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09-22 16:50 (토)
한방칼럼 (97건)

“열이 올라서 견딜 수가 없어요” 라고 호소하는 중년의 여성분들의 내원이 잦아졌다. 갱년기의 ‘열이 오르는 증상’은 잘 견디고 있다가도 여름이 찾아와 계절이 더워지면 더 고통스럽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감기를 달고 살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여성은 전체 삶의 1/3이 넘는 30여 년을 폐경 후에 보내게 된다. 갱년기라는 폐경전후기(폐경 5년 전부터 폐경 후 5년까지 약 10년 동안)를 지혜롭게 잘 관리하는 것은 건강한 노년기를 위한 중년여성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학술적으로 갱년기는 45~55세를 전후하는 시점, 에스트로겐이 차츰 감소하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로, 주로 폐경 전 1년에서 폐경 후 1년까지가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점점 증상이 호전된다. 열이 오르고 땀이 나서 추웠다·더웠다를 반복하게 되는 ‘안면홍조’ 증상이 대표적이나 우울과 불면, 관절통, 기력저하, 질건조증, 요실금 등 아주 다양한 증상들이 동반된다.그러나 임상에서 보여지는 양상은 참으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위장장애가 아주 심해 죽도 잘 못 먹겠다고 호소하며 내원하거나 생리 전 증후군으로 두통이 있었던 여성이 심한 만성두통을 가지고 내원을 하기도 한다.이처럼 평소 자신이 취약했던 부분이 호르몬이 변화하는 시기와 맞물려 더욱 악화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또한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폐경 후 3년이 지나면서 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는 원인이 되는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나, 갱년기증후군과 맞물려 살펴보아야 한다. 갱년기증후군은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주요 원인이기는 하나 환경적, 사회, 문화, 정신적인 요인이 매우 밀접하게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증상들은 규칙적인 식사, 운동, 수면 등의 생활습관과 갱년기가 정상적인 생리현상임을 염두에 두고 항상 즐거운 삶이 되도록 노력하는 방법으로 치료없이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증상 발생 시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고 싶다. 양방의 호르몬대체요법 이외에 한의학적 침치료, 한약치료, 약침치료, 뜸치료 등은 호르몬의 불균형을 조절하고, 변증치료를 통해 부작용없이 전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신음허가 발생하면 청리자감탕을, 간열이 발생하면 청간소요산을, 심열이 발생하면 청심연자음 등을 활용할 수 있는데, 개개인의 변증과 호소증상에 따른 처방운용, 혈자리의 선택이 중요하다. 주 2회, 6주 정도의 치료를 통해서도 눈에 띄게 향상되는 삶의질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한 중년기의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주말 | 기고 | 2017-06-30 23:02

진료실에서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녹용을 많이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던데요’이다. 녹용은 뇌세포를 활성화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길러주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되고 있을 정도로 뇌 기능에 좋은 약이며, 실제 발달장애, 정신지체 아동들에게 사용되는 훌륭한 치료약일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매우 좋은 보약이다.녹용은 서민들이 감히 접할 수 없는 귀한 약재였으며 궁궐로 상납되기 때문에 중요 창고에 보관됐다. 귀하고 좋은 약재이기 때문에 왕의 후궁들이 녹용을 아이에게 먹이고 싶어서 전의에게 녹용을 내놓으라고 강요하거나, 심지어 몰래 훔쳐가는 경우가 잦았다고 한다. 이에 전의가 ‘어린아이가 녹용을 많이 먹으면 바보가 된다’고 거짓 경고문을 써붙여 놓은 것이 녹용에 대한 잘못된 소문의 시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해방 이후, 녹용은 고가의 귀한 약재이나, 한약재상점에서 구할 수는 있었다. 중요한 건 녹용을 먹으면 바보가 된다는 설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다. 너무 좋은 약재라 다른 사람 못 먹게 지어낸 헛소문에 불과하다. 한의사의 진단 후 적절하게 복용하는 것은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되며 녹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았으면 한다.이와 함께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땀을 많이 흘리면 정기를 소모하는데, 그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여름철에는 정기를 보충하고 양기를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 등 보양식을 먹는 풍습이 남아있다.여름철 더운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땀을 많이 흘리면 더위를 먹게 된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상서(傷暑)’라고 하며, 식욕부진 피로감 다리통증 갈증 소변량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야외에서 활동이 많은 사람이나 체력이 약한 노인과 소아에게 흔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소아의 경우 는 주하병(注夏病)과 하계열(夏季熱)이라는 병명으로 좀더 구체화하고 있다. 소아에게 초여름부터 시작해서 체온이 살짝 올라가고, 입맛이 떨어져 식욕부진이 심해지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다. 소아의 경우 야외에서 활동을 많이 하지 않은 경우에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이유를 모르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는 정기를 보충하고, 땀으로 흘린 진액을 보충할 수 있는 보약을 먹는 것이 좋다.

주말 | 기고 | 2017-06-23 23:02

갑작스럽게 체중이 증가아거나 임산부 중 허벅지 바깥쪽의 저림이나 통증을 호소하시는 이들이 있다. 허벅지 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난 이들 가운데 복부비만이나 임신, 꽉 끼는 청바지를 즐겨 입는 경우와 같이 골반의 앞부분에 압박이 지속될만한 경우라면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meralgia paresthetica)’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병명일 수 있는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은 골반 앞쪽의 서혜인대 부위의 신경 압박으로 인해 그 곳을 지나는 신경이 지배하는 영역인 대퇴전면부터 외측에 이르는 부위의 감각이상, 감각둔마 또는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 환자는 ‘처음에는 허벅지 바깥부분의 감각이 둔해져서 손으로 만져도 정상적인 감각을 느끼지 못하거나 저림 증상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하면 찌릿찌릿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발병 초기에는 감각이 약간 둔해지거나 가볍게 저림 증상만 나타나는 정도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가 아니라서 대부분 증상이 발생한지 오랜 시간 경과해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처럼 허벅지 감각저하나 저림을 유발하는 질환은 매우 다양하다. 요추디스크 탈출증, 고관절 주위 질병, 해당 부위의 근육이나 허리에서 골반내로 연결되는 근육의 문제도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각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으로 진단된 경우 의학적 치료로는 압박된 신경 주위에 다양한 종류의 주사요법이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이 적용되며 드물게는 신경압박의 원인이 되는 일부 질환이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수술요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한의학적으로는 행비(行痺), 통비(痛痺), 착비(着痺)와 같은 비증의 범주로 보고 원인에 따라 침, 약침, 한약, 한방물리요법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침구치료는 저림이나 통증의 원인을 치료하기 위한 침구처방에 원인부위의 압박,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치료혈위를 선택해 시술할 수 있으며 한약의 경우에는 비증의 원인에 따른 변증을 통해 각각의 원인을 해소할 수 있는 기본 한약처방에 저림이나 통증을 감소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약재를 가미해 응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척추나 골반의 불균형으로 신경압박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되는 경우에는 추나요법을 통해 신경압박의 해소를 통해 증상의 경감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의 경우 일상생활 중 대퇴신경을 압박할 수 있는 조건의 지속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일상생활 관리도 상당히 중요하다. 일단 신경압박 원인이 될 수 있는 조건을 해결하거나 차단해야 할 것이다. 쪼그려 앉는 자세와 같이 서혜부가 눌리는 자세는 좋지 않으므로 피해야 한다. 복부비만이 심한 경우 체중감소만으로 증상이 상당히 감소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또한 평소 골반부를 꽉 끼는 옷을 입거나 골반 아랫쪽을 누를 수 있는 형태의 허리띠를 지속적으로 착용하는 경우라면 이러한 압박의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대퇴신경 주위 근육이 긴장되지 않도록 대퇴부와 허리의 스트레칭이나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임산부의 경우 출산 후 자연스럽게 호전될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일부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 자세로 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운동요법을 시행하는 경우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행해 보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허벅지 부위의 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날 경우 앞서 설명한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을 의심해 볼 수도 있겠으나 유사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이 워낙 다양하므로 전문 의료기관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주말 | 기고 | 2017-06-16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