예산은 2019년까지 7000억원 규모로 내년 예산 1278억원이 투입된다. 두 번째, 미르재단에서 보듯 동반성장이란 명목으로 대기업에 세금 지원하는 사업은 폐지돼야 한다. 세 번째, 문화예술계를 블랙리스트라는 유신시대에 성행하던 행태로 규제하고 압박했던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모든 사업에서 인맥이 우선시되는 풍토가 개선되어야 한다. 네 번째, 이 사건을 계기로 콘텐츠산업 및 문화예술계에서는 현재 선진국들의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콘텐츠 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장기적 발전 방향과 정책이 논의되어 차기 정권에서는 어떤 한 사람이나 집단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 기고 | 2016-11-01 23:02

요즘 ‘아재’라는 말이 한창 뜨고 있다. 지상파에서 ‘아재 개그’가 조금씩 먹히는 분위기더니 이제는 ‘아재파탈’이라는 말까지 돌아다닌다. ‘아재’라는 말은 소통능력이 부족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로 비하의 의도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과 교감을 즐길 줄 아는 아저씨를 일컫는 긍정적인 의미로 ‘언어성장’을 한 셈이다.아재·꼰대 구분은 패턴인식능력 ‘아재’와 함께 ‘꼰대’라는 말도 회자되고 있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은 안중에도 없고, ‘우리 때는 말이야 ’라고 시작되는 장황한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는 사람을 꼰대라고 한다. 자신처럼 세상을 살아야 한다고 주입하는 사람, 내가 얼마나 위대한 사람이었는지 아느냐고 억지학습을 시키는 사람 내지는 존경심을 구걸하는 사람, 게다가 그렇게도 살뜰히 자랑하는 삶이 막상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2030세대는 꼰대라고 부른다. ‘아재’와 ‘꼰대’를 구분하는 기저에는 인간의 패턴인식능력이 있다. 굳이 나누자면, 자기 삶에서 학습한 패턴을 고집하며, 자신만을 위해 쓰는 사람을 꼰대라고 한다. 그러나 자기 삶의 패턴을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타자의 가치를 높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을 아재라고 한다. ‘아재’와 ‘꼰대’의 차이는 패턴인식 능력의 활용방법에 달려있는 것이다.(2030세대도 조만간 이 기준에 의해 ‘아재’나 ‘꼰대’가 될 것이다.) 나는 ‘꼰대위험인자’가 상당히 많은 사람이다. 내 삶의 패턴은 오직 나를 위해 쓰일 뿐 다른 사람의 행복이나 이익을 위해 쓰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은 나를 드러내고, 나를 만족시킬 기회가 왔을 때에만 활성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아무 의미 없이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인간의 뇌는 밖에서 어떤 정보가 주어졌을 때, 검색엔진을 가동하여 그 의미를 찾는다. 과거에 수집한 자료와의 유사성을 찾아 유추하고, 분석하고 종합하여 낯선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신념이 생기고, 그 신념에 따라 자신만의 패턴인식 능력이 생기고 이를 반복하면서 신념의 강도는 더욱 강해진다.그러나 이것은 왜곡되어 오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경험이나 지식이 많은 분야의 정보를 처리할 때는 패턴인식능력이 너무 뛰어나 없는 패턴을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분야에서는 주어지는 정보를 거의 다 믿거나, 혹은 거의 다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역시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된다. 더군다나 밖에서 들어온 정보가 이미 오류를 동반하고 있다면 더 말할 가치가 없다.많은 사람 이익 위해 자기 경험 활용어찌 보면 사람이 많은 지식을 쌓는 것도, 경험을 많이 하는 것도 세상의 패턴을 읽어내기 위한, 그래서 생존을 위한 적응의 폭을 넓히고, 좋은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오류를 줄이려는 노력도 동반해야 한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는 노시인의 노래도 결국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염원이다. 진정 의미 있는 삶이란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해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는 삶이다. 나의 지식과 경험이 나 한사람의 안위만을 구하는 도구라면 우리들은 무엇이 될 수 없다. 나의 삶은 의미가 없는 삶이 된다.

오피니언 | 기고 | 2016-10-11 23:02

한국은 출산율 저하로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2015년 13.1%가 되었고, 2030년에는 24%, 2060년대에는 40%를 넘어 갈 것이라고 한다.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일본과 이탈리아는 2006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고, 한국은 2026년, 프랑스와 미국은 2018년, 2036년에 진입한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과 프랑스는 초고령사회 진입까지 100년 이상의 기간이, 일본은 40년가량 걸렸지만, 한국은 불과 26년 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나이 들어도 조금씩 돈을 벌 수 있어야이렇듯 사회 인구구성이 빠르게 변화할 경우, 사회적 인프라는 물론이고, 법, 제도, 문화도 변화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을까? 인생에 가장 큰 목표였고 재산의 가장 큰 몫인 주택에 대해 알아보자. 2006년에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2013년 현재 전국의 13.5%가 빈집이고, 매년 20만채씩 늘어 2030년에는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주택 부양 정책을 펼치며, 2016년, 17년도에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사상 최고라고 한다. 또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을 정점으로 점차로 감소하기 시작하여 노동력 부족 현상이 예상되며, 2015년에는 생산가능인구 5.6명당 1명의 고령자를, 2030년에는 2.6명당 고령자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런 변화들을 생각하면 국가에도 자식에도 의존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100세 인생을 살아갈 방도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의 61%가 취업의사가 있으며, 취업을 원하는 이유가 생활비 부족 57%, 일하는 즐거움이 35%라고 한다. 대부분의 고령자는 생활비 부족을 느낀다. 그들은 공적 연금을 40% 정도만 수령하고, 그 중에서 50%이상이 불과 25만원 이하를 받고 있는데, 고령자의 연간 의료비는 322만원이라고 한다.남은 여생을 잘 살아가려고 몇 가지 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로 직업을 갖자, 취업을 원하는 고령자들의 직장 선택 기준은 임금 수준 보다는 일의 양과 시간대, 일의 내용, 과거 경력과의 연관성을 택하였다. 이는 영화 〈인턴〉에서 보았듯이 생산가능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노동의 유연성을 발휘하여 인턴제, 시간제 등 다양한 고용형태로 고령자들의 재취업을 유도하여 사회적 생산을 늘여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는 노령자들의 재취업을 위해 도시농업, 실버케어 등 신직종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교육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둘째로 에너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방법을 모색하자. 이는 생활비 제로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을 이용하여 냉난방을 해결하고, 남는 에너지로 겨울에도 도심형 텃밭을 가꾸고, 근거리는 자전거나 전동 이동수단인 전동 스쿠터나 전동휠로 이동하고, 장거리는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와 같이 수리비, 통신료, 연료 등을 공짜로 제공 받을 수 있는 이동 수단을 선택하자. 에너지 자립하고 다양한 문화활동을셋째로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기자. 고령자의 일상은 TV 시청 5시간, 종교 문화 활동 1시간으로, TV 시청 시간은 남성이 더 많다고 한다. 젊은 시절 배우지 못했던 악기, 춤, 그림, 공예, 만화, 여행, 운동 등 노령 시기를 문화 예술놀이로 충전하자. 힘든 노동과 경쟁으로 찌들어졌던 지난 인생에서 벗어나, 조금씩 벌면서, 에너지 자립으로 돈 안 쓰고, 마음 맞는 벗들과 재미있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피니언 | 기고 | 2016-10-04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