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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로 접어들면서 도내를 찾는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요즘 관광은 예전과 달리 맛집을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다.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좁혀지면서 KTX를 이용해서 도내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KTX가 개통되면서 전주역은 예전과 달리 북적인다. 전주 한옥마을은 젊은이들 사이에 전국적인 명소로 소개되면서 다녀오지 않으면 마치 바보 취급당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파트 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한류문화의 원류를 찾아 즐기려 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요일 가릴 것 없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새색시 같은 동안 미녀들로 한옥마을이 넘쳐난다. 젊은 남녀들이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면서 장래까지 약속하고 되돌아간다는 것이다.요즘 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볼거리 못지않게 맛있고 특색 있는 음식을 친다. 전북의 음식은 어떨까. 예로부터 맛과 멋의 고장이라고 소개된 전주가 언제부턴가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음식 맛과 질까지 저하돼 가고 있다는 것. 한상 차림의 대표적 음식이었던 한정식도 가격 대비로 볼때 수저 젓가락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요즘들어 외지 관광객들에 비해 전주사람들이 전주음식을 잘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외지인들이 음식점을 소개해 달라고 할때 자신있게 업소를 소개해 주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그 만큼 전주 음식의 맛이 예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전주 대표 음식하면 비빔밥, 콩나물국밥, 한정식, 백반 등을 꼽지만 자신 있게 소개해줄 만한 업소가 없다는 것이다.관광객들은 음식의 맛을 최고로 치지만 그에 못지않게 업소의 전반적인 환경 위생상태도 살핀다. 그간 언론을 통해 수 없는 맛집이 발굴됐지만 선정기준의 객관성이 떨어져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파워블로거들이 맛집을 올려 놓지만 그것 또한 상업적 냄새가 풍겨 진정한 맛집 찾기가 쉽지 않다.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지만 음식은 아직도 아니라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전주만의 특색있는 음식이 개발되지 않으면 관광도시건설도 헛구호로 그칠 공산이 짙다. 전주 한옥마을이 입소문과 매스컴 덕으로 관광객이 찾지만 두번 다시 오지 않겠다거나 권유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만만치 않아 허투루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칠 일이다.각 업소별로 음식맛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 하지만 아직껏 눈에 띄게 개선이 안되고 있다. 술꾼들한테 속풀이 해장국으로 널리 알려진 콩나물국밥과 시래기국밥도 육수에 화학조미료를 너무 많이 사용해 제 맛을 못 내고 있다. 비빔밥도 똑같다. 질 좋은 국산 재료를 사용하거나 참기름만 제대로 써도 감칠맛 나는 맛을 낼 수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음식은 외지인 보다 현지인의 평가가 중요하다. 음식창의도시답게 모든 업주들이 전주 음식의 옛 명성을 찾는데 동참해 주길 바란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7-11 23:02

종이는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꼽힌다. 그만큼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이 크다. 종이는 중국 후한의 환관 출신인 채륜에 의해 만들어졌다. ‘채륜전’에 “채륜이 나무껍질, 넝마섬유, 포, 어망 등을 사용하여 종이를 만들어 원흥 원년(元興元年, 105년)에 황제에게 바쳤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종이는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에 시작된 셈이다. 채륜이 발명한 종이 만드는 기법은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돼 학문과 예술의 발전을 이끌었다. 흥미로운 것은 오늘날의 종이 제조법이 채륜이 발명한 기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종이 제조법은 1000년 무렵 서양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부터 비로소 서양에서도 기록이 대중들에게까지 전파되었고,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1450년 주조 활자에 의한 활판 인쇄에 성공하면서 금속활자 인쇄술을 통해 기록문화가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기는 이후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종교개혁과 르네상스를 꽃피우는 역사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사실 금속활자의 발명은 우리나라가 구텐베르크를 훨씬 앞선다. 기록에 의하면 1234년 고려 ‘고금상정예문(古今詳定禮文)’이 금속활자로 제작되었고 1371년에는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 금속활자로 인쇄됐다. ‘직지’는 현재 세계에 남아 있는 금속활자 인쇄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책으로 꼽힌다. 그만큼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임에 틀림없지만, 안타깝게도 인류문화사에 영향력을 미친 것은 역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시대는 다시 변했다. 종이의 발명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놓았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전자책이 등장하면서 이제 종이책도 사라질 것이란 예견이 더해졌다. 그러나 적어도 종이책은 아직은 유효한 존재다. 종이책을 있게 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역사를 만나는 전시가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한옥마을의 완판본문화관이 주관하는 ‘구텐베르크 박물관 유물 특별전’이다. 구텐베르크 박물관이 세계 순회 전시로 기획한 것인데, 한국이 그 첫 번째란다. 세계 2대 인쇄 박물관 중 하나인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금속활자를 개발한 구텐베르크를 기념해 1900년에 만들어졌다. 전주 전시에는 중세시대, 구텐베르크 인쇄기로 만든 기록물과 책들이 건너왔다. 을 비롯, 교육서부터 식물도감까지 중세시대 서적과 유물 70여점이다. 놓치기 아쉬운 귀한 전시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7-08 23:02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이 집행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51)와 처남 이창석씨(65)에 대한 노역장(勞役場)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조세포탈 혐의로 각각 벌금 40억원이 확정됐지만 고작 1억4000만원과 5050만원만 납부하고 버티다 전 씨는 미납 벌금 38억6000만원에 대해 2년 8개월(965일), 이 씨는 구속된 기간을 제외한 34억2950만원에 대해 2년 4개월(857일)간 노역장에 처해졌다. 하지만 이들의 노역장을 일당(日當)으로 환산하면 무려 400만원에 달하자 ‘황제 노역’ ‘귀족 노역’이라는 성토가 무성하다.더욱이 전재용씨는 전두환씨 추징금 환수 전에 600억원 대에 달하는 자산가였는데도 1년 가까이 버티면서 벌금을 내지 않은 채 일당 400만원의 노역으로 대신하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취업난에 시름이 깊은 청년층에선 노역장 알바에 나서겠다고 하는가하면 일각에선 아버지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고 비아냥댄다. 일부에선 죄도 지으려면 크게 지어야 혜택을 본다며 법치주의의 모순을 꼬집기도 했다.황제 노역 논란은 지난 2014년 3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일당 5억원짜리 노역장에 처해지면서 불거졌다. 국민 여론이 들끓자 그동안 법원 맘대로 정하던 환형유치제도를 고쳤다. 형법 제70조에 벌금액 1억~5억원은 300일 이상, 5억~50억원은 500일 이상, 50억원 이상은 1000일 이상을 유치 기간으로 정했다. 그러나 형법 69조에 노역 유치일은 최장 3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면서 이 같은 황당한 노역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벌금 낼 돈이 없는 서민들의 경우 하루 노역장 일당이 10만원인 반면 횡령이나 세금포탈 등 악질 범죄자들이 하루 수백만원, 수천만원씩 탕감 받는 것은 형평성 문제 뿐만 아니라 법 정의에도 맞지 않다.법조계에선 현재 징역형이 3년 이상의 경우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만큼 징역형보다 처벌이 가벼운 벌금형으로 3년 이상 노역장을 처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만약 노역장 상한 기간을 없애면 무기징역을 살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중한 범죄를 저지른 범법자일수록 더 혜택을 본다면 이 또한 더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는 것처럼 벌금 미납자에 대한 처벌도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 법의 허점이 있는데도 그냥 놓아둔다면 누가 제대로 법을 지키겠는가. 벌금형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려면 노역장 유치기간을 대폭 늘려야 한다. 그래야 엄정한 법의 정의가 실현된다.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7-06 23:02

지난달 30일 서울 한복판에서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모처럼만에 만나 고향발전을 위해 의기투합하기로 결의를 다졌다. 소공동 롯데호텔 37층에서 가진 ‘전북 출신 제20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연’자리에서 참석자 전원은 “지역 정당을 떠나 고향발전을 견인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읍이 시댁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추미애·유승희의원을 포함하면 범 전북 출신 국회의원이 35명이다. 그 중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김종인 대표를 비롯 여야 의원 23명이 참석했다. 고향사랑이 유별난 진안 출신 한승헌 전 감사원장도 인사를 통해 “이제 입신했으니 고향발전을 위해 헌신하라”고 주문했다. 송하진 지사는 이제야 전북발전을 위해 진정한 원군을 얻은듯 “적극 의원님들을 찾아 나서겠다”고 화답했다.지난 19대 때도 이같은 자리가 마련됐지만 이날처럼 시종 화기애애 하지는 않았다. 도내에서 일당구도가 깨지면서 3당 경쟁구도가 만들어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를 정도였다. 3당 협치(協治)만 잘 되면 전북은 모든 면에서 잘될 수 있다. 송지사가 그간 중앙정치무대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집권여당과의 소통문제였다.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정운천 의원이 있기에 돌파구는 찾았다. 여기에 진안 출신인 정세균의장이 버티고 있고 신태인 출신인 김현미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아 그 어느때보다도 ‘전북 몫’찾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가예산 확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각부처에서 세운 예산이 기재부를 거치면서 최종 정부안으로 확정지을 때 누락시키지 않고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것이다. 국회로 이송된 후 가감 작업이 이뤄지지만 기재부안에 최종적으로 반영되지 않으면 살려낼 뾰족한 방안이 없다. 문제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장관 등을 상대로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쪽에서 누가 실력있고 힘있는 의원인지를 알기 때문에 그렇다. 운좋게 천군만마를 한꺼번에 얻은 송지사가 기쁜 맘으로 ‘서번전번(서울에서 번쩍 전주에서 번쩍)’하면 된다. 송지사가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받아 각 부처 예산을 확보하려면 논리개발도 꾸준히 해야 한다. 전북의 씽크탱크인 전북연구원을 풀가동해서 논리개발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분명 지금이 전북 발전의 호기(好機)다. 이 기회를 못살리면 앞으로 이같은 좋은 정치적 구도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인구 180여만명인 전북이 출신 국회의원수가 두자리수라면 해볼만한하다. 이런 상황에서 도민들의 자존심을 크게 짓밟히게 했던 삼성의 새만금 투자 백지화 문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그런 못된 짓을 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당시 도에서 MOU 체결을 요청했다고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밝혔기 때문에 김완주 전지사가 모든 의문점을 밝혀야 한다. 이제 300만의 출향민과 도민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하나돼서 전북발전을 이끌어 가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7-04 23:02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라오콘’은 트로이의 마지막 신관이다. 그는 프리아모스의 둘째 부인 헤쿠바의 아들 또는 안테노르의 아들이라고 전해지는데, 트로이 전쟁 때 두 아들과 함께 두 마리의 뱀에게 물려 죽었다. 로마의 바티칸 미술관에는 라오콘이 죽음을 맞았을 때 고통스러워하며 절규하는 모습을 묘사한 조각상이 있다. 헬레니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히는 이다. 기원전 1세기 경, 로도스 출신의 조각가 아게산드로스(Agesandros)와 폴리도로스(Polydoros) 아테노도로스(Athenodoros)가 공동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 조각상은 1506년,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서 밭을 갈던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되면서 세상에 나왔다. 은 르네상스 시대의 수많은 예술가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근대의 사상가들에게도 감명을 주었다. 그런데 2005년 한 미술사가에 의해 이 조각상이 기원전 제작된 진품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콜롬비아 대학의 린 캐터슨 교수다. 그는 이 조각상이 위작이라는 여러 가지 증거를 제시하며 위작작가로 미켈란젤로를 지목했다.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피에타’ 등으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거장이 된 미켈란젤로는 한순간에 위조 작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실 은 발견 되었을 때부터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땅에 묻혀있었는데도 거의 훼손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발견 당시 이 조각상을 감정했던 미켈란젤로는 그 이전에도 위조품을 만든 경력이 있었다. 이후 은 위작의 역사에서 최악의 사례로 꼽히게 됐다.우리나라 작가들의 위작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천경자, 박수근, 이중섭, 변시지 등 거장들의 작품이 그 대상이다. 이번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현대미술가 이우환의 작품이 위작논란 대열에 섰다. 그의 1970년대 작품을 위조한 화가와 유통상이 구속되면서다. 그런데 지난 29일, 이화백이 위작으로 판명된 자신의 그림 13점에 대해 위작이 아닌 진품이라고 밝히면서 위작논란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그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작가 고유의 호흡과 기법으로 그린 것”이라며 “내가 작가 본인”이라고 말했다. 위조 사실을 시인했다는 위조 작가와 위조작이 아닌 진품이라는 이화백의 서로 다른 주장은 혼란스럽다.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체계적인 미술품 진품 감정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위작논란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7-01 23:02

삼성의 새만금투자가 오리무중이다. 삼성은 말이 없고, 정부는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다. 도지사가 바뀐 전북도는 5년 전에 전임 김완주 도지사가 한 일이고, 삼성 새만금투자와 관련해 남아 있는 문서라곤 달랑 A4용지 2장(MOU문서) 정도인데다, MOU의 실체적 진실을 알고 있는 공무원 조차 없다고 한다. 확실한 진실을 알지 못하니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한다. 5년 전 전북사회를 뒤흔든 글로벌 대기업 삼성의 수십조 원 새만금 투자 약속 폭탄이 도민을 우롱하고 있지만 책임 실종인 셈이다.삼성은 2011년 4월 국무조정실에서 임채민 국무조정실장과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1차관, 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김완주 도지사, 삼성그룹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사업 투자 및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그룹은 정부 및 전북도의 협조하에 그린에너지 분야 등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으로, 전문과 4개항으로 구성된 A4용지 2장 분량의 문서다. 전북에 대한 제조업 투자가 없는 삼성이 전북 새만금에 수십조 원에 달하는 그린에너지 사업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을 정부 국무조정실에서 공개적으로 선언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전북에선 LH공사 본사를 진주혁신도시로 이전시킨 이명박 정부의 전북민심 다독이기 전략이라는 의혹이 증폭됐지만 ‘삼성이 투자만 해준다면’ 하는 긍정 심리도 강했다. 하지만 삼성은 침묵했다. 5년만에 삼성 관계자가 전북도를 방문해 투자 어려움을 밝혔고, 이어 지난 20일 정부 인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의 새만금투자에 대한 불투명한 정황을 밝혀 지역사회를 혼란스럽게 했다. 이날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의 회견은 삼성이 ‘2011년 4월 국무총리실에서 체결한 새만금투자MOU를 파기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투자할 수 없고, 나중에 투자할 일이 있으면 그 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는 것으로 삼성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전북에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면서 삼성의 새만금투자 MOU체결은 전북도의 요구로 성사됐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이 새만금에 투자할 의향이 있으니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북도가 먼저 요구했다는 것이다. 삼성의 고위 인사가 조만간 송하진 도지사를 면담할 모양이다. 또 전북도의회는 진상조사 특위를 구성한다. 그 전에 김완주 전 도지사가 먼저 진실을 밝히는 게 어떤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6-30 23:02

민선 6기 단체장들이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 2년을 시작한다. 지금은 취임 당시 밝혔던 공약을 얼마나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살펴봐야 할 때다. 대부분의 단체장들은 당선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장밋빛 청사진을 잔뜩 제시했다. 그 때 약속한 사항이 ‘기업유치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경제살리기였다. 지금 우리 경제는 나랏님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불황형 저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일본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이란 경고음이 들린다.행정경험이 없는 초선 단체장들은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해서 국가예산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단체장들이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그리 간단치 않다. 관련 부처 실무자서부터 국장 장차관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손을 써야 가능하다. 기재부 공무원들은 공무원들을 상대로 갑질하는 부서라서 예로부터 문턱 높기로 악명이 높다. 연줄이 닿지 않으면 실무자도 제대로 만날 수 없다. 전국 자치단체장들이 모두가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목을 매고 있기 때문에 간혹 웃지 못할 일들이 생긴다. 단체장들이 자기 지역에서나 목에다 힘주지 세종시라도 가보면 거의가 연줄이 없으면 찬밥신세다. 다행히 연임한 단체장들은 그간 나름대로 쌓아논 인맥이라도 있어서 괜찮지 그렇지 않은 단체장들은 경비만 축내지 헛걸음 치기 일쑤다.전북이 중앙부처를 상대로 일하기가 힘들다. 행자부 정도나 층층별로 인맥이 구축돼 있을 뿐 타 부처는 허리는 고사하고 실무자급도 찾기 힘들 정도로 중앙부처내의 전북인맥이 고사위기에 처했다. 국회의원도 18개 상임위에 고루 배치돼야 하는데도 특정 상임위에 중복 배치돼 전북 몫 찾기가 힘들게 생겼다. 국가예산 배분은 철저히 힘의 논리다. 정치력이 있어야 제 몫을 찾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명함만 들고 다녔다가는 예산 확보는 고사하고 사람까지 추잡스럽게 된다. 중앙부처에 가서 보면 예산 확보하는 게 전쟁이란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지금은 검은 고양이 흰고양이 찾을 계제가 아니다. 쥐 못잡는 고양이는 고양이가 아니다. 송하진 지사부터 도민이 만들어준 3당체제를 잘 활용해서 국가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 송 지사가 더민주당 소속이지만 협치(協治)를 해야 한다. 협치를 하려면 내부 진영부터 바꿔야 한다. 그간 실무형으로 송 지사를 잘 보좌해온 이형규 정무부지사를 정무형으로 바꿔야 한다. 총리실에서 잔뼈가 굵은 이 정무가 요소 요소에 인맥이 구축돼 국가예산 확보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줬다. 관학을 넘나들면서 익혀온 기업유치업무도 성과를 냈다. 하지만 송지사가 후반부 도정을 안정적으로 이끌려면 정무 감각이 뛰어난 사람을 정무부지사로 발탁해야 한다. 그렇게 라인업을 구축해야 시군 단체장들도 국회의원과 손잡고 일할 수 있다. 4·13 총선서 변화를 갈망하는 도민들의 속내가 확인됐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도정을 이끌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6-27 23:02

산업유산 활용이 도시재생의 과제가 됐다. 둘러보면 산업유산을 활용해 도시를 살려낸 세계적인 도시들이 많다. 영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재생시킨 런던이나 제분공장을 현대미술관으로 재생시킨 게이츠헤드도 대표적인 사례다. 화력발전소가 전신인 런던의 테이트 모던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객들이 찾는 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현대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술관으로 우뚝 섰다. 화력발전소가 ‘문화발전소’로 변신한 것도 흥미롭지만 이 미술관 덕분에 템즈강 남쪽의 슬럼가가 살아나고 도시가 활력을 되찾은 성과는 놀랍다. 타인강을 사이에 두고 뉴캐슬과 마주보고 있는 게이츠헤드 역시 인구 20만이 채 안되는 가난한 중소도시에서 이제는 영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가 됐다. 지난 2002년 7월 제분공장이었던 발틱현대미술관을 새롭게 얻으면서 이어낸 성과다. 80년대 후반, 낙후화와 슬럼화가 시작된 게이츠헤드는 1990년부터 도심재생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 발틱현대미술관과 더불어 세계 최고수준을 갖춘 세이지음악당, 밀레니엄 다리와 함께 재생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장애인 전용극장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독일 베를린의 복합문화공간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도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회사인 슐트하이스의 양조장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이 극장과 함께 다목적 공연장과 영화상영관, 전시장, 장애인전용극장, 악기샵, 카페 등 일상에서 문화를 실현하는 대안문화공간들을 들여놓았다. 덕분에 공동화되었던 이 지역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관광객들까지 가세하면서 젊은이들이 살고 싶은 마을이 됐다.한 시대 지역 경제를 짐 졌던 산업유산들이 낡은 공간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산업유산이 도시재생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다.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산업유산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도시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이다. 이들은 산업유산을 활용하기 위해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 공간을 주민들이나 예술인들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재생의 방식을 연구해 답을 얻어 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수 십년의 시간이다. 우리 지역에도 산업유산을 활용하는 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거개가 정부의 공모사업에 의지해있다. 정해진 예산과 주어진 시간 안에서 답을 찾는 일. 그 결과가 아무래도 걱정스럽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6-24 23:02

농부는 농산물을 생산해 먹고 산다. 소유 전답의 크기, 천재지변, 병해충 등 각종 변수에 따라 울고 웃고 하지만 농산물은 농부 삶의 기반이다. 생선이나 육류, 옷, 신발, 모자 등 각종 생활 필수품은 구입한다. 잉여 농산물을 팔아 현금을 만들고, 그렇게 손에 쥔 현금으로 각종 필요 물품을 구입해 살아간다. 공존 시스템이다. 대통령, 다이아몬드 숟가락을 물고 나온 졸부 등 권력과 명예와 부를 거머쥐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결국 농부가 생산한 농산물과 어부가 잡은 수산물, 중소기업 근로자가 만든 제품이 있기에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한다. 제 아무리 하늘을 찌르는 권력과 부도 결국 목숨처럼 한계가 명백한 인간 삶의 일부일 뿐이다. 지구상의 모든 살아 있는 개체는 태어나서 영양분을 섭취하며 일정 기간 살아간다. 가장 중요한 번식 임무를 마치면 종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죽는다. 농부든, 사업가든, 정치가든, 예술가든 모든 인간이 마찬가지다. 다른 종과 인간의 차이는 있다. 인간은 생각하고, 연구하고, 응용하고, 감성이 풍부하고, 이성적이면서도 포악한 기질이 깃들어 있고, 끝이 없는 욕망 덩어리라는 점일 것이다. 인간의 제어할 수 없는 욕망은 인간을 지구상 절대패자로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 인류의 미래는 거침없어 보인다. 그 속에서 인간의 행복이 나름 있겠지만, 수많은 불행이 싹을 틔워 꽃을 피우는 것도 현실이다. 전쟁과 테러, 살인, 강도, 강간, 안전사고, 천재지변 등 인간사회에 존재하는 불행 가운데 상당부분은 인간 속에 깃든 ‘상대를 재물삼아 욕망을 채우려는 DNA’ 때문이다. 그 DNA가 크게 활성화되면 순박하던 농부가 괭이, 호미 내던던지고 창칼을 손에 쥔다. 정치가는 추악한 야망을 키우고, 재력가는 사욕을 넘어 권력을 넘본다.인류의 발전 동력 중 하나는 반복과 경험을 바탕으로 응용력을 높이는 기질이다. 그 기질은 때로는 독, 때로는 약으로 작용한다. 그 기질이 ‘상대를 재물삼아 욕망을 채우려는 DNA’를 자극하면 개인은 물론 조직이 붕괴된다. 천사처럼 속삭이는 악마의 기질은 필부필부처럼 평범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더 발전하고 성숙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상대를 배려하고, 나누고, 긍정적으로 소통 하면서 진화하도록 설계된 종 아닌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6-23 23:02

이명박 정부시절인 지난 2011년 4월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북한과 남한을 잇달아 방문했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북핵 위기 때 평양을 방문해 북한으로부터 남북 정상회담 제안을 이끌어냈었고 2010년 8월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돼 있을 때 방북해 귀환시키는 등 한반도 평화 중재에 힘써왔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이 이끄는 방북단에는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과 그로 브룬트란드 전 노르웨이 총리 매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 디 엘더스(The Elders) 멤버들이 함께 했다. 디 엘더스는 노벨평화상을 받았거나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가 있는 국제사회의 원로들로 현재 10여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레바논 내전을 중재해 휴전으로 이끈 라크다르 브라히미 전 알제리 외무장관과 데스몬드 투투 전 남아공 대주교, 인도 여성운동가의 대모 엘라 밧, 종속이론가로 유명한 페르난도 카르도수 전 브라질 대통령, 그라사 마셸 전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 부인 등이 있다.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는 디 엘더스의 명예 회원이다.디 엘더스가 결성된 것은 지난 2007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89세 생일 때다. 그 해 7월 18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뉴랜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만델라를 위한 90분’이라는 친선 축구대회에 축구황제 펠레를 비롯 뤼트 굴리트 크리스티앙 카랑뵈 파크리트 음보마 등 세계적인 축구스타 50여명이 참가했다. 이 경기에 참관했던 지미 카터 코피 아난 리자오싱 전 중국총리 등 세계 원로들이 세계 평화와 인권 환경보전 활동을 위한 디 엘더스를 조직했다. 이후 키프로스 분쟁 중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제인권구역 설정 남수단 분리독립 지원 짐바브웨 인권캠페인 미얀마 정치범석방 촉구 핵무기근절 운동 여성평등권 캠페인 등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현재 디 엘더스를 이끄는 의장은 지난 2013년부터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맡고 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 재임 중에는 친미 사무총장이라는 비난과 함께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퇴임 후에 더 인정받는 인물이 됐다. 고국 가나에서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려 했지만 정치에 휩쓸리지 않고 스위스 제네바에 코피 아난 재단을 세우고 더 공평하고 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향후 거취를 놓고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국내 행보로 인해 대선 출마설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본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무엇이 인류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길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6-22 23:02

동학농민혁명의 최고 지도자였던 전봉준 장군(1855년~1895년)에 대해 여러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베일에 싸인 게 많다. 혁명 전후의 행적만 비교적 소상히 드러났을 뿐 출생지나 성장과정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직접적인 사료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봉준 장군과 관련해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료가 다. 약 8000자로 이루어진 다섯 차례의 법정 심문 기록인 는 전봉준 자신이 고부에서 민란을 일으켰던 상황부터 고부봉기, 전주성 입성, 집강소 시기, 삼례 2차기포, 대원군과의 관계 등을 직접 진술한 자료다. 당시 재판 상황을 취재한 일본의 한 기자는“정의를 위해 죽는 것은 조금도 원통할 바 없으나 오직 역적의 이름을 받고 죽는 것이 원통하다”고 죽음 앞에서도 의연했던 전봉준의 모습을 기록했다.녹두장군의 생애만큼이나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는 명쾌한 것 같으면서도 규명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제정을 두고 논란을 종식시키지 못한 데는 이런 이유도 자리하고 있다. 학계자문단이 ‘전주화약일’(6월11일)을 국가기념일로 의견을 낸 후 정읍시민단체가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기념일 제정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염려된다. 학자들의 의견조차 수용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유성엽 국회의원의 역할이 커 보인다. 유성엽 의원은 동학농민혁명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2002년 정읍시장 출마 당시 이란 책을 냈다. 그는 당시 동학정신이 살아있는 민주자치의 도시인 정읍에서 진정한 지방자치를 꽃피우고 싶다고 밝혔다. 동학정신을 지방자치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도로공사를 설득해 정읍휴게소 이름을 ‘녹두장군 휴게소’로 바꾸기도 했다. 마침 기념일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를 관장하는 국회문관위원장을 맡았다. 여기에 대립각을 세워온 정읍과 고창이 한 선거구로 묶어졌다. 유 의원은 기념일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특정일을 거론한 적은 없다. 다만, 기념일 제정추진위의 활동이 특정지역(고창)으로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추진위 구성의 문제를 제기한 적은 있다. 그는 당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은 개별 지역적·사건적 범주를 넘어 혁명의 전개과정을 아우르는 역사적 실체와 본질을 상징할 수 있는 날이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봉준장군이 깨어난다면’ 현재 논란 중인 기념일을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다. 이젠 유 의원이 답해야 할 때다.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06-21 23:02

위축되어가던 출판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얻었다. 소설가 한강의 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다. 지난 2007년에 출간된 는 수상하기 전 10년 동안 2만부가 팔렸지만, 수상 직후 하루만에 1만여 권이 팔린 것을 시작으로 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의 여세는 다른 소설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으로 소설 분야 판매 신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등히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열풍은 해외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영국에서는 수상 당일에만 2만부가 팔려나갔고, 27개국이 출판 계약을 마친 상태다. 문학상 수상이 가져온 효과다. 노벨문학상, 콩코드문학상과 함께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맨부커상은 영국연방 국가에서 영어로 쓰인 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지난 5월, 소설가 한강이 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우리에게 다소 낯선 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강이 수상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1969년부터 제정되어 시행되어온 맨부커상과 함께 2005년 비연방국가의 영어 번역소설을 대상으로 새롭게 제정됐다. 2015년까지 격년으로 운영되어 오다가 올해부터 해마다 영어번역소설을 출간한 작가와 번역가가 공동으로 수상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는데, 그 첫 수상자가 한강이다. 주목되는 것이 있다. 작가와 함께 번역자를 공동수상자로 시상하는 형식이다. 한강과 함께 공동 수상한 이는 영국의 20대 젊은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다. 영문학을 전공, 직업으로 번역을 택한 그는 한국 문학 번역자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해 런던대학에서 한국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애초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를 최종 후보로 올리면서 데보라 스미스가 한글을 배운지 6년 밖에 안 되었다는 사실을 주목하며 번역의 우수함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는 그의 첫 번째 출판 번역 작품이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초청을 받아 한국에 온 그의 이야기가 매체를 통해 소개됐다. “더 많은 한국 문학이 좋은 번역으로 해외에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그러나 “노벨문학상에 대한 한국사회의 집착은 당황스럽다”고 말한다. 사실 좋은 번역으로 해외에서 인정받는 한국 문학작품은 찾기 어렵다. 상황이 이러하니 ‘한국사회의 노벨문학상 집착’이란 지적에도 달리 항변할 수 없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6-17 23:02

지난 20여 년을 돌이켜보면 새만금방조제를 쌓느냐 마느냐, 해수를 유통시키느냐 차단하느냐를 둘러싼 논쟁을 비롯해 지리멸렬한 새만금 예산 배정, 새만금특별법 제정·개정, 무주 동계올림픽과 태권도공원 유치, 프로야구단 창단, LH공사 유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이전, 탄소산업, 호남선 KTX 등을 둘러싼 갖가지 핫이슈가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데 요즘은 지역사회가 너무 조용하다. 호남선 KTX는 김제역을 그대로 통과, 이 일대 주민들 불만이 팽배하다. 전라선 KTX의 경우 ‘노선 증편’ 문제가 확실치 않다. 제19대국회가 막판에 탄소법을 통과시켰지만 고급기술과 응용기술 시현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얼마전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 전북혁신도시 이전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에 따른 금융허브화 청사진은 어떻게 돼 가는지 아직 오리무중이다. 제대로 된 야구경기장도 없이 프로야구단 창설을 추진했던 전북이 지금까지 야구장을 건설하지 않고 있다. 1000만 관중 돌파를 눈 앞에 둔 프로야구를 전북인들만 즐기지 못하고 있지만 전북의 리더들은 손놓고 있다. 빙상경기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빙상대회를 타지역에 빼앗기는 수치도 있었다. 무주에 태권도공원을 유치했지만 전북에서마저 체감도가 낮다. 동계올림픽을 가져간 강원도가 코앞에 닥친 올림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주하지만, 전북은 태권도공원 유치를 통해 얻고자 했던 전후방 연관 효과들을 얼마나 만들고 있는지 궁금한 일이다. 호구와 도복 관련 산업은 어떠하고, 기 수련 산업화는 어떠한가. 태권도공원까지 이르는 진입도로조차 제 때 개설하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박근혜 정부가 내년까지 조기 완공하겠다고 약속한 새만금 1단계 사업도 속도가 느리다. 내년까지 전체 간척토지의 45%에 대해 기반공사를 끝내겠다고 했지만 올 4월 현재 34% 정도다. 민간투자도 크게 저조하다. 최근의 희소식은 지난 5월 고시된 국토부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에 전북국제공항이, 도 2월의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전주-김천간 동서횡단철도가 포함된 정도다. 사업 확정도 아니다. 그런 전북에 최근 화폐수급과 군산항 자동차 환적 화물이 던져졌다. 지역 이익과 발전에 중요한 사안인데 정치권은 어떻게 뛰고 있는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6-16 23:02

지난 2013년 6월 무산된 전주·완주 통합 추진 후유증이 3년 만에 다시 도지고 있다. 전주시의회가 완주군과의 통합 추진을 위해 그동안 완주군민들에게 각종 시설 이용 혜택을 제공해 온 관련 조례들을 폐지하겠다고 나서면서 완주군의회와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지난 3월에 전주월드컵골프장의 완주군민 할인 혜택을 없앤데 이어 오는 24일 열리는 본회의에 전주승화원 이용요금 감면과 6개 노인복지센터 이용 혜택을 폐지하는 조례안을 상정해 놓고 있다. 이미 전주·완주 상생협력 사업으로 추진했던 전주 효자동 로컬푸드 직매장은 전주시의회의 요구로 완주군에서 인근에 새로 직매장을 지어서 이전했다. 전주·완주 시내버스단일요금제도 통합무산 직후 폐지됐다가 완주군민의 반발로 완주군과 전주시와의 예산분담을 통해 지난해 2월부터 다시 단일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렇듯 전주·완주 통합을 위해 추진했던 11개 상생협력 사업들이 줄줄이 좌초되거나 중단될 상황에 처해 있다.논리적으로 보면 전주시의회의 주장이 맞다. 전주·완주 통합이 무산된 마당에 전주시민의 세금으로 세워진 시설들을 완주군민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전주시의회가 이것만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전주·완주 상생협력 사업들이 폐기되는 순간 다시는 전주·완주 통합을 거론해선 안된다. 사실 지난 2013년 전주시의회에서 전주·완주 상생협력 조례를 제정할 때에도 진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일각에선 통합 성사를 위한 사탕발림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또 하나 잊어서는 안될 것이 전주·완주 통합을 전주시의회에서 먼저 추진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1992년 9월 2일 전주시의회 제88회 임시회에서 전주직할시 건의안을 채택하면서 전주·완주 통합을 처음 거론했다. 이후 1997년 11월 24일 전주시의회에서 통합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주민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 의견이 전주시민 83.1%, 완주군민 66.1%로 나왔다. 그러나 1998년 1월 완주군의회가 전주·완주 통합 반대를 결의하면서 무산됐다. 그 후 2009년 9월과 2012년 4월 전주·완주 통합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2차례에 걸쳐 주민여론조사와 완주군민 사전투표를 실시했지만 완주군민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전주·완주 통합을 먼저 제안하고 스스로 상생협력 조례를 제정했던 전주시의회가 이제 와서 관련 조례를 모두 폐기하겠다는 발상은 완주군 흔들기에 불과하다. 통합 추진의 진정성을 갖추려면 상생협력을 통한 여건과 분위기 조성이 먼저다. 청주시와 청원군 통합이 4차례 만에 성사된 사례를 전주시의회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6-15 23:02

수천 년 역사를 거치며 만고풍상을 겪은 도시를 두고 대표 단어로 나타내려 한다면 언어도단일 것이다. 그럼에도 도시의 정체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현실적으로 상징적인 브랜드가 필요하다. 도시별 랜드마크를 만들거나 슬로건 등을 만드는 것은 보편적 추세다. 전주시 브랜드 슬로건은 2009년 정한 ‘한바탕 전주 세계를 비빈다’(영문 ‘Asiart Jeonju’)다. 공식 슬로건은 아니지만,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통문화도시’등 여러 별칭을 붙여 전주를 상징화 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전주시가 이번에는 전주정신으로 ‘한국의 꽃심’을 치켜들었다. 각 분야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전주정신정립위원회를 꾸린 뒤 1년 여 논의와 주민 설명회 등을 거쳐 전주를 대표하는 정신으로 결정한 단어가 바로 ‘꽃심’이다. ‘꽃심’에는 대동과 풍류, 올곧음, 창신 등 4개 정신을 담고 있다. 모두가 조화롭게 어울리며 삶의 여유와 멋을 잃지 않고, 사람의 도리와 의로움을 추구하며, 창의적 미래를 열어가자는 뜻이 담겼단다. 전주의 역사성과 고유성, 미래성 등을 고려해 정했다는 전주정신의 ‘꽃심’은 국어사전에 없는, 신조어에 가깝다. 일반에게 생소한 ‘꽃심’이 보통명사처럼 전주의 정신으로 받들어진 데는 최명희 선생(1947~1998)의 소설 이 바탕이 됐다. ‘차현 땅 이남의 수모 능욕을 다 당한 이 땅에서 꽃씨 같은 몸 받은 조선왕조 개국시조 전주 이씨 이성계. 천 년이 지나도 이천 년이 지나도 또 천 년이 가도, 끝끝내 그 이름 완산이라 부르며 꽃심 하나 깊은 자리 심어 놓은 땅. 꽃의 심, 꽃의 힘, 꽃의 마음. 꿈꾸는 나라.’(최명희의 중에서)“아름다운 것들은 왜 그렇게 수난이 많지요? 아름다워서 수난을 겪어야 한다면 그것처럼 더 큰 비극이 어디 있겠어요? 그러나 그 수난을 꿋꿋하게 이겨내는 힘이 있어 아름다움은 생명력이 있지요. 그 힘을 나는 ‘꽃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태어난 이 땅 전라도는 바로 그 꽃심이 있는 생명의 땅이에요.” 최명희 선생이 세상과 작별하기 직전 호암상 수상강연을 통해 밝힌 ‘꽃심’에 대한 생각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이렇게 숭고한 ‘꽃심’이 전주정신이라는 데 자부심을 가질 법 하다. 오히려 그 정신에 못미칠까 걱정이다. 전주정신이 이벤트성으로 끝나지 않고 명실공히 시민의 삶에 스며들도록 꽃심을 내야지 않겠는가.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06-14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