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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방의원에 이어 1995년 단체장을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주민들은 지역이 마치 손오공 여의봉처럼 쑥쑥 성장할 수 있다는 큰 기대를 가졌다. 전북 입장에서 보면, 적어도 그 기대는 아직 헛물 켠 측면이 강하다. ‘만일에’는 무의미 하긴 해도, 전북의 경제규모나 낙후도 및 그간 추진돼 온 주요 핵심 사업들의 진척 상황 등을 종합해 보면 관선 단체장 체제가 유지 됐어도 지금 정도는 살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민선 초대 유종근 도지사 시절 전북 인구는 180만 명 대 였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 수준이다. 전주 역시 신도시 명분으로 외형을 잔뜩 키웠지만 인구는 여전히 60만 명 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군산과 익산은 오히려 감소다. 소위 ‘2%’ 전북경제는 ‘3% 전후’ 이니, 한국경제의 성장세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후퇴한 셈이다. 청년 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30% 가량 타지로 빠져나갔다. 전북에서 비전을 찾을 수 없다고 여기는 청년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런 원인은 수도권 집중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싸움판을 벌이고, 제이익만 앞세워 온 정치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체장들은 집권하면 전임 단체장의 치적을 무너뜨리고 제 치적 쌓기에 급급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뇌물 단체장, 부정인사 단체장들이 수두룩했다. 지방의원 상당수는 집행부 견제는켜녕 거수기, 하수인 노릇 하면서 푼돈 받아 챙기기 일쑤였고, 일부는 쇠고랑까지 찼다. 교육계도 마찬가지였다. 백지수표로 투표권을 가진 교육위원을 매수하는 사건이 터졌고, 뇌물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자 지금까지 잠적한 교육감도 있다. 지방자치시대 들어 전북에 치적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낙후된 전북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머리를 맞대어도 모자랄 상황에서 퇴보적 싸움과, 선거비리가 판치는 전북이 ‘확’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제 잘난 맛에 산다. 그런 자긍심이 나쁜 게 아니다. 다만 능력이 부족하면 스스로 물러날 줄 알고, 아무리 적이라 해도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지원할 줄 알아야 한다. 그걸 거부하는 자는 이전투구나 일삼는 패거리 선거꾼일 뿐이다. 그런 자들이 당선돼 분탕질하니, 지역 발전이 더딘 것이다. 그들 주변에서 영혼없는 언변으로 부추기고, 이익이나 챙기는 뚜쟁이 선거꾼도 전북이 살기 위해 근절 할 최대 적폐다.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1-17 23:02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첫 공식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국민이 주인인 나라, 건국 백년을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썼다.단순한 듯 보여도 이 문구에는 건국절 문제로 더 이상 이념논쟁을 벌이지 말자는 메시지가 담겨있다.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 충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우리는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본다”며 “2019년은 3·1 운동 100주년이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고, 그것은 곧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일부 보수진영에서는 여전히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주장하는 등 건국절 논란이 일고있는데 이제 방점을 찍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올해 화두를 ‘건국 백년’에 두면서 정부에서는 행안부가 주축을 이뤄 관련 위원회를 이달말 출범시키는 등 준비를 진행중이다. 1919년 3.1운동과 곧 이어진 임시정부 수립은 2천년 가까이 왕에 의해 다스려지던 관행에서 벗어나 민초(=국민)가 주인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지역 차원에서도 해야할 많은 일이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전라도 천년을 맞은 올해 전북도와 전남도, 광주시 등은 종합적인 행사를 준비중이다.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열등감과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당당한 일원으로 우뚝서기 위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얼핏보면 전라도 천년과 건국 백년은 전혀 다른 문제처럼 보인다.하지만 이들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정체성을 제대로 찾고 자긍심을 갖자는 맥락에서 관통하기 때문이다. 전라도 천년은 결국 전라도의 역사와 문화, 정신, 인물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된다.그동안 부정적 평가와 홀대를 받아온 이미지를 바꾸는 것 또한 중요하다.건국 백년도 마찬가지다.전북에서 진행된 3·1운동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사실 도민들조차 3·1운동이 전북에서 어떻게 일어났고 어떤 사람들이 주도하고 참여했는지 알지 못한다. 독립운동에 참여해 순국하거나 체포돼 옥고를 치른 상황조차 파악되지 않았고, 몇몇 분들이 국가에 등록 되어 애국지사로 추앙받을 뿐이다.내 고장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독립운동이 일어났고 어떤 사람들이 목숨을 던져가며 지켜 왔는지 정리해야 한다. ‘임시’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나 임시정부는 국제적으로는 국민의 대표기관, 대내적으로는 국권회복을 위한 독립운동 통합기구로 역할을 다했다.전북 출신으로 임시정부 활동과 관련해 우선 떠오르는 이를 보면 박정석, 이길선, 기원필 등이 있는데 많은 이들의 활동을 더 많이 밝혀내야 한다.3·1운동이나 임시정부 활동에서 전북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고증해야만 건국 백년을 거론할때 지역민들이 할 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1-16 23:02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지난 장미대선 때처럼 도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민주당 지지도가 동반 상승한데 반해 국민의당이 통합문제로 지리멸렬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이 5개월 밖에 안 남았는데 지사 선거에 나설 사람조차 없다. 민주당적을 가진 송하진 지사가 당내 경선없이 건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지 3선 국회의원이었던 민주당 김춘진 도당위원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군 단위와 행사장을 찾아 다니며 부인과 함께 하루에 명함 2000장을 날라 그 배경에 관심을 갖게 한다. 경선에 나가려면 2월13일이 당직사퇴 시한이기 때문에 그 때 가면 알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송 지사 건강 이상설을 제기해도 먹혀 들지 않아 경선에 나서질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경선 참여에 가타부타 밝힌적이 없고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점과 계속해서 앞만 보고 명함을 건네기 때문에 참모들의 권유를 받아 들여 경선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쪽도 있다. 현재 송 지사는 정치적으로 빚을 안지으려고 공식캠프도 차리지 않고 설령 차린다해도 최소 인력으로 캠프를 꾸린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번 지사 선거를 공직 마지막으로 보고 무리수를 두지 않고 순리대로 선거를 치러 소신껏 도정을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송지사의 뜻이라는 것. 선거 때마다 송 지사 복심으로 알려졌던 전북신용보증재단 김용무 이사장이 2선으로 물러났고 송창대 전 비서실장이 오경진 사모와 함께 지난 선거에 참여했던 시군 조직원을 추스르는 정도다.송 지사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대항마가 없어 다소 여유를 갖는 게 김승수 전주시장이다. 김완주 지사 때부터 거의 선거조직을 추스려온 김 시장의 강한 조직역량 때문에 지금껏 대항마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경선 진입장벽이 높고 현역한테 유리해 자칫 잘못 덤볐다가는 패가망신 당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무풍지대가 만들어졌다. 국민의당 정동영 김광수 의원도 제갈길 가기에 빠쁘고 한때 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최진호 도의원마저도 재량사업비 문제로 의원직을 사퇴함에 따라 경쟁자가 없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도 이현웅 전북도 도민안전실장이 전주시장직 경선에 참여하려고 다각도로 노력하는 것으로 탐문된다. 전북대사대부고와 전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이 실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중앙에서 부이사관을 지냈다. 그는 전주 한옥마을을 조성하는데 앞장섰고 덕진구청장을 지내는 등 전주시정을 꿰뚫고 있어 주변에서는 그의 도전을 만만치 않게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년 6년을 남긴 이 실장이 탄탄대로를 갈 수 있는데도 경선에 뛰어든 것은 그 용기가 대단하다’면서 전주시정을 잘 운영해야 전북도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항마가 생기는 것은 부담스럽겠지만 경쟁자를 통해 발전해 간다는 점은 지역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1-15 23:02

‘일상’은 사전적 의미로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다. 특별히 다르지 않고 날마다 반복되는 까닭에 낯설지 않고 익숙한 생활을 뜻할 터이다. ‘일상’을 개념으로 찾아보니 197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을 받으며 학문적 용어로 활발하게 사용되었으며 연구의 테마로도 부상했다고 소개한다. 일상성은 보통의 것, 정상적인 것이다. 한자로 일상(日常)은 원래 태양이 매일 뜨고 지는 항상성을 의미한다. 일상의 함의는 반복과 연속성 항상성이다. 물론 대비되는 개념은 비일상성이다. 그렇다면 일상은 애초부터 익숙하고 낯익은 것일까. 현상학자들은 ‘일상은 역사적으로도 변화하고 문화의 차이에 의해서도 달라진다’고 규정한다. ‘과학, 예술, 종교 같이 원래는 일상을 초월하는 영역으로 생각되었던 것에도 일상적인 것이 침입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장 그르니에는 자신의 산문 을 통해 일상의 이면을 들추어 그것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은 것임을 강조한다. ‘우리의 일상은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여행을 하기도 하며 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살아간다. 때로는 고독이나 침묵 혹은 비밀로 인해 사람들과 단절되기도 한다.’그는 “이러한 행동들, 이 모든 존재 양태들은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표면적인 목적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며 “그것들을 분석해보면 일상생활로부터 삶의 결 자체로 넘어가는, 나아가 예술작품에까지 다다르게 하는 어떤 보이지 않는 오솔길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일상을 단순히 반복되는 생활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일상을 사유할 것을 권하는 그의 글은 일상을 지루한 것으로 느끼고 그것의 소중함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성찰하게 한다. 여행과 산책, 비밀 침묵 독서 수면 고독을 비롯해 일상성을 이어내는 12개의 주제들을 통해 들춰내는 삶의 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 화두가 ‘일상’이다.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을 새해 목표로 삼은 대통령의 신년사는 일상의 가치와 평범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는 새해 대통령의 약속이다. 일상은 더 이상 낯설지 않고, 반복되는 생활이지만 그 일상은 치열한 긴장과 노력이 더해져야만 지켜지는 삶이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1-12 23:02

익산시가 7년 전 이한수 전 시장 시절의 잘못된 결정 때문에 쓴 맛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익산3산업단지 진입도로 공사를 수주한 대림산업이 가짜서류를 들이대 60억 원대 예산을 빼가고, 160억 원대 설계변경을 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다. 생떼가 통하지 않자 협박한 것이다.익산시도 가만 있지 않았다. 감사원에 감사 청구하고,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공사계약 해지 카드도 내놓았다. 이번 일의 전후를 따지고 보면 대림산업의 파렴치한 불법 행위를 허용한 것은 사실상 익산시다. 익산시는 2011년 9월 초 익산3산업단지 진입도로 공사 입찰공고 직전, 전북도에 입찰방법 변경을 요구했다. 무려 1800억 원짜리 공사 입찰방법은 이미 8개월 전인 2010년 12월에 ‘대안입찰’ 방식으로 결정된 터였다. 처음 대안입찰 방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익산시가 입찰을 코 앞에 두고 느닷없이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공식적인 이유는 예산 절감이었다. 하지만 당시 건설업계 상황, 입찰방식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익산시의 요구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업계는 경기불황으로 수주경쟁이 치열했다. 공공사업의 대안입찰 낙찰률은 70∼80%대, 최저가입찰 평균 낙찰률은 70% 정도였다. 대안입찰은 업체 의도가 강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설계변경이 안되지만, 최저가입찰은 설계변경이 가능하다. 대안입찰은 돈이 조금 더 들지만 리스크가 낮다. 하지만 최저가제는 낙찰가만 낮을 뿐 부실시공과 설계변경 리스크가 크다. 업자들이 일단 낮은 가격으로 사업권을 따낸 뒤 설계변경으로 사업비를 늘려 이익을 취하는 꼼수는 업계의 기본상식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대림산업은 2011년 말 익산3산업단지에서 연무IC를 잇는 11.86km를 4차선으로 개설하는 공사를 최저가인 69.368%인 801억 원을 써내 낙찰 받았다. 목적을 달성한 후 익산시가 설계변경에 응하지 않자 공사를 중단하며 협박했다. 최저가낙찰제 폐단의 모범답안이다. 전북도는 2011년 9월8일 입찰방법을 최저가제로 변경해 주었다. 그 배경에는 익산시와 전북도가 특정업체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미확인 음모설이 있었다. 전북도건설기술심의위가 줏대없이 입찰방식을 변경해 준 것은 그런 마타도어 놀음에 춤춘 꼴이었다. 누군가 음모를 제기할 때마다 판단을 바꾸는 건 영혼없는 짓이다. 이를 양비론으로 물타기한 것도 마찬가지다. 7년 전 익산시의 돌출행동이 순전히 ‘예산절감’ 때문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이 공사 방법을 변경해준 전북도에 감사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1-11 23:02

‘공로연수제’는 정년퇴직을 앞둔 공무원에게 사회적응 준비기회를 주고 원활한 인사운영을 위해 시행중인데 6개월 이내가 원칙이나 자치단체 필요에 따라 1년으로 연장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기간에 공무원 신분은 유지하되 일부 수당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는 그대로 지급한다.전주시는 올해부터 4급 이상에 대해 공로연수를 퇴직 6개월 전에서 1년 전으로 앞당겨 시행한다. 인사적체를 해소함은 물론,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취지이며, 전북도나 다른 자치단체 공로연수 기간이 1년인 점을 고려해 연장했다고 한다.공로연수제가 꼭 필요하다는 사람도 있고, 정반대의 논리를 들이대는 사람도 있다.특별한 일도 하지 않는데 굳이 주민의 세금을 들여 급여를 지급하는게 적정한가라는 반론이 종종 일고있고, 일부 당사자들은 ‘현대판 고려장’이라며 반발하기도 한다.공로연수와 관련해 가장 파문이 컸던 것은 1992년 한준수 충남 연기군수였다. 정년퇴직을 6개월 앞두고 그를 충남도청으로 공로연수 발령하자 한준수씨는 야당에서 양심선언을 했다. 상사인 현직 도지사가 관권선거를 진두지휘 했다는 거다. 그해 봄 치러진 14대 총선때 연기군에서 여당 후보(민자당)를 당선시키기 위해 엄청난 금권, 관권 선거가 있었다며 그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충남지사와 민자당 후보에게서 받은 돈과 군청에서 조달한 자금이 선거때 뿌려졌고, 여당 후보를 당선시키라는 윗선 지시에 따라 조직적인 표 관리가 이뤄졌다는 주장이었다.대전지역 대아건설(대표 성완종)에서 거금이 인출됐다는 주장도 사실로 확인됐다.성완종 당시 사장은 먼 훗날 소위 ‘성완종 리스트’로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된다. 양심선언 여파로 그해말 대선을 앞두고 거국내각까지 구성된다. 일반인에겐 생소했던 ‘공로연수제’가 유명해지게 된 사건이다. 과연 공직자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양심선언을 한 것인지, 아니면 자식 결혼때까지 몇개월 더 군수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거절돼서 나온 것인지 여야간 치열한 논란이 있었다.정착되는 듯 했던 공로연수제가 요즘 다시 김제시에서 논란이 되고있다. 공로연수 대상자 일부가 ‘공정한 인사제도 시행’을 요구하며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시는 올해 공로연수 대상자 16명 가운데 9명은 이미 동의서를 제출했으나 나머지 7명이 동의서를 내지 않고있다. 자신들도 선배들의 용퇴로 인해 혜택을 입었음에도 전전긍긍하며 버티는 모양새는 어떻게보면 좀 궁색해 보인다.하지만 이들이 시청 게시판에 ‘공로연수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지난해 7월 단행된 인사에서 비선실세들의 ‘칼질 인사’가 이뤄졌고 그 요구에 응하지 않는 사람은 읍·면으로 쫓겨났다며 이의 시정을 촉구했기 때문이다.시장부재 상태를 틈타 공로연수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에 공감하기 어렵지만, 이들의 집단 항변을 힘으로 찍어내서는 안된다. 뭔가 사연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1-09 23:02

6·13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올 교육감 선거는 군산 정읍 김제시장 그리고 장수군수 선거와 함께 빅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김승환 교육감이 인사개입 의혹으로 기소됐으나 지난 4일 1심서 무죄를 선고 받음에 따라 3선 출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간 김 교육감은 자신의 3선 출마에 가타부타 밝히지 않았으나 1심 선고 후 며칠 더 생각해 보겠다고 말함에 따라 결국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육감의 3선 출마에 무게를 두는 것은 1심서 무죄를 선고 받아 일단 정신적으로 홀가분해졌고 다자구도가 형성되면서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지도와 지지도 면에서 앞선 그가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진보정권이 들어서면서 30% 내외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뒷받침 해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출사표를 던질 것이다.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 2위를 기록한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의 도전이 만만치 않아 교육감 선거가 관심선거로 떠올랐다. 공식적으로 출마선언도 안한 서 전총장이 단박에 20%에 접근한 게 위협적으로 보인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으로부터 교육과학부장관직을 제의 받았지만 고사할 정도로 자기주관이 뚜렸하다. 총장 취임전만해도 전북대 위상이 연구비 비리로 전국 40위권으로 추락했으나 두번 역임하면서 10위권 안으로 진입시키는데 성공하는 등 전북대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이다. 합리적 진보를 자임한 그는 총장을 두번이나 지낸 사람으로서 명예도 얻을 만큼 얻었는데 굳이 교육감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것은 ‘지금 상태로 전북 교육을 방치했다가는 큰 문제가 생긴다’면서 하향평준화에 따른 학력저하를 바로 잡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한다.각종 여론조사 결과 김승환교육감의 지지율이 30% 안팎에서 다음으로 서거석 전 총장이 20% 안팎에서 맴돌아 초반부터 양강체제로 굳어져 가고 있다. 한자리 수에 머물러 있는 중위권 3, 4위는 지지율이 크게 반등하지 않을 때는 책임론과 선거비용 보전 문제로 완주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마이너들 한테는 일단 음력설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 그 때 가서도 지지율이 두자리수로 올라서지 않으면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선택해야 할 상황을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차기를 염두에 둔 입지자는 인지도라도 높히려고 완주할 가능성은 있다.전북대 법대 교수 출신인 김승환 교육감이나 서거석 전 총장은 성격이 판이하고 서로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오늘에 이른 입지전적 인물이기 때문에 외나무 다리에서 물러설 수 없는 용호상박을 벌일 것이다. 두 사람이 장단점을 꿰뚫고 있어 모처럼만에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김 교육감이 현직의 이점을 최대로 활용해서 수성할 것인가 아니면 전북대 총장을 두번이나 지낸 서 전총장이 그간 쌓아올린 명예를 계속 지켜나갈 것인가는 도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1-08 23:02

한 소년이 동생을 등에 업고 입술을 꽉깨문 채 슬픈 표정으로 어디인가를 응시하고 있는 흑백 사진 한 장. ‘숨진 동생을 등에 업고 화장터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소년’을 담은 이 사진은 1945년 일본 원자폭탄이 투하된 나가사키에서 촬영된 것이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병대 사진사로 참전했던 조셉 로제 오도넬. 그는 전후 4년 동안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머물면서 전쟁의 참상을 사진으로 남겼다. 2005년에 펴낸 그의 사진집 가 그 기록의 결실이다.프란치스코 교황이 신년을 맞아 배포한 연하장에 이 사진이 실렸다. 성화나 그림이 아니라 근현대 사진이 사용된 것도 이례적이거니와 통념으로 보자면 연하장의 이 비극적이고 애절한 사진은 신년 분위기와는 어울려보이지 않는다. 교황이 연하장을 통해 주고자했던 메시지는 그래서 더 강렬하다. 교황은 이 사진을 직접 선택했다고 한다. 그동안 교황이 북한의 핵 위협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전쟁과 분쟁이 어린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꾸준히 우려해왔었음을 상기해보면 왜 이 사진을 선택했는지 고개 끄덕여진다. 교황은 사진 밑에 ‘전쟁의 결과(il frutto della guerra)’라는 문구를 넣고 서명을 했다. ‘어린 소년의 슬픔은 피 흘리는 입술을 깨무는 표정으로만 드러날 뿐’이라는 설명도 더했다. 은 교황이 송년 저녁 미사에서 ‘인류가 죽음과 거짓말, 부정으로 한 해를 낭비하고 망쳤다’며 ‘전쟁은 회개하지 않고 부조리한 오만함의 가장 명백한 신호’라고 지적했다고 전한다. 우리에게 특별히 주목을 끄는 메시지가 있다. 교황은 성탄절에 내놓은 공식 메시지에서 ‘한반도의 대치가 극복되고, 세계 평화를 위해 상호간 신뢰가 증진되기를 기도한다’고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세계평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군사 공격 위협이 가져올 핵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라는 해석은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다. 사실 이 흑백 사진은 전쟁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국가의 존재. 전쟁의 참혹한 기억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우리의 과거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꽉 막혀있던 남북한 대화의 물꼬가 트일 움직임이 있다. 어쨌거나 반가운 일인데,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불협화음이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 수위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1-05 23:02

무술년 새해를 맞아 주요 신문, 방송사 등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국민 대다수가 현행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있다.특히 개헌 국민투표는 6월 지방선거때 함께해야 하며, 권력구조의 경우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해서 중임하자는게 대체적인 의견인 듯하다. 이번 개헌에서는 단순히 권력구조 개편뿐 아니라, 지방분권 강화와 국민의 기본권 신장이 시대정신으로 보인다.사실 현행헌법은 흔히 ‘1987 체제’로 일컬어진다. 1987 체제는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소위 3김시대때 만들어진 헌법을 말하는 것으로 ‘대통령 직선제 5년 단임’이 그 핵심이다.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제발로 멀쩡하게 청와대를 걸어나간 적이 없기에 단임으로 정했고, 민주 대 반민주 구도하에서 대통령 직선제는 당시엔 시대적 명령이었다. 1972년 유신헌법 선포와 동시에 국민들은 대통령을 직접 선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쿠데타에 의해 집권했지만 박정희 정권은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했으나 유신선포 이후엔 헌정 중단 사태를 맞는다. 앞서 1971년 대통령선거때 신민당 김대중 후보는 장충단 공원 유세에서 그 유명한 총통제 발언을 하게된다. 그는 당시 “선거를 잘못치르면 국민이 직접 뽑는 대선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박정희 정권에 의한 총통제 시행 가능성을 예언하고 경고했다. 불행하게도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박정희는 유신을 단행, 스페인의 프랑코나 대만의 장제스 총통과 같이 3권을 장악하게 되고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유보된 채 형극의 길을 걷게된다. 이런 아픈 기억이 있기에 1987년 당시 대통령 직선제와 단임제는 곧 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다.하지만 한 세대가 지나면서 철저히 중앙에 권한이 집중된 대통령 중심 5년 단임제의 폐해에 대한 시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새해벽두 전국 스크린을 강타하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쥔 ‘1987’이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6월 항쟁에 이은 개헌과 대선 등 소위 ‘1987 체제’를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 중 최환 공안부장 검사(하정우 분)는 묻힐뻔한 사건을 시신보존명령을 내리는 등 끝까지 철저한 부검을 고집, 세상에 진실을 알린 실제 인물이다. 안상수 당시 검사(현재 창원시장)가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부검을 결정하고 총괄지휘한 이는 최환 부장검사였다. 최 부장검사는 원래 충북 영동이 고향이나 전주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내 도내에도 그와 가까운 지인들이 많다. 대표적 공안통인 그를 잘 모르는 이들도 하정우의 열연을 보면서 최환 검사의 정의감을 다시 생각한다.개헌 논의가 본격화 하면서 이 영화를 관통하는 1987 체제에 대한 관심은 뜨겁기만 하다.개헌을 향한 도도한 민심의 물결이 어떻게 흘러갈지가 무술년 한해의 화두다.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1-02 23:02

오래전의 일이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무주 산골에 들어와 살고 있는 젊은 부부를 취재했다. 취재 갔던 날은 부부가 진도리 산촌마을에 들어온 지 꼭 1년 되는 날이었다. 겨울철 산촌마을은 무료할 정도로 한가했다. 작은 텃밭과 논을 가꾸는 일이지만 겨울을 맞이하기 전까지 부지런히 일을 했던 부부는 모처럼 책도 읽고 밀렸던 글도 쓰면서 겨울을 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이 부부의 산골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낯선 일상의 변화는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지만 마을에 들어와보니 TV도 볼 수 없고, 인터넷도 불통이었다. 그래도 그것을 불편함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라디오를 듣는 행복을 얻었고, 지나치게 정보에 민감했던 삶의 방식도 바뀌어 여유를 갖게 됐다. 부부는 자연과 사는 방식을 택하면서 얻은 행복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산골생활을 글로 쓰기 시작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농촌의 생활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그때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겠죠.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을 억지로 적응하려고 하면 그것은 고통이 될 겁니다.”부부는 이곳에 들어오면서 지나치게 무겁고 비장하게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경계했다. 농촌에서의 생활을 자기 자신을 스스로 구속하는, 그래서 생활의 패턴을 모두 바꾸어야 하는 굴레로 생각하면 그것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어긋나지 않았다. 농촌에서의 삶이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적응시키고 또한 스스로 자신에 맞게 바꾸는 과정이라는 것을 부부는 알게 됐다. 한 달에 한번 꼴, 도시에 나가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면서 기름 값 아깝지 않게 하루를 즐기고 온다던 부부의 특별한 외출도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일상을 바꾸어가는 통로였다.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잘나가는 인터넷 회사에 근무했던 이 젊은 부부의 귀농은 알게 모르게 주위에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결국 이들의 일상은 TV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어 소개되었는데, 덕분에 부부는 유명세와 후유증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방송이 나간 뒤 이들의 삶을 궁금하게 여기는 손님(?)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왔다. 처음에는 반가웠지만 얼마가지 않아 부부는 이런 환경에 지쳐버렸다. 손님들을 피하느라 이웃집에 머물기도 하고, 하루 이틀 아예 집을 떠나 있기도 한다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산촌마을의 삶이 지속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부부는 결국 무주를 떠났다. 이맘때쯤이면 그들의 아름다웠던 일상이 생각난다. 지나치게 무겁거나 비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가고자 했던 그들은 어떤 답을 얻었을까.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12-29 23:02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새해 대한민국 핵심 화두는 모두가 잘 사는 사회, 적폐청산, 정의구현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국민권익위 2017년도 청렴도 측정 결과, 573개 측정 대상 기관의 종합청렴도가 평균 7.94점으로 전년 대비 0.09점 올랐다. 공직유관단체 8.29점으로 가장 높았고, 광역시도는 7.65점으로 가장 낮았다. 전북도는 외부청렴도 8.1, 내부청렴도 7.76, 정책고객 평가 6.45로 종합청렴도 7.71을 받아 평균치를 소폭 넘었고, 전체 17개 광역시도 중 8위를 기록했다. 전북교육청도 7.76점으로 3등급을 받으며 전북도처럼 반타작했지만, 2012년 전국 3위를 생각하면 부끄러운 성적이다. 14개 시군 중 고창(8.05)과 전주(7.93)가 가장 수위였다. 고창군이 전국 83개 군 중 4위를 기록한 반면 부안군은 최하위 5등급을 받았다. 부안군의 종합청렴도는 6.75점에 불과했는데 외부청렴도는 6.57점으로 가장 꼴찌 점수였다. 전북도의회, 전주시의회, 전북대 상황도 매우 심각했다. 전북도의회는 5.58점으로 4등급이었고, 17개 광역의회 중 16위였다. 전주시의회는 5.34점으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의회 30개 중에서 맨 꼴찌였다. 전북대학교는 5.85점을 받아 5등급에 들었다. 꼴찌 한국과학기술원이 받은 5.60점보다 고작 0.25점을 더 받아 맨 꼴찌를 면했다. 전북대는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 청렴도 꼴찌 국립대학이란 오명을 벗지 못했다. 전북대 청렴도가 치명적 상황을 맞은 것은 끝없이 계속되는 부패다. 교수가 철창에 갇히는 연구비 횡령 등 부패사건은 감점요인이다. 올해 전북대 부패금액은 5억5000만원으로 전국 국·공립대 중 가장 많았다. 2위 경북대보다 1000만원 더 많다. 이남호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를 대학발전 구호로 외쳤지만 그동안 부패만 성숙한 듯 하다. 마치 전임 총장이 무리하게 죈 고삐가 확 풀리면서 ‘망아지들이 날뛰는 형국’이 청렴도 평가 결과로 드러난 것 같다. 불과 1년 전 부패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교도소에 갔다. 대학 적폐는 뒷전인 채 무슨 ‘성숙’ 타령인지 총장 스스로 되씹어봐야 한다. 대학교수는 지성의 표상이다. 그들이 본분을 잃어 부패 사건이 반복되고, 대학 청렴도가 꼴찌면 성장은커녕 추락이다. 대학교수들이 사사롭고 작은 이익에 영혼을 팔고, 수신을 게을리 하여 대학에 먹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성할 때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12-28 23:02

한 해가 저물어가는 연말이 되면 늘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한다. 국내외 큰 변혁을 겪었던 올 한 해도 다사다난이란 말을 제쳐놓고는 국내외 상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할 단어가 없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예루살렘’수도 공식 인정을 놓고 국제사회가 발칵 뒤집어졌으며, 성추문·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북한의 핵실험과 김정남 독극물 암살 사건 등 북한 관련 뉴스가 국제적 이슈가 됐으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세계 경제를 뜨겁게 달군 한 해였다.정치적 격동기를 겪으며 국내적으로는 더욱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냈다. 촛불 민심 속에 새해를 맞으며 연초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로 쏠렸다. 헌재는 3개월간의 심리 끝에 대통령을 파면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대통령 파면은 조기 대선으로 이어졌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9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뤘다. 새 정부가 국정과제로 적폐청산에 나서면서 지난 정부의 각종 의혹이 양파껍질 벗기듯 드러났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은 굵직한 경제 뉴스였다. 대학수능시험을 앞두고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시험이 연기되고, 영흥도 낚싯배 충돌사고와 제천 화재참사가 연말을 어둡게 했다.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북 출신들이 정부 요직에 중용되고, 새만금사업이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전북의 희망이었다. 세계잼버리대회의 새만금 유치의 낭보도 있었고,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와 전주 U-20월드컵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전북의 자존감을 높였다. 반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교원 성범죄 파장, 서남대 퇴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자살, 김제·정읍시장 중도 하차 등은 지역사회의 안타까운 뉴스였다.언론에서 취급하는 뉴스가 갈등 사안을 주요 의제로 삼기 때문에 한 해를 정리하는 뉴스 역시 아무래도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연말 언론사별로 선정하는 ‘10대 뉴스’가 갖는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0대 뉴스’가 더 이상 언론사의 전유물은 아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 영역의 모임에서 각기 다른 시각의 ‘10대 뉴스’를 내놓으면서다. 전직 한 초등학교 교장이 매년 ‘우리집 10대 뉴스’로 정리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들이 새로운 가정으로 이루었다거나, 조부모의 이장, 딸의 아파트 장만, 아내의 첫 해외여행 등과 같은 자신과 관련된 일들이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새해를 다짐하는 차원에서 각자가 시도해봄직 하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12-27 23:02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때 서울 명동은 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제시대 주로 일본인들이 거주했던 이 일대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곳이었고 수많은 상점과 금융가 등으로 번창했다.그런데 명동 입구쪽에 보면 ‘고려 대연각타워’가 있다. 요즘엔 사람들이 별생각없이 그 건물앞을 스쳐 지나가지만 사실 엄청난 사연이 서린 곳이다. 국민들 뇌리에 생생한 대연각호텔 화재 참사가 있었던 곳이다.197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아침. 대연각호텔 1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무려 166명 사망, 68명 부상, 25명 행방불명으로 이어졌다. 사망자 중 무려 38명은 화마를 피해 뛰어내리다 참변을 당했다. TV도 별로 없던 시절이었지만 현장이 생생하게 보도됐다. 스프링클러도, 고가사다리차도 제대로 없던 상황에서 청와대 헬기까지 동원되고 현직 대통령, 주한미군까지 모두 나와 재난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대연각화재는 이후 1974년 개봉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재난영화 ‘타워링’의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타워링은 폴 뉴먼, 스티브 맥퀸, OJ 심슨 등 유명 배우의 출연으로 더욱 성가를 높였다. 사실 영화 ‘타워링’은 서로 다른 소설 2개를 바탕으로 했기에 실제 대연각호텔이 모티브가 됐는지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어쨋든 인간의 탐욕과 부주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경고한다.며칠전 인구 13만의 도시 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무려 29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다. 대학에 갓 합격한 딸과 엄마, 그리고 외할머니까지 3대 모녀가 한꺼번에 숨진 사례는 많은 이의 눈시울을 적셨다.세월호 때처럼 이번에도 건물주나 관리인 등 사정을 잘아는 사람들은 모두 무사했고, 건물 사정에 익숙치 못한 이들만 희생됐다.대연각호텔 화재 이후 무려 4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제천 참사를 보면 아직 우리 사회는 의식의 선진화, 관행의 선진화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엊그제 성탄 연휴때 집 주변에 있는 사우나를 가보니 한참 많아야 할 시간에 사람들이 없었다.한 관리인은 “제천 참사 여파 때문인지 요즘엔 사람들이 찜질방이나 사우나에 오지 않을뿐더러, 이따금 오는 사람들도 비상구 위치부터 묻는다”고 귀띔했다.OECD 회원국 대한민국은 모든 면에서 어느 선진국에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하지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살펴보면 아직 선진국 반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요원하다.명동성당 염수정 추기경이 성탄메시지를 통해 이 사회의 지도자들에게 ‘생명존중’을 강조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오피니언 | 위병기 | 2017-12-26 23:02

굳이 여론조사가 아니어도 누가 역량 있는 사람인지 다 지역별로 알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좋아 연말분위기가 안나지만 유권자들은 입지자들을 안주거리 삼아 씹는 맛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유권자들은 평소와 달리 약간은 기세등등 해진다. 4년만에 갑이 되므로 마냥 입지자들한테 호락호락하지 않다. 입지자들은 애써서 자기명함을 유권자한테 전하지만 제대로 보지도 않고 구겨버리거나 휴지통에 던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몹시 기분 상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갑질에 익숙했던 입지자 가운데는 갑자기 유권자한테 고개 숙이는 게 맘 같이 잘 안돼 힘들어라 한다. 시베리아와 같이 선거라는 허허벌판속에서 느끼는 감촉은 여전히 냉혹한 현실세계의 차가움만 감지될 뿐이다.선거는 유권자의 맘을 얻는 행위다. 사람의 맘을 얻기란 여간 쉽지 않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던가. 보통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선거판에 나설 수 없다. 그런데도 입지자 가운데는 깜도 안되는 사람이 체면과 염치 불구하고 뻔뻔하게 나서 종종 웃음거리가 된 경우가 있다. 유권자들과 악수만 해봐도 지지여부를 감지할 수 있다. 우호적인 사람은 말투와 대하는 느낌부터 다르다. 관심이 없거나 반대자는 찬 바람이 훽훽 분다. 농촌은 입지자와 숟가락 숫자까지 알며 가깝게 지내온 탓에 선거 치르기가 쉽지 않다. 3대에 걸쳐 집안 내력이 다 까벌려지기 때문에 출마부터가 어렵다.농촌은 경로당이 생활 중심지가 되다 보니까 경로당이 표심을 움직이는 여론집합처나 다름 없다. 노인들 입줄에 한번 잘못 올랐다가는 패가망신 당할 수 있다. 묵은 찌꺼기까지 다 노출되기 때문에 아닌 것을 숨기고 가리고 싶은 것을 가릴 수도 없다. 노인들이 날마다 경로당에서 종편을 통해 현실정치를 쉽게 접하므로 예전보다 안목과 수준이 달라졌다. 경로당 여론이 입뉴스를 통해 퍼저 나갈때는 그 전파력이 만만치 않다. 해묵은 입지자들의 신상정보까지 모두 드러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입 뉴스의 폭발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지사 선거를 제외하고는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 선거가 팽팽하다. 현직들은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 인지도가 높지만 지지도로 그대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 유권자들은 특별하게 잘 하는 단체장을 빼고는 거의 바꾸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특히 직업없이 지방의원 한 사람들은 경계해야 한다. 동냥벼슬인 선출직을 할려면 평소 덕을 베풀고 쌓아야 한다. 말만 번지르하게 잘하는 교언영색(巧言令色)형은 사고칠 위험이 높아 배제해야 한다. 임기동안 목에다 잔뜩 힘이나 주고 다니면서 갑질한 선출직은 유권자들이 다 꿰뚫어 보고 있다. 각 지역별로 될 사람, 되서는 안될 사람, 떨어 뜨려야 할 사람이 입뉴스를 통해 하나씩 가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만 모르고 오늘도 선거판을 누빈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12-25 23:02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서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은 채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 칼날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범죄혐의가 양파껍질 벗겨지듯 속속 들춰지고, 그는 국정농단 댓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는 최순실과 삼성 이재용, 롯데 신동빈 등 민간인 외에 김기춘, 조윤선, 우병우, 안종범,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등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물론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원세훈, 이병기, 남재준 등 국정원의 전직 원장들이 줄줄이 엮여 있다. 박근혜의 입이었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결국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나 기소됐고, 국정원 돈을 받았다는 친박핵심 최경환 의원도 체포 직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일당이 저지른 국정농단 꼬리가 밟힌 결정적 계기 중 하나는 ‘고영태의 고발’이다. 그의 분노와 고변이 없었다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범죄의 추악한 전말은 꼬리 잘린 채 사라졌을 것이다. 지난 15일 재판에서 징역 25년을 구형받은 최순실 진술에서도 고영태의 역할이 나온다. 그는 “고영태 일당에 의한 국정농단 기획이다. 고영태와 주변 인물들이 투명인간처럼 살아온 나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웠다” 운운하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경제 이득을 본 사람은 고영태 등인데 그들에 대한 죄는 묻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 동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영태의 고변은 모든 악의 베일을 벗겨내는 첫 단추가 됐다.또 하나의 꼬리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박 전 대통령의 미용시술이다.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의 아내가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부부는 안종범 등에게 뇌물을 주고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박 전 대통령 미용성형시술을 해줬다. 박근혜 피부미용시술은 안면의 피부를 팽팽하게 해 젊고 활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뤄졌다. 최순실이 제공해 박근혜의 날개가 됐다는 의상이나 고영태 가방처럼 피부미용시술도 그 자체만으로는 60대 여성 대통령의 허물이 아니었다. 그저 지나침이 있었을 뿐이다. 다만 그가 과도한 욕심을 부려 국정농단 추적의 빌미를 준 것은 ‘평가’할 만 하다. 대개 큰 둑이라도 작은 쥐구멍 때문에 터진다. 박근혜는 쥐구멍 관리를 못했다. 중국 첫 통일제국 진이 불과 15년만에 망한 것은 시황제가 조고의 간악함을 간파하지 못한 탓도 있다. 내년 6.13지방선거가 또 다른 공직농단사건의 등용문이 돼선 안될 것이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12-21 23:02

12월이면 으레 세월과 날짜를 셈한다. 한 장 남은 달력이기에 하루가 각별하고 애틋하다. 지난해 발행된 2017년 12월 달력 중에는 20일이 공휴일을 뜻하는 빨간 숫자로 되어 있어 더욱 눈에 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결정이 없었다면 바로 오늘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날이다.선거일의 변천사는 우리의 정치사만큼이나 곡절이 많았다. ‘선거일 법정주의’가 도입되기 전까지 대통령의 재량으로 선거일이 지정되면서 초대 대통령 선거가 7월에 치러졌으며, 이후에도 집권자의 이해득실에 따라 정해졌다. 1994년 공직선거법이 제정되면서 선거일을 갖고 장난을 칠 수 없게 됐다. 97년 15대 대선과 2002년 16대 대선은 선거법이 정한 임기 만료 전 70일 이후 목요일인 12월18일, 12월19일 각각 실시됐다. 이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금요일 휴가를 낼 경우 4일간 황금연휴를 누리려고 투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수요일로 바뀌었다.촛불정국과 탄핵결정 없이 정상적으로 오늘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 여론만을 따지면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집권당이 5.9선거와 같이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졌고, 대통령 파면 직후의 악조건 속에서도 자유당 홍준표 후보가 30%대의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북핵 등의 안보위기론이 동원되고, 보수 단일후보 단일화를 이뤘을 경우 문 대통령의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어디까지나 가정이며, 추론일 뿐이다. 촛불은 필연이었으며, 그 결과 정권교체 역시 사필귀정이었다. 촛불 민심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에 실패했을 수도 있다는 가정 자체가 상상하기 힘들다. 추운 날씨 속에 주말이면 ‘이게 나라냐’며 외쳤던 국민들이 결코 그런 상황을 방기하지 않았을 터다.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꼽았다. 원래 불교용어인 파사현정은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깨고 정법(正法)을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말이다. 새 정부가 과거 적폐를 부수고 올바른 정의를 세워야 할 것이란 민심의 반영이기도 하다.문 대통령의 5년 임기만료일은 2022년 5월9일이다. 다음 20대 대통령 선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3월9일 실시된다. 임기 만료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이 3월2일이지만, 공휴일 다음날이어서 그 다음주 수요일로 미뤄지기 때문이다. 달력에 표시된 빨간 날짜에 대선을 치르지 못하는 불행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파사현정’이 그 답일 게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12-20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