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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진 서양화가는 황량한 도심 속에서 생명력을 찾는다. 변화가 없는 회색빛 공간에서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고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어주는 것들을 화폭에 담았다. 아파트 옆에서 매년 봄을 알리는 목련이나 교회 앞에 흐드러지게 핀 장미, 도로를 달리다 우연히 본 해바라기를 그렸다. 나 미술가가 17년 간 담아온 도심 속 꽃향기들을 처음으로 풀어낸다. 18일부터 27일까지 전주 누벨백 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The 1st Exhibition by NA, HYE-JIN’. 개막식은 17일 오후 6시.그는 “어린 시절 등하교 길에 숲과 들판이 있었는데 소나무 숲의 아침향기와 그 사이로 쏟아지던 햇빛의 따뜻한 촉감을 잊지 못한다”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그 시절의 순수와 낭만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꽃을 품은 숲속과 다양한 색이 서로 어우러진 자연의 풍경, 꽃향기까지도 그림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색과 향이 단조로운 도시에 살면서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핀 꽃이 무척 소중해졌다. 그는 “그림 안에는 그림을 그리는 순간의 주변 분위기와 나의 감정 상태가 고스란히 녹아있기에 내 삶의 일부”라며 “그림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듯이 사람들과도 그림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나 미술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전북미술대전 특선, 온고을 미술대전 특선 등을 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전시·공연 | 김보현 | 2017-10-18 23:02

인간은 태어나서 자라며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 산천과 풍광, 문화와 역사, 조형미 등이 무의식과 의식에 각인되거나 간직한다. 그렇게 간직된 추억이나 기억이 자양분으로 내면화되어 한 예술가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예로부터 에메랄드 빛깔의 푸른 바다와 드넓게 펼쳐진 평야로 이루어져 풍광이 수려한 남도는 뛰어난 예술가들을 다수 배출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남도가 낳은 예술가들’이란 타이틀로 7월 27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소장작품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 의재 허백련을 필두로 남농 허건, 임인 허림 등 한국화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의재 허백련은 전통 남종화 기법을 심화시켰고, 남농 허건은 단순한 필선을 살려 개성이 넘치는 ‘남농식 송수법’을 개발해 독특한 소나무 그림을 많이 남겼다. 임인 허림은 전통화단에 서양화적 시각을 도입해 화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남도의 서양화는 오지호, 양수아, 강용운, 배동신 등이 이끌었다. 이들은 해방 이후 고향에 남아 지방 미술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에 반해 김환기는 동경, 서울, 파리, 뉴욕 등지에서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추상화로 한국적 정서를 전개했다.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처음에 걸린 그림 강용운의 ‘기억 II’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남도 추상표현주의 운동의 선구자였던 강용운이 그린 ‘포옹’ 또한 검정색의 굵고 역동적인 선으로 프랑스 야수파 화가 ‘루오’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그는 양수아, 오지호와 함께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다.자신의 그림 ‘미인도’의 진위 논란으로 화필을 내려놓은 천경자는 전통 동양화에서 벗어나 환상적인 색채와 구도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창조했다. 잃어버린 꿈과 추억을 회상하는 듯 보이는 눈빛의 여인 초상화를 즐겨 그렸다. 여인의 드로잉 한 점만 전시돼 아쉬웠다. 그녀는 글재주 또한 뛰어나 남도의 판소리처럼 구슬프고 감칠맛 나는 수필집을 여러 권 냈다. 그 중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는 다시 읽고 싶다. 전시회장을 나오니 광주의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과거에도 햇빛이 빛났듯이 미래에도 햇빛은 밝게 빛날 것이다.

전시·공연 | 김보현 | 2017-09-2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