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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102건)

굴비의 어원을 찾으려면 굴비(屈非)와 이자겸(李資謙) 이야기부터 알아야 한다. 이자겸은 고려 예종과 인종의 장인인 동시에 인종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예종이 죽자 외손자인 인종을 추대하였으며, 왕위를 찬탈하려던 왕실의 친인척을 숙청하였다. 외손자인 인종이 즉위하자 자신의 두 딸이자 이모가 되는 폐비 이씨 자매를 외손자인 인종에게 시집보내 그 세도가 하늘을 찌르게 권력을 누렸다. 뒤에 인종을 독살하려다가 도리어 인종의 친위 쿠데타에 의해 제거된 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이자겸은 아들을 7명이나 두었는데 이 중 3남인 이지언의 하인이 척준경의 하인과 싸우다 이지언의 하인이 “네놈 주인은 임금 계신 곳에 화살을 쏘고, 대궐에 불을 질렀으니, 네 주인은 참형을 당하고 너는 관노로 끌려가야 한다!”고 욕한 것이 척준경에게 전해졌다. “주인이 대감이면 하인들도 주인의 위세를 빌어 거들먹거린다더니! 아이고! 하인이 집안을 말아먹네!”라는 말을 전해 들은 척준경은 이자겸의 집으로 찾아와 관복을 벗어 던지며 다 그만두고 낙향하겠다고 펄펄 뛰었고, 이후 척준경과 이자겸의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하였다.이후 인종이 척준경을 회유하였고, 척준경은 인종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글을 올려 화답한다. 이에 인종은 척준경에게 군사를 주어 요샛말로 쿠데타를 시도하였다는 명목으로 이자겸을 붙잡아 오게 한다. 이자겸은 붙잡혔으나 왕의 장인에다 외조부란 이유로 죽이진 못하고 영광으로 귀양 보내진다. 이자겸은 귀양살이하면서도 찬역(簒逆)을 한 일이 없다며 뜻을 굽혀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자겸은 영광의 앞바다에서 잡힌 맛 좋은 조기를 진상하면서 자기가 ‘비굴’ 하지 않다는 뜻으로 굴할 굴(屈), 아닐 비(非)의 굴비(屈非)라고 이름 지어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자겸은 귀양살이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유배지에서 죽었지만 이후 영광 굴비는 궁중 진상품이 됐으며 이것이 굴비의 원조라고 전해지고 있다.

문학·출판 | 기고 | 2018-02-09 23:02

많은 사람이 기분이 상했을 때 ‘빈정 상하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곤 한다. 누군가의 태도나 말에 기분이 상했다는 의미로 쓰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여기서 ‘빈정’은 ‘빈정거리다’와 ‘빈정대다’의 어근이다. 어근에는 의미는 지니고 있지만 의존적이라서 혼자 나타날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빈정’이 바로 그러한 경우다. ‘빈정 상하다’와 같이 ‘빈정’을 자립적으로 쓸 수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빈정 상하다’의 ‘빈정’은 ‘빈정거리다’의 ‘빈정’과 의미 면에서도 맞지 않다.그럼 위와 같은 상황에서 기분이 상했다는 의미로 쓸 수 있는 표현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비위 상하다’가 있다. ‘비위 상하다’는 ‘마음에 거슬리어 아니꼽고 속이 상하다’, ‘비위가 좋지 않아 금방 토할 듯하다’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 앞의 의미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비위는 소화액을 분비하는 비장(脾臟)과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위장(胃臟)을 합친 말로, 음식에 대한 기분이나 느낌을 의미한다. 나아가 ‘아니꼽고 싫은 일을 당하여 견디는 힘’의 뜻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비위가 당기다. 비위가 좋다. 비위가 상하다. 비위를 맞추다 등으로 쓴다.

문화일반 | 기고 | 2018-02-02 23:02

“개수작 떨지 말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다. 수작은 남의 말이나 행동을 하찮고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 ‘개’라는 접두어가 붙은 ‘개수작’은 턱없이 둘러대는 말 또는 음흉한 심보가 뻔히 보이는 말이나 행동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이 되었다. 그런데 ‘수작’의 고전적 어원은 꼭 그러하지 않다.중국 진(秦)나라 때 한자서로 알려진 「창일편」에서는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권하여 건배하는 것을 수(酬)라 하고, 손님이 주인에게 보답하여 건배하는 것을 작(酢)이라고 했다. 이렇게 주인과 손님이 서로 공경의 뜻을 표하면서 술을 주고받는 행위를 일컬어 수작이라고 한다. 중국 고대에서 상대에게 자신의 진심을 표하는 예의의 형식이며 행위였다.멀리서 그리웠던 친구가 찾아오면 주안상을 마주하고 술부터 권한다. “이 사람아, 먼 길을 찾아와주니 정말 고맙네” 이렇게 잔을 주고받는 것을 갚을 수(酬), 술 잔(酌)을 써서 ‘수작(酬酌)’이라고 한다. 왁자지껄한 주막집 마루에 길벗 서넛이 걸터앉아 주안상을 받는다. 이때 연지분 냄새를 풍기는 주모에게도 한 잔 권한다. “어이! 주모도 한잔 할랑가?”하고 주모의 엉덩이를 툭 치면 주모는 “허튼 수작(酬酌) 말고 술이나 마셔”라고 한다. 수작은 이렇게 잔을 돌리며 친해 보자는 것이고 주모의 말은 친한 척 말라는 뜻이다.술 따를 작(酌)자가 쓰인 말들을 보자. 도자기 병에 술이 담기면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려워 천천히 기울여가며 술을 따르는 것이 짐작(斟酌)이다. 짐(斟)은 ‘머뭇거린다’는 뜻이 있다. 따라서 짐작은 ‘미리 어림잡는 것’이다. 또 무슨 일을 할 때는 우선 어떻게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것이 작정(酌定)이다. ‘따르는 술의 양을 정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술을 따르다 보면 잔이 넘쳐서 상대방을 무시하는 무례한 짓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이 무작정(無酌定)이다. 그리고 아무리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라도 원래 술을 잘못하는 사람이면, 마구잡이로 술을 권할 수는 없다. 이럴 때는 그에게 절반만 따라주며 상대방의 주량을 헤아려 따라주는 것이 참작(參酌)이다. 판사가 피고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형량을 정할 때 ‘정상 참작’도 술 따르는 것에서 유래된 것이니 술 한잔에도 여러 의미가 있음을 알고 마시면 좋겠다.

문학·출판 | 기고 | 2018-01-26 23:02

미국을 한자로 표기할 때 우리나라와 중국은 미국(美國)이라 쓰고 일본은 미국(米國)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식민지 의식이니 뭐니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1507년 독일의 지도학자인 마르틴 발트제뮐러가 세계 지도를 만들었는데, 그는 이 지도에서 서반구에 있는 땅을 이탈리아의 탐험가이자 지도학자인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을 따 ‘아메리카’라고 명명했다. 과거 영국 식민지 시대에 미국 독립선언서에서 ‘미합중국의 만장일치 선언’(unanimous Declaration of the thirteen United States of America)이라고 나와 처음으로 이 나라의 현 명칭이 쓰이는데, 이것은 1776년 7월 4일에 ‘아메리카 합중국 대표자’들이 채택한 것이었다.1777년 11월 15일 제2차 대륙 회의에서 연합 규약을 채택하면서 “이 연합의 입구는 ‘미합중국’(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이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오늘날의 국호가 확립됐다. 이 국호의 축약형인 ‘United States’도 표준 명칭이다. 그 밖에 흔히 쓰이는 명칭으로는 ‘The U.S.’, ‘The USA’, ‘America’가 있다. 일상 회화에서 쓰이는 이름으로는 ‘The U.S. of A’와 ‘The States’도 있다.영어권에서 미국인을 이를 때 ‘아메리칸’(American)을 사용한다. 또 미국의 정식 형용사는 ‘United States’이지만, ‘America’나 ‘U.S.’가 가장 흔히 미국을 일컫는 형용사다.한편 오늘날 우리나라 등 중화권에서 쓰는 ‘미국’(美國)이라는 명칭은 청나라 시대 중국인들이 ‘아메리칸’을 중국어 발음에 가깝게 적은 음역인 ‘美利堅’에서 왔다. 당시 청나라 시대 중국인들은 ‘아메리칸’을 ‘메리칸’으로 들었고, 가까운 중국어 발음인 ‘메이리지안(美利堅)’이라고 했다. 이를 줄여 ‘메이궈’(美國)로도 표기하였고, 당시 조선인들이 이를 한국어식 한자음으로 읽어 ‘미리견(美利堅)’, ‘미국’(美國)으로 읽고 표기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亞米利加’(아미리가)로 표기했으며, 이를 줄여서 ‘베이코쿠’(米國)로 표기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에서도 이 표기를 사용했으며, 북한에서는 현재에도 일본식 음역인 ‘미국’(米國)을 사용한다.

문학·출판 | 기고 | 2018-01-19 23:02

지금은 비록 무속화 되었지만, 서낭당은 처음부터 무속이 아니라 부족 국가시대에 석전(돌 전쟁)으로 마을을 방어하던 무기의 저장소였고 일종의 병참기지였다. 서낭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한자의 성황(城隍)이 음운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성(城)이라 함은 글자 그대로 성이며 황(隍)이라 함은 성을 쌓고서도 미덥지 못해 그 주변에 팠던 물길을 의미한다. 따라서 서낭은 본시 촌락방어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왜 이곳에 돌멩이를 모아두고 산성을 만들었는가 하면 한강 바닥에는 모래언덕이 형성되어 한강 하류 중에서 깊이가 가장 얕아 임진왜란 당시의 왜군이나 한국전쟁 당시의 북한군도 이 강을 건너던 지점으로 삼은 바 있다.서낭의 군사적 기능은 화약과 총포의 발명과 함께 사라지고 민속놀이로 흔적이 남아 있는데 196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에서 정월 대보름날의 행사로 볼 수 있었던 돌싸움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서낭신을 마을과 토지를 지켜주는 신으로 믿고 섬겨왔는데, 마을 어귀 큰 고목이나 바위에 새끼줄을 매어 놓거나 울긋불긋한 천을 찢어 달아 놓고 그 옆 작은 집에 서낭신을 모셔놓은 당집을 서낭당이라 했다.때로는 당집 없이 큰 고목에 울긋불긋한 천이나 새끼가 매어 있는 것만도 서낭당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이 서낭당 앞을 지날 때는 서낭신에게 행운을 빌며 돌을 하나씩 쌓아놓기도 하고, 잡귀가 달라붙지 말라는 뜻에서 침을 뱉고 가기도 한다.

문학·출판 | 기고 | 2018-01-12 23:02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으로 시작하는 윤극영의 동요 ‘반달’에는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라는 부분이 나온다. 여기서 나오는 삿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상앗대의 준말이라고 나와 있다. 상앗대는 ‘물가에서 배를 떼거나, 또는 물이 얕은 곳에서 밀어 갈 때 쓰는 장대’다.1970년대까지만 해도 도시 근교나 시골에서 다리가 놓이지 않은 개울이나 얕은 강물을 건너기 위해서는 나룻배를 이용했다. 그런데 돛을 달아 바람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좁고 얕은 강에서는 노를 젓거나 기다란 막대기로 배를 밀며 건너곤 했는데, 이때 배에서 강바닥을 밀기 위해 사용하는 긴 막대기가 바로 상앗대다. ‘질’은 ‘장난질’에서 보이듯이 어떤 행위를 하는 ‘짓’과 같은 의미이지만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접미사이다. 그래서 ‘삿대질’은 배를 강에 띄우기 위해 배 위에서 긴 막대기인 상앗대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처럼, ‘말다툼을 할 때 주먹, 손가락, 막대기 따위로 상대방의 얼굴을 향해 내지르는 짓’을 말하는 것이다.사람들이 싸울 때 손가락으로 상대방을 향해 내지르는 품이 뱃사공이 삿대를 이리저리 놀리는 품과 비슷하다 하여, 오늘날에는 상대방을 향해 함부로 손가락질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문학·출판 | 기고 | 2018-01-05 23:02

‘늦깎이’는 ‘늦다’와 ‘깎다’가 합쳐져 ‘늦깎다’가 된 후 다시 의존 명사 ‘이’가 붙어 이루어진 합성어다. ‘머리나 털 따위를 잘라 내다’라는 의미를 가진 말은 ‘깍다’가 아니라 ‘깎다’이다. ‘깍다’가 아니라 ‘깎다’인 이유를 알아보겠다.어간 뒤에 모음 어미를 붙여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깎다’는 규칙적으로 활용을 하는 규칙 용언이다. 규칙 용언은 받침 있는 어간 뒤에 어미를 붙였을 때 어간의 받침이 그대로 모음의 첫소리로 연음되어 발음된다.예를 들어 웃+어>우서, 솟+아>솟아, 깎+아>까까, 깍+아>까가 즉 규칙 용언 ‘깎다’는 어간 뒤에 모음 어미를 붙였을 때 ‘까가’라고 발음되지 않고 ‘까까’라고 발음된다. 만약 ‘깍다’가 기본형이라면 ‘까가’라고 발음되어야 한다. 이것으로 볼 때 ‘깎다’는 ’깍다’가 아니라 ‘깎다’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형태소 분석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늦깎이’는 말 그대로 ‘늦게 머리를 깎은 사람’ 즉, ‘늦은 나이에 중이 된 사람’을 지칭하던 말이다. 요즈음은 의미가 확대되어 ‘사리를 남보다 늦게 깨달은 사람, 또는 채소나 과실 등이 늦게 익은 것’을 가리킬 때도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2-22 23:02

감기에 걸리면 예외 없이 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콧물이 난다. 코에 손을 갖다 대 보면 열이 느껴진다. 이러면 옛날에는 ‘고뿔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감기 걸렸다’거나 더 심하면 ‘독감 걸렸다’고 한다. ‘기침’은 옛말 ‘깃다’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이 ‘깃다’란 단어는 ‘기침하다’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깃다’는 동족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이다. 즉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처럼 ‘기침을 깃다’로 사용되던 것이었다. 물론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에서 ‘울음, 꿈, 잠’ 없이 ‘울다, 꾸다, 자다’ 등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깃다’도 목적어 없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기침’은 ‘깃다’의 어간 ‘깃-’에 명사형 접미사 ‘-으’ 나 ‘-아’(아래 아)가 붙어서 ‘기츰’이나 ‘기참’( ‘참’자는 아래 아)으로 사용되다가, 그 음이 변화하여 ‘기침’이 되었다. 그래서 ‘기츰을 깃다’로 사용되다가 17세기에서부터 ‘기츰하다’ 등으로 사용되어 오늘날과 같이 ‘기침하다’나 ‘기침을 하다’ 등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셈이다.그런데 옛날에는 ‘감기’를 ‘고뿔’이라고 했었다. ‘고뿔 들었다’고 해서 ‘고뿔’이 감기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흔히 사용되었던 것이다. ‘고뿔’은 옛말에서는 ‘곳블’로 ‘고鼻+ㅅ(속격 조사) + 블(火)’의 구성이었는데, 이것이 ‘곳불’로 원순 모음화 되었다가 뒤의 음절 초성이 앞 음절의 ‘ㅅ’ 때문에 된소리로 된 것이다. 곧 이 말은 비염에 걸려 코에 불이 난다는 의미 때문에 생긴, 정말 재미있게 표현된 단어로 16세기부터 출현한다. 일찍부터 한 단어로 굳어진 것이다. 그래서 ‘고’가 ‘코’로 유기음화되었어도 표준어에서는 ‘코뿔’이라고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고뿔은 코와 불이 합쳐져서 된 말로, 감기가 들면 코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더운 김이 나온다고 하여 감기를 고뿔이라 일렀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2-01 23:02

소매치기는 혼잡한 곳에서 남의 물건을 슬쩍 훔치는 사람이다. 소매치기는 생각보다 오래된 절도 수법이다. 조선시대에 도포 소맷자락이 꽤 길어서 외출 시 호주머니가 없는 도포나 두루마기를 입는 양반층이 주머니 대신 소맷자락에 물건을 넣어 다닌 데에서 온 단어 ‘소매’와 물건을 꺼내 간다는 방법 ‘치기’의 합성어가 소매치기다.흥선대원군이 도포 자락의 폭을 줄인 이후로는 물건을 넣기 힘들게 되었으므로, 최소 고종 이전부터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도둑이 어느 시대엔들 없었겠는가마는 소매치기 이외의 표현으로는 한자어 ‘도모’나 일본어 ‘쓰리꾼’이라고도 불린다.취객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를 가리켜 ‘아리랑치기’라는 용어를 쓴 적 있고, 버스에 승차하려는 피해자의 앞을 막고 핸드백을 열거나 째서 절취하는 ‘올려치기’가 있다. 그리고 양복 안주머니를 면도칼로 째고 절취하는 ‘안창따기’가 있고 핸드백 등을 열거나 째고 금품을 절취하는 속칭 ‘빽따기’, ‘빽치기’가 있다. 또 팔찌 등을 끊어서 절취하는 ‘굴레 따기’가 있다고 한다.여담으로 ‘소매치기 수(?)’라는 한자가 있다. 이 한자는 ‘손 수(手)’자 세 개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유는 손이 눈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소매치기들에게 기생해서 이들로부터 상납금을 받는 사람들을 ‘소매치기 야당’이라고 한다.소매치기들은 지하철에서 잠자고 있으면 옆에 앉거나 서서 손가락으로 주머니를 슬금슬금 건드리면서 지갑을 찾기 시작한다. 이때 맞은편이나 대각선 쪽에 있는 다른 승객은 바람잡이일 가능성이 있어서 옆에서 피해자를 깨우려고 하면 협박한다고 한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1-10 23:02

막걸리는 한국의 전통주로 탁주(濁酒)나 농주(農酒), 재주(滓酒), 회주(灰酒)라고도 한다. 보통 쌀이나 밀에 누룩을 첨가해 발효시켜 만든다. 발효할 때 알코올 발효와 함께 유산균 발효가 이뤄진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6~8% 정도다.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등을 쪄서 식힌 다음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켜 술지게미를 걸러 만든다. 이때 술지게미를 거르지 않고 밥풀을 띄운 것을 동동주라고 한다.흔히 부르는 탁주(濁酒)는 용수를 박아 뜬 맑은 술 청주(淸酒)의 상대적인 이름이다. 집에서 담그는 술이라고 가주(家酒)·가양주(家釀酒), 빛깔이 희다고 백주(白酒), 농부가 즐기는 술이라고 농주(農酒), 제상에 올리는 술이라고 제주(祭酒), 약으로 쓴다고 약주(藥酒), 신맛을 중화시킨 술이라고 회주(灰酒), 일반 백성들이 즐기는 술이라고 향주(鄕酒), 쌀알이 동동 뜨는 술이라고 부의주(浮蟻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고 국주(國酒) 등으로 불린다.막걸리는 국어사전에 ‘마구 걸러 짜낸 술’이라고 적혀 있다. 막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양가가 높은 발효주라 살아있는 유산균이 가득하고, 힘든 일을 이겨내고 허기를 달래주는 든든한 약주다. 막걸리는 값이 싼 데다 20여 가지에 이르는 풍성한 안주를 두루 맛볼 수 있다. 탁주에 그쳤던 제품에 노화 방지 효능을 지닌 안토시아닌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출시되고, 색깔과 입맛 등 소비자 욕구를 고려한 복분자나 송화, 오미자, 상황버섯 등으로 만든 막걸리도 시판 중이다. 요즈음은 신세대 입맛에 맞춘 퓨전 막걸리가 등장하면서 소비층이 20~30대로 확대됐다.우리 고장 전북에도 막걸리 제조공장은 모두 70여 개소에 달한다. 남원이 12곳으로 가장 많고, 익산 9곳, 정읍 8곳, 완주 7곳, 김제·임실 각각 6곳, 고창·진안 각각 5곳, 전주·부안·순창·무주 각각 4곳, 장수 2곳, 군산이 1곳에 이른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0-20 23:02

화투는 꽃 그림이 그려진 투전이라는 뜻으로, 계절에 따라 꽃이나 풀 따위가 있는 풍경을 그려 넣은 딱지 모양의 놀이 도구이다. 화투는 우리나라 고유의 놀이가 아니고 일본에서 건너온 문화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화투를 누가, 언제, 어떻게 우리나라에 전파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아마도 19세기 말 일본 대마도 상인들이 장사 차 우리나라를 내왕하면서 퍼뜨린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그런데 일본에서 건너온 놀이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없어진 놀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명절 때는 물론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으레 필수로 여겨지는 놀이가 되었으며 고유의 민화투에서 ‘고스톱’이라는 한국인의 독창적 방법을 만들어냈다.이렇게 화투(花鬪)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딱지치기 놀이용 카드다. 일본에서의 명칭은 화투(花札: 하나후다-꽃패)다. 그 유래를 보면 16세기 후반, 일본이 포르투갈과 대대적으로 무역을 시작한 시절 포르투갈 선교사가 가져온 라틴식 플레잉 카드가 있었다. 그런데 도박성 때문에 금지령이 떨어진 이후 규제를 피하고자 완전 다른 그림을 그려서 사용한 것이 지금의 화투다.화투장마다 꽃과 식물로 바뀌고 모양은 광, 열, 단, 피로 바뀌게 되었다. 물론 1대 1로 대응되지는 않았으므로 이 과정에서 화투만의 독창성이 생겼다. 화투의 그림이 복잡하고 구체적인 사물이 그려져 있는 것은 규제를 피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농담으로 화투를 지칭하는 ‘동양화 감상’이라는 말은 도박혐의로 잡혀가지 않으려는 필사의 변명이기도 했다. 그러나 도박이 성행하면서 화투 역시 금지령이 수차례 떨어지기도 했다. 나중에는 화투를 가지고 마음껏 놀아도 되는 대신 화투 공장에 세금 폭탄을 얹는 등 완화되기도 하다가, 끝내 규제도 다 폐지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지금은 치매 예방치료제로 노인회관 필수품이 되었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0-13 23:02

똥은 동물이 소화하고 난 나머지 음식이 찌꺼기 형태로 몸 밖으로 배출된 배설물이다. 75%는 물이고 나머지의 2/3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며 그 나머지는 박테리아다. 우리가 잘 알듯 똥은 병원균이 많고 냄새가 심하다.그런데 왜 똥이라고 했을까?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영어의 덩(Dung)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고, 아주 옛날 땅에다 대소변을 보았기 때문에 땅에다 눈다 하여 ‘땅’을 조금 변형시켜 똥이 되었다는 설, 재래식 변소의 경우 풍덩 하고 빠지는 소리의 의성어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도 똥이라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면 의성어 변형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똥은 순수한 우리말이다.똥을 한자로는 ‘분(糞)’이라고 쓰고, 일본식 한자로는 ‘시(屎)’라고 쓴다. 둘 다 ‘쌀 미(米)’자가 들어가 있는데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인들에게 똥은 당연히 쌀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를 의미한다. 이런 똥은 순환했다. 온 가족이 1년간 열심히 싸서 모아둔 똥을 논밭에 뿌려 거름으로 삼아 풍년을 누렸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차를 타고 농촌을 지나면 똥냄새가 차 안으로 훅 들어왔다. 그리고 마을도 똥냄새로 가득 찼다. 그러나 누구 하나 코를 돌린 일이 없었다. 그런데 요즈음 그 소중한 똥은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존재 없이 소멸해버린다.장수의 비결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배설이다. 배설이 잘 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똥’이 잘 나온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을 보면 변비 때문에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한결같이 ‘제발 한 번이라도 시원하게 똥을 한번 싸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한다. 이렇게 소중한 똥이 똥 취급을 당하여 ‘바보’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사례도 있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09-2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