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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가 군산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설 명절을 앞두고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밝히면서다. 공장 근로자는 물론, 공장 폐쇄로 직격탄을 맞을 군산시민들이 분기탱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고, 정치권의 눈도 군산에 쏠리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까지 GM 군산공장의 폐쇄를 거론했다. 국내외 시선이 이렇게 군산에 쏠린 적이 있었는지 싶다.대기업의 한 공장이 문을 닫는 것으로 그치는 문제라면 이리 큰 폭발성을 갖지 않을 것이다. 경기도 부평, 경남도 창원공장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 GM이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파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산업이 갖는 특성도 한몫 하고 있다.자동차 산업의 위축이 어떻게 도시를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미국 디트로이트 시가 보여준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3의 주력 공장들이 소재한 미국 최대의 자동차 도시인 디트로이트가 자동차 산업의 쇠락과 운명을 같이 했다. 자동차산업의 전성기 시절 185만명에 이르던 거주 인구가 지금은 70만명 규모로 줄었다. 도시인구의 3분이 1이 극빈층으로 전락했으며, 미국 내 범죄 발생률 1위의 오명까지 얻었다. 이는 중산층의 이주와 세수 감소로 이어져 디트로이트 시는 급기야 2013년 파산보호를 신청할 만큼 몰락했다. 군산이 디트로이트의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그러나 GM의 군산공장 폐쇄를 막을 방안이 현실적으로 뾰족하지 않은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GM이 한국을 떠나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단다. 자국의 대통령까지 거든 마당에 GM의 군산공장 폐쇄 방침의 철회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GM 경영진은 여야 정치권과 만난 자리에서도 군산공장 폐쇄 철회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GM사태를 겪으면서 대우자동차가 그리워진다. GM 군산공장은 본래 대우차로 출발했다. IMF가 터지기 전이었던 1997년 4월 대우 승용차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던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은 자동차 생산을 기반으로 대규모 국제컨벤션센터 건립 등 군산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었다. GM의 대우차 인수 후에도 10년간 따라다녔던 지엠대우의 명칭이 2011년도 한국지엠으로 바뀌면서 대우의 그림자까지 사라졌다. GM에 대한 군산시민들의 짝사랑은 그간 차고 넘쳤다. GM의 고비 때마다 차사주기 운동, 정부지원 건의, GM대우의 날 선포, 명예도민증 수여 등으로 정성을 쏟았다. 그런 군산시민들의 눈물을 쏟게 만들고 있는 GM이 야속하다. 감정적으로는 GM을 쫓아내도 시원치 않을 판이다. 그러나 GM문제는 지역의 미래가 걸렸다.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2-22 13:36

발칸반도에 있는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에 있는 ‘블레드 성’은 최고 관광명소 중 한곳인데 최근 국내 한 TV의 인기드라마 ‘흑기사’를 통해 더욱 널리 알려졌다. 블레드 호수는 알프스의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호수인데 짙은 옥색을 띄고 있는 호수는 주변에 설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기막힌 풍경을 연출한다.절벽 위에 우뚝 솟은 블레드 성과 호수 한 가운데 있는 블레드 섬도 좋지만 호수 주변에 있는 작은 호텔 하나가 눈길을 끈다.바로 김일성이 와서 묵었다는 ‘티토 별장’이다. 지금은 호텔로 개조해서 사용중이다.유고슬라비아의 티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저항했던 연합국 지도자들 중 최후의 생존 인물로 1980년 5월 세상을 떠났다.그는 제3세계 비동맹국가연합의 지도자였기에 티토 별장은 엄청날 것 같지만 아주 경치좋은 곳에 지은 집무실겸 휴식처 정도에 불과하다.별장은 원래 사는 집 외에 주로 휴양을 위해 주변 경관이 좋은 곳에 따로 마련한 집을 말한다. 유력한 권력자 치고 그의 이름을 딴 별장이 있기 마련이다.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의 경우 강원 고성 화진포에 별장이 있었고, 경남 진해, 제주 구좌읍 등지에 별장이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화진포에는 이승만 별장, 김일성 별장, 이기붕 별장이 있었다는 점이다.대통령 별장 청남대는 전두환 대통령때 만들어진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때까지 사용되다 국민에게 되돌려줬다.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그 가족이 쓰는 것보다는 국민 누구나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겨 몇번 사용하다 이를 주민에게 넘겼다.그런데 그 이후에 대통령을 지낸 MB(이명박)는 최근 개인 별장 문제로 따가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경기도 가평에 있다는 별장의 경우 전부 호수 쪽을 바라보면서 쉴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고 한다.앞서 경주에 있는 곳도 마을 주민들이 ‘이명박 별장’으로 부르고 있다.일부에서는 이곳 이외에도 또다른 MB 별장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서류상 명의가 다스 관계자든, 현대쪽 관계자든 많은 국민들은 실소유주가 MB일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직접 선출 직후 수많은 도지사나 시장, 군수 등은 크게 보잘것 없는 관사 조차도 주민품으로 돌려주겠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했다.하물며 일국의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국민들이 모르는 별장을 가지고 있다 뒤늦게 알려졌다면 이를 과연 후세의 사가들은 어떻게 평가할지 자못 궁금하다.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오른지 오래됐으나 대한민국은 아직 그 위상에 걸맞는 지도자를 갖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2-20 23:02

전반적으로 익산시장 자리만 빼고 민주당이 우세하다. 민주당 지지율이 66%를 기록해 특별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한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 압승으로 끝날 것 같다. 누가 경선을 통해 민주당 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정당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도 김승환교육감을 비롯해 7명이 출마해 관심거리가 됐다. 바른미래당 출범으로 1여4야 정치구도속에서 어떤 당이 2위를 차지할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피튀기는 곳은 군산시장을 비롯해 정읍 김제 남원 고창 장수군수다. 하지만 다른 시장 군수 자리도 확실하게 우위를 점치기가 쉽지 않아 민주당 당내 경선이 끝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예전에는 교육감 선거가 별로 관심을 못 끌었는데 이번에는 초반부터 관심이 높다. 그 이유는 김 교육감이 3선 출마를 선언하자 6명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자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반에 다자구도가 형성된 것은 김교육감이 ‘지난 8년간 전북교육을 잘못 이끌어 엉망진창으로 만든 결과’라면서 서로가 전북교육을 살릴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김 교육감측은 내심 다자구도를 반기면서도 행여 유불리에 따라 합종연횡이 조기에 이뤄질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그는 현직 이점과 전교조 노조 야권 등 30%에 가까운 콘크리트 지지층 때문에 승산을 자신한다. 또 자신이 세운 좋은 정책들이 자칫 무너질까 염려한 나머지 3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대 총장을 두번 역임한 서거석 후보의 지지세 확산에 따른 맹추격이 결코 만만치 않아 현재로선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나락으로 빠졌던 위기의 전북대를 전국 10위권 대학으로 탄탄하게 올려놓은 서 후보는 ‘더이상 현직에게 전북교육을 맡겼다가는 전북의 미래가 암울해질 것 같아 주위 만류를 무릅쓰고 출마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 서 후보가 상승세를 타 군소 후보들이 서 후보쪽으로 단일화 할 경우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군소 후보들이 완주할 뜻을 내비쳐 단일화가 당장 이뤄질 것으로는 안 보인다. 촛불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도민들은 ‘전북교육이 위기에 처했다’고 들고 ‘학력신장을 비롯해 중앙정부와 지역에서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상당수 도민들은 ‘김 교육감이 8년동안 모든 역량을 다 드러냈다’면서 ‘최근 그가 그렇게 잘했다고 자랑한 인사도 투명성과 객관성을 잃었다’며 새로운 혁신 아이콘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 학부형이든 아니든간에 유권자들은 전북교육의 장래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누구를 교육감으로 뽑아야 아이들의 교육이 잘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학생인권 못지 않게 교권을 존중하고 전반적으로 소통을 잘할 수 있는 민주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바꿀 것을 제때 바꾸지 않으면 썩어 문드러진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위기에 처한 전북교육 도민들이 살리는 길 밖에 없다.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2-19 23:02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이는 성씨는 김(金), 이(李), 박(朴), 최(崔), 정(鄭) 순이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성씨는 총 5,582개인데, 김씨가 1069만명, 이씨가 730만명, 박씨가 419만명 등이다.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많은 성씨중 경주, 진주, 전주를 본관으로 한 성씨가 엄청 많다는 점이다.경주를 본관으로 한 성씨가 87개로 가장 많고, 경남 진주를 본관으로 한 것이 80개며, 전주가 본관인 성씨가 75개에 달한다.조선시대 왕비는 모두 44명(추존왕비 5명포함)인데 청주 한씨가 5명으로 가장 많다. 안동 김씨, 파평 윤씨, 여흥 민씨는 왕비를 각각 4명씩 배출했고, 청송 심씨 가문에서는 3명의 왕비가 나왔다.조선시대 왕의 장인(=국구)이 정승을 한 사람은 12명이나 되며 왕비의 오빠, 동생, 숙부 등이 정승이 된 경우는 셀 수 조차 없다.성씨 이야기를 하다보면 한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비화가 하나 있다.남북 분단이후 무려 반세기만에 첫 개최된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때의 일화다.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회담이 잘 진행되다 주한미군 문제 등으로 인해 좀 막히는 대목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불쑥 농담을 던졌다.“전라도 고집이 이렇게 센 줄은 몰랐습니다”그러자 김대중 대통령이 “김 위원장은 어디 김씨입니까”하고 묻자 전주 김씨라는 답이 돌아왔다.김 대통령이 한방을 놓았다.“전주요? 아, 그럼 김 위원장이야말로 진짜 전라도 사람 아닙니까. 나는 김해 김씨요. 원래 경상도 사람입니다.”농담이긴 하지만 ‘당신이 고집 피우고 있지 않느냐’고 추궁한 것이다.좌중에 폭소가 터졌음은 물론이다.그로부터 18년이 지났다.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지난 9일 특사 자격으로 방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뜻’이라며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북핵문제는 여전히 진행형 이지만 남북 화해 무드가 무르익으면서 요즘 완주군 모악산에 위치한 전주 김씨 시조묘가 관심사로 떠올랐다.남북관계가 요동칠때마다 늘 있는 일이다.모악산 주등산로인 선녀폭포를 지나 샛길을 따라 400여m 거리에 있는 전주 김씨 시조묘는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32대 조상인 김태서의 묘로 알려졌다. 육관도사인 고 손석우 씨는 그의 저서 ‘터’에서 “이 묘의 지기가 발원해 후손이 장기집권하게 되는데 묘의 운이 1994년 9월에 끝난다”고 예언했는데 실제로 김일성 전 주석은 그해 7월 세상을 떠나자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지구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분단국가 한반도 문제를 과연 전주 김씨 후손인 김정은 위원장은 어떻게 풀고 싶을까.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2-13 23:02

멕시코는 마야, 아즈테크, 톨테크 등 인디오의 문명이 발생한 땅이다. 1521년부터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기 시작해 독립한 1821년까지 서구문명이 유입되어 토착문명과 혼합되긴 했지만 피라미드 조각이나 미술품을 비롯해 고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중남미 국가들이 대부분 그렇듯 멕시코 국민들 역시 음악과 춤을 즐긴다. 스페인의 문화가 혼합되어 있긴 하지만 멕시코 특유의 낭만과 열정이 만들어낸 음악과 춤은 중남미 국가들의 그것과는 또 다른 독창성으로 빛난다. 멕시코에는 전통으로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즐기며 오늘의 문화로 다시 살려낸 축제가 있다. 멕시코의 중요한 축제로 꼽히는 ‘죽은 자들의 날(Day of the Dead)’이다. 원주민 공동체의 풍속을 그대로 이어낸 이 축제는 멕시코의 주곡식인 옥수수의 한해 농사가 마무리 되는 10월말부터 11월 초에 즐겼던 전통축제다. 멕시코 국민들은 ‘디아 데 로스 무에르토스’라 부르는 이 축제의 날에 산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죽은 자들은 이승을 찾아와 산자들의 삶을 축복한다고 믿는다. 삶과 죽음이 하나 되는 시간을 맞이하기 위해 산자들은 묘지에서 집에 이르는 길에 꽃과 촛불 등을 놓아 죽은 자들이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고, 집안에는 그들을 기리는 제단을 만들어 꽃과 공예품으로 장식해 죽은 자들을 맞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는 시공간의 의미는 특별하다. 실제로 해마다 축제가 열리는 날, 멕시코 전역에서는 죽은 자들을 기리는 제단이 차려진다. 디즈니가 만들어낸 애니메이션 가 화제다. 최첨단 기술이 구사해내는 환상적인 기법도 빼어나지만 이 영화가 주는 감동적인 메시지 덕분이다.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의 모험을 그린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죽은 자들의 날’이다. 이 영화는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오가며 이승과 저승의 공간을 그려낸다. 영화가 그려낸 죽은 자들의 세상은 이승보다도 훨씬 더 화려한 꿈의 세계다. 그러나 죽은 자들이 이 세계에서 남아있으려면 산자들이 그를 잊지 않고 제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억해야만 가능하다. 산자들로부터 잊혀지면 ‘죽은 자들의 날’에도 이승으로 건너갈 수 없고 소멸되어버리는 영화 속 저승의 현실(?)은 안타깝고 애절하다. 돌아보면 우리 시대, 살아남은 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죽음이 적지 않다. 미구엘이 부르는 노래 ‘Remember me(기억해줘)’는 어쩌면 우리를 향한 메시지인지도 모르겠다. 전주 시내 거리 곳곳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색 깃발들이 아직 남아 펄럭인다.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무심히 지나쳤던 그 깃발들이 다시 새롭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2-09 23:02

굶주림에 지치고 행색이 꾀죄죄한 아이들은 한 손을 쭉 내밀고선 미군 지프를 뒤따라가며 ‘기브 미 초콜릿’을 외쳤다. 미군부대 주변 굶주린 서민들은 ‘부대찌개’를 만들어 먹었다. 그 재료가 부대에서 흘러나온 잔밥이었다는 말이 많았다. 73년 전 일본제국 치하에서 독립한 대한민국 현실이 그랬다. 1988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대한민국이 이번엔 동계올림픽까지 치르며 세계 만방에 ‘우리 잘 살고 있어!’라고 외치고 있다. 오는 9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출전시키는 등 역대 최고의 대회 위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북한도 막판에 출전을 결정,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의도야 어떻든, 북한의 출전이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신호탄이 되기를 모두가 염원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계속되면서 한반도에는 피바다, 선제공격 등 금방이라도 전면전이 일어날 듯한 살벌함이 존재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잠시 전운을 가려주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일부 강경파들은 북한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 주민 뿐만 아니라 남쪽,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피해가 심각할 것이다. 미국 국방부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이 최근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제거를 위해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 전략을 펴는 것은 도박”이라고 비판한 것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다. 그의 말처럼 한국인 수백만 명이 사망하고,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 중 3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 과거 한국전쟁 때 이익을 본 일본도 그 재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 등의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선제공격이 성공할지라도 피아간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전쟁은 그야말로 ‘하수’들이나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전쟁의 참상을 겪었다. 이후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시리아 전쟁, 탈레반과 IS 등에 의한 테러 등을 통해 전쟁 결과물이 어떠한 것인지 잘 학습해 왔다.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각국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올림픽 신기록도 세우고, 또 대회 운영 전 과정이 차질없이 잘 진행돼야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출발선이 된 위대한 겨울스포츠 제전이었다’는 말이 역사에 기록되기를 염원한다.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2-08 23:02

퇴직자들이 몇 년 사이 바짝 늙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본다. 힘들어 죽을 지경이라고 입에 달고 다녔던 이들에게서 막상 직장을 그만둔 뒤 그래도 직장 다닐 때가 좋았다고도 곧잘 듣는다. 나이든 세대에게 직장은 곧 나와 동일시 됐다. 퇴직은 곧 나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일이며, 급속한 노화도 이 때문이지 싶다. 그러나 요즘 직장 생활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니 언제고 직장 생활이 만만한 적이 있었나. 업무에 치이고, 상사에 혼나고, 인사와 임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껄끄러운 동료가 있고, 조직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두렵고…. 직장이 즐거워 휘파람을 불며 출근하는 직장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 직장이 아마 ‘신의 직장’일 것이다.직장의 현실은 정글인 데, 직장인은 낙원을 꿈꾼다. 그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직무환경과 직무내용에 적응해야 하고, 이에 적합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능력개발을 요구 받는다. 이런 압박 속에 개인은 삶의 질을 중시하면서 ‘저녁이 있는 삶’을 갈망한다. 직장과 직원간 욕구 불일치가 직무 스트레스로 이어지면서 각종 질병과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가뜩이나 힘든 직장 생활에서 설상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은 ‘울고 싶은 사람의 뺨을 때리는 격’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 최근 사회문제로 급부상했다. 여검사에 의해 폭로된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도 큰 테두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다. 익산 고교교사의 투신자살과 관련해서도 학교 교직원들의 따돌림이 원인이라는 유족과 학생들의 주장이 제기된 상황이다. 선망의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과 학교에서 조차 이런 괴롭힘 문제가 나왔다는 점에서 충격적이고 사회적 반향이 클 수밖에 없다.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자의 인권이 발달한 선진 여러 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됐다. 스웨덴·프랑스·노르웨이·벨기에·캐나다·호주 등의 경우 법까지 만들었다. 1994년 최초의 직장 괴롭힘 방지법을 만든 스웨덴의 경우 근로자 개인 및 가족비방, 업무와 관련된 정보의 비공유, 업무성과 방해, 고립 유발, 부적절한 처벌 및 공격, 모욕 및 비꼼 등 8가지를 명시해 처벌하고 있단다. 우리의 경우도 직장 괴롭힘을 방지하는 법안이 몇 차례 제출됐으나 국회에 잠자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가족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괴롭힘’문제를 막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2-0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