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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익산시장 자리만 빼고 민주당이 우세하다. 민주당 지지율이 66%를 기록해 특별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한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 압승으로 끝날 것 같다. 누가 경선을 통해 민주당 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정당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도 김승환교육감을 비롯해 7명이 출마해 관심거리가 됐다. 바른미래당 출범으로 1여4야 정치구도속에서 어떤 당이 2위를 차지할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피튀기는 곳은 군산시장을 비롯해 정읍 김제 남원 고창 장수군수다. 하지만 다른 시장 군수 자리도 확실하게 우위를 점치기가 쉽지 않아 민주당 당내 경선이 끝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예전에는 교육감 선거가 별로 관심을 못 끌었는데 이번에는 초반부터 관심이 높다. 그 이유는 김 교육감이 3선 출마를 선언하자 6명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자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반에 다자구도가 형성된 것은 김교육감이 ‘지난 8년간 전북교육을 잘못 이끌어 엉망진창으로 만든 결과’라면서 서로가 전북교육을 살릴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김 교육감측은 내심 다자구도를 반기면서도 행여 유불리에 따라 합종연횡이 조기에 이뤄질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그는 현직 이점과 전교조 노조 야권 등 30%에 가까운 콘크리트 지지층 때문에 승산을 자신한다. 또 자신이 세운 좋은 정책들이 자칫 무너질까 염려한 나머지 3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대 총장을 두번 역임한 서거석 후보의 지지세 확산에 따른 맹추격이 결코 만만치 않아 현재로선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나락으로 빠졌던 위기의 전북대를 전국 10위권 대학으로 탄탄하게 올려놓은 서 후보는 ‘더이상 현직에게 전북교육을 맡겼다가는 전북의 미래가 암울해질 것 같아 주위 만류를 무릅쓰고 출마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 서 후보가 상승세를 타 군소 후보들이 서 후보쪽으로 단일화 할 경우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군소 후보들이 완주할 뜻을 내비쳐 단일화가 당장 이뤄질 것으로는 안 보인다. 촛불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도민들은 ‘전북교육이 위기에 처했다’고 들고 ‘학력신장을 비롯해 중앙정부와 지역에서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상당수 도민들은 ‘김 교육감이 8년동안 모든 역량을 다 드러냈다’면서 ‘최근 그가 그렇게 잘했다고 자랑한 인사도 투명성과 객관성을 잃었다’며 새로운 혁신 아이콘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 학부형이든 아니든간에 유권자들은 전북교육의 장래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누구를 교육감으로 뽑아야 아이들의 교육이 잘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학생인권 못지 않게 교권을 존중하고 전반적으로 소통을 잘할 수 있는 민주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바꿀 것을 제때 바꾸지 않으면 썩어 문드러진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위기에 처한 전북교육 도민들이 살리는 길 밖에 없다.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2-19 23:02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이는 성씨는 김(金), 이(李), 박(朴), 최(崔), 정(鄭) 순이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성씨는 총 5,582개인데, 김씨가 1069만명, 이씨가 730만명, 박씨가 419만명 등이다.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많은 성씨중 경주, 진주, 전주를 본관으로 한 성씨가 엄청 많다는 점이다.경주를 본관으로 한 성씨가 87개로 가장 많고, 경남 진주를 본관으로 한 것이 80개며, 전주가 본관인 성씨가 75개에 달한다.조선시대 왕비는 모두 44명(추존왕비 5명포함)인데 청주 한씨가 5명으로 가장 많다. 안동 김씨, 파평 윤씨, 여흥 민씨는 왕비를 각각 4명씩 배출했고, 청송 심씨 가문에서는 3명의 왕비가 나왔다.조선시대 왕의 장인(=국구)이 정승을 한 사람은 12명이나 되며 왕비의 오빠, 동생, 숙부 등이 정승이 된 경우는 셀 수 조차 없다.성씨 이야기를 하다보면 한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비화가 하나 있다.남북 분단이후 무려 반세기만에 첫 개최된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때의 일화다.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회담이 잘 진행되다 주한미군 문제 등으로 인해 좀 막히는 대목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불쑥 농담을 던졌다.“전라도 고집이 이렇게 센 줄은 몰랐습니다”그러자 김대중 대통령이 “김 위원장은 어디 김씨입니까”하고 묻자 전주 김씨라는 답이 돌아왔다.김 대통령이 한방을 놓았다.“전주요? 아, 그럼 김 위원장이야말로 진짜 전라도 사람 아닙니까. 나는 김해 김씨요. 원래 경상도 사람입니다.”농담이긴 하지만 ‘당신이 고집 피우고 있지 않느냐’고 추궁한 것이다.좌중에 폭소가 터졌음은 물론이다.그로부터 18년이 지났다.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지난 9일 특사 자격으로 방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뜻’이라며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북핵문제는 여전히 진행형 이지만 남북 화해 무드가 무르익으면서 요즘 완주군 모악산에 위치한 전주 김씨 시조묘가 관심사로 떠올랐다.남북관계가 요동칠때마다 늘 있는 일이다.모악산 주등산로인 선녀폭포를 지나 샛길을 따라 400여m 거리에 있는 전주 김씨 시조묘는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32대 조상인 김태서의 묘로 알려졌다. 육관도사인 고 손석우 씨는 그의 저서 ‘터’에서 “이 묘의 지기가 발원해 후손이 장기집권하게 되는데 묘의 운이 1994년 9월에 끝난다”고 예언했는데 실제로 김일성 전 주석은 그해 7월 세상을 떠나자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지구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분단국가 한반도 문제를 과연 전주 김씨 후손인 김정은 위원장은 어떻게 풀고 싶을까.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2-13 23:02

멕시코는 마야, 아즈테크, 톨테크 등 인디오의 문명이 발생한 땅이다. 1521년부터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기 시작해 독립한 1821년까지 서구문명이 유입되어 토착문명과 혼합되긴 했지만 피라미드 조각이나 미술품을 비롯해 고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중남미 국가들이 대부분 그렇듯 멕시코 국민들 역시 음악과 춤을 즐긴다. 스페인의 문화가 혼합되어 있긴 하지만 멕시코 특유의 낭만과 열정이 만들어낸 음악과 춤은 중남미 국가들의 그것과는 또 다른 독창성으로 빛난다. 멕시코에는 전통으로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즐기며 오늘의 문화로 다시 살려낸 축제가 있다. 멕시코의 중요한 축제로 꼽히는 ‘죽은 자들의 날(Day of the Dead)’이다. 원주민 공동체의 풍속을 그대로 이어낸 이 축제는 멕시코의 주곡식인 옥수수의 한해 농사가 마무리 되는 10월말부터 11월 초에 즐겼던 전통축제다. 멕시코 국민들은 ‘디아 데 로스 무에르토스’라 부르는 이 축제의 날에 산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죽은 자들은 이승을 찾아와 산자들의 삶을 축복한다고 믿는다. 삶과 죽음이 하나 되는 시간을 맞이하기 위해 산자들은 묘지에서 집에 이르는 길에 꽃과 촛불 등을 놓아 죽은 자들이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고, 집안에는 그들을 기리는 제단을 만들어 꽃과 공예품으로 장식해 죽은 자들을 맞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는 시공간의 의미는 특별하다. 실제로 해마다 축제가 열리는 날, 멕시코 전역에서는 죽은 자들을 기리는 제단이 차려진다. 디즈니가 만들어낸 애니메이션 가 화제다. 최첨단 기술이 구사해내는 환상적인 기법도 빼어나지만 이 영화가 주는 감동적인 메시지 덕분이다.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의 모험을 그린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죽은 자들의 날’이다. 이 영화는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오가며 이승과 저승의 공간을 그려낸다. 영화가 그려낸 죽은 자들의 세상은 이승보다도 훨씬 더 화려한 꿈의 세계다. 그러나 죽은 자들이 이 세계에서 남아있으려면 산자들이 그를 잊지 않고 제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억해야만 가능하다. 산자들로부터 잊혀지면 ‘죽은 자들의 날’에도 이승으로 건너갈 수 없고 소멸되어버리는 영화 속 저승의 현실(?)은 안타깝고 애절하다. 돌아보면 우리 시대, 살아남은 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죽음이 적지 않다. 미구엘이 부르는 노래 ‘Remember me(기억해줘)’는 어쩌면 우리를 향한 메시지인지도 모르겠다. 전주 시내 거리 곳곳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색 깃발들이 아직 남아 펄럭인다.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무심히 지나쳤던 그 깃발들이 다시 새롭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2-09 23:02

굶주림에 지치고 행색이 꾀죄죄한 아이들은 한 손을 쭉 내밀고선 미군 지프를 뒤따라가며 ‘기브 미 초콜릿’을 외쳤다. 미군부대 주변 굶주린 서민들은 ‘부대찌개’를 만들어 먹었다. 그 재료가 부대에서 흘러나온 잔밥이었다는 말이 많았다. 73년 전 일본제국 치하에서 독립한 대한민국 현실이 그랬다. 1988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대한민국이 이번엔 동계올림픽까지 치르며 세계 만방에 ‘우리 잘 살고 있어!’라고 외치고 있다. 오는 9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출전시키는 등 역대 최고의 대회 위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북한도 막판에 출전을 결정,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의도야 어떻든, 북한의 출전이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신호탄이 되기를 모두가 염원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계속되면서 한반도에는 피바다, 선제공격 등 금방이라도 전면전이 일어날 듯한 살벌함이 존재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잠시 전운을 가려주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일부 강경파들은 북한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 주민 뿐만 아니라 남쪽,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피해가 심각할 것이다. 미국 국방부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이 최근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제거를 위해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 전략을 펴는 것은 도박”이라고 비판한 것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다. 그의 말처럼 한국인 수백만 명이 사망하고,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 중 3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 과거 한국전쟁 때 이익을 본 일본도 그 재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 등의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선제공격이 성공할지라도 피아간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전쟁은 그야말로 ‘하수’들이나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전쟁의 참상을 겪었다. 이후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시리아 전쟁, 탈레반과 IS 등에 의한 테러 등을 통해 전쟁 결과물이 어떠한 것인지 잘 학습해 왔다.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각국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올림픽 신기록도 세우고, 또 대회 운영 전 과정이 차질없이 잘 진행돼야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출발선이 된 위대한 겨울스포츠 제전이었다’는 말이 역사에 기록되기를 염원한다.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2-08 23:02

퇴직자들이 몇 년 사이 바짝 늙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본다. 힘들어 죽을 지경이라고 입에 달고 다녔던 이들에게서 막상 직장을 그만둔 뒤 그래도 직장 다닐 때가 좋았다고도 곧잘 듣는다. 나이든 세대에게 직장은 곧 나와 동일시 됐다. 퇴직은 곧 나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일이며, 급속한 노화도 이 때문이지 싶다. 그러나 요즘 직장 생활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니 언제고 직장 생활이 만만한 적이 있었나. 업무에 치이고, 상사에 혼나고, 인사와 임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껄끄러운 동료가 있고, 조직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두렵고…. 직장이 즐거워 휘파람을 불며 출근하는 직장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 직장이 아마 ‘신의 직장’일 것이다.직장의 현실은 정글인 데, 직장인은 낙원을 꿈꾼다. 그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직무환경과 직무내용에 적응해야 하고, 이에 적합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능력개발을 요구 받는다. 이런 압박 속에 개인은 삶의 질을 중시하면서 ‘저녁이 있는 삶’을 갈망한다. 직장과 직원간 욕구 불일치가 직무 스트레스로 이어지면서 각종 질병과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가뜩이나 힘든 직장 생활에서 설상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은 ‘울고 싶은 사람의 뺨을 때리는 격’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 최근 사회문제로 급부상했다. 여검사에 의해 폭로된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도 큰 테두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다. 익산 고교교사의 투신자살과 관련해서도 학교 교직원들의 따돌림이 원인이라는 유족과 학생들의 주장이 제기된 상황이다. 선망의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과 학교에서 조차 이런 괴롭힘 문제가 나왔다는 점에서 충격적이고 사회적 반향이 클 수밖에 없다.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자의 인권이 발달한 선진 여러 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됐다. 스웨덴·프랑스·노르웨이·벨기에·캐나다·호주 등의 경우 법까지 만들었다. 1994년 최초의 직장 괴롭힘 방지법을 만든 스웨덴의 경우 근로자 개인 및 가족비방, 업무와 관련된 정보의 비공유, 업무성과 방해, 고립 유발, 부적절한 처벌 및 공격, 모욕 및 비꼼 등 8가지를 명시해 처벌하고 있단다. 우리의 경우도 직장 괴롭힘을 방지하는 법안이 몇 차례 제출됐으나 국회에 잠자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가족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괴롭힘’문제를 막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2-07 23:02

며칠전 주택건설업계에 경천동지 할만한 소식이 들렸다.시공능력평가 13위 업체로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 현대건설에 이어 업계 3위의 초대형 건설사다. 2016년 기준 매출액은 호반건설이 1조2000억원, 대우건설이 10조9857억원이니 한마디로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다.광주전남에서 1989년 직원 5명의 임대주택사업자로 출발한지 30년도 안돼 재벌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간 것은 빚이 없는 탄탄한 자금동원력, 우수한 경영시스템과 더불어 정치권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관측이 많다. 인천 청라, 고양 삼송, 광교, 판교를 비롯, 세종시, 동탄2신도시, 전북혁신도시 등 인기 택지지구에서 성공적인 분양을 이어가면서 지금까지 12만 가구 이상을 공급했다.호반건설은 원래 보유하고 있던 광주방송과 여수 스카이밸리 골프장 외에도 제주 퍼시픽랜드, 리솜리조트를 인수하는 등 레저사업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차여서 이번 대우건설 인수는 호랑이등에 날개를 단 격이다.호반건설의 도약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에선 초라한 도내 업체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전남광주에 기반을 둔 주택업체 중 호반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제일풍경채, 모아주택산업, 부영건설 등은 이미 지역을 벗어나 전국단위 굴지의 회사로 성장했다.전북혁신도시, 만성지구, 에코시티, 효천지구 등 최근 10년이내 개발된 전주권 중심 주요 택지개발지 4곳의 주택은 무려 2만세대가 넘는다. 한 세대당 분양가를 2억원만 잡아도 무려 4조에 달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도내 업체 브랜드는 단 한채도 없다. 서울 업체가 일부를 잠식했으나 대부분 광주전남 업체들이 지은 아파트다. 일례로 전북혁신도시를 보자. 전북혁신도시 민간건설 공동주택은 우미건설 2개, 중흥토건 1개, 호반건설 5개 블록인데, 호반건설이 분양한 것만해도 무려 3100세대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갔으나 호반건설이 지역에 뭘 특별히 공헌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초대형 건설사 호반건설이 부영처럼 인색하게 굴다가 화를 자초하지 않기를 바란다.그러면 도내 업체는 어떨까.거성건설, 비사벌, 성원건설, 중앙건설, 신일건설, 동도건설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있었으나 부도 등으로 인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은 제일건설, 계성건설 정도가 도내 주택시장에서 명함을 내미는 정도며 중앙무대 진출은 언감생심이다.35사단 이전후 에코시티를 조성하면서 한백건설이 14%, 성전건설과 부강건설이 각 4%씩 도내 업체는 겨우 22% 지분을 가졌을뿐이다.동도건설과 광진건설이 부도나면서 이 지분(8%) 또한 광주전남 업체로 넘어갔다.도내 업체 관계자들은 “문전옥답 다 팔아먹고 화전민 신세가 된 것이 오늘날 전북 주택건설업계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2-06 23:02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재판을 받고 있다. 그건 한마디로 국민들이 대통령을 잘못 뽑아서 발생한 일이었다. 대통령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사전에 충분하게 검증했더라면 이 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렀던 박근혜를 뭘 보고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권 탄생을 위해 보수세력을 결집, 박정희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고 맹목적인 영남권의 지역주의를 작동시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나라가 절단난다는 걸 보았다. 국민들이 피땀흘려 건설한 나라가 그녀의 엉터리 통치행위로 무기력하게 설산처럼 녹아 내렸다. 그간 세계속의 코리아란 명성이 하루 아침에 망가졌다. 국가나 기업이나 사회나 똑같다. 엉터리가 맡아 운영하면 망하게 돼 있다. 그래서 대표를 잘 선출해야 한다. 대표는 고집으로 하는 게 아니다. 민주적 리더십을 갖고 중의를 모아서 이끌어야 한다. 단체장들은 촌음을 다퉈가며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경우가 많다. 선공후사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즐겨 쓰지만 자신을 선거 때 밀어준 후원자부터 챙기는 나쁜 습성이 있다. 버릇처럼 다음 선거를 챙기려고 그렇게 한다.그간 많은 선거를 치르면서 잘못 뽑았다고 개탄하는 소리가 많았다. 심지어 찍었던 손가락을 잘라 버리고 싶다는 말도 나왔다. 얼마나 속 상하고 실망했으면 그같은 말을 하였겠는가.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지만 선거를 통해 발전해 가는 정치 시스템이다. 국민이 주인되는 길은 오직 선거 때다. 선거 때만 주인으로 대접해주는 척하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식으로 잊는다. 선출직들이 거의 그런 맘이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현직자에 대한 비판이 잦아진다. 임기중 해놓은 일이 별 것 없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역량이 떨어지고 정치력이 없다는 말들이 수없이 나온다. 유권자들은 특별히 잘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바꿔 버리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새술을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로 바꾸자는 여론을 확대재생산한다.주민들이 어렵고 힘들게 사는 것은 선출직들의 무능력 탓이 한몫한다. 정치인들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전북몫을 제대로 찾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처럼 정치력이 좋고 논리가 강하고 설득력이 강하면 국가예산도 많이 확보한다. 올 선거부터는 의례적으로 선거를 할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발전은 백년하청격이 된다. 말만 번지르게 잘하고 쇼만 잘 하는 빈깡통은 한번으로 족하다. 지금은 열정을 갖고 지역을 역동적으로 살려낼 사람이 필요하다. 교육도 똑같다.전주는 밤 10시만 지나면 적막강산이다. 우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천년전주를 깨워야 한다. 도종환의 시 ‘담쟁이’속에 답이 있다. ‘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처럼 강인한 생명력과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그 누구 없소.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2-05 23:02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이 지난달 31일 영면했다. 향년 82세. 온 생애를 우리 음악에 바쳤던 선생의 별세 소식에 슬픔이 크다. 선생을 인터뷰로 두 번 만났다. 한번은 선생이 가장 왕성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던 90년대 후반이고, 또 한 번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였다. 두 번의 인터뷰 모두 창작음악이 주제였다. 선생은 창작음악으로 우리 음악사를 새롭게 썼지만 그 때문에 누구보다도 깊은 고통의 창작 과정을 거쳐야 했다. 작곡을 할 때면 늘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은 욕구에 시달렸던 선생은 전통적인 틀을 부수어 내는 고단한 과정을 거치고도 대중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가장 두려워했다. 선생은 그렇다고 전통에만 머무르기는 더 싫었다. 그래서 찾아낸 해결책이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 이를테면 조선 후기 음악을 넘어 신라시대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1974년에 발표한 ‘침향무’가 바로 그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었다. 침향무는 새로운 가야금 주법을 만들어냈다. 장구 반주도 양쪽 가죽 말고도 나무통을 치거나 채를 내려놓고 손가락으로 연주하기도 하는 새로운 기법이 동원됐다. 선생에게 창작은 가야금을 연주하는 그 모든 것의 이유이고 목표였다. 선생은 전통과 창작의 관계를 이렇게 정리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것과 전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것, 이 두 가지는 항상 긴장관계인데 그 긴장 속에서 창작품이 태어난다. 그런데 전통에만 너무 치중하다 보면 고루해지고, 전통에서 너무 벗어나려고 하면 허무해진다. 그러나 전통과 새로운 것, 그 사이에서의 갈등과 딜레마에서 창작이 나온다. 그것을 해내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예술성이다.”중학교 3학년이던 1951년 부산 피난 중에 가야금을 시작한 선생은 김철옥 선생을 거쳐 국립국악원 김영윤 선생 문하에서 본격적으로 가야금을 공부했다. 김윤덕 심상건 김영제 등 당대 최고 명인들에게 궁중음악 정악과 민속음악 산조를 두루 사사했다. 영화사 대표, 출판사 대표 등을 지내기도 했으나 1974년 이화여대 국악과 교수로 임용되면서 그의 삶은 온전히 가야금에 놓였다.1974년 창작곡 ‘침향무’로 세계가 인정하는 음악가가 됐으며, 1975년 발표한 ‘미궁’은 이 곡을 들으면 죽는다는 헛소문이 돌 정도로 이슈가 됐다. 초기 연주집을 제외한 5개의 창작 앨범을 발표했고 동시에 현재 연주되는 유명한 가야금 산조 10여 곡 중 최대 규모인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를 완성했다.선생의 치열했던 창작 정신 덕분에 가야금은 온전히 우리 시대 우리의 음악이 됐다. 깊이 감사해야할 선물이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2-0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