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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국이 120여년 전의 동학농민혁명을 불러냈다. 전주지역 5차 촛불집회장 연단 옆에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의 봉기 격문이 붙었고, 전봉준 장군을 기리는 구전민요인 ‘새야 새야 파랑새야’가 집회장인 관통로 사거리에 울려 퍼졌다. 서울 광화문 집회에 트랙터를 몰고 상경했던 전국농민회의 서군 이름은 ‘전봉준 투쟁단’이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민중들은 관아를 점령해 총을 손에 넣기 전까지 처음에는 낫과 삽, 곡괭이, 죽창을 들었다. 전남 장흥에서 벌어진 흥룡촌 전투에서는 대나무를 엮어 닭장같이 만든 ‘장태’를 이용해 정부군에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총과 대포 등 신식무기로 무장한 일본군과 정부군의 화력을 넘지 못했지만, 재래식 무기와 농기구를 들고 1년 넘게 저항할 수 있었던 것이 민중의 힘과 정신이었다. 촛불정국에서 ‘촛불의 힘’을 과소평가한 인사가 뭇매를 맞았다. 국회 법사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 불면 다 꺼진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다. 사실이 잘못 알려졌다는 해명이 나오기는 했지만, 검찰이 정호성씨의 녹음 파일 10초만 공개해도 촛불이 횃불이 된다고도 했다. 실제 5차 촛불집회 때 횃불이 등장했으며, 비바람에 끄떡없는 ‘LED촛불’이 집회장을 밝히기도 했다.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들의 최대 무기는 농기구였다. 생계 수단의 모든 것이 농기구였던 시대다. 촛불집회에 등장하는 트랙터 역시 오늘날 농민들의 생존 도구다. 그만큼 농민들의 절실함이 담겨 있다는 의미다. 촛불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들이 들었던 횃불이다. 200만개의 촛불이 합쳐져 하나의 횃불이 되는 게 아니라 한 개 한 개가 다 횃불이다. 100년 전처럼 농기계를 들지 않더라도 촛불 하나하나에 민심이 담긴 것이다.5차 집회에서 가진 ‘저항의 1분 소등’ 퍼포먼스가 촛불이 그저 물리적인 것이 아님을 확인시켰다. 국민들이 스스로 촛불을 끌 수 있지만, 언제든 다시 켤 수 있다는 것을. 불면 꺼지거나 시간이 지나면 다 타버리는 존재로 촛불을 잘못 생각하고 5주 넘도록 버텼던 박근혜 대통령도 일단 촛불 앞에 손을 들었다. 고립이 아닌 연대, 절망이 아닌 희망, 폭력이 아닌 평화, 슬픔이 아닌 축제로 승화시킨 촛불의 힘이었다. 박 대통령이 탄핵정국을 넘기 위한 꼼수라면 촛불은 더 매섭게 타오를 것이며, 그 때는 촛불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다. 촛불은 이미 민심과 한 몸이기 때문이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11-30 23:02

50번째 생일을 맞아 이름을 바꿨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으로 50년을 살았으니, 앞으로는 자신이 지은 이름으로 삶을 살고 싶었다는 설명이었다. ‘나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부끄럽고 부러웠던 생각이 난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왜 그렇게 느꼈었는지 모르겠다. 이름을 바꾼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이름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정체성을 확인하는 언어적 상징이다.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이름 때문에 삶에 불편이 있다면 당연히 바꿔야 한다.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일반 사람들이 이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악용을 우려해서 법원이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해왔기 때문이다. 2005년 11월 대법원이 ‘개명을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지금도 개명을 하려면 신청인이 상당한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범죄와 관련 있거나 법령을 회피하거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한 번도 어려운데 이름을 7번이나 바꾼 사람도 있다. 요즘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최태민이다. 최도원, 최상훈, 원자경, 최봉수, 최퇴운, 공해남, 방민, 최태민 등 무려 8개의 이름으로 살다갔다고 한다. 그의 딸 최순실은 최필녀로 시작해서 최순실을 거쳐 지금은 최서원으로 개명했고,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원래 이름이 정유연이었다. 이쯤 되면 집안이 이름 바꾸기에 천부적인 소질과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의 개명과는 분명 이유와 차원이 다를 것이다.요즘 소란한 시국 속에 SNS 등을 타고 새로운 이름이 하나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식 이름으로 ‘하야하라꼬끼오’란다. 국민들의 절실한 염원이 만들어 낸 이름일 게다.그런데 국민들의 100만 촛불을 폄훼하는 이름도 있다.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등의 억설로 국민들의 지고한 뜻을 왜곡 폄훼하는 사람들이다. 개명해야 할 만큼 이름이 이상하지는 않은데, 하는 짓은 영 딴판이다.잘못을 감싸는 맹목적인 충성은 큰 죄를 짓는 일이다. 국민의 손에 의해 선택된 위정자라면 먼저 국민을 무섭게 알아야 한다. 그들의 이름과 거룩한 어록(?)을 돌판에 새겨 오래오래 보존하면 어떨까? 역사와 후손들이 그들이 한 짓을 똑똑히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니 별의 별 생각을 다해본다. 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6-11-29 23:02

언제부턴가 전북 사회가 무기력해져 활력을 잃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왜 그럴까. 산업화 과정에서 뒤처진데다 이농인구 증가로 인구감소가 계속된 탓일 수 있다. 특히 30년간 특정 정당에 매몰돼 경쟁관계가 아닌 끼리끼리 해먹는 그들만의 문화가 형성되었던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남의 탓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내탓도 크다. 직장 때문에 전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과 돈 많은 유지들까지도 주말만 되면 익명성이 보장되고 사생활 간섭이 안되는 서울로 올라가서 생활해 지역공동화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힘을 모을 수 있는 구심체가 약하고 리더그룹이 연로해지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탓이 컸다.돈 나올만한 기업이 거의 없고 산업구조도 취약해 상당수 리더들이 자치단체에 의지하며 매달려 있다. 지방자치가 확대 실시되면서 민선단체장은 새로운 실력자로 부각됐다. 자연히 돈과 정보를 움켜쥔 단체장 주변에 부나방 마냥 이너서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생관계의 틀이 만들어졌다. 단체장들은 승자독식주의에 입각, 모든 것을 쥐락펴락할 수 있어 리더들을 자신의 보호막으로 쳤고 연임하는 동안에는 호가호위하도록 해줬다.이 같은 일이 반복되니까 지역은 편가르기 양상으로 치달았다. 단체장들이 편가르기 하면서 자연히 좁은 지역사회가 온통 먹이사슬구조로 얽히고 설키게 됐다. 시민사회단체들도 해를 거듭할수록 애초 설립 목적과는 거리감이 생겼고 관변단체만 늘었다. 언론도 숫자만 늘었지 비판과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은 소홀한채 공생관계의 틀을 벗지 못했다. 정치권과 단체장들은 기업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외쳐왔지만 성과를 못냈다. 산토끼도 못잡고 집토끼도 못 키웠다. 단체장들이 자랑삼았던 MOU가 한낱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그 대표적인 게 삼성이 새만금에 투자키로 한 MOU였다.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유사 공공기관을 하나로 묶는 판인데 김완주 전지사는 그와 정반대로 LH를 나눠서 머리부분은 전주로 나머지는 경남 진주로 가도 된다는 식으로 유치운동을 펼쳤으니 결과가 어떠했겠는가. 그가 사즉생의 각오로 유치운동을 펼치겠다고 나서자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죽기살기식으로 나서 국회까지 가서 유치운동을 펼쳤다. 지난 77년 이리역 폭발사고로 태동한 애향운동본부는 지금까지 LH운동을 펴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거듭,성과를 거둔 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전임 총재가 15년, 현 총재가 12년을 해오는 동안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한 사람이 조직을 오래 이끌다 보니까 매너리즘에 빠졌다. 총재가 자신한테 충성심이 강한 사람들로 조직을 꾸려가다 보니까 좋은 뜻을 가진 후배들이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60이 넘는 기업인들도 물당번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촛불집회는 무능한 범법자 박근혜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게 주 목적이다. 다음으로 비정상적인 것과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는 계기로 삼자는 뜻이 강하다. 그런 뜻에서 무기력한 전북을 역동성 있게 만들려면 장기간 애향운동본부를 이끈 임병찬 총재부터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11-28 23:02

마리오네트는 나무로 만든 인형의 관절 마디마디에 줄을 매달아 사람이 그 줄을 조종해 움직이는 인형극이다. 기원전 이집트나 그리스의 아이 무덤에 끈이 연결된 인형이 함께 묻혔다는 기록이나 고대 로마 시절 비슷한 형태의 인형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기록으로 보면 마리오네트의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친숙한 마리오네트는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형태의 무대다. 당시 이탈리아의 마리오네트는 대부분 교회에서 어린이 교육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마리오네트는 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반면, 교회 밖으로 나온 마리오네트 공연은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다루는 주제나 소재가 대중들의 삶과 밀착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종교적 색채를 벗은 마리오네트는 유럽전역으로 확산되어 17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는 유럽의 여러 나라가 마리오네트를 받아들이고 발전시켰다.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체코 등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오늘에 이르러 이름을 널리 알린 마리오네트 전용극장을 갖게 된 배경이다.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에도 마리오네트 극장이 있다. 잘츠부르크 축제와 함께 세계의 관광객을 부르는 이 극장은 오스트리아 빈의 쇤부르궁 마리오네트, 체코 프라하의 마리오네트와 더불어 2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잘츠부르크 마리오네트 극장의 인형극 오페라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본적이 있다. 아름다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나무인형들의 연기(?)는 놀라웠다. 인형 머리위로 몇 개의 가느다란 줄들이 드러나 보이지만 인형들의 섬세한 몸짓에 줄의 존재는 금세 익숙해지고 환상적인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더 큰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은 공연이 끝나고 암막이 걷히면서 무대 위에서 나타나는 극단 단원들의 표정이다. 섬세하고 치밀한 손동작과 움직임으로 나무인형들의 완벽한 연기를 이끌어낸 단원들의 환한 웃음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잘츠부르크 극장은 같은 이름을 가진 극단이 3대째 상설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1913년 조각가인 안톤 아이처가 취미로 시작한 인형극을 아들인 헤르만이 이어받았는데, 그는 1927년부터 1977년 사망할 때까지 극단을 이끌면서 마리오네트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여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마리오네트’가 등장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진짜 ‘마리오네트’로서는 이런 수치스러운 일에 비유되는 자체가 얼마나 억울한 일일까 싶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11-25 23:02

명장과 무형문화재는 특정 산업과 예능 등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탁월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하지만 명장은 산업 사회의 산물이고, 무형문화재는 전통문화의 산물이다. 명장은 실력이 탁월하고, 창의적이어서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거나 기여할 수 있는 장인이다. 그래서 문화재청이 아닌 고용노동부가 선정한다. ‘대한민국 명장’은 1986년 이후 616명 정도가 지정돼 있다. 매년 전국적으로 20명 정도 선발되는 데 그만큼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사람만 그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전통 가구 장인 소병진씨의 사례를 보자. 그는 1992년 명장이 됐지만 무형문화재 신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명장 타이틀을 디딤돌 삼아 곧바로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지도 못했다. 그는 무려 20년 후인 2012년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그리고 2014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소목장 보유자가 됐다. 명장이 무형문화재가 되는데 무려 20년이 걸렸다는 것은 탁월한 기능과 실력을 갖췄다고 해서 곧 무형문화재가 될 수 없는 까다로움 때문이다. 무형문화재는 전통 기능, 예능의 원형을 최대한 고스란히 보전해 전승하는 작업의 주인공을 일컫는다. 실력이 뛰어나고 더불어 원형을 이어받았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무형문화재가 된다. 전승 기능 실력과 함께 스승이 존재해야 한다. 상감청자, 대장경과 함께 고려 최고 업적인 사경은 30℃ 이상 환경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아교를 금니, 은니와 섞어 경전 필사와 탱화 작업을 하는 고난도 기술을 요구한다. 이 소중한 문화유산은 유교를 중시한 조선과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그 명맥이 끊겼다. 문화재청이 전통 사경을 복원해 국내외에 확산시키고 있는 한국사경연구회 김경호 명예회장의 실력과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하지 않는 것은 국내에 전통 사경을 이어온 스승이 부재한 탓이다. 전북도가 지난달 28일 지정 예고한 무형문화재 중 한지공예 지승장 대상자에 대한 이의 제기가 나와 설왕설래한다. 색지장 분야도 자유롭지 못한 모양이다. 전통은 한 번 왜곡되면 훗날 진짜 전통이 된다. 심각하다. 적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 전북도는 올해 예고된 8명 등 무려 42명에 달하는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게 된다. 엄청난 숫자다. 전북이 이 숫자를 자랑스러워 하려면 이번 기회에 보유자들의 기능은 물론 전승활동을 냉철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형문화재는 ‘질’이 먼저다. ·김재호 수석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11-24 23:02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산교육장이 되고 있다. 재단설립 과정, 승마, 대학입학 특례, 대통령 연설문 작성, 예산편성 과정, 탄핵절차, 줄기세포, 청와대 구조까지 관심을 갖게 하면서다.상식을 넓혀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라나. 상식적이지 않는, 결코 풀릴 것 같지 않은 문제들도 비선만 통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런 별천지 세상에도 전북이나 전북인은 없는 것 같다. 전북승마협회장이 유탄을 맞았다거나, 전북 출신 중 재단 이사로 ‘꼽사리’하나 낀 정도만 알려져 있다. 아쉬워해야 하나 다행이라야 하나.이 사태의 와중에서 적어도 삼성그룹을 다시 알 수 있었던 것은 수확인 것 같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했고, 승마협회 회장사라는 명분으로 최순실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에 35억원을 내놓았다. 대통령 측근들도 잘 몰랐다는 비선 실세를 일찍이 간파한 삼성의 정보력에 감탄해야 하나. 그런 정보들을 일찍이 국민들에게 알렸다면 최소한 이런 혼란 상황은 막았을 텐데 안타까워해야 하나. 정경유착의 선봉에 설 수 있는 기회와 고급 정보를 바꾸길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다.뒤집어보면 삼성이 전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만금투자 MOU가 왜 체결됐으며, 사실상 MOU를 거둬들이면서 아무런 사과 한마디 들을 수 없었던 행간도 여기서 읽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시절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한 제스처였을 뿐이었던 셈이다. 지금에 와서 ‘최순실’도 없는 전북을 위해 회사의 미래를 걸 필요성은 더더욱 못 느낄 것이다. 삼성이 그동안 통틀어 전북에 도움을 준 것이라면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립 때 60억원을 지원한 정도다. 초대 전북 민선 도지사의 유종근 지사 시절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맡았던 유 지사 재임 때 삼성은 전북 투자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창구는 삼성그룹 2인자였던 이학수 총괄부회장이었다. 새만금MOU체결과 철회 과정에서 등장한, 그룹내 어떤 존재인지 조차 모르는 그런 임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삼성의 전북투자가 없다고 우는 소리를 안 해도 될 희소식이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본사가 전북에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무릅쓰고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힘도 있고, 혜택도 준 전북의 국민연금공단을 응원하면 답이 나오지 않겠나.·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11-23 23:02

난데없이 청와대발 진돗개 출장 소리가 들려온다. 해운업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한진그룹 회장이 채권은행의 협의요청을 뒤로 하고 청와대에서 기르는 진돗개를 평창올림픽 마스코트로 지정받기 위해 스위스에 다녀왔다는 것이다. 마스코트가 이미 호랑이로 기운 상황에서 오히려 창피만 당했고, 조 회장은 그 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를 내놔야 했으며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한 마디로 블랙코미디이다.요즘 사람들은 화가 넘쳐서인지 걸핏하면 ‘개’라는 동물을 입에 올린다. 개판, 개소리, 개지랄, 개망나니 등이다. SNS에서도 인터넷에도 온통 개타령이다.따지고 보면 개가 제대로 대접받은 적이 언제 있기나 했던가? 개똥, 개떡, 개쑥, 개미나리, 개진달래, 개똥 참외에서부터 개·돼지, 개나 소나, 개꿈, 개구멍 등에 이르기까지, 흔하고 하찮고 격이 낮은 것의 이름 앞에는 ‘개~’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왔다. 개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할 터인데도, 요즘 우리 국민들이 불쌍해서 개들이 참고 있는지도 모른다.개는 인류가 가축화한 가장 오래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다. 영리해서 길들이기 쉽고 용맹하고 충성심이 강해 오래전부터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다.우리지역 임실군 오수면에도 술에 취해 길 위에서 잠든 주인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기진맥진 쓰러져 죽어간 개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수(獒樹: 개 나무)라는 면(面)의 이름도 개와 관련돼 있고, 매년 봄이면 의견제도 열린다.오늘날에도 개는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맹인에게 길을 안내하고, 재난현장에서 인간을 구조하며, 군경과 함께 경비에 나서기도 한다. 사냥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도둑으로부터 집을 지키는 역할도 한다. 고독한 사람들에게는 친구이자 반려견으로 희망을 주고 있다.넘치는 화를 어찌하지 못하면 병이 된다. 그래서 화를 지혜롭게 배출하는 요령도 필요하다. 요즘은 그 출구 중 하나가 개드립인 것 같다. ‘말이냐 방구냐, 대국민 담와, 지지율과 은행금리와의 대결, 자괴감 들고 괴로워’ 등의 개드립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유포된다. 이쯤되면 개드립이라는 이름에는 ‘개’와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구석도 있다. 억압과 긴장감을 일시에 해소케 하는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드립이라는 말을 개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6-11-22 23:02

‘이게 나라여’그럼 뭣여. X 판이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로 국민들의 분노 함성이 계속해서 하늘을 찌른다. 까도 까도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비리의 연속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지금 세계 그 어느 나라 지도자도 이 같은 추악한 짓은 안한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로 접어든 세계 12대 무역 대국에서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눈에는 국민 같은 것은 개, 돼지 정도로 밖에 보이질 않았을 것이다. 최순실과 그의 가족 정도만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광화문 촛불시위 때 왜 국민들이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국면전환을 위해 느닷없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개발 비리 사건을 터뜨린 것만 봐도 그렇다. 맞불작전을 놓고 싶겠지만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만 더 커지게 하였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은 자신은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LCT 비리 사건을 수사하고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 연루자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하라”고 김현웅 법무부장관에 지시했다. 하야 위기에 내몰린 박 대통령이 국면전환과 대통령직을 지키려고 꼼수를 두는 것 같아 안타깝다.박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으로 영이 서질 않게 됐다. 그의 지지도가 땅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 3주째 지지도가 5%에 머물러 있다. 허용오차를 고려하면 거의 제로상태다. 박사모다 친박이다란 사람들이 대통령 하야를 막기 위해 맞불집회를 열지만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 최순실이 벌인 국정농단이 너무 광범위하게 저질러졌기 때문이다. 마치 암 세포가 전신으로 퍼진 것처럼 말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이가 국정을 농단할 수 있게한 몸통이다. 박 대통령이 구속된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최 선생님께 컨펌(Confirm)했나요’라는 문자메시지가 이를 잘 말해준다. 컨펌은 최종 확인이라는 뜻이다. 이것만봐도 최순실은 박대통령 위에 있는 비선대통령이었다.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말대로 박 대통령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안 전대표는 발 빠르게 사태의 중대성을 고려해서 박대통령에게 사퇴를 공식 요구했던 것이다. 국민들의 지지도가 한자릿수라면 사실상 대통령직을 수행하기가 불가능하다.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호남권은 전멸이고 서울 대구 경북도 한자릿수다. 지금 박대통령이 늦었지만 그나마 할 수 있는 길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사퇴하는 길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 그 반대 입장을 취하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백성일 상무이사·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11-21 23:02

살신성인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을 희생해 옳은 일을 한다는 의미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희생, 남을 살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행동해야 할 최대 가치 중 하나로 살신성인 정신을 꼽는다. 아쉽게도 모든 사람이 이를 실천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런 사자성어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어리석은 인간들아, 제발 네 욕심만 챙기지 말고 이웃을 위해 희생할 줄도 알아라”라고 꾸짖고자 했음이리라. 살신성인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일수록 인간미가 넘친다. 신문 지상에, 방송에 의인과 관련된 기사가 보도되면 독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벌써 15년 전 일이다. 2001년 1월26일 일본 신오오꾸보역이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지하철 플랫폼에 있던 유학생 이수현씨는 취객이 지하철 선로에 쓰러진 것을 목격, 곧바로 구조에 나섰다. 일본인 카메라맨 세키네 시로씨도 함께 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취객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선로에 뛰어든 이들은 빠른 속도로 달려온 열차를 피하지 못해 결국 사망했다. 사고 현장에는 두 사람의 의인이 보여준 숭고한 정신, 용감한 행동을 영원히 기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추모 플레이트가 설치됐다. 하지만 똑같은 사고가 일어난 미국에서 사람들이 보여준 행동은 달랐다. 뉴욕 타임스가 ‘우리 시대의 키티 제노비스’(1964년 키티 제노비스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앞에서 살해당했는데, 이를 지켜본 38명 중 어느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사건)라고 보도했던, 2012년 1월3일 뉴욕 맨해튼 지하철역 한인 추락사 사고에서 보여준 인간의 행동은 비정했다. 한국인 한 모씨가 흑인남성에게 떠밀려 선로에 추락, 전철에 치일 위기에 처했을 때 프리랜서 사진기자 우마 압바시는 구조하지 않은 채 이 장면을 촬영했고, 뉴욕포스트는 이를 1면에 보도했다. 우마 압바시는 신오오꾸보역에서 행동한 이수현씨나 세키네 시로씨와 왜 다른 행동을 보였을까. 사람들은 우마 압바시를 미쳤다고 비난한다. 우리는 불특정한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또 하나의 인간을 보았을 뿐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인간은 초인지, 그야말로 초능력을 발휘한다. 그런데 모든 인간이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그의 몸속 DNA와 살아온 환경 때문이다.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박근혜 대통령의 행동에서 그 실례를 볼 수 있다. ·김재호 수석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11-17 23:02

세상이 어지러울 때 예언이 판을 친다.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는 순천의 한 스님이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변변한 하야 성명도 못하고 급히 동쪽으로 도망친다’고 했다거나, 외국의 유명 예언가가 12월 중 박 대통령의 하야를 예언했다는 글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는 국내 몇몇 무당들을 대상으로 박 대통령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예측해 올려놓고 있기도 하다. 국내 사주가들의 말까지 빌려 한 나라 대통령의 거취를 예측하고 솔깃해 하는 현실이 오늘의 암울한 자화상이다.차원을 달리하기는 하지만, 박근혜 정부와 관련해 많이 인용되는 게 최근 김제시가 생가 복원을 추진하기로 한 탄허 스님(1913~83)의 과거 예언들이다. ‘월악산 영봉위로 달이 비추고, 이 달빛이 물에 비추고 나면 30년 쯤 후에 여자 임금이 나타난다’는 예언이 꼭 맞았다는 것이다. 월악산 주변에 물이 없었으나 1983년경 충주댐이 만들어지고, 그 후 30년이 지나서 여자 대통령이 나왔으니 족집게 예언이 된 셈이다. 탄허는 북극 빙하의 해빙으로 일본이 침몰하고, 서쪽으로 땅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는 등 한국이 세계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언하기도 했다. 오래지 않아 위대한 인물들이 조국을 통일할 것이라고도 했다. 민족주의적, 국가주의적 이런 예언들을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곧잘 인용했다.그러나 불교계 존경받았던 고승이며, 유교와 노장철학 등에 달통했던 탄허 스님의 이야기마저 아전인수적 해석으로 흘러서는 그 진의가 곡해될 수 있다. 60년대 산업화과정과 군부독재의 당시 암울하고 어려운 한국사회에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그런 희망을 이루기 위해 정치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스님의 일관된 지론이었다. 스님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밤새워 고민하는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라고 했다. 지도자가 신뢰받을 때 법과 영이 선다며 논어에 나오는 한나라 재상 상앙이 백성의 신뢰를 얻기 위해 벌인 ‘말뚝 이야기’를 곧잘 인용했다. 말뚝을 옮기면 1만냥을 주겠다는 믿기지 않은 약속을 거푸 이행하면서 백성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나라의 운명이 지도자의 심성에 달렸다거나 탐심 있는 지도자를 경계하고 국민을 위한 철학을 갖추라고도 충고했다. 말로만 국운융성이 아닌, 박 대통령이 탄허의 이런 기본적인 자질론만 들었더라도 오늘의 흉흉한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이마저 스님이 생존했다면 귀를 씻는다고 할지 겁난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11-16 23:02

12일 광화문 광장 집회에 모인 인파가 100만 명을 넘었다. 초등학생 어린이부터 70·80 노인까지, 저 멀리 제주도에서 전라·경상·충청도를 지나 강원도까지, 노동자·농민으로부터 사무직과 공무원까지, 민심의 불길이 활활 타 올랐다. 나이와 지역과 정치성향은 달라도, 한 데 모이니 이야기도 끝없이 이어졌다. 서로가 서로에게 귀중한 동지요,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이제 대통령이 갈 길은 정해진 것 같다. 도도히 흐르는 민심의 물결은 어느 누구도 막거나 거스를 수 없다. 옛말에도 민심(民心)이 곧 천심(天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맹자도 진심편에서 “백성이 중하고 사직(社稷)은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물며 왕권 시절에 살았던 맹자도 백성들의 민심에 비하면 사직(정부)도 군주(대통령)도 하찮은 것이라고 했으니,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을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그런데 정작 걱정은 소위 위정자들의 태도에 믿음이 안 간다는데 있다. 내 논에 물대기식으로 민심을 왜곡해서 해석하고 있다. 마음은 이미 대선에 가 있고, 눈알을 굴리고 주판을 튕기느라 여념이 없다. 자기들끼리의 약속을 뒤집는 것도 손쉽다.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국가 통치권의 소유를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한 정당에서 다른 정당으로 옮기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하찮은 문제인지도 모른다. 흙수저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만리장성 스펙을 쌓고서도 매번 노력이 배신해 장미족(장기 미취업자)과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이 늘어나는 헬조선의 저주받은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꿔달라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시위장에 나와서 손에 촛불을 드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큰 사냥에 나선 사냥꾼들은 사냥감이 잡히기 전에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당장 눈앞의 공명심에 눈이 멀어 대오를 흩뜨린다면, 거꾸로 사냥을 당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대선을 생각하고 대비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얄팍한 공적쌓기로 민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 보다는 우선 눈앞의 목표에 충실하면서 우리의 미래 정치사회 구조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바꿔 나갈지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 밑그림을 국민들에게 제시한 뒤 검증받고 인정받는 과정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야당도 똑같은 x라는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6-11-15 23:02

요즘 들어 지역에 역량있는 인물이 없다고 한다. 과거 같으면 중앙 부처에서 고위직을 지낸 공직자들과 운동권 출신들이 정당으로 들어와 단체장 등 선출직에 나섰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보수정권이 잇달아 정권을 잡으면서 중앙부처에서 전북 출신들이 씨가 말라져 가고 있다. 현 정권에서 고위공직자 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국 과장급이 안정적으로 포진해 있어야 나중에 장차관도 기대할 수 있는데 그 토대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나 힘 있는 부처에 전북 출신들이 없어 도지사나 시장 군수들이 항상 예산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MB정권 때보다 박근혜 정권들어서면서 더 심화됐다. 언제 누가 장관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안날 정도로 가물거린다. 그간에 도민들은 개각때마다 이번에는 혹시나 하고 기대를 걸어왔다. 결과는 항상 아니올씨다로 끝났다. 지금 생각하면 대통령 위에 비선 실세가 자리잡고 있어 더 그랬던 것 같다. 전북 출신들은 최순실이라는 비선대통령을 최근 게이트가 계속 터져 나오면서 겨우 알았다. 문고리 권력 3인방이나 정윤회 정도도 뉴스를 통해 알 정도였다. 그 사람들 하고 가깝게 지내는 사람도 거의 없다. 권력자 주변에 사람이 없다 보니까 전북 출신들이 발탁 되지 않았던 것이다. 사격국가대표 출신으로 어렵게 문광부 제2차관이 되었던 박종길씨도 최순실 딸 정유라 때문에 사퇴압력을 받았다는 것. 있던 자리도 권력자 눈밖에 나면 쫓겨 날 수 밖에 없다. 전두환 군부독재정권 때도 전북 출신을 영양가 없는 장 차관 자리에 구색맞추기식으로 기용했는데 지금은 아예 없다. 전북은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인사탕평과는 괴리감이 생겼다.전북은 비선 실세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바람에 인사는 물론 예산 배분에 있어서도 보이지 않게 큰 손해를 입어왔다. 애걸복걸 하다시피 중앙 부처를 쫓아 다녀도 비선 실세들과 선이 닿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들만 제대로 알았어도 대통령 공약사업 정도는 챙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간 국정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전북은 피해가 컸다. 지난 4년간 국가예산 증가율이 19.3%였는데 오히려 전북은 매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7일 친박계가 예결위 조정위 첫 회의를 불과 몇시간 앞두고 정운천 의원을 조정소위에서 빼고 친박계인 김선동 의원으로 전격 교체했다. 이것만봐도 새누리당 불모지인 전북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 도민들은 이 정권으로부터 차별과 소외를 받은 탓으로 지금 최순실 국정농단에 더 분노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는 원성과 탄식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백성일 상무이사·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11-14 23:02

도널드 트럼프가 제 45대 미국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의 선택은 놀랍고 충격적이다. 역대 최악의 진흙탕 싸움이 된 대선 과정에서 과거의 행적이 낱낱이 드러난 트럼프의 당선에 자괴감을 갖게 될 미국인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당선 하루 만에 그동안의 입장을 완전히 바꾼 트럼프와 함께 미국이 모두 나서 통합과 화해를 외치고 있다. 당장 ‘대선 불복 시위’가 예상되는 등 미국의 통합을 향한 움직임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어찌 됐든 이런 태도 변화가 놀랍다.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모든 시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어 모든 미국인을 향해 화해와 협력의 손길을 내밀겠다”고 말했다.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한 데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공화당원, 민주당원, 부동층 모두 과거의 반목을 청산하고 미합중국의 깃발 아래 모여야 한다”고도 했다. 국제사회를 향해서는 “뜻을 함께하는 국가들과 같은 길을 나아갈 것”이라며 “미국의 국익에 최우선을 두면서도 모든 국가가 공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제일주의를 외쳤던 기존의 입장과는 완전히 달라진 태도다.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의 전략은 ‘적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미국의 이민자는 물론이고 중국과 한국, 무슬림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상식적이지 않은 공약과 주장으로 지지자들을 선동하며 ‘미국 우선’을 외쳤던 트럼프는 불과 하루 만에 통합과 화해를 외치고 있다. 패배를 공식 인정한 힐러리도 “우리는 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트럼프가 우리 모두를 위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평화로운 정권 교체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트럼프가 성공하고 단합해서 국가를 잘 이끌기를 성원한다”며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은 통합과 포용, 우리의 제도와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다. 우리는 한 팀이며 민주당과 공화당이 아니라, 미국민과 애국심을 우선에 두고 있다”고 통합을 반복해 강조한다.트럼프의 통합과 화해의 손짓은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이어진다. 당장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을 완전히 바꾸었다. “미국은 한국 방어를 위해 굳건하고 강력한 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은 흔들리지 않고 한국과 미국의 안전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단다. 혼란스러운 이즈음 선거 하루 만에 통합과 화해를 외치는 트럼프와 미국의 진정성이 외려 의심스러워진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11-11 23:02

레슬링은 한국 스포츠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 종목이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 경기 자유형 62㎏급에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건 양정모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후 안한봉, 심권호, 김현우 등 스타들이 다수 배출됐다.브라질 리우올림픽 때 한국은 이 종목에서 금메달에 실패했지만, 어깨 탈골 부상을 딛고 동메달을 따낸 김현우 선수의 값진 스포츠 정신을 전세계에 보여 주었다. 김현우는 16강 경기에서 불리한 판정으로 패한 데 이어 어깨 부상까지 겹치는 불운을 겪었지만 악재를 모두 극복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메달은 귀, 손·발가락 등의 변형도 동반한다.과거 레슬링과 복싱, 유도 등에서 주로 나오던 메달은 이제 양궁과 사격, 체조는 물론 동계스포츠 종목에서까지 나오고 있다. 리우올림픽 첫 공식 종목이 된 골프에서도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 동서고금으로 스포츠는 인간사회를 건강하고 활기차게 만들어 왔다. 스포츠는 단순한 신체건강 증진의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관계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고 나아가 조직과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천이다. 요즘 승마가 주목받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 중 하나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승마 국가대표 선수이고 정유라 승마를 둘러싼 추악한 반칙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사실 스포츠는 간단하지 않다.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걷기, 달리기, 배드민턴, 탁구, 배구 등도 돈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 물론 생활체육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보니 귀족스포츠로 불리는 것들이 있다. 골프, 승마, 요트 등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 요즘이야 경제력 괜찮은 사람들이 꽤 있어서 이들도 생활체육처럼 비춰지고, 즐길 수 있는 사회적 여건도 좋아지고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종목이다. 어쨌든 여전히 아무나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최순실이 딸 정유라의 승마를 지원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승마협회 회장사로 앉히고 100억 대를 뜯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2년 전 승마 국가대표로 발탁된 정유라는 SNS 글에서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 타야지” 운운했다.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발언한 ’그네들 집단’의 심리 표출이다. 김재호 수석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11-10 23:02

무슨 생각으로 TV를 봤을까? 지난 일요일에 난 TV를 통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검찰출두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왜 TV를 켰는지, 무엇을 확인하고 싶었는지에 대해서는 정말로 기억이 없다. 애초부터 기대할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검찰 출두를 앞두고 잘못을 시인하거나 죄를 인정하는 사람을 여태껏 본적이 없다. 게다가 우병우 전 수석이다. 국민의 눈에 상당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그는 당당하고 뻣뻣하게 행동해 왔다. 애초부터 미안해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런데 난 보고야 말았다. 기자를 쏘아보는 그 눈빛…. 섬뜩했다. 권력이 여전히 그의 수중에 있었더라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또 그는 앞으로 어떤 행동을 보일까.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현장취재에 나선 기자는 일반인이 아닌 공인이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국민을 대신해서 묻고 있는 것이다. 대답하기 싫으면 안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기자를 째려보는 행위는 단순히 기자 개인에 대한 도발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모욕이다. 이는 국민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태도에서 나온 것이다. 권력에 대한 맹신과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신의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하긴 그런 착각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서 많은 뒷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귀빈대접이니, 황제소환이니 하는 말들이 그 것이다. 검찰이 자신의 수사대상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하며 담소를 나누고, 그것도 모자라서 행여나 추울까봐(실외도 아니고 실내인데도) 겉옷까지 마련해줬다. 팔짱 끼고 웃으면서 조사받는 모습의 사진은 흡사 우 전 수석이 검찰에게 앞으로의 수사 내용과 방향을 지시하는 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술래잡기는 원래 조선시대 통행금지를 알리는 인경이 울리면 순라(나졸)들을 풀어 통금을 어긴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것을 흉내 내어 만든 놀이라고 한다. 이 놀이에서 순라(巡邏)가 도둑을 잡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히려 도둑이 순라를 잡는다면 그것이 바로 되술래잡기다. 한 마디로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다. 기자를 째려보는 우 전 수석의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검찰도 반성하자. 관행이라고는 하지만 정치적 사건도 아니고 비리의혹에 대해 차 대접은 너무 과분하지 않은가. 그러고도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6-11-08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