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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바다로, 해외로 떠나야 여름이 간다. 무더위를 피하는 차원의 소극적인 피서가 아니다. 이제 여름은 피서철이 아닌 휴가철이 됐다. 그야말로 여름휴가를 위해 1년을 참는다고 할 만큼 여름은 기다리는 계절이 됐다. 그러나 나이든 어른들에게 여름은 힘든 계절이었다. 휴가라는 개념보다는 어떻게든 무더위를 피하고자는 마음이 앞섰다. 농촌에서는 모정이 피난처였고, 도시에서는 다리밑이 최고의 피서처였다. 전주 토박이들에게 최고의 피서지는 한벽당 앞 전주천이었다. 아름다운 풍광과 깨끗한 물이 피서객들을 불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한벽당은 역사가 됐다. 전주 한옥마을이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으나 정작 한옥마을의 산증인인 한벽당은 뒷전으로 밀렸다. 관광객들은 물론, 전주시민들조차도 한벽당은 별 존재감이 없다. 엊그제 독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신문 기사에 ‘한벽루’라고 했는데, ‘한벽당’이 옳지 않느냐는 거다. 익산에서 초중고를 다닌 독자는 여름이면 한벽당 아래 전주천에서 바지를 걷고 물고기를 더듬었던 추억과, 한벽당 마루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그리 좋을 수 없다는 감회를 곁들여서다. 전주시에서도 한벽루와 한벽당을 혼용하고 있어 헷갈린다는 이야기도 했다. 전주의 랜드마크격인 한벽당을 놓고 이름부터 정확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줬다.독자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뒤졌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과연 각종 기사와 웹문서에는 한벽당과 한벽루가 혼용되고 있었다. 전주시 관광홍보 사이트에는 ‘한벽당’으로 정리됐다. 한벽당에 관해 연구논문( ‘통시적 관점에서 본 한벽당’-한국조경학회지 2008년 2월)을 쓴 교수(노재현 우석대 조경학과)에게 답을 구했다. 결론은 ‘한벽루’도, ‘한벽당’도 될 수 있다고 했다. 격으로 따지면 ‘한벽당’이 높지만, 현재 남아 있는 형태상으로 보면 ‘루’에 가깝단다. ‘당’은 여러 건물이 있을 때 건물의 중심이 되는 곳이며, ‘루’는 멀리 넓게 볼 수 있는 다락구조의 집을 뜻하기 때문이다. 600년 전 건립 당시 최담 선생이 지은 이 누정을 후손들이 선생의 호를 따 ‘월당루’라고 했고, 현재의 한벽당으로 바뀐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주자의 시 중 ‘벽옥한류’(碧玉寒流 라는 글귀에서 따왔거나 옛 지명에서 따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벽정’이라는 기록도 있다. 그럼에도 독자(황호일)의 지적처럼 명칭의 일원화는 필요할 것 같다. 고산 윤선도, 다산 정약용, 초의 선사, 면암 최익현 등의 유명 인사들이 시와 중수기로 찬양하고, 명필가인 창암 이삼만의 일화가 전해지는 역사 깊은 곳이 하나의 이름조차 갖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아직 피서를 가지 못했다면 ‘한벽당’이 시원한 그늘을 줄 것 같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8-16 23:02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취임 때보다는 약간 빠졌지만 그래도 70%대의 고공 행진을 한다. 지난 장미대선 때 64.8%라는 전국 최고의 지지를 보냈던 전북도 그에 대한 지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크게 봤을 때 잘하고 있고 기대감이 크다는 반증이다. 야권은 딴지를 걸면서 부정적으로 보지만 이명박근혜 보수 정권에 비해서는 잘한다. 지금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로 촉발된 한반도 전쟁위기를 걷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는 자칫 일촉즉발의 상황으로까지도 갈 수 있어 미국을 통한 대화로 핵위기를 돌파해야 할 것이다.대통령은 국가안보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권 보호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이 안 미치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막중하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항상 노심초사하는 자리다. 갈수록 국가간의 경쟁이 첨예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요구 사항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다. 성주사드 배치문제와 고리 원전 5, 6기 건설문제 등이 계속해서 갈등관계를 형성하면서 난제가 됐다.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문제만해도 그렇다. 이낙연 국무총리나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현장에 다녀가면 문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갈수록 태산이다. 도민들은 선거 때 문 대통령의 공약도 있고 5·31 바다의날 기념식 참석차 새만금에 들러 군산조선소에 대한 언급을 했기 때문에 늦어도 6월말까지는 그 해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측이 내건 가동중단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이유는 문 대통령이 잔뜩 기대를 걸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지금 도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오직 문 대통령 밖에 해결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의지여하에 따라 재가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군산조선소 문제는 군산경제를 죽였다 살렸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지난 7월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실직자만 늘었다. 인구 30만도 안되는 군산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한테 2019년 재가동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 의지가 약해 보인다. 그 당시 문 대통령이 강한 의지만 있어어도 이야기는 달라졌다. 재가동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라고 말만 했어도 상황은 달라졌다.정부가 군산조선소를 다루는 것을 봤을 때 시늉내기로 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체산업을 논의하는 것부터 정부가 발을 뺄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전북도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키로 했다는 것은 정부의지가 없다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사업다각화는 이 문제 아니어도 얼마든지 평상시에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선거 때 도민들이 전국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표를 줬기 때문에 그 보답 차원에서라도 군산조선소를 곧바로 살려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8-14 23:02

일본 세토내해에 있는 쇼도시마는 올리브섬으로 불린다. 일본의 올리브 재배 발상지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세토내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지만 인구는 3만 명, 우리나라의 작은 군 단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쇼도시마는 한때 올리브를 비롯, 소면과 간장 등 전통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잘사는 동네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서면서 인근의 다른 섬들처럼 전통 산업은 쇠퇴하고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다시 섬을 살리기 위해 의기투합 힘을 모아 나선 것은 주민들이었다. 쇼도시마의 주민들은 마치 재생의 모범처럼 내세워지는 대규모 재개발 대신 자생적인 생존전략을 주목했다. 그 과정에서 선택한 것 중 하나가 쇼도시마의 오랜 전통산업인 ‘간장’ 이었다. 섬과 간장산업은 다소 낯설지만 쇼도시마는 에도시대부터 일본의 대표적인 간장 산지였다. 짐작하기로는 바다를 끼고 있어 양질의 소금이 생산되는 자연환경이 바탕이 되었을 법하다. 삼목으로 만든 나무통만을 이용해 전통방식으로 제조하는 쇼도시마의 간장은 그 탁월한 맛으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형공장에서 제조된 값싼 간장 상품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면서 쇼도시마의 최고급 간장은 더 이상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가업으로 대를 이어오던 간장공장들이 하나둘 문을 닫게 되면서 쇼도시마의 간장산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우리의 경험대로라면 쇠퇴하는 산업을 다시 주목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쇼도시마의 주민들은 간장을 다시 살려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고 관광산업으로도 이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3분의 1로 줄어든 간장공장과 마을 단위 공동체들은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간장의 맛을 다각화하고 디자인 요소를 더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상품으로 진화시켰다. 쇼도시마 간장을 대표하는 ‘야마쿠로 간장’은 직접 만드는 나무통으로 간장을 제조하는 전통방식을 강화해 값싼 간장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마르킨 간장’은 대를 물려온 간장공장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관을 통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쇼도시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주차장까지 잘 갖추고 있는 마르킨 간장공장이다. 공장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자료관은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는데 그 덕분에 자료관 앞 가게는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쇼도시마의 섬 살리기는 재생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쇠퇴하는 섬을 살려낸 노력이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도시재생 방식도 다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8-11 23:02

지난 5일 새벽, 전주 한 원룸가에서 112에 “가정 폭력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날아들었다. 현장에는 50대 남녀가 있었다. 집안은 흐트러졌고 혈흔과 흉기가 발견됐다. 범죄 혐의가 의심됐고, 손가락에 상처를 입은 남성은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수갑을 채워 연행했고, 남녀 모두 폭행을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풀어줬다. 경찰은 치료를 위한 석방이라고 한다. 이 남성은 국민의당 전북도당위원장인 김광수 의원(전주갑)이었다. 김 의원은 상처를 10바늘 꿰맨 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가족과의 예정된 일정이 이유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가 도대체 왜 한밤중에 여성의 원룸에 갔을까. 손가락에 깊은 상처를 입는 큰 다툼이 있었을까. 50대 여인은 누구인가. 친척, 단순지인, 애인인가. 급기야 내연 관계, 삼각관계 등 확인 불가 소문들이 꼬리를 문다. 김의원의 출국, 경찰 조사 미비 등으로 공식 확인이 부족한 상태에서 의혹만 증폭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김의원은 곤혹했던지 사회간접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여성은 선거를 도와준 지인이다. 당일 전화 도중 자해 분위기를 감지, 집으로 찾아갔는데 흉기를 들고 자해를 시도하던 지인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소란이 있었고,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논란을 일으켜 유감이고, 사실과 다른 추측성, 의혹성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를 요청한다는 요지였다. 그의 말대로 오지랖 넓어 생긴 일이라면, 국회의원이 한밤중에 직접 손가락을 베이면서까지 여성의 집에 뛰어들어가 그녀의 자해, 자살을 막은 ‘의로운 사건’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의 주장일 뿐이다. 스캔들 의혹이 커진 데는 그의 실책이 있다. 현직 국회의원이고, 국민의당 전북도당위원장인 그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다. 심야에 원룸에서 여성과 다투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이 가벼운 일인가. 미국 출국이 그렇게 다급했나. 출국 전에 여성의 정확한 신분과 관계, 당일 상황 등을 설명했어야 했다. 할 일은 소홀히 한 채 언론의 관심보도에 대해 재갈물리기 반응을 보이는 건 소인배나 하는 것이다. 범죄 사실이 드러난다면 별개이겠지만, 사실 스캔들은 사생활일 뿐이다. 그래서 스캔들이다. 주변은 과유불급을 경계해야 한다. 오는 14일 예정된 피의자 조사에서 의혹의 진실과 거짓이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8-10 23:02

김완주 전 도시사가 재임 시절 입에 달고 다닌 말이 있었다. ‘망건 쓰다 파장 날라’는 속담이었다. 망건을 쓰는 데 시간을 허비해서 정작 시장이 파해버린 상황, 즉 적절한 때를 놓쳐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을 비유한 말이다. 지지부진한 사업을 두고 화를 내면서 툭 던지는 지사의 이 말에 간부 공무원들은 잔뜩 움츠렸다. 이런 채근이 공무원들에게 달가울 리 만무하다. 김 전 지사의 일 욕심은 유난스러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회의에다가 완벽한 기획안을 내놓지 않으면 박살을 냈다. 전체 청원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한 간부 공무원도 수두룩하다. 맘에 들지 않는 공무원을 지칭할 때 직함 대신 ‘귀하’로 부른 것은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지사의 ‘망건’에 대응해 오죽하면 “아침에 묘쓰고 저녁에 발복을 바란다”는 비아냥거림이 뒷담화로 나왔을까.김 전 지사의 이런 업무 스타일을 놓고 잘잘못의 잣대를 댈 수는 없다. 적어도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었던 점은 지도자로서 덕목이라고 할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LH본사 유치를 위한 삭발 사건이다. 김 전 지사는 2011년 LH이전지 결정을 앞두고 삭발까지 감행하며 머리를 내놓을망정 LH를 내놓지 않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김 전 지사의 전임이었던 강현욱 전 지사도 삼보일배 등으로 새만금사업 중단 요구가 거셌을 때 삭발로 전북도민과 정치권을 결집시켰다. 전직 두 도백이 연이어 삭발 투쟁에 나섰다는 게 힘없는 전북의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어쨌든 두 도백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그 중심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도민들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현재 전북의 최대 현안이라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정상화다. 조선소 폐쇄가 거론된 것이 10개월 전이다. 도의회는 물론, 전주시의회까지 나서 군산조선소 존치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송하진 도지사는 군산조선소 문제에 초연하다고 할 정도로 발을 담그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실제 가동 중단이 이뤄지고,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도 헛말이 됐음에도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담화문 하나 없다. 도청 앞에 도정을 자랑하는, 그렇게 많이 나부끼는 플래카드에도 군산조선소는 끼지 못하고 있다. 삭발이나 투쟁이 능사라고는 보지 않는다. 정부가 아닌, 기업을 상대로 삭발투쟁을 한다는 것도 모양새가 사나울 수는 있다. 그러나 도지사가 가만히 앉아 있을 상황은 아니다. 공사석에서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경청함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는 지혜)을 자주 말하는 송 지사가 왜 조선소 문제의 한복판으로 들어가지 않는지 궁금하다. ‘망건 쓰자 파장’일지 걱정스럽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8-09 23:02

요즘 가장 뜨는 영화는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다. 1980년 광주의 영상 기록을 남긴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실화에 바탕을 뒀다. 서울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택시운전사(송강호)가 우연히 외국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가는 행운(?)을 잡게 되는데 상상치 못했던 운명과 마주하게 되는데서 제목을 잡은듯하다. ‘택시운전사’처럼 인생에서 생각지도 않던 사소한 일이 얼마나 운명을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최근 지역사회에서는 지난해말 촛불집회때 광주경찰청장을 맡았던 전북 출신 강인철(57) 치안감의 운명적인 삶이 눈길을 끈다. 7일 웬만한 포털사이트 주요 검색어에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전 광주경찰청장이 주요 검색어 상위에 올랐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사건은 지난해 11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촛불집회로 전국이 시끄러울때 광주지방경찰청은 페이스북에 ‘광주시민의 안전, 광주경찰이 지켜드립니다’란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는데, 이는 교통통제에 잘 따라달라는 호소였다. 한 직원이 게시물 끝부분에 “~촛불집회에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신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한것이 화근이었다. 페이스북이 전국적인 화제가 되자 이를보고 이철성 경찰청장이 강인철 당시 광주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호되게 질책했다는 것이다. 그때는 박 대통령이 탄핵될지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경찰 수뇌부는 당시 정권의 눈치를 살폈고, 이런 차원에서 일개 지방청에서 광주를 민주화 성지 운운한 것이 크게 거슬렸다는 것이다.일이 꼬이려고 그랬는지 심한 질책을 받은 강인철 당시 광주청장은 간부들과 의논해 이를 삭제했는데, 며칠후 광주 한 일간지에 “광주지방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게시물이 하룻만에 돌연 삭제된 배경에 이철성 경찰청장의 ‘삭제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됐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당시 경찰 수뇌부가 강인철 광주청장을 어떻게 봤을지는 불문가지다. 이후 불과 며칠만에 강인철 광주청장은 경기남부청 1차장으로 좌천돼버렸다. 경찰청 안팎에서는 이철성 청장에게 단단히 괘씸죄가 박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소문을 입증시키듯 강 청장은 다시 한달여만에 중앙경찰학교장으로 보직이 변경됐고 5주동안 감찰까지 받았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일부 도민들은 새정부 출범과 더불어 전북출신 치안정감이 탄생하는게 아니냐고 기대했으나 그는 승진은커녕, 사표까지 내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유임돼 버렸기 때문이다. 7일 이러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SNS에서는 “이철성 청장 사퇴하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고, 급기야 이철성, 강인철은 주요 검색어가 됐다.지난주 안부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말을 아끼면서도 한숨을 내쉬며 억울함을 호소하던 강인철 전 광주청장의 한마디가 지금도 귓전을 울린다.“잘못한 사람이 꾸중을 듣는게 아니고, 힘없는 사람이 혼나면 안되잖아요”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7-08-08 23:02

내년 지방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아 오른다. 그간 수면 아래에서 출마를 저울질했던 입지자들이 드러내 놓고 바삐 움직인다. 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소속 송하진 지사를 넘볼 마땅한 주자가 현재로선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 지지도가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섣불리 송지사 대항마가 아직껏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송지사의 건강문제와 지금까지 그가 해놓은 업적이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젊은 대항마가 나타날 것이라고 점친다. ‘특히 지금은 민주당 인기가 높지만 문 대통령이 북핵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지지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송지사의 낙관론을 경계하는 쪽도 있다. 당내에서는 김춘진 도당위원장이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친다. 본인보다도 주위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대선 때 전북에서 64.8%라는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낸 공로가 있고 문 대통령과의 경희대 동문인 관계로 보이지 않게 힘을 받을 수 있다’면서 경선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는 것. 국민의당 쪽에서는 정동영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나서지만 설령 당 대표에 실패해도 지사 선거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관심을 끈 교육감 선거에는 현재 10여명의 입지자들이 난립한 가운데 현 김승환교육감의 3선 출마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벌써부터 교육감 선거가 난립한 것은 김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저마다 먼저 표밭을 선점하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육감이 현재 승진후보 조작사건으로 재판에 계류 중이고 항간에 민주당 도지사 경선에 참여할 것이란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면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김 교육감의 민주당 도지사 경선 참여는 교육감 선거 불출마에 따른 출구전략의 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설사 김 교육감이 경선에서 패배해도 문 대통령과의 돈독한 관계로 요직에 기용될 것이란 이야기가 그럴싸하게 포장돼 나돈다. 김 교육감의 불출마설이 나돌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까지 출마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아끼고 있다. 진보쪽은 ‘김 교육감 만큼 청빈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면서 ‘최규호 전 교육감 때 헝클어 놓은 전북 교육을 바로 잡아 놓았기 때문에 김 교육감이 한번 더 해야 한다’는 쪽도 만만치 않다.최근 지방의원에 대한 검찰의 재량사업비 수사가 탄력을 받아 그 수사 결과에 따라 내년 지선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구속된 브로커가 입을 열면서 이미 2명의 도의원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쳤기 때문에 신병처리가 주목된다. 지금은 국민의당 지지도가 죽을 쑤면서 민주당의 지지도가 상승곡선을 그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도민들이 예전과 달리 민주당과 국민의당 통합을 원해 국민의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도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따지지 말고 인물선거로 가야 한다’면서 ‘이벤트정치나 일삼는 시장 군수한테는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8-07 23:02

미쓰비시(三菱)는 일본의 2위 재벌이다. 1870년 선박운송업으로 출발했지만 선박운항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다각적 사업망을 구축했다. 미쓰비시는 19세기 후반, 탄광사업에 손을 대며 큰 수익을 올렸다. ‘군함도’도 미쓰비시가 탄광사업을 위해 사들인 섬이었다. ‘군함도’는 1940년대 수많은 조선인들이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섬이다. 조사에 따르면 1943년부터 45년까지 3년 동안 500~800여 명의 조선인이 강제 징용되었으며 이중 질병과 영양실조, 익사 등으로 122명이 사망했다. 마치 군함이 떠있는 것 같다하여 ‘군함도’란 이름이 붙었지만 섬의 원래 이름은 ‘하시마’다. 무인도였으나 석탄층이 발견되면서 미쓰비시에 의해 탄광 섬이 되었다. 군함도의 탄광은 가스폭발사고에 노출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사람이 서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좁고 위험한 곳이었다. ‘지옥섬 ‘이나 ’감옥섬 ‘으로 불렸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열 두 시간 채굴작업에 매일 동원되어야 했던 한국의 노동자들은 이러한 최악의 환경을 견디며 살아남아야 했다. 군함도 탄광은 일본 석탄업이 침체되면서 1974년 폐광됐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산업유산: 철강 조선 탄광’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승인했다. ‘조선인의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을 적시’ 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군함도는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도 미쓰비시가 있다. 나오시마는 일본 혼슈 서부와 규슈에 에워싸인 세토내해의 섬이다. 세토내해는 규슈와 교토를 연결하는 해로를 안고 있어 한반도와 중국 문물을 받아들이는 등 교통의 중요한 중심이 됐다. 그러나 세토내해의 섬에 산업시설이 들어서면서 심각한 오염과 적조로 죽은 바다와 섬은 위기에 처했다. 나오시마도 예외가 아니었다. 나오시마는 1917년 일본 근대화 정책의 일환으로 미쓰비시 공업단지를 유치한 이후 80여 년 동안 구리 제련소로 사용되면서 산업폐기물이 쌓이고 오염돼 황폐한 섬이 됐다. 쓰레기 섬으로 방치됐던 나오시마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1986년 일본의 교육기업 베네세 그룹이 토지를 매입해 국제캠핑장을 열면서부터다. 베네세 그룹은 이 섬을 자연과 함께 하는 문화와 예술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와 함께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일본 정부로부터 ‘에코타운’-친환경도시오성계획을 승인받은 나오시마는 그 뒤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더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예술의 섬이 되었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8-04 23:02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의 먹방 프로들은 인기가 좋았다. 그는 해박한 요리 지식을 갖췄고, 먹는 모습도 게걸스러웠다. 그가 찾아간 유명 맛집은 더욱 유명해졌다. 맛집은 여행 필수 코스다. 기왕에 먹을라치면 백종원씨처럼 맛깔스럽게 또 게걸스럽게 먹어야 음식이 살로 가고, 주변사람들 사랑도 받고, 복도 받는다. 아무튼 백종원씨는 방송 출연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기업하는 사람답게 실속도 챙겼다. 7월 현재 백종원의 (주)더본코리아가 보유한 브랜드는 새마을식당 등 20개다. (주)더본코리아의 문어발은 전국 프랜차이즈 본사 4268개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 12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내놓은 ‘2016년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을 보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총 21만8997개 였다. 전년 대비 1만1000여개가 더 생겼다. 그야말로 우후죽순격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하루 평균 115개가 문을 열고, 66개가 폐업한다. 연평균 매출이 3억8000여만원이었지만, 70%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5년 내에 사라졌다. 겉은 화려하지만 희비가 교차한다. 어쨌든, 수억 원이 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연 사장님은, 사장님이다. 서민층은 넘보기 힘든 사업이다. 지난달 24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경제총조사로 본 지난 5년 간 전라북도 시·군별 사업체 구조변화’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전북지역 사업체 수는 14만6654개, 종사자 수는 66만9130명이었다. 5년 전에 비해 사업체 수는 2만1949개(17.6%), 종사자 수는 10만3327명(18.3%)이 증가했다. 그런데 사업체 수가 가장 많은 업종이 음식점(1만7633개)이었다. 2010년 이래 5년간 부동의 1위라고 한다. 지난 5년간 전북지역 음식점업 사업체수 연평균 증가율은 2.8%였는데, 이는 전국 평균 2.1%를 크게 웃도는 것이고, 제주특별자치도(5.3%)와 전남(3.2%)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은퇴 등으로 갈 곳 잃은 사람 상당수가 음식점 창업을 손쉽게 여기고 뛰어드는 게 큰 원인이라고 한다. 음식점이 늘어나니 경쟁이 치열해졌고, 레드오션 환경에서 음식점당 영업이익도 줄었다. 2010년 2700만 원이던 전북지역 음식점 평균 영업이익이 2015년엔 2500만 원으로 떨어졌다. 국세청이 연초에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14년에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 중 30% 정도만 살아남았는데, 음식점업 폐업자가 전체의 20.6% 15만3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람 입맛 참 까다롭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8-03 23:02

한국화의 채색화 분야에서 독자적 화풍을 일군 천경자 화백(1924~2015)의 고향은 전남 고흥이다. 모교인 전남여고에서 미술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던 천 화백은 10년 전 고향에 드로잉과 판화 60여점을 기증하고, 고흥군은 종합문화회관 내 천경자전시실을 마련했다. 그러나 천 화백측이 고흥군의 관리 부실을 이유로 기증 작품을 회수 조치하는 바람에 천경자 전시실은 고향에서 사라졌다. 대신 천 화백을 기리는 전시관은 현재 부산의 부경대에 세워지고 있다. 고흥은 안이한 대응으로 결과적으로 큰 문화적 자산을 놓친 셈이 됐다.남원시가 건립 중인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의 이름을 놓고 논란이 이는 모양이다. 전북미술협회가 “작품 기증을 이유로 생존 작가의 이름을 시립미술관 명칭에 넣는다는 것은 개인미술관을 국민의 혈세로 지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남원시립미술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다. 그러나 이미 4년여 전에 ‘김병종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미술관 건립이 추진돼 개관을 앞둔 상황에서 명칭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가 의아스럽다.생존 예술인의 이름을 붙인 기념관을 만드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함은 당연하다. 생존 작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존 인물의 이름을 붙인 기념물은 절대 안 된다는 것도 편견이다. 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의 이름을 딴 거리나 공원, 시설물 등이 부지기수다. 도시의 위상과 자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병종’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문제도 생존 작가의 문제가 아닌, 그럴 만한 가치와 의미가 있느냐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남원의 간판 미술가로 내세우기에 역부족이거나, 남원 연고의 미술가 중 훨씬 뛰어난 화가가 있는 데도 굳이 시립에 ‘김병종’이름을 고집한다면 문제다. 독보적 존재는 아닐지 몰라도, 김병종 교수(서울대 미대)는 현재 세계 각국의 갤러리에서 초대를 받고 있고, 대영박물관을 비롯해 세계의 주요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할 만큼 명성을 갖고 있다. 자치단체에 있는 또 하나의 미술관이 아닌, 김병종이라는 이름과 색깔을 담은 미술관으로서 가치가 더 클 것이라는 이야기다.전북미술계로서는 국내 화단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작고하거나 현직에서 활동하는 지역의 원로 화가들도 개인 미술관 하나 없는 실정에서 김 교수의 이름을 딴 미술관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김 교수는 더욱이 지역 미술인과 교류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지역에서 어렵게 추진하는 미술관을 놓고 이제야 명칭으로 시비를 거는 것은 대승적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작고, 원로 화가들을 기리는 미술관을 더 만들고, 김 교수의 노하우를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활용하는 게 전북미술계가 할 일이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8-02 23:02

요즘 행정안전부 안팎에서는 전북부지사를 역임한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과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이 나란히 ‘차관’에 발탁된 것이 큰 화제라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행안부에 단 4명밖에 없는 1급 실장중 전북 출신이 2명이었는데 이들 모두 차관에 등용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해도 특정 정부 부처에서 2명씩 차관에 발탁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을 고려하면 행안부 주변에서 겹경사로 여기고 있는것도 무리는 아니다.전북도 안팎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북부지사를 지낸 사람중 차관에 발탁된 경우는 3년전 이경옥 전 행안부차관이 처음이었다. 난다 긴다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역대 전북부지사 중 그 누구도 차관에 발탁되지 못했다.경상도나 충청도 등지에서 부지사를 지내고 차관이 되는 일은 많았지만, 전북에서는 언감생심이었다. 이경옥 전 차관이 첫 발탁된 이후 이번에 심보균 행안부 차관과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이 나란히 등용되자 도민들이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다.그런데 이들 2인의 얽힌 사연 또한 향우들 사이에 훈훈한 에피소드로 전해진다.심보균(56) 행정안전부 차관이 심덕섭(54) 국가보훈처 차장에 비해 나이는 두살이 많지만 공직은 심덕섭 차장이 늘 앞서왔다.고창 출신으로 고창고,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심덕섭 차장은 행정고시 30회인데,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심보균 행안부 차관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늦게 입문했기 때문이다.청와대 비서실, 행안부 국장, 전북도 부지사를 지낼때 심덕섭 차장이 한발 앞서면서 바통을 주고 받았다.지인들은 이들이 평소 깍듯이 존대를 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무척 가까웠다고 회고했다. 지난 5월말, 늘 뒤를 따르던 심보균 기획실장이 심덕섭 지방행정실장 보다 먼저 행안부 차관에 발탁되면서 관계에 위기가 왔지만 이들 2인의 우정은 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기수 파괴 발탁에 의해 자칫 금이 갈 수도 있는 이들의 우정은 서로의 이해와 배려 덕분에 유지됐다는 것.고시 선배지만 심덕섭 실장은 상관인 심보균 차관 사무실을 스스럼없이 찾았고, 심 차관 또한 심덕섭 실장의 마음을 잘 헤아렸다는게 지인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최근 완주를 방문한 김부겸 행안부장관은 지역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동행한 심덕섭 지방행정실장에 대해 “차관급 자리(새만금청장)에 발탁하려고 무척 힘을 썼는데 잘 안됐다, 능력과 품성을 갖추고 있으니 잘 될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는데 실제로 김 장관의 말이 현실이 됐다.차제에 우정을 지키면서도 국가와 지역사회에 더 기여하는 심보균, 심덕섭 2인의 모습이 기대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7-08-01 23:02

선출직은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깜’도 안되는 사람들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낯 두껍게 한자리씩을 꿰차는 바람에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능력 있는 사람들은 뒤로 빠지고 안해야 할 사람들이 선출직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것처럼 지방의원이 되는 순간부터 올챙이적 시절은 잊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농촌이나 도시 할 것없이 진정성을 갖고 시·군의원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심이 간다. 유권자 눈에는 지방의원을 거의 염불 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질 낮은 사람들로 보고 있다.무보수 명예직으로 부활했던 지방의원이 유급직으로 전환하면서 잘못 운영돼 간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그 이유는 선거자금을 많이 써서 당선되다 보니까 본전 생각이 나서 엉뚱한 짓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방의원은 알게 모르게 애경사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300만원 정도 받는 의정비 갖고서는 턱도 없다. 움직이면 돈 들어가는 구조라서 자금 마련을 위해 나쁜 짓에 손대게 돼 있다. 직업이 없어 일정한 수입이 없는 의원들은 경제적 고통이 심하다. 자연히 의정활동 보다는 먹고 살려고 검은 손들과 유착관계를 맺는다.유권자는 빈수레가 요란하듯 지방의원을 목에다 힘이나 주고 다니는 사람 정도로 여기지만 집행부가 보는 시각은 다르다. 지방의원을 일단 상전으로 모신다. 잘못해 눈밖에 났다가는 자신의 신분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갑으로 대한다. 반면 단체장과 정당이 같고 학연 혈연 지연 등 정실관계로 서로가 얽혀 있어 원칙대로 못하는 면도 많다. 지방정치도 중앙정치와 마찬가지로 주고 받는 경우가 많다. 지역구를 갖고 있어 지역 일을 하려면 집행부한테 예산편성 등 아쉬운 소리를 안 할 수가 없다. 자기들끼리는 운영의 묘를 기한다고 하지만 자칫 공생관계로 가면서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처음부터 뒤전이다.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깜’도 안되는 사람들이 나선다고 설친다. 현재 추세로 가면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논 당상처럼 보인다. 국민의당이 죽을 쒔기 때문에 큰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 일색으로 갈 공산이 크다. 그래서 민주당 공천경쟁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문제는 당 공천이 정실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 지금부터는 깜이 안되는 사람을 공천하면 안된다. 의정활동은 뒷전이고 인사나 이권개입을 일삼는 현역은 무조건 낙천시켜야 한다. 도덕성에 흠결이 있고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 사람도 곤란하다.말만 번지르하게 잘하는 교언영색형도 안된다. 단체장 검증이 더 문제다. 지난 선거 때 법정선거 비용 보다 ‘실탄’을 많이 쓴 단체장은 잘 살펴봐야 한다. 임기 동안 한 일도 없는데 표를 얻으려고 치적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사람도 안된다. 정책판단 ‘미스’로 예산을 낭비한 경우도 안된다. 인기영합주의 정책과 이벤트 정치로 환심을 사는 단체장을 떨어뜨려야 지방자치가 발전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7-31 23:02

봉준호 감독의 신작 가 예외 없이 화제를 몰고 왔다. 그 배경은 여럿이지만 이번에는 영화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큰 화제다. 는 개봉되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등 신선한 발상과 과감한 시도,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한국영화의 성장을 주도해온 봉준호 감독이 4년 만에 내놓는 차기작인데다 세계 최대 콘텐츠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의 투자로 제작됐다는 점, 거기에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의 작품답게 제 7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가 국내 개봉 된 것은 지난 6월 말이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국내의 극장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3대 멀티플렉스가 상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국내 극장의 50%가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는 CGV였다. 뒤를 이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가세했다. 이유는 의 유통방식에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개봉을 극장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가 동시 상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에 투자한 는 일정한 비용을 부담하면 영화와 TV프로그램 등 영상 콘텐츠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이들 3대 멀티플렉스는 스트리밍서비스와 동시 상영할 경우, 영화산업의 질서를 흐리게 될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외형상으로만 보자면 1300만 명 관객을 동원, 한국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세운 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 멀티플렉스로 부터 외면 받게 된 처지가 된 것처럼 보였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상영은 중소형 극장들과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기업 가 맡았다.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합성해 이름을 만든 는 1997년 DVD를 우편과 택배로 배달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10년 뒤 인터넷 스트리밍까지 사업을 확장시켜 지금은 세계 최대 회사로 성장했다. 새로운 발상으로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분야를 주도해온 는 지난 2013년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으며 2014년 조사한 결과로는 미국에서 주문형 동영상 서비스 소비자의 50%가 이용자였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콘텐츠를 구입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넘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의 유통 방식이 몰고 온 논란은 진행 중이다. 분명한 것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제 영화시장 플랫폼의 환경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7-28 23:02

3평짜리 시골 창고에서 직원 3명으로 출발한 일본전산의 창업주이자 CEO인 나가모리 시게노부는 창업 30여년만에 주요 사업인 모터를 기반으로 140개 계열사와 직원 13만명, 매출액 8조원의 전장 부문과 가전부문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신화를 만들었다. 그의 성공 신화는 (김성호 저)를 통해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그 중에서 신입사원 채용 방식이 단연 눈길을 끈다. 초창기 시골의 작은 회사에 입사하려는 젊은 인재가 많지 않은 실정에서 나가모리는 머리에 든 지식보다 열정을 가진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방안을 택했다. 그 테스트가 ‘큰 소리로 말하기’ ‘밥 빨리 먹기’ ‘화장실 청소하기’ ‘오래 달리기’와 같은 독특한 방식이다.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이 자신감이 있고, 밥 빨리 먹는 사람이 결단력과 일을 빨리 처리한다고 보았다. 화장실 청소를 통해 기본 자질을 평가하고, 오래달리기를 통해 끈기를 살핀 것이다.괴팍하기까지 한 이런 정도의 방식은 아니더라도 이색적인 신입 사원 채용방식을 시도하는 국내 기업들도 적지 않다. 등산복 생산업체인 블랙야크가 산행 면접과 텐트 설치로 평가하는가 하면, 현대자동차는 대학 캠퍼스와 도서관 등을 다니며 ‘찾아가는 캐스팅’ 방식을 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장체험 면접, 마라톤 면접, 술자리·노래방 면접 등 가까이서 지원자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에서 취업사이트에 등록된 구직자의 이력서를 검색해서 채용하는 ‘그림자 채용’방식도 등장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의 채용이든 취업문을 뚫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더욱이 특정 지역과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까지 받는 상황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일자리 창출을 가장 앞세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를 외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새 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때 ‘블라인드 채용’을 하기로 했다. 면접자가 지원자의 출신지역, 가족관계, 신체적 조건, 학력 등을 채용과정에서 인식할 수 없도록 해 불필요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취지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도 모른 채 서류 심사도 통과하지 못하고, 업무와 무관한 자격증 쌓아올리기 등으로 비용과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취준생들에게 환영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별이 적었던 점을 고려할 때 민간 기업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7-27 23:02

무릇 희비가 교차하는 것이 세상살이다. 기쁜 일만 있어야 하겠지만, 살다 보면 마가 끼고, 불운이 생긴다. 사면초가에 처한 항우의 진영에서 우미인가가 흐른다.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지경인데, 시운이 불리해 말도 달리지 않으니, 애통하구나 우미인 그대를 어찌할꼬. 항우는 패하여 죽고, 우미인은 자결했다. 한 때 하늘 찌르던 초패왕의 기개는 한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김제의 한 장인 이야기다. 그는 전통창호에 매진했고, 그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심사를 통과했다. 그리고 지난 1월6일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9호 목가구(전통창호) 보유자로 지정받았다. 장인으로서 최고의 영예였다. 하지만 그에 대한 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은 4개월만에 취소됐다. 그가 무형문화재 지정일인 1월6일 이전인 2016년 12월28일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비록 보유자 지정이 취소돼 안타깝게 됐지만, 고인은 누가 뭐라해도 전통창호의 맥을 지켜온 장인이었음을 증명해 보였다. 20년 가까이 전북무형문화재 판소리(흥보가) 보유자로 활동해 온 이모씨는 지난 4월 무형문화재 인정이 해제됐다. 이씨가 전주대사습놀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심사와 관련하여 돈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과거 대중의 사랑도 한껏 받았던 인기 소리꾼 조모씨가 심사 비리 때문에 무형문화재를 박탈당한 전철을 이씨가 밟은 것이다. 이씨 사건으로 촉발된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내홍은 최근에야 가닥이 잡혔다. 전북현대축구단은 감독과 선수들의 노력, 축구팬 등 지역 주민들의 열렬한 성원 등에 힘입어 컵대회 우승 등 좋은 성적을 내 왔다. 하지만 심판 매수 사건에 연루, 법정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해당 스카우터가 지난달 자살했다. 나라 전체를 들썩거린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사건만 큰 사건이 아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가 엊그제 ‘오자’ 논란이 된 대상 작품에 대한 수상 결정을 취소했다. 해당 작가가 오자 사실을 신고했음에도 불구, 대상 결정을 밀어붙이고 언론 지적도 무시하더니 뒤늦게 정신을 차린 것이다. 어쨌든, 주최측이 ‘오자’의 치명성에 중독돼 시비 가리기를 포기했던 건 심히 유감이다. 전라북도기능경기대회를 비롯, 시·군과 단체 등에서 치르는 수많은 공개 행사의 심사를 심사위원과 주최측이 ‘우리끼리만 합의하면 돼’ 하고 작당한다면, 그건 자살행위다. 전북도와 시·군, 단체 등은 지금이라도 가슴에 손을 얹고 점검할 일이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7-26 23:02

요즘 한창 유행하는 단어가 ‘들쥐’또는 ‘들쥐근성’이다. 물난리가 난 상태에서 유럽 연수를 떠났다가 비판에 직면한 충북 도의원이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외유를 비판하는 여론을 향해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면서 비롯됐다. 그가 말한 레밍(lemming)은 흔히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사람들의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주로 쓰는데, 최근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에 ‘김학철’, ‘레밍’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그가 일부 언론을 들쥐라고 했는지, 아니면 일부 국민이나 사회집단에 대해 들쥐라고 했는지 속내는 알길이 없지만 차라리 아무말 말고 “죄송하다”고 했으면 여론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진 않았을 것이다. 주민들 눈에는 “물난리를 만난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어도 해외연수 예산을 쓰지못하면 당장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는 지방의원들이 들쥐”라고 여길법하다.충북에서 있었던 일이고 우리와 상관없다고 할 일이 아니다. 도내 도의회나 시군의회에서 지역민의 아픔을 외면한채 우르르 해외에 몰려다니거나, 혈세를 가지고 장난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각종 공연이나 체육대회때 무료티켓으로 우르르 떼지어 몰려다니는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이런 현상이 바로 주민들 눈에는 들쥐근성으로 보인다. 화제는 다르지만 충북도의원 보다 한세대 전에 들쥐근성을 거론한 이가 있다. 10·26에 이은 12·12사태로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가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자 주한미군사령관이었던 존 위컴은 1980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은 레밍과 같아서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해 큰 설화에 휩싸인 바 있다. 신군부가 등장하자 언론들이 알아서 기는 식으로 전두환 장군을 적극 미화하고 국민들도 살아있는 권력에 순응하는 꼴을 보고 한 말이었다. 당시 그는 “한국인은 들쥐 같다. 그들은 누가 지도자가 되든지 간에 따라간다.또 그 지도자가 어떤 인물인지 불문하고 따라 간다”고 지적했다.국민 자존심을 건드린 그의 표현에 울화가 치밀었으나, 한쪽에선 일개 소장에 불과한 사람(전두환 보안사령관)이 한 나라의 권력을 마음대로 유린해도 용인되는 현실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했다.위컴이 한국인을 들쥐근성 운운했지만 이후 역사를 보면 그의 말은 옳지 않았다.신군부의 집권은 5·18 광주민주항쟁으로 대표되는 엄청난 시민들의 저항에 직면했고, 결국 수 많은 땀과 피, 그리고 시간이 걸렸지만 민주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들쥐를 거론해 큰 코 다친 2인의 행보가 참 묘하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7-07-25 23:02

지방의원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 각 정당마다 공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유능한 인재들이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어도 섣불리 나서질 못한다. 이 때문에 정치권 주변에서 대선 등에 관여했던 사람들이 주로 공천을 받아 지방의원에 진출하는 형편이다. 도내의 경우 민주당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이 있지만 비례대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쪽에서 시·군의원이 선출된다.농촌지역은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처럼 오래동안 농촌에 뿌리를 박고 산 사람들이 후보군을 형성한다. 인구가 많은 도시는 학생운동을 했거나 정당 주변에서 맴돈 사람 등 후보군이 많아 공천경합이 치열하다. 대개 공천권을 지구당 위원장이 행사하는 관계로 전문직들이 공천신청을 꺼린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일컫는 지방자치는 전문성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서 그 지역살림살이를 도맡아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가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6년이 지났어도 큰 성과를 못내고 있다. 물론 중앙정부에서 아직도 지방분권 확대 실시에 따른 각종 권한을 넘겨 주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인적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특히 정당공천을 받아 시·군의원이 된 경우 단체장과 당이 같아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관계가 은밀하게 형성되기 때문에 지방의원들이 단체장을 견제한다는 것은 이론에 불과하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법정선거 비용보다 많은 선거자금을 쓰고 당선되기 때문에 본전 확보를 위해 알게 모르게 이권개입에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간 관행으로 치부돼왔던 재량사업비 집행을 놓고 업자와 은밀하게 거래를 하다 적발되는 등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문제는 일정한 직업없이 의원 된 사람들이다. 현재 자치단체에 따라 의정비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시·군의원은 월 300만원 도의원은 연간 5000만원의 의정비를 받는다. 하지만 이 돈 갖고서는 애경사 챙기기에도 버겁다. 이 때문에 검은 돈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의원들이 집행부 인사와 이권개입에 나서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이 아니다.시·군의원 만이라도 공천제를 폐지해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철폐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나 다름 없다. 깨끗하고 생산적인 의회를 만드는 것도 백년하청이 될 수 있다. 그간 각 당에서 지방의원 공천권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로 지켜지지 않았다. 중앙정부가 재정권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 못지 않게 지방의원에 대한 공천권 폐지가 중요하다. 지구당위원장이 친소관계에 따라 공천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기 때문에 항상 악의 씨앗이 돼 왔다. 반듯한 시군의원을 뽑으려면 내년 지방선거 때부터라도 공천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 지방의원에 대한 공천권이 정당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 보다 적폐로 작용돼 왔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7-24 23:02

백과사전을 사전의 설명으로 보자면 ‘일반 사전과는 달리 인간 문화, 사회생활. 학예 전반에 관한 사항을 통합 분석하고 정리해 해설한 사전’이다. 백과사전의 기원은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시대의 박물학자인 플리니우스의 대저작 가 그것이다. 총 37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고대세계의 천문 지리 인문 자연학 등 다방면에 걸친 지식을 집대성 한 것으로 고대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헌으로 평가 받는다. 현대적 백과사전의 시작은 1728년 프레임 체임버스가 내놓은 두 권짜리 이다. 이 백과사전은 이후 프랑스어로 번역되면서 달랑베르나 디드로와 같은 프랑스 계몽주의시대 학자들의 주목을 받아 프랑스의 를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었다. 특히 디드로는 이 의 편찬에 평생을 바쳤는데, 사전의 집필과 간행에 참여한 계몽사상가들과 함께 백과전서파를 형성해 18세기 후반의 혁명사상을 성숙시켰으며 이들의 활동은 결국 프랑스 혁명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백과사전식의 저서를 편찬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던 시기가 있었다.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학풍의 일면으로 주도했던 작업이다.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안정복의 , 이수광의 , 이규경의 등이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분류될 수 있는 저서들이다. 그렇다면 백과사전 편찬 작업이 오늘에도 이어졌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출판인이자 여러권 책을 펴낸 저자이기도 한 서해문집의 김흥식 대표는 우리나라의 백과사전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최근 한 강연에서도 그는 변변한 백과사전 하나 갖지 못한 우리의 현실을 개탄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백과사전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은 1980년의 동아백과사전이 처음이다. 뒤를 이어 브리태니커 한국판 백과사전이 나왔지만 내용을 보면 온전히 우리 것이라 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민족문화백과사전이 있긴 하지만 그것 또한 민족문화를 중심으로 다룬 것이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대한민국의 모든 문명을 제대로 기록한 백과사전을 우리는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백과사전은 단순히 객관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을 바라보는 시각과 삶과 지식의 보고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백과사전은 그 내용도 미흡하거니와 20년 전쯤 발간이 중단된 이후 더 이상 개정판이나 증보판을 만날 수 없다. 한나라 문명의 집합체랄 수 있는 백과사전을 갖지 못한 나라는 불행하다. 대한민국의 문명과 그 흔적을 제대로 기록한 백과사전의 존재가 절실한 이유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7-21 23:02

프랑스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 놓은 사진가, 근대 사진의 완성자로 불린다. 그가 사진 작업과 관련해 남긴 유명한 말들이 많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라든가, “사진을 찍을 때 한 쪽 눈을 감는 이유는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이고, 찰나에 승부를 거는 이유는 사진의 발견이 곧 나의 발견이기 때문”이라는 등 수없이 많다. 그는 사진 작업을 하면서 촬영 순간의 여건, 사진가의 느낌 등을 매우 중시했다. 카메라는 사진가 눈의 연장이고, 촬영 순간의 모든 것들을 중시하여 어떠한 조작도 허락하지 않았다. 자연 그대로의 빛으로 촬영하는 것을 고집했고, 트리밍 조차 불허할 만큼 사실에 엄격했다. “사진에는 새로운 종류의 조형성이 있는데, 그것은 촬영 대상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지는 순간적인 윤곽의 생성에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성공은 가문의 풍부한 자본력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08년생인 브레송은 대학 진학에 실패, 결국 저명 미술가의 개인지도를 2년간 받으며 예술가로 성장할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그 덕분에 22세이던 1931년에는 아프리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1932년에는 신형 ‘라이카’ 소형카메라를 구입해 언제 어디서든 대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결정적 순간 포착이 한층 쉬워졌다. 그는 사진집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라이카 카메라는 내 눈의 연장이 되어 그것을 발견한 뒤로는 한시도 곁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나는 삶을 ‘포착’하겠다고, 즉 살아가는 행위 속에서의 삶을 간직하겠다고 마음을 먹고는 숨 막히는 듯 한 느낌을 맛보며 언제라도 뛰어들 수 있는 채비를 갖추고 온종일 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어쩌면 세계의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브레송이나 카파 등 저명 사진작가들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어디쯤의 산과 들, 바다, 거리, 전쟁터 등을 ‘헤매며’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고자 할 것이다. 자연의 빛 속에 노출된 대상은 작가의 뇌리를 스치는 찰나의 구도에 맞춰지고, 작가의 느낌과 손가락 끝이 일치하며 셔터가 눌러지면 모든 것은 끝난다. 2012년과 2014년 전주의 도시개발 역사를 카메라에 담아 사진집과 전시로 대중에게 다가섰던 허성철 사진작가가 이번엔 사진과 그림을 결합한 작품들을 모아 ‘색을 해석하다’를 주제로 한 개인전을 전주우진문화공간에서 열고 있다. 그의 이번 작품들은 자연 그대로의 사진이 아니다. 그림과 사진을 디지털 작업으로 합성해 완성한 ’포토페인팅’이다. 브레송의 작품처럼 사실적이지 않지만, 한지 위에 펼쳐진 또 다른 아름다움이 보인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7-20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