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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스마트’하지 않고는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다. 농업도 첨단기술과 융합해 ‘스마트 농업’으로 변신 중에 있다. ‘스마트 팜’은 농사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여 만들어진 혁신형 농장을 말한다. 사물 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농작물 재배시설의 온도·습도·토양 등을 측정 분석하고, 분석 결과에 따라 최적 환경으로 제어한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농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2012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스마트 전문화 전략을 도입해 경쟁력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구글의 토양 데이터 분석기법을 적용해 농업생산성 개선에 나섰으며, 일본의 경우 스마트 영농시스템 구축에서 나아가 영농관련 플랜트 및 설비 수출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농 선진국들이 로봇과 지능형 농기계 도입 IoT 기반의 3세대 모델까지 보급됐으나 우리의 경우 ICT 위주의 원격감시와 제어가 가능한 1세대 수준을 갓 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는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해 2014년부터 스마트 팜 보급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농식품부는 2년 전 민간기업과 협업으로 세종시와 청학동에 창조마을을 출범시킨 후 스마트 팜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 팜 도입 후 생산량 증가와 수입 증가가 이뤄지고 있고, 농업인 평균 연령이 8세 낮아졌다는 게 농식품부의 효과분석이다. 스마트 팜이 농업의 대세인 상황에서 LG CNS가 최근 새만금 산업단지에 대규모 스마트 팜 단지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LG는 총 사업비 3800억원을 투자해 76.2ha(23만 평) 규모로 첨단온실, 식물공장, R&D센터, 가공 및 유통시설, 체험 단지 등을 갖춘 복합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농민단체들이“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막겠다”고 반발하면서 사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북도의회가 ‘LG의 농업진출 저지 결의안’을 채택했고, 전북도는 수수방관이다. 농업단체의 입장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집행부와 의회가 막연한 삼성의 새만금 MOU에 대해 목을 매면서 정작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LG에 대해 이렇게 냉담한 지 이해하기 어렵다. 농업과 새만금의 미래를 위해 LG의 투자가 필요하다면 도의회와 집행부가 나서 농업인들과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새만금에서 한국농업의 미래가 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08-16 23:02

일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들이 많다. 우체통도 그 중 하나다. 더 이상 손 편지를 쓰지 않게 된 시대에 우체통의 역할은 미미하다. 우체통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편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통계로는 1993년 만해도 우리나라에 5만7599개의 빨간 우체통이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하기 시작해 2004년에는 3만 6012개로, 2006년에 2만7317개로 줄었다. 불과 10여년 만에 3만개가 줄어든 셈이다. 빨간 우체통이 줄어든 것은 물론 통신수단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대체 통신이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우편물 활용은 큰 폭으로 줄었다. 2000년대 들어 빠른 속도로 보급된 인터넷은 우체통의 존재를 위협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됐다. 기업의 카탈로그 홍보조차도 인터넷 메일로 대체된 환경 변화를 보자면 살아남아 있는 우체통의 존재는 더 반갑다. 흥미로운 것은 우체통의 감소가 도심보다 농어촌지역에서 더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전북도 예외는 아니어서 해마다 감소의 폭이 크다. 우체통이 급격히 줄기 시작한 2000년 초반을 보면 2003년 2416개, 2004년 2239개, 2005년 2130개 등 해마다 100개 이상의 우체통이 지속적으로 줄었다. 전북우정청에 확인해보니 2008년 1600여개 남아 있던 것이 다시 조금씩 줄어들어 지금은 1046개가 남아 있다. 알려지기로는 전라북도에서 가장 오래된 우체통은 전주 중앙동 전주우체국 앞에 놓였던 우체통이다. 말하자면 전라북도 1호 우체통이었던 셈인데, 이에 대한 정확한 사료는 없지만 전주우체국 개국일로 미루어볼 때 1896년 2월 16일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우정본부와 전주우체국이 새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전주우체국은 경원동우체국으로 바뀌었지만 우체통은 살아남았다. 반가운 것은 근래 들어 우체통 감소폭이 적어 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우체통은 1884년 우정총국이 출범하면서 처음 설치됐다. 초창기 우체통은 나무로 된 사각함. 일제 강점기 이후 빨강색 우체통이 보급되었다. 다른 나라들의 우체통을 보니 노란색, 파란색, 녹색, 오렌지색 등 색깔이 다양하지만 빨간색 우체통을 사용하는 나라가 가장 많다. 지난 주말, 시골길을 지나다 먼지 뒤집어 쓴 빨간 우체통을 보았다. 아직 건재한 우체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반갑다.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빨간우체통은 소통의 상징이다. 쓰임의 효율성만으로 그 존재를 위협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8-12 23:02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 심사위원 매수사건이 결국 사실로 기울어가고 있다.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했지만, 검찰은 돈을 주고받은 정황이 있어 물의를 일으킨 두 사람 모두 불구속 기소한 것이다. 아직 사법부 판단이 남았지만, 대사습놀이 출전자와 심사위원 사이에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던 것은 일부나마 확인됐으니 대사습대회에는 오점이 됐다. 이 사건은 2015년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부문에 출전했던 정모씨(45)가 당시 대회 심사위원 이모씨(판소리명창)를 지난 1월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이 사건의 대체적인 개요는 정씨가 ‘2015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간 중인 지난해 5월 30일 전주시 송천동 소재 이씨 집에 찾아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과 수표 700만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정씨는 대회 예선에서 탈락했다. 실력이 부족했던 셈이다. 그렇지만 정씨는 가만 있지 않고 이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정씨가 이씨에게 잘 봐달라는 부탁을 하며 7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이렇다 할 증거가 없다”며 검찰에 무혐의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의심을 풀지 않았다. 정씨와 이씨를 불러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하는 등 정씨 주장에 무게를 싣고 사건을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 보았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돈은 받았지만 바로 돌려줬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검찰은 이씨의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검찰 관계자는 “저명한 대회의 명성에 누를 끼친 점 등을 고려해 고소인과 피고소인 2명 모두에게 배임죄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말했다.판소리계에서 심사위원과 출전자 사이에 돈이 오갔다가 철퇴를 맞은 대표적 인물은 명창 조모씨다. 그는 1998년 국악경연대회 판소리 심사와 관련, 1위 수상자 등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벌금 1,000만원 등 유죄판결을 받았다. 일생을 판소리에 바쳐 인간문화재가 됐지만 범죄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었다. 2007년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보유자 자격이 박탈됐다. 최근 김영란법으로 떠들썩하다. 부패없는 사회를 만들자더니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며 법을 고치자고 난리법석이다. 부적절한 선물, 경조사비로 떠받쳐진 것이 한국경제의 실상이었던가. 냄비 속의 개구리는 결국 죽게 돼 있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8-11 23:02

연일 폭염 속에 열대야 현상까지 계속되면서 징벌적 전기요금 누진제가 잠 못이루는 국민들을 더 열받게 만들고 있다. 무더위를 식히려 비싼 에어컨을 들여놓았지만 전기요금 폭탄 우려에 마음대로 켜지도 못한 채 짜증나는 여름을 나고 있기 때문이다.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지난 1974년 제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2차 석유파동 때인 1979년에는 전기 사용량에 따라 12단계로 나눠 최대와 최저 구간의 전기요금 차이가 19.7배에 달했으나 지난 2004년 이후 현행 6단계로 조정됐다. 하지만 월 100㎾ 이하를 사용하는 1단계의 경우 전기요금이 ㎾당 60.7원이지만 500㎾ 이상 사용하는 6단계는 709.6원으로 무려 11.7배나 많아 사용량이 많을수록 징벌적 요금이 부과된다. 반면 산업계에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81원, 일반용은 kWh당 105.7원에 불과하다. 정부는 전기사용 절약을 유도하고 전력을 적게 쓰는 저소득 가구의 요금부담을 낮추자는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현실 여건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가구당 월평균 전력사용량은 지난 2002년 188kWh에서 2006년 220kWh, 2015년 229kWh로 계속 증가하고 있고 저소득 가구의 전력소비도 함께 늘어나면서 이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도 퇴색됐다.누진제를 적용하는 주요 국가들도 일본의 경우 3단계에 1.4배, 미국은 2단계에 1.1배, 중국은 3단계에 1.5배로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은 아예 누진제가 없는 단일요금을 부과하고 있다.이러한 불공정한 전기요금 체계로 인해 한국전력이 지난 2014년 20개 대기업에 대해서는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팔아 7000억원 이상 손실을 본 반면 주택용 전기는 원가보상률이 104%에 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은 11조원에 달했고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우리나라 전력 사용비율을 보면 주택용은 13.6%에 불과했고 누진제가 없는 산업용은 56.6%, 상업용은 29.8%에 달했다. 은행이나 일반 상가에서는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펑펑 트는데 전력사용 비중이 낮은 가정에서만 전기를 절약하라며 징벌적 요금 폭탄을 물리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때문에 지난 2014년 8월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전기요금 부당이익 반환 청구’ 소송에 8일 현재 3500여명이 참여했다. 정부는 부자 감세를 이유로 반대만 하지말고 현실에 맞는 가정용 전기요금 체제를 도입해야 마땅하다.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8-10 23:02

선거에서 이길려면 후보의 상품성이 제일 중요하다. 타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요즘 우리사회가 선진사회로 가면서 도덕성을 으뜸 가치로 내걸기 때문에 도덕성에 흠결이 있으면 선거 치르기가 힘들다. 돈 많은 것 보다는 후보의 신언서판을 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나 시장 군수선거에 나가려면 3대에 걸쳐 그 사람 집안 내력이 까발려지기 때문에 어떻게 처신하면서 살아왔느냐가 중요하다. 정당공천도 중요하지만 첫째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하다.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으면 아예 접는 게 낫다. 선거직에 나오는 사람은 평소부터 자기관리가 잘 된 사람이라야 적합하다. 갑자기 낙하산 공천을 받고 나온 사람들은 지명도가 낮아 실패한다. 당에서 전략공천을 받았지 유권자 한테 인정 받은 게 아니라서 그렇다는 것.선거는 한마디로 종합예술이다. 사람의 마음을 하나씩 얻어야 하므로 엄청나게 공을 들이지 않으면 표를 얻을 수 없다. 유권자는 그냥 대충 표를 찍지 않는다. 그간 유권자들이 선거를 수 없이 치르면서 많은 학습을 해왔기 때문에 한표 한표를 소중하게 던질줄 안다. 여촌야도 현상도 무너졌고 지역주의 벽도 깨져간다. 농촌서도 매스컴과 입뉴스를 통해 같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해서 알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정치적 식견이 높아졌다. 종편이 생긴 이후 농촌 경로당은 선거의 중심지로 변했다. 노인들끼리 들은 정보를 토대로 열띤 토론을 하므로 그곳에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여론조사 보다 더 정확하다. 예전같이 사탕발림식 선거운동을 하면 표가 안나온다. 진정성을 갖고 유권자를 대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선거는 후보 혼자서 하는 게 아니고 조직을 통해 운동을 하는 것인 만큼 돕는 사람이 누구냐가 중요하다. 후보자는 괜찮은데 운동원 보기 싫어 표를 안찍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 만큼 운동원 역할이 크다. 그간 선거가 잦다보니까 농촌에도 전문가 뺨치는 선거꾼들이 많아졌다. 이들이 어떤 후보 한테 붙어서 선거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선거가 과열될 수도 혼탁해질 수도 있다. 통상 선거가 연고주의 선거로 가다 보니까 선거꾼들의 농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0대 총선 때도 이 같은 현상이 드러났다. 메뚜기도 한철이듯 먹고 살려고 선거판에 뛰어 들기 때문에 이들한테 알게 모르게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다. 영수증 처리도 못하고 집어 주는 ‘검은 돈’이 거의가 선거꾼들 한테 들어간다. 돈 선거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지만 그래도 알게 모르게 선거를 치르려면 뭉칫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아무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감시의 칼날을 번득이지만 프로들은 교묘하게 법망을 비켜 간다. 간혹 아마추어들이나 돈 주다가 적발된다는 것. 벌써부터 선거꾼들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먹잇감을 찾아 움직인다. 오랜 세월 정치판 주변서 놀다 보니까 선거꾼들이 하나의 직업(?)이 돼버렸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8-08 23:02

세계적인 조각가 야스다 칸(安田侃)의 고향은 홋카이도의 비바이다. 비바이는 50년대까지만 해도 탄광도시로 이름을 알렸던 도시다. 이시카리탄전에 속해 있는 비바이탄광은 미쓰비시광업이나 미쓰이광산과 같은 대규모 탄광을 비롯해 크고 작은 탄광이 몰려 전성을 이루었다. 그러나 에너지가 석유로 대체되기 시작하면서 문을 닫는 광산이 늘어나기 시작, 탄광도시는 과거의 역사가 되었다. 이곳에 세계의 예술애호가들이 주목하는 공간이 있다. ‘아르테 피아차 비바이’다. 이곳은 애초 폐교였다. 한때 인구 1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전성기를 맞았던 비바이는 폐광으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학교도 자연히 문을 닫게 됐다. 비바이시는 이 지역 출신인 야스다 칸에게 1981년 폐교된 이 학교에 아틀리에를 조성해 줄 것을 제안했다. 탄광도시의 흔적이 남아있는 풍경과 그곳에서 놀고 있는 유치원 아이들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저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열 수 있는 공간을 이곳에 만들겠다’고 결심한 야스다에게 ‘아르테 피아차’는 필생 사업이 되었다. 1992년 문을 열었을 때 야스다의 작품은 세 점이 전부.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40여점 작품이 전시장으로 변신한 낡은 공간과 7만 헥타르에 이르는 거대한 자연 속 공간에 놓여있다. 모두가 공간을 위해 제작되어 하나둘씩 더해진 것들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관객들이 보고 만져보면서 그 느낌을 소중히 간직하고 마음을 열 수 있기를 바라는 의도를 담아 제목도 붙이지 않았다. 푸른 잔디밭이 펼쳐지는 ‘아르테 피아차’는 거대한 야외조각공원과도 같다. 공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조각들과 낡은 공간의 조화는 더욱 큰 감동이다. 야스다는 왜 ‘아르테 피아차’를 필생사업으로 삼았을까. “이탈리아인은 2,000년도 전에 만들어진 것에서 영감을 얻어 1,000년 후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거리에 조각을 설치한다. 홋카이도 유수의 탄광도시로서 번창했던 흔적이 남아 있는 구 초등학교 교사나 탄광주택가가 있던 자리를 아트작품으로 재생한 아르테 피아차 비바이는 과거에서 계승되는 시간을 의식하게 하고, 자기를 깊이 돌아보는 시간을 주는 공간이다. 그런 장소가 지금 일본에는 너무 부족하다. 그 때문이라도 아르테 피아차 비바이는 앞으로 몇백년이 지나도 보존되어야 한다.”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아르테 피아차 비바이’를 보면서 우리의 수많은 폐교의 변신을 돌아보게 된다. 작가의 고향지키기가 부럽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8-05 23:02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칼날이 서슬퍼렇다. 중국 내 최고 권력을 향해 달려가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와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부 부장, 궈보슝(郭伯雄) 전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4명이 반부패 칼날에 제거됐다. 사형은 면했지만, 추악한 부패 호랑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서 일생을 보내다 사라질 것이다. 한 때 잘 나가던 권력가들이 ‘썩은 생선’꼴이 돼 감옥으로 간 이유는 권력을 빙자해 부를 축적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형을 모면한 것은 문화대혁명 이후 ‘피의 정치보복’ 고리를 끊겠다는 중국 권력층 불문율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이미 정치적으로 날개 꺾이고 목이 잘린 궈보슝 등 4인으로선 가시방석 위에 앉아 여생을 살아가야 하니, 사형보다 큰 고통일 것이다. 정치인들에 대해서 명줄을 끊는 극형을 자제하는 중국이지만, 부패 기업인 등에 대해서는 가차없다. 마약범도 마찬가지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선 민주주의란 이유로 부패한 권력가, 기업가 등에 엄청 관대하다. 첫째, 제아무리 부패한 행적을 보인 범죄자라도 극형이 없다. 둘째, 가끔씩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다. 양국의 국가체제가 다르긴 해도,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은 크게 다를 이유가 없다. 부패 척결도 그 중 하나다. 국가를 지탱하는 기둥을 좀먹는 부패 정치인, 공무원, 기업가에 대한 대응에서 대한민국의 수준은 아직 낮다. 요즘 검찰 사기가 말이 아니다.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 뜨릴 막강한 힘을 가진 현직 검사장과 전직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앞다퉈 구속 기소됐다. 권력 상층부 청와대 민정수석은 부패 혐의에 몰려 있다. 현재 상황만으로도 인생을 그르치고, 가족과 조직에 큰 누를 끼쳤다. 사법고시 합격했다고, 검사장 됐다고 축하받고 기세 등등하던 그들의 인생, 거악을 뿌리 뽑겠다고 검객 흉내를 내던 그들의 인생이란 이제 한낱 버러지 몸부림 정도가 됐다.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 앞 금호공예 김을생 옹은 스님들이 도를 닦느라 삼시세끼 애용하는 바리때를 만들어 판매하는 장인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그는 금호공예 전시관 앞에 ‘복짓는 법’을 새겨두고 있다. 남에게 베풀어라, 남을 존경하라, 부모 은혜를 알고 공경하라,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도와라. 복짓는 인생을 살라.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8-04 23:02

지난 2월 개봉돼 누적 관객 350만 여명을 동원한 영화 귀향은 온 국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비극적인 삶과 일본군의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고발한 귀향은 꽃다운 소녀들의 아픔과 참상을 애잔하게 화면속에 투영시켜 관객들로부터 탄식과 울분을 자아냈다. 지난달에는 일본에서도 영화가 처음 상영돼 일본인과 재일동포들에게도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일본군 위안부로 끌려 간 강일출 할머니의 증언으로 시작된 영화는 당시 20만 여명에 달하는 우리 소녀들이 일본군에 짓밟히고 무참히 학살당하는 만행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들 소녀 가운데 살아 돌아온 238명만이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되었고 현재는 40명만이 생존해 있다. 이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지원하기 위한 화해·치유재단이 지난달 28일 발족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은 일본 정부가 출연하는 10억엔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재단 출범에 앞서 피해자 할머니들의 동의와 관련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충분한 여론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아 졸속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재단 이사장을 맡은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가 기자회견장에서 “재단에서 그 돈을 주면은 신장이식 수술하는데 3000만원 드는데 나 그걸 하고 싶다” “자녀들에게 좀 주고 싶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전하면서 피해자 할머니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단순히 돈 문제로 인식시켰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1995년 위안부 문제가 쟁점이 된 유엔 베이징 여성회의가 열리기 전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을 추진했다. 기금은 국가 예산이 아닌 국민 모금을 통해 마련하려는 꼼수를 부렸지만 일본 내부에서조차 국제사회를 향한 정치적 퍼포먼스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또 아시아지역 위안부 피해자 대부분이 이같은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일본 정부가 내놓는 쥐꼬리 지원금으로 해결될 수 없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 그리고 위안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려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이에 대한 법적 배상만이 해법이다.이번에 발족한 정부의 화해·치유재단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겨선 안된다. 일본군에게 당한 아픔보다도 정부의 일방적 합의와 어설픈 지원책이 피해자 할머니들을 욕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위안부 재단보다 시급한 것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 우선이다.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8-03 23:02

각 시·군별로 민선 6기가 들어섰지만 그간 단체장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를 살펴보면 천차만별이다. 통상 단체장은 한번 선출되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3연임 할 수 있다. 지사는 성격이 다르지만 시장·군수들은 자신이 특별히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12년은 무난히 할 수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단체장이 시·군정을 12년간 책임 짓는 것은 긴 세월이다. 공무원들도 단체장 눈밖에 나면 승진은 커녕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한다. 그 만큼 단체장이 갖는 권한이 무소불위에 이를 정도로 막강하기 때문에 그렇다.단체장이 되고 나면 그 순간부터 재선을 꿈 꾼다. 단체장들은 주로 밥 먹고 하는 업무가 표와 관련된 일들이다.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것은 표밭 관리 차원에서 반드시 가고 심지어 점심 저녁도 겹치기로 돼 있다. 자기 돈 안들이고 재선 표밭을 누빈다. 그 만큼 현직한테 프리미엄이 주어진다. 단체장들이 움직이는 족족 보도자료를 만들어 각 언론사에 배포, 일 잘하는 단체장으로 도배질 한다.현실은 어떠한가. 중앙에 가서 국가예산 많이 확보했다고 자랑했던 단체장들이 임기 마치고 나면 업적이 없어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간 군수를 잘했다는 평을 들어온 고창군 정도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산간부 쪽은 차이가 많이 난다. 그간 민선 5기동안 무슨 일을 해놓았는지 모를 정도다. 주로 표가 많은 노인복지에 심혈을 기울인 탓인지는 몰라도 경로당 만큼은 잘 해놓았다. 현직에 있을 때 자신 만큼 열심히 일한 단체장도 없다고 큰 소리 친 시장·군수마다 무대 뒤로 빠지면 그렇게 왜소해 보일 수 없다. 그 이유는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에 의존하는 시·군정을 해왔기 때문이다.전시행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진정성 없이 별다른 일도 하지 않고 직원들 모여 놓고 자화자찬만 하는 단체장은 보신성 월급쟁이 밖에 안된다. 단체장은 정책을 수립해서 예산 집행을 해야 하므로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예산의 효율성·생산성 등을 따져야 하는데 그만한 전문성이 있느냐는 것. 표 많이 얻어 단체장은 되었을 망정 유능한 단체장 되기는 쉽지 않다. 요즘 행정이 전문성을 추구해 가기 때문에 예전처럼 정치성만 내세워서는 곤란하다.초선 단체장들이 노력에 비해 성과를 못낸다. 중앙부처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가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체장에 대한 평가는 본인이 하는 게 아니다. 의회와 언론 그리고 사회단체 주민들이 하는 것이다. 말만 버지르게 잘하는 단체장이 일 잘하는 게 아니다. 매일 말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다 보니까 단체장들 만큼 말 잘하는 사람도 없다. 빈수레와 속빈강정이 요란하듯 그간 2년간 뭣을 했는지 잘 살펴야 한다. 4·13 총선 때 처럼 단체장도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지역정서에 의존해서 단체장이 된 사람이 또 재선하려고 전시행정이나 일삼는 것은 필요없다. 한 방에 보내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8-01 23:02

얼음장수 아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빙수기를 힘 있게 돌리면 ‘드르륵 드르륵 ’ 가늘게 갈려나오는 얼음. 그릇위로 얼음 가루가 소복이 쌓이면 달콤한 시럽과 잘 삶아진 팥덩어리가 얹히고 찰떡이 놓여졌다. 3-4분 만에 완성되는 팥빙수 한 그릇. 입안으로 스르르 녹아들던 얼음가루의 맛은 얼마나 달콤했던가. 마음씨 좋은 얼음장수 아저씨가 만들어주었던 전통팥빙수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 대신 현대식 인테리어의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들어내는 알록달록 현란한 색깔의 온갖 과일과 젤리가 얹혀진 ‘퓨전 빙수’가 그 자리에 놓였다. 빙수는 이제 여름에만 찾는 먹거리가 아니다. 빙수의 종류도 다양해져 더 이상 팥빙수는 빙수의 대명사가 되지 못한다. 팥빙수, 과일 빙수, 쟁반 빙수, 눈꽃 빙수……. 모양도 다양하고, 동원되는 재료도 많다. 큼지막한 유리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빙수의 양도 그렇지만 빙수의 고유한 맛도 달라졌다. 한 숟가락 입에 넣으면 스스로 녹아내렸던 얼음가루 빙수는 이제 옛말이다. 빙수 마니아들의 말을 빌리자면 오늘날 인기 있는 빙수의 특징은 얼음 가루가 아닌 얼음 조각이다. 얼음과 결합하는 재료도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각양각색의 과일 조각이 동원되는 것은 공통된 기본. 팥빙수조차도 팥과 과일의 경계가 없다. 이쯤 되면 팥빙수의 놀라운 변신이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얼음을 갈아 삶은 팥을 넣어 만든’ 팥빙수의 유래다. 여러 가지 설중에서도 ‘기원전 3000년경 중국에서 눈이나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은 것’이 가장 오래된 유래다. 기원전 300년경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시아를 점령할 때 만들어 먹었다는 설과 로마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카이사르가 알프스에서 가져온 얼음과 눈으로 술과 우유를 차게 해서 마셨다는 설도 더해진다. 마르코 폴로의 에는 베이징에서 즐겨 먹던 프로즌 밀크(frozen milk)의 제조법을 베네치아로 가져가 전했다는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서빙고(西氷庫)의 얼음을 관원(官員)들에게 나누어 주자 얼음을 받은 관원들이 이것을 잘게 부수어 화채 등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유래를 보니 오늘날 다양하게 분화된 빙수가 오히려 빙수의 원형에 가깝다. 더구나 팥빙수는 잘게 부순 얼음 위에 차게 식힌 단팥을 얹어 먹는 일본음식이 일제강점기 때 전해진 것이란다. 이쯤 되면 팥빙수의 변신은 빙수의 귀환이다. 흥미롭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7-29 23:02

새누리당 전북도당위원장이 지난 26일 취임했다. 4.13총선에서 전주완산을 선거구에서 당선한 정운천 의원이다. 새누리당 쪽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취임한 것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 때 군산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했던 강현욱 이후 처음이다. 강현욱 전 의원이 16대 때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바람에 전북지역에서 현역 부재상태가 계속됐으니 새누리당으로선 무려 20년만에 금배지 도당위원장을 출범시킨 셈이다. 전주로 한정하면 1984년 임방현 의원 이후 처음이다. 물론 그동안 한나라당 의원이 잠깐 존재하기도 했다. 16대 국회 말인 2004년 2월, 한나라당 이상희 전국구 의원이 탈당하는 바람에 한나라당 전북도지부장을 지낸 김영구씨가 의원직을 승계받았다. 정운천 위원장 취임식에는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심재철 국회부의장, 이주영·이정현·주호영 의원 등 당대표 후보, 최연희·이장우·함진규 최고위원 후보, 김현아 대변인 등 10여 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황현 전북도의회 의장, 김승수 전주시장도 자리했다. 지난 20년간 수차례의 도당위원장 취임식이 있었는데 집안잔치는 매번 쓸쓸했다. 하지만 이번 취임식은 새누리당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농수산부장관 임명장을 받을 때까지 정 위원장은 전남 해남의 한 키위 농사꾼이었다. ‘참다래’라는 국산 키위브랜드를 만들었고, 참다래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농업에 회사 개념을 도입하는 등 농업 생산과 유통 분야에서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전국 순회 도중 그의 존재를 알았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초기 내각 구성 때, 얼마전 대기업 반열에 오른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을 농수산부장관으로 낙점하려했지만 김 회장이 고사하는 바람에 후순위였던 정운천씨에게 기회가 돌아갔다는 후문도 있었다. 농사꾼에서 장관으로 발탁된 정운천씨는 관운이 짱짱하지는 못했다. 장관이 된 지 얼마 안돼 광우병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결국 6개월 만에 야인 신세가 됐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 출마 등 정계 진출 3수만에 20대 국회 금배지를 단 정운천 위원장은 최근 새누리당 최고위원 물망에도 올라 있다. 정운천 최고의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가 초심을 잃지 않고 진력해 나간다면 그에게도, 새누리당에게도, 전북에게도 큰 결실이 있지 않겠는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7-28 23:02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지난 2002년 광고계의 주목을 끌었던 한 카드회사의 광고 카피다. 당시 이 광고 문구가 직장인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여행업계도 적지 않은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은 요즘 여행보다는 집이나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유럽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테러와 쿠데타, 또 각종 사고 소식에 해외여행을 접거나 경기불황 여파로 알뜰 피서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유명 피서지마다 극심한 교통체증과 바가지 상혼으로 인해 몸과 마음의 힐링은 커녕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기도 해 아예 집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뜨고 있다.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올 여름휴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름휴가 때 꼭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0.6%로 여행을 꼭 가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43.3%)보다 많았다. 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로는 성수기 인파와 바가지 요금에 대한 거부감(72.1%·중복응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물가에 대한 부담감(43.6%), 업무나 일이 많아서(29.7%), 귀찮아서(27.7%) 순 이었다. 대신에 집에서 편하게 쉬는 것(66.3%·중복응답)과 개인적인 문제나 생각을 정리(31.7%), 미루어 두었던 집안일을 하겠다(28.7%)는 응답이 많았다.스테이케이션은 지난 2007년 미국에서 금융위기 때 처음 등장했다.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집에서 쉬면서 가까운 수영장이나 박물관 등을 찾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급증했다.우리도 장기간 경기 불황 여파로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집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감상 독서 등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일부는 아이들과 물놀이장을 찾거나 당일치기로 산과 계곡 바다를 찾는 알뜰 피서객들도 많아졌다. 이처럼 여름 휴가의 트랜드가 변화하면서 키덜트 완구나 PC게임 등 집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한 듯 광고 문구도 달라졌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지난해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면서 화제를 끌었던 한 카드회사의 광고 카피다. 올 여름 휴가는 집에서 푹 쉬면서 즐겨라.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7-27 23:02

일본의 주요 마트에서 한국산 파프리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국산 파프리카가 한 때 일본 시장의 60% 이상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자랑했다. 2000년대 이전 네덜란드·뉴질랜드·멕시코·중동 국가 등에서 차지하던 일본시장을 한국산 파프리카가 가격과 품질을 앞세워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그 중심에 김제와 남원의 파프리카가 있었다.일반적으로 일본의 농식품 시장공략이 녹록치 않다. 신선 농산물은 통관이 까다롭고, 가공식품은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이력관리를 철저히 한다. 대파는 뿌리 부분의 흰색이 몇 센티, 오이는 직선으로 몇 센티 등의 규격을 맞춰야 할 정도다. 이런 까다로운 통관 절차를 거치다보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내 대형 유통점이나 슈퍼 체인들의 입점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까닭에 외국산 농산물이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문은 극히 좁다.이런 장벽을 뚫은 한국의 대표적 신선 농산물이 바로 파프리카다. 그 배경에는 한국의 파프리카가 잘 갖춰진 유리온실의 생산기반에다 조합 등에서 이력관리를 잘해 안전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파프리카 생산을 위해서는 유리온실 설치 등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일본에서는 그간 직접 재배보다는 수입에 의존해왔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에서도 파프리카 재배농가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전북의 효자 수출 농산물인 파프리카가 일본의 엔저 현상으로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내수시장 과잉 공급에 따라 고전하고 있단다. 고소득 작물로 각광받으며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으나 국내 소비가 뒷받침 되지 않는 것도 이유다. 전국의 생산자 단체가 자구책 차원에서 이달 말까지 1000톤을 폐기하기로 했다. 전국 1, 2위를 다투던 전북의 파프리카 비중이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국내 전체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전북 파프리카에는 농산물 수출을 선도해온 상징성도 담겨 있다. 일부 농가에서 재배하는 한 작목일 뿐이지만 농가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다행이 도내에서 자발적인 파프리카 판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원규 전북대 교수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동참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일파만파 운동’을 제안했다. 하나의 파도가 만 개의 파도를 일으킨다는 일파만파의 본래 의미에다 파프리카의 머리글자를 포함한 중의적 표현이다. 농가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게 전북을 넘어 전국 각지로 일파만파 운동이 확산되길 바란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07-26 23:02

도민들 만큼 불쌍한 사람도 없다. 하늘길이 막혀 있어 그렇다는 것. 외국 한번 다녀 오려면 인천국제공항 오가면서 파김치가 돼 버린다. 외국 가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밤잠도 설치며 짐을 꾸리지만 공항 가는데 4시간 이상 걸려 막상 비행기도 타기전에 지쳐버린다. 돈은 돈대로 써가면서 대우도 못 받고 사는 사람이 전북도민들이다. 군산공항이 있지만 미군 공항이라서 우리 맘대로 못하고 겨우 제주도나 왕래할 정도다.전북에 공항이 없다보니까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항공 오지가 됐다. KTX가 투입돼 다소 교통사정이 나아졌지만 인천국제공항 가는데는 불편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2시간전 공항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잠 설치기가 다반사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볼일 다 보고 비행기를 이용해서 공항에 오가기 때문에 시간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본다. 요즘 가뜩이나 남북 관계가 긴장상태에 놓여 있지만 백두산 천지를 보기 위한 관광객들은 예전만은 못해도 줄을 잇는다. 대부분의 도내 관광객들은 인천공항에서 연길·장춘·심양 공항에 2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백두산 관광길에 오른다. 하지만 비행시간 보다도 전주에서 인천국제공항 오가면서 진이 빠져버리기 때문에 여행다운 여행을 즐기지 못한다.최근 중국 연길공항에서 만난 부산 백두산 단체 관광객들은 자신들은 ‘오전 일 다 마치고 김해공항에서 2시간만에 도착했다’고 설명한다. 몹시 부러웠다. 공항 없는 전주 관광객들은 오전 8시30분에 대절한 관광버스를 이용해서 4시만에 인천공항에 도착, 오후 2시35분 비행기를 타고 연길공항에 4시50분에 도착했다. 부산 사람들은 집에서 나서서 4시간만에 연길에 도착한 반면 전주사람들은 8시간만에 도착했다. 전주사람들은 비용은 비용대로 지불하고 차안에서 시간을 많이 허비해 여행 초반부터 지쳤다. 도민 누구나 외국 오갈때마다 겪는 불편 사항이다. 이유는 단 한가지. 전북에 공항이 없어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글로벌 시대에 공항이 없는 것은 문 밖을 나갈 때 신발이 없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 새만금국제공항건설 사업이 정부의 제5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에 포함됐다고 해서 희망을 갖게 하지만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결코 낙관만 할 일도 아니다. 새만금 1단계 종합개발 종료시점이 4년 남았지만 지금껏 3조7752억 밖에 투자가 안돼 애초 계획 30%에 그치고 있는 게 모든 걸 말해준다. 인접 무안·청주공항서 전북에 공항이 들어서는 것을 방해하는 것도 문제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김제공항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도 당시 최규성 지역 국회의원 등 주민들이 앞장서서 반대했기 때문에 정부에 대해 할말을 잊게 한다. 앞으로 도내 10명 국회의원이 임기중 가장 우선시 해야할 게 공항건설이라는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공항건설에 협조 안하면 한방에 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7-25 23:02

정부가 지난 13일 전격 발표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THAD·사드) 배치지역은 경상북도 성주군이다. ‘성주 참외’의 고장 성주는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15일 황교안 총리가 성주를 방문했지만 트랙터를 동원한 시위 군중 속에 갇혀 옴짝 달싹 못하다가 겨우 빠져나가는 큰 곤욕을 치렀다. 이후 황 총리는 국회에 출석해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박대통령도 의지를 굽힐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다만 성주 군민들의 마음을 안정시킬 지원책을 찾고 있다고 한다. 또 황총리를 고립시킨 성주 시위 당시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주 군민들의 ‘사드배치 불가’ 시위는 정부가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마치 전시 군사작전 하듯이, 해당 주민들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사드 성주 배치’를 전격 발표한 데 따른 당연한 반발이다. 정부는 성주 군민의 처지를 잘 살펴야 한다. 처음 사드 한반도 배치는 논란거리에 그치는 듯 했다. 중국의 반발이 워낙 거셀 것으로 예상됐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실리적인 중거리 외교가 필요한 한국 입장에서 긴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무기를 굳이 배치할 필요도 없다는 의견이 국민들 사이에 많았다. 하지만 1년전부터 미 국방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검토’ ‘한반도 사드 배치 논의 필요’ 등 언급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북한이 문제였다.북한은 핵실험과 더불어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 기술을 뽐냈다. 실제로 북한은 사거리 500㎞ 전후의 스커드 미사일을 비롯해 노동, 광명성, SLBM 등 강력한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무력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사드 성주 배치 확정을 겨냥, 황해도 미사일기지에서 3발의 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다. 언제든 미사일을 날려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잦을수록 안보 수위는 높아질 것이고, 결국 사드 성주 배치는 불변할 것이다. 이런 경우는 낯설지 않다. 20년 전 새만금 갯벌 매립 갈등, 10년 전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리장 갈등, 5년 전 35사단 임실이전 갈등이 컸고, 최근에는 항공대 이전 갈등이 첨예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주민 의견수렴 없이 정부나 지자체 일방결정 때문에 갈등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소통을 강조하지만 정작 필요할 때 소통은 없었고, 주민은 답답하다.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7-21 23:02

최근 부모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이른바 ‘효도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말 대법원에서 효도 계약을 어긴 아들에게 70대 부친이 증여한 재산을 반납하라는 판결이 나온 뒤 두드러지고 있는 사회 현상이다.현행 민법에서는 한번 자식에게 증여한 재산은 돌려받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아버지는 자신이 살던 집과 주식을 아들에게 물려주면서 ‘한집에 살며 충실히 봉양한다’는 각서를 받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재산 증여는 없던 일로 한다는 내용을 명기한 덕분에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아들을 상대로 승소했다.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작성한 효도 계약서는 모두 32건으로 이 가운데 ‘정기적으로 부모를 만나러 와야 한다’는 방문 의무조항을 담은 계약이 28건에 달했다. 그 다음이 ‘큰 병 걸리면 병원비 내라’ 등 비상시 목돈 지급, 매달 정기적인 용돈 지급, 물려준 재산의 수익에서 생활비 지급 등 이었다.중국 상하이에서는 지난 5월부터 강제적인 효도법을 시행하고 있다. 연로한 부모를 찾아보지 않으면 나쁜 신용등급을 부과하거나 주택 구입이나 도서관 출입증 발급 때에도 불이익을 준다. 또 불효자식에 대해선 부모가 고소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이징시와 광둥성 장쑤성 등도 지난 2013년부터 노인권익보호법을 제정해 부모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자식들을 고소하거나 정부에 중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우리도 지난 19대 국회 때 불효자 방지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자동 폐기되고 말았다. 우리 민법 556조에는 증여를 계약한 상태에서 (부모에게) 범죄 행위를 하거나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민법 558조에서는 이미 증여를 이행한 때는 취소할 수 없다고 못 박아 조건부 증여 같은 효도 계약서가 없으면 소송을 해도 불효자에게 한번 준 재산을 돌려받을 수 없다. 때문에 19대 국회에서 부모를 잘 모시는 자녀는 상속세나 증여세를 경감해주는 반면 자식이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증여 재산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불효자 방지법을 제안했지만 법사위 심의도 못한 채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부모와 자식은 천륜(天倫)이며 효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다. 그럼에도 부자간에 효도 계약서를 써야하는 세태가 너무 서글픈 현실이다. 아무리 내리사랑이라 하지만 자녀에게 하는 것에 십분의 일이라도 부모에게 한다면 모두 효자 효녀가 될 것이다.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7-20 23:02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영화 ‘더 셰프’는 음식을 소재로 한 그저 그런 통속적 영화다. 괴팍한 성격 탓에 일자리를 잃고 긴 슬럼프에 빠진 ‘미슐랭 2스타’인 프랑스 최고의 셰프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미슐랭 3스타’에 대한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스토리와 상관없이 ‘미슐랭’이 과연 어떤 권위를 갖고 있기에 최고 셰프들도 그 평가에 목을 맸을까. ‘미슐랭’은 100년의 세월 동안 엄격성과 정보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미식가들의 성서’로 권위를 자랑한다. 식당 및 호텔을 평가하는 전담요원이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해 한 식당을 1년 동안 5∼6차례 방문, 직접 시음·시식하여 객관적인 평가로 별을 준다. 음식맛·가격·분위기·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별 하나는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집, 별 둘은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만한 집, 별 셋은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집 등으로 등급이 매겨진다. 2011년 발간된 에서 전주 한옥마을이 ‘꼭 가봐야 할 한국여행지 23선’에 포함되기도 했다. ‘미슐랭’이 미식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가이드라면, ‘론리 플래닛’은 세계적인 여행가이드북으로 권위를 자랑한다.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은 특히 배낭여행이나 저예산 여행자들의 바이블로 통할 만큼 인기가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언어로 수백 종의 여행 가이드북을 발행하고 있고, 해당 인터넷사이트 방문자가 하루 300만명에 달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아시아로 진출하면서 현재 한국어판도 발행되고 있다. 각국의 도시들이 여행 상품을 자랑할 때 ‘론리 플래닛’에 소개됐다고 내세우는 것에서 이 매거진의 힘을 느끼게 한다.론리 플래닛은 ‘2009년 세계 최악의 도시 톱9’에 서울을 톱3에 올려놓으며 국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이 잡지는 “형편없이 반복적으로 뻗은 도로들과 소련식의 콘크리트 아파트 건물들, 심각한 환경오염 속에 마음도 없고 영혼도 없다”고 서울을 악평했다. 그런 론리 플래닛이 최근 발표한 ‘1년 안에 가봐야 할 아시아의 10대 명소’에 전주를 포함시켰다. 10선에 포함된 일본 홋카이도, 중국 상해 등과 전주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행작가들이 직접 아시아 각국의 여행지를 둘러본 뒤 이를 토대로 선정한 결과라고 한다. 론리 플래닛이 전주를 주목했다는 것만으로 자랑거리일 수 있다. 전주에 대해 더 많은 애정과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07-19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