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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콩쿠르’(concours)는 음악·미술·영화 등의 분야에서 실력을 겨루는 경연대회를 뜻한다. 세계적 명성의 클래식 콩쿠르가 많아 콩쿠르는 곧 클래식 콩쿠르로 통용된다. 클래식 연주자에게 콩쿠르는 실력을 공증받으며 미래를 보장받는 지름길로 통한다. 클래식 음악계를 관통하는 국제적인 콩쿠르들이 처음부터 스타플레이어의 등용문은 아니었다. 1900년대 초까지 만도 유럽의 전문음악원들이 각 나라의 음악가들을 기리고, 학생들을 평가하는 한 방식에 불과했다. 콩쿠르에 권위가 부여된 것은 1950년대 냉전시대 이후 서방세계와 러시아 연주자들간 콩쿠르를 통해 경쟁을 하게 된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콩쿠르가 냉전시대의 산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셈이다.클래식 콩쿠르의 영향을 받아 국악도 ‘콩쿠르’라는 이름을 단 경연대회가 여럿 생겼다. 국악에 콩쿠르를 붙이는 게 아무래도 이질적인 탓인지 국악경연은 ‘대회’나 ‘축제’라는 이름이 더 널리 쓰인다. 국악 경연대회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주대사습놀이는 그도 아닌 ‘놀이’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전주대사습의 역사에 관해 정설은 없지만, 조선 중후기 여러 가지 놀이와 더불어 판소리경연이 이루어진 것으로 정리돼 있다. 당시 경연방법은 지금과 같이 심사위원에 의한 심사가 아니며, 자연스럽게 대중들에 의해 명창으로 불리게 되는 특이한 것이었다고 한다. 오늘의 전주대사습놀이는 한말 이후 중단됐다가 1974년 전주의 유지들을 중심으로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경연대회로 부활시키면서다. 전주대사습은 그 자체로 국악의 상징이 됐다. 그간 배출된 명창들만 봐도 전주대사습의 권위에 국악계가 고개를 숙일 만하다. 그런 과정에 어찌 험로가 없었을까. 한 때 대통령상이 폐지된 뒤 전두환 대통령에게 읍소하는 탄원서를 내 대통령상을 살리기도 했다. 그런 전주대사습놀이가 지난해 심사위원 뇌물스캔들로 좌초위기에 처했다. 그 책임을 져야 할 전주대사습보존회가 이사장 자리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단다. 전주대사습의 권위 자체를 무너뜨릴 만한 중한 죄를 저지른 만큼 보존회는 석고대죄가 우선이다. 국악계가 촛불을 들기 전에 폐쇄성을 깨고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전주대사습은 보존회 몇몇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떻게 지키고 발전시킨 전주대사습인데 몇몇 임원들의 감투싸움에 그 명성이 허물어져서야 될 것인가.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1-25 23:02

‘정수장학회’라는 이름에서 난 거부감을 느낀다. ‘정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에서 각각 중간과 끝 글자를 따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이름이 붙은 모든 장학회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정수장학회’의 개명 전 이름은 ‘5·16 장학회’이다. 쿠데타 세력이 굳이 장학재단을 운영해야만 했던 정치적 이유와 목적은 알지 못한다. 문제는 ‘5·16 장학회’가 이 때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부일장학회’를 빼앗아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점이다. ‘부일장학회’는 부산지역 거부 김지태가 58년에 설립했다. 그는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몇 년 동안 동양척식회사에 다녔으며, 직장생활 중에는 반일운동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49년에 부산일보를 인수한 뒤 59년에는 부산문화방송(AM), 61년에는 KBS 서울 TV방송국을 개국했다.5·16 이후 그의 삶이 바뀌었다.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가 군법재판에서 부정축재 혐의로 7년을 선고받았다. 수사를 지시한 사람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었다. 다급해진 그는 부산일보와 부산문화방송, 한국문화방송, 부일장학회, 그리고 장학사업을 위해 마련해 둔 부산시내 땅 10만평 등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고 풀려났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과거사진상규명발전위(2007)와 서울중앙지법(2012)은 이 때의 재산헌납을 ‘강제적인 기부’로 판단했다.오늘날로 따지면 1조원이 훨씬 넘는다는 김지태의 재산은 국고가 아닌 개인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갔고, 오늘날에도 장학회의 이름으로 사유재산처럼 운영되고 있다. 장학금을 받은 사람 중에는 김기춘 등 적지 않은 측근 비호세력도 탄생했다(장학금 받은 사람들이 모두 같은 편이 됐다는 뜻은 아니니 절대로 오해없기 바란다).그런데 김승환 교육감이 최근에 정수장학회에 장학생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또다시 논란을 빚는 모양이다. 지난해 삼성이 운영하는 드림클래스를 거부했던 그이기에 그를 싫어하는 측에서는 ‘또 거부냐’고 공격하는 듯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의 이번 결정을 타박하고 싶지 않다. 자금의 출처나 운영진의 도의성, 수혜의 폭 등에서 삼성의 경우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지금 우리사회는 새로운 변화의 문턱에 와있다. 기초가 부실하면 좋은 건물을 짓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면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정수장학회의 폐지와 국고귀속 운동이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7-01-24 23:02

올 대선은 너무도 중요하다. 그간 치러진 대선도 중요했지만 올 대선은 그 의미와 성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그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성격이 다르다. 그간 검찰과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진 박 대통령의 혐의가 국민들을 멘붕에 빠지게 했다. 어쩌다가 나라가 이모양 이꼴이 됐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국민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박 대통령의 비정(秕政)을 낱낱히 성토하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적폐청산을 요구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주말마다 국민들의 박 대통령에 대한 원성과 분노의 함성이 지축을 흔든다.그간 국민들은 줄곧 지역감정에 따른 연고주의 선거를 해왔다. 그 결과 박근혜 같은 엉터리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박근혜는 두차례 당내 경선을 했지만 검증이 제대로 안됐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버지 박정희 후광 덕분이었다. 독재자 박정희가 장기집권하면서 국민들 머릿속에 보릿고개를 넘기고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지도자로 각인된 탓이 크다. 박정희 향수에 젖어 있던 노년층과 영남권에서 무차별적으로 박근혜를 지지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대를 이어 제왕적 대통령이 만들어진 것.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서 박 대통령의 국회 탄핵을 이끌었기 때문에 헌재에서도 인용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조기대선이 치러지도록 그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새누리와 탈당해서 만든 바른정당도 대선후보를 내면 안된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자숙해야 맞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을 기만한 것이다.진박 친박 비박 쪽박에다가 친이계(MB)도 안된다. 보수 세력들은 무조건 대선에서 빠져야 한다.결론은 한층 분명해졌다. 정치교체는 알맹이 없이 말장난에 불과하기 때문에 야권으로의 진정한 정권교체만이 구렁텅이에 빠진 나라를 구할 수 있다.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인수위 없이 곧바로 집권하므로 국민들이 지금부터라도 각 주자들의 공약과 정책을 살펴야 한다. 야권주자들이 난립해 있지만 누가 책임감있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 그 여부를 살피는게 중요하다. 먼저 대통령 후보의 기본덕목에 해당한 도덕성과 청렴성을 봐야 한다. 다음으로 판단력과 과거 언행에 대해 책임감 없이 손바닥 뒤집듯이 오락가락한 후보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적당히 표를 얻기 위해 상황에 따라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했느냐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할 지도자가 필요하다. 수도권 과밀화로 나라가 이상비대증에 걸려 신음하기 때문에 이를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 4차산업을 통해 청년실업해소와 경기부양을 꾀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 60% 이상의 지지를 받고 백악관을 떠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처림 깨끗하고 역량있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촛불집회의 완성은 정권교체를 통해 진정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1-23 23:02

프랑스는 해마다 세계 최대의 관광객이 몰리는 나라다. 그 힘은 문화와 예술로부터 나온다. 국민들의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프랑스의 문화정치를 분석한 책이 있다. 파리 8대학 교수인 장 미셸 지앙이 저술한 다. 이 책은 나폴레옹이 이룩한 제1제정 시대(1804년~1814년)부터 프랑스 제 5공화국을 이끌었던 미테랑 정권까지 프랑스 정치의 중요한 기틀이 된 문화 정책들을 소개하고 그 과정과 문제점을 분석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들춰낸다.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는 프랑수아 1세부터 문화정치를 실험하고 실현해왔다. 프랑수아 1세는 진정한 문화 권력의 기초를 확립했고, 막강한 권력을 쥐고 흔들어 절대왕정의 상징이 된 루이 14세조차 궁정을 예술가들의 거주지로 만들고 국가 문화기구를 만들었다. 군인이자 정치가였던 드골 대통령은 1959년 문화부처를 만들어 초대 장관에 작가 앙드레 말로를 불러들였으며, 문화적인 정치가로 꼽히는 미테랑 대통령은 문화개발국을 창설하고 조형미술 창작진흥기금과 방송산업 지원 기금을 신설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창작을 북돋았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프랑스가 칸영화제나 아비뇽축제 등 세계적 문화축제의 발원지가 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러한 문화정치 역사의 탄탄한 기반에 있을 터다. ‘문화융성’으로 문화정치를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전모가 정점에 이르고 있다. 사실 예술인 탄압과 검열의 ‘흑역사’는 역대 정권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청와대 주도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집요하고 철저하게 실행에 옮겨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더구나 문화예술인들의 성향을 분류해 정부 지원을 받지 말아야 사람들을 구분한 목록까지 만들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전달하고 실행했다는 상황에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상영으로 점화되었던 부산영화제 사태나 의 작가 홍성담을 둘러싼 광주비엔날레 사태 역시 이 ‘블랙리스트’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현실에서 박근혜 정부가 내세웠던 ‘문화강국’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궁금해진다. 문화예술을 권력을 위한 도구로 치부했던 이 정권의 천박함에 이 책의 한 구절을 전하고 싶다. ‘문화정치는 바로 예술이 행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의 역할을 부추기고자 존재하는 것이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1-20 23:02

새만금박물관이 2020년 준공을 목표로 내년에 착공된다.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현 새만금홍보관 맞은 편 5만8453㎡ 부지에 들어선다. 1991년 노태우 정권 당시 기공식을 연 바로 그 자리에 세워지는 새만금박물관에는 새만금의 역사와 미래 청사진이 담길 예정이다. 306억 원이 투입돼 새만금지역의 과거에서 현재까지 변화상을 비롯해 생태·환경·문화·역사 등을 아우른 전시·체험 공간이 꾸며진다. 새만금과 부안지역 관광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새만금사업의 벽돌이 하나 둘 쌓이며 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사업이었다. 당시 상당수 사람들은 ‘내 생전에 사업이 마무리 될까?’의문을 가졌다. 거기에 호응이라도 하듯, 정부는 쥐꼬리 예산을 투입됐고, 설상가상 환경 파괴 시비까지 일었다. 그렇게, 하대백년 사업이라는 한탄 속에서, 벌써 27년째를 맞은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완공 이후 정부의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이 확정됨에 따라 방수제공사가 진행 중이고 동서와 남북을 잇는 간선도로망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새만금담수호 수질 개선을 위해 5조원에 달하는 환경개선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새만금 진입 철도,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국제공항 등도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착착 진행되고 있다. 정확히 언제쯤이 될 것이라고 가늠하기 힘들기는 하지만, 새만금사업이 전북에 효자 노릇을 하기는 할 것인가 보다. 새만금사업이 나아가는 길목 곳곳에는 여전히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국책사업이지만 정부는 미온적이고, 사업지인 전북 민심만 나홀로 들끓는 탓이다. 이명박 정부는 23조 원에 달하는 4대강 사업을 자신의 임기 중에 계획·기공·준공했다. 단칼에 무 베듯 했다. 하지만 정부의 무심함 속에서 새만금사업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에 이르는 6명의 대통령 27년에 이르도록 삐걱거리며 전진하고 있다. 정부와 전북은 한 배에 탄, 그야말로 오월동주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새만금사업을 일사분란하게 하자며 특별법까지 만들어 3년 전 설치한 새만금개발청이 전북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서 삐걱 소리가 여전하다. 송하진 도지사가 새만금개발청장을 향해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이 기자 간담회와 도지사·전북 건설 관계자를 만나 진화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줄탁동시는 커녕 오월동주라니.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1-19 23:02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 격언이 있다. 독일의 저명한 법학자인 예링의 저서인 (1872)에 나오는 말이다. 내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지침이다. 예링은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법과 정의를 세우는 시민의 의무로 본 것이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내몫찾기’에 부정적이다. 다툼이 생길 때 법정으로 향하는 것에도 거부감을 갖고 있다. 노조운동을 자신의 몫만 챙기는 이기적인 처사로 몰아붙인다. 노조원들이 복지를 위해 버스·기차를 멈추면 득달같이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자신의 배를 채우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노조원들의 파업에 따른 교통의 불편함을 당연시 한다. 권리찾기를 최대한 존중하는 문화다. 이런 문화의 차이에 옳고 그름의 잣대를 댈 수는 없지만, 내 몫이 중요하면 남의 몫도 인정해주는 게 옳다.한 때 ‘전북홀로서기’를 놓고 정치권에서 공박이 일었다. 1992년도 14대 총선에 출마했던 민자당 전북지역 후보들이 전북홀로서기를 제창하면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끄는 평민당이 싹쓸이 하던 시절이다. 당시 민자당 후보들은 “떡은 DJ몫으로 전남이 다 가져가고 전북은 떡고물만 바라보는 처량한 처지다”며, 전북이 홀로서기를 통해 우리 몫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민당은 전남북을 이간시키면서 지역감정을 부추겨 득표운동을 벌인다고 전북홀로서기 주장을 비판했다.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졌던 전북홀로서기는 DJ시대를 지나면서 ‘전북몫찾기’로 이름을 바꿔 다시 고개를 들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시절 지역발전전략으로 ‘5+2’광역경제권이 설정되면서 전북몫찾기가 극에 달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정운천 의원은 전북몫찾기를 입에 달고 다녔으며, 지난해 4.13 총선에서 의원 배지를 달 수 있었던 것도 상당 부분 그런 기대가 실린 결과였다.송하진 도지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북몫’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전북홀로서기를 주장했을 때 호남의 분리 선언으로 타박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있다. 그동안 주요 사업과 중앙의 지역기관이 광주·전남권에 편중됐던 과거의 예속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각자의 독립적인 광역 자치단체가 중앙 정부의 편의에 따라 묶인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잠자는 ‘전북몫’을 깨우는 일은 전북도민들의 의무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1-18 23:02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관심의 계기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9월 독일로 이전한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를 꼽고 싶다. 동남아나 중국 등지의 공장에서 600명이 하던 일을 단 10명이 맡아 하는데, 제품의 디자인이나 생산속도, 배송 등의 효율성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한다. 불과 몇 달 전에 있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결과에 이은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는 환상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인공로봇이 커튼을 열어 젖히고 식사를 준비하고 커피를 대령한다. 자동차를 타고 가만히 앉아서 뉴스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자율주행 기능이 회사까지 데려다 준다. 하루 일과 중 그때그때 할 일은 로봇 비서가 꼼꼼히 챙겨준다. 부인의 생일이 다가오면 인공로봇이 적합한 선물의 종류와 색깔, 디자인까지 추천해준다.장밋빛 미래의 암울한 그림자는 사라지는 인간의 일자리다. 많은 지식을 기억할 필요도 없고, 반복적인 숙련노동도 로봇이 훨씬 더 잘한다. 심지어 언론의 기사도 로봇기자가 쓴다. 다보스 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2021년까지 15개국에서 무려 71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5년이 되면 현재 우리나라 직업의 70.6%를 AI·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 흔히 ‘일자리를 줄이는 일자리를 만드는 혁명’이라고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새로운 일자리는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그 숫자는 제한적이고 저기술·저임금 근로자와 고기술·고임금 노동자, 그리고 국가 간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송하진 지사가 드디어(?) 도청 담당자에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책마련을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1만년 전에 나타난 농업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하나의 직업(심지어는 유망한 미래산업으로 꼽힌다)으로 남아 있듯이, AI·빅데이터·IoT·3D프린터· VR(가상현실)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그 중에서도 우리 지역이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하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것이 경제력이 취약한 전북에 더욱 맞는 일인지도 모른다.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7-01-17 23:02

새해 벽두부터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간 새만금을 둘러싸고 기싸움이 대단하다. 새만금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을 놓고서다. 새만금개발청은 관광자원화와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대안 등으로 이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는 반면, 전북도는 새만금개발방향과 맞지 않고 새만금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되는 사업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 곳을 향해 힘을 합해도 역부족일 판에 이런 갈등이 나오는 게 새만금의 불행이다.전북도와 개발청간 갈등은 지난 연말 이미 불이 지펴졌다. 송하진 도지사가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을 향해 퇴진 촉구의 직격탄을 날리면서다. 송 지사는 이 청장의 매너리즘을 타박하며 생각의 발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청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도지사가 중앙부처의 차관급 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청장과 새만금 관계를 고려하면 쉽사리 나올 수 있는 말도 아니다. 이 청장은 2009년부터 초대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을 맡아 새만금 방조제 준공, 새만금종합개발계획 수립 등에 기여한 공로로 전북명예도민증까지 받았다. 새만금개발청 개청과 함께 2013년 초대 청장을 맡은 인물이다. 새만금과 관련해서만 본다면 송 지사 보다 더 깊숙이 관련된 셈이다.송 지사가 그런 청장을 왜 내치고 싶어할까. 송 지사의 사감이 개입된 것은 아닐까. 송 지사와 이 청장간 지연, 학연 등을 따질 때 겹치는 게 없다. 행정고시로 따져 송 지사가 4년 선배 정도의 연줄이 있다. 이 청장이 줄곧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했고, 송 지사는 행정자치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력과 경력으로 볼 때 개인적인 사감은 아닌 것 같다. 송 지사의 지적은 결국 전북 도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 이 청장의 특별한 과오가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과오가 없을 만큼 무색무취한 게 문제다. 삼성 투자와 관련해서 삼성을 대변한 듯한 자세, 지역 건설업체의 새만금사업 참여 확대에 대한 외면 등의 문제가 불신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니다. 이 청장은 전형적인 중앙공무원으로서 한계를 곳곳에서 드러냈다. 총리실에서 잔뼈가 굵은 까닭에 기획쪽에 분명 강점이 있어 보인다. 새만금추진기획단장 재직 때는 이런 강점이 빛을 발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새만금개발청장은 기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단적으로 청장 부임 후 몇 개 기업이나 유치했는지 돌아볼 일이다. 명예도민의 명예가 퇴색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1-11 23:02

시골길을 가다보면 가슴 아픈 장면이 가끔 있다. 구부러진 도로를 바로잡은 곳인데, 그 규모가 딱하다. 지금 보면 작은 구간에 불과한데, 옛날에는 저렇게 밖에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의 문제보다는 예산의 고민이 더 컸을 것이다. 이제 와서 다시 공사를 하다 보니 산허리가 두 번씩이나 잘리는 아픔을 겪고 있다. 폐도로가 농사일에 쓰이거나 화단 등으로 재단장된 곳은 그나마 봐줄만 한데, 아예 방치돼 쓰레기터로 변해버린 곳을 보면 옆구리가 채인 듯 아리다.굽은 옛 도로를 바로 잡는 것은 자동차의 직진 본능 때문이다. 앞만 보고 달리면 안정성이 있지만, 도로가 굽을수록 불안하고 위험성이 커지는 것이 자동차다.그런데 전주시는 최근 이상한 실험을 하나 하고 있다. 반듯하던 도로를 구불길로 바꾸는 일이다. 전주역 앞 일대가 대상지다. 운전면허 시험장보다도 더욱 심한 ‘S’자 코스다. 지나다보면 아찔한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앞선 자동차가 꽁무니를 보이며 옆으로 사라지는 듯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머리를 디밀고 들어온다. 직진하고 있는 도로가 갑자기 옆으로 꺾이면서 옆 차로의 앞을 막아선다. 곧바로 가려면 좌회전이나 우회전 신호를 넣어야 하고, 옆으로 가려면 그냥 가도 된다. 회전신호 없이 그냥 직진해도 되겠지 하며 잠시 마음이 해이해지는 순간 아찔한 상황이 닥친다.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임시 차선인줄 알았다. 그래서 다소의 불편도 각오했다. 그런데 공사가 완공돼도 차선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운행속도를 시속 30km로 낮추겠다는 게 전주시의 계획이다.어이없는 임기응변이다. 시속만 낮춘다고 될 일이 아니다. 차로만 바라보면서 운전하는 사람은 없다. 신호를 확인하고 교통흐름을 파악하며 보행자도 살펴야 한다. 심한 곡선 코스에서는 너무 복잡한 일이다. 더욱이 눈이 오거나 날씨가 흐린 날에는 차선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도색해도 금방 지워진다. 또 평화동 네거리에서부터 시속 60km로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가 이 구간에서 갑자기 30km가 된다면 일대의 교통체증은 또 어찌할 것인가? 더욱이 이곳은 진안, 남원, 봉동 등과 연결되는 관문으로 출퇴근자와 외지 운전자들도 많고 명절 등에는 심한 교통난을 겪는 곳이다. 전주시가 옛 상권의 부활을 위해 마중물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상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자동차도로는 직진성이 있어야 교통체계는 간결 명확해야 한다. 더욱이 이곳은 공원지역이 아닌 교통요충지다. 마중물 사업이 구정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7-01-10 23:02

켄 로치(Ken Loach)는 영국의 영화감독이다. 사회주의 신념에 따라 노동 계급과 빈민, 노숙자 등 사회적 주제를 그린 사실주의 영화로 현실을 비판해온 그는 2006년 제 59회 칸영화제에서 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2014년에는 베를린 국제 영화제 명예 황금곰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2016년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로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고 또 그게 필요하다고 외쳐야 한다.” 칸 영화제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그가 남긴 소감이다. 그의 철학을 담은 또 하나의 영화 가 누적 관객 수 5만 명을 넘어섰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상업영화관이 아닌 예술영화관에서 상영되고 현실이나 흥행을 부르는 상업영화의 행렬 속에서 개봉한달 만에 5만 명 관객 수 돌파가 화제가 되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인간을 인간답지 못한 존재로 전락시킨 영국 관료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켄 로치 감독의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혼자 살고 있는 목수이자 공예가인 다니엘 블레이크가 심장병으로 실직을 한 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겪게 되는 현실을 그린 이 영화는 영국의 비효율적인 복지 정책과 경직된 관료주의를 겨냥하고 있지만 현실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조용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영화 한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 영화를 보고나면 ‘사실주의의 고전으로 남을 명작’이나 ‘사회 현실을 직시하는 걸작’ ‘사실주의 고전으로 남을 명작’ 등 언론이 호평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소외된 이웃들의 현실을 주목하며 그들의 삶에 힘이 되는 영화로 사회운동을 해온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 주인공 다니엘이 남긴 글을 통해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날린다.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보험숫자도, 화면속의 점도 아닙니다. 난 묵묵히 책임을 다해 떴떴하게 살았습니다. 난 굽실대지 않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이웃을 도왔습니다. -중략- 나는 요구합니다. 당신이 나를 존중해주기를. 나는 한 명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촛불의 힘이 더 강력해지고 있어서 일까. 영화의 메시지가 더 강하게 와 닿는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1-06 23:02

공공선(公共善) 또는 공동선(共同善)은 개인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한 선, 공익을 추구한다. 복잡한 세상, 다양성의 세계에서 모두가 자신의 주장, 이익을 먼저 내세우게 되면 어떻게 될까. 내가 행복하다고 남도 행복할까. 사익 우선으로 범벅된 세상이 겪게 될 혼란을 피하기 위한 해법으로 사람들이 내놓은 해법이 공공선이다.아프리카 반투족 말 우분투(ubuntu)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 통치를 끝내고 다수의 흑인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든 넬슨 만델라가 자주 사용했다.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도 있다.어느 학자가 아프리카 아이들을 모아 놓고선 몇 미터 떨어진 나무 아래에 놓여 있는 과일 바구니까지 먼저 뛰어간 사람에게 바구니에 든 과일을 모두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달려가 과일 바구니 주변에 앉았다. 아이들의 행동에 의아해진 학자가 아이들에게 이유를 묻자 ‘우분트’하고 외쳤다. 누군가가 맨 먼저 달려가 과일을 독차지 하게 되면 다른 아이들이 슬픈데 어떻게 혼자서 과일을 기분좋게 먹을 수 있겠느냐는 대답이었다. 2400년 전 중국 춘추시대 말, 전국시대 초기에 활동했던 사상가 묵자는 천하에 이익이 되는 것을 북돋우고, 해가 되는 것을 없애는 것이 정치의 원칙이라고 봤다. 그는 지배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약탈이나 백성 살상의 전쟁을 벌이는 것에 반대했다. 자신과 타인의 이익을 서로 높이고자 했다. 약소국을 침략해 병사와 백성을 살상하고 재물을 약탈하면 영토가 넓어지고 군주의 위세도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지겠지만, 자신의 병사와 백성도 살상당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약소국을 점령, 내 백성을 만들더라도 가족과 이웃을 참살당한 백성들이 행복하겠는가. 전쟁은 서로에게 이롭지 않으니 없애야 한다. 묵자의 설파에도 불구, 세상은 전국시대로 돌입했다. 최순실국정농단 사건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권력가와 그 추종자들이 철저히 사익을 위해 권력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타인들의 이익은 안중에 없었고,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날뛰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사익을 위해 서로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그의 조부 이병철은 군부 위세가 서슬퍼렀던 1961년6월27일 쿠데타 주역 박정희로부터 사익을 보장받았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1-05 23:02

올해는 대선이 치러지는 중요한 해다. 국민 다수는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 빨리 이뤄져 조기 선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헌재에서 탄핵 인용결정이 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지금 헌재에서 재판을 빨리 진행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에 인용 결정이 나면 빠르면 벚꽃 아니면 늦어도 여름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대선시계가 빨리 움직여 대권주자들도 분주해졌다.개헌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있겠지만 현재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의 권한이 실로 막중하다. 최순실이 제멋대로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던 것도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컸기 때문이다. 온 국민들은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나라가 절단난다는 것을 똑바로 목격했다. 어린 아이 할 것없이 전국적으로 연인원 천만명 이상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것도 다시는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짓을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대한민국은 엉터리 대통령을 선출함으로해서 국격 실추는 물론 국정 전반이 망가졌다. 전 세계에다 얼굴을 내밀 수 없을 정도로 창피를 떨었다.새해에는 대통령을 잘 뽑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그간 대선은 지역대결을 바탕에 깔고 보혁대결로 끝났다. 10차례의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건설을 다짐했기 때문에 누가 민주주의자이고 나라를 발전시킬 적임자인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발 얼어가며 탄핵을 이끌었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국민들은 이미 지난해 4.13 총선 때 여소야대 정치지형을 만들었다. 야권으로 정권교체를 명령했다. 엉터리 보수세력 한테는 더 이상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지금 국민 90% 가까이가 정권교체를 바란다. 하지만 지난 87년 6.10 항쟁으로 성취한 직선제 대선에서 야권 분열로 노태우 한테 어부지리시킨 걸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문제는 누구로가 중요하다. 반기문이 귀국길에 오르면 후보검증경쟁은 더 뜨겁게 달궈질 것이다. 문재인 반기문이 선두 다툼을 이재명 성남시장이 중간세를 안철수 안희정 박원순 유승민 등이 약세를 보인다. 박 대통령이 퇴진하는 그날까지 촛불집회가 계속 이어지므로 촛불집회장에서 이심전심으로 대선주자에 대한 우열이 가려질 것이다.도민들도 그간 촛불집회를 통해 뭣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크게 얻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이전만해도 지역정서에 의존해서 당연한 것 처럼 특정 정당의 후보에 몰표를 안겨줬지만 이번에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이유는 나라를 살리고 피폐해진 전북을 동시에 살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대통령이 된 것처럼 움직이는 문재인도 더 철저하게 따져야 하고 이재명 안철수 박원순 손학규 유승민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이번에도 광주 전남과 함께 호남으로 묶여 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유권자가 작은 전북은 나라와 전북을 함께 살릴 수 있는 전략적 선거를 해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1-02 23:02

실상사 도법스님을 찾아간 그 해, 그 날은 공교롭게도 크리스마스였다. 한 해 끄트머리, 새해 아침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위해 찾아간 자리. 도법스님은 2001년 2월 시작한 천일기도를 끝내고 새로운 형태의 평화운동체인 ‘지리산생명결사’를 만들어 ‘생명과 평화를 가꾸고 얻는 일’을 시작한 터였다. 스님이 산문을 넘어서지 않고 생명과 평화와 민족화해를 위해 기도에 매달리는 동안에도 전쟁은 났고 생명은 파괴되었으며 이전투구, 갈등과 반목은 깊어졌다. ‘무엇을 얻으셨냐’고 물었다. 우문(愚問)이었다. 스님은 “기도는 무엇을 추구하던지 일차적으로는 자기 성찰”이라고 이 말했다. 성찰은 밥 먹고 물 마시는 것 같이 해야 하는, 우리 삶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우리 삶의 어떤 것도 성찰을 통해서만 비로소 진짜를 볼 수 있다고 스님은 강조했다. “희망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자기 성찰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성찰의 삶을 통해 거품은 걷어내고 환상은 깨고, 참된 가치들을 드러내는 삶을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희망이 길이 열리게 된다.” 고단하고 분주한 일상에서도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스님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단언했다. 가장 좋은 방식은 걸음을 생활화하는 것. 묵묵히 걷는 시간, 온몸을 써서 걷게 되면 ‘나의 생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고 했다. 스님의 조언대로 ‘그런 과정 속에서 자기 소리를 더 충실하게 듣게 되고, 그 들음을 통해서 쓸데없는 거품이 걷히기도 하고 환상이 깨지면서 삶의 참된 가치들이 현실로 작동하게 된다’면 걷지 않을 이유가 없다. 며칠 전 꽤 이름난 식당에 갔다. 예전 같으면 자리가 부족할 점심시간이었는데 의외로 한산했다. 1시간 정도 머무는 동안 몇 개 안되는 테이블도 채 차지 않았다. ‘손님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더니 주인아저씨가 답했다. “나라가 어수선하잖아요. 좀 참아야지요. 좋을 때도 있으면 안 좋을 때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위안이라도 될까 싶어 건넸던 인사말에 돌아온 주인아저씨의 답이 오히려 위안이 됐다. 대한민국의 힘은 이렇게 착한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한해가 가고 있다. ‘성찰을 통해서만 비로소 진짜를 볼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을 떠올린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를 성찰하게 하는 풍경이 적지 않다.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는 세밑, 우리에게 진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12-30 23:02

닭 만큼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동물도 없는 것 같다. 닭과 관련된 속담이나 비유가 유달리 많은 것도 닭이 그만큼 오랫동안 우리 삶 속에 깊숙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속담이나 비유는 대부분 하찮은 존재로 인식하거나 비하하는 게 대부분이다. ‘꿩 대신 닭’ ‘촌닭 관청에 간 것 같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닭 볏이 될 지언정 소꼬리는 되지마라’ ‘닭도 제 앞 모이 긁어 먹는다’ ‘닭의 새끼 봉 되랴’ ‘닭 길러 족제비 좋은 일 시킨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 쓴다’`개 잡아먹다 동네 인심 잃고, 닭 잡아먹다 이웃 인심 잃는다’.달걀과 관련된 속담은 깨지기 쉽거나 연약함을 빗대는 경우가 많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달걀에도 뼈가 있다’ ‘조막손이 달걀 도둑질하기다’ ‘계란을 삶는 데도 예절이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계란도 굴러가다 서는 모가 있다’. 사람들의 애용 식품이면서도 조롱을 받아온 닭과 계란이 요즘 귀한 존재로 떠올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국내 사육 닭의 15.1% 2400여만 마리가 살처분 됐다. 그 여파로 계란 값이 폭등하고, 제과업 등 관련 업종들이 줄줄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인수전염공통병으로 사람에게 전염될 것에 대한 우려보다 경제적인 문제가 당장의 현안이 되고 있다. 닭 사육이 대규모화 된 이후 가장 흔한 식재료였던 계란이 이리 귀히 여겨지고 있는 때는 처음일 것 같다.도내 최대 산란계 밀집지역인 김제 용지에서 AI가 발생했으나 발생 농가 주변의 일부 농가들이 닭 살처분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높은 계란 가격에 대한 기대 수익과 산란종계 살처분에 따른 입식의 어려움을 예상해서다. 애지중지 키운 산란계를 살처분하려는 농가의 심정을 이해할 법하다. 그러나 더 큰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가 이것뿐이라면 어쩌랴.세상에 하찮은 존재란 없다. 그리 흔하게 여겼던 계란이 품귀현상을 빚어 항공 수입까지 이뤄져야 할 지경이다. 가히 누란지세다. 국정농단 등으로 국가적 위기상황에 닭 산업까지 위기다. 유신 독재시절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다. ‘삶은 닭이 울까’ ‘산닭 길들이기는 사람마다 어렵다’ ‘알까기 전에 병아리 세지 마라’는 지혜가 담긴 속담도 있다. 누란지세를 극복하는 데 ‘콜럼버스 달걀’이 나오길 바란다. 닭이 수난을 받으며 닭띠 새해를 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12-29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