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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 격언이 있다. 독일의 저명한 법학자인 예링의 저서인 (1872)에 나오는 말이다. 내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지침이다. 예링은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법과 정의를 세우는 시민의 의무로 본 것이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내몫찾기’에 부정적이다. 다툼이 생길 때 법정으로 향하는 것에도 거부감을 갖고 있다. 노조운동을 자신의 몫만 챙기는 이기적인 처사로 몰아붙인다. 노조원들이 복지를 위해 버스·기차를 멈추면 득달같이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자신의 배를 채우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노조원들의 파업에 따른 교통의 불편함을 당연시 한다. 권리찾기를 최대한 존중하는 문화다. 이런 문화의 차이에 옳고 그름의 잣대를 댈 수는 없지만, 내 몫이 중요하면 남의 몫도 인정해주는 게 옳다.한 때 ‘전북홀로서기’를 놓고 정치권에서 공박이 일었다. 1992년도 14대 총선에 출마했던 민자당 전북지역 후보들이 전북홀로서기를 제창하면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끄는 평민당이 싹쓸이 하던 시절이다. 당시 민자당 후보들은 “떡은 DJ몫으로 전남이 다 가져가고 전북은 떡고물만 바라보는 처량한 처지다”며, 전북이 홀로서기를 통해 우리 몫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민당은 전남북을 이간시키면서 지역감정을 부추겨 득표운동을 벌인다고 전북홀로서기 주장을 비판했다.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졌던 전북홀로서기는 DJ시대를 지나면서 ‘전북몫찾기’로 이름을 바꿔 다시 고개를 들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시절 지역발전전략으로 ‘5+2’광역경제권이 설정되면서 전북몫찾기가 극에 달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정운천 의원은 전북몫찾기를 입에 달고 다녔으며, 지난해 4.13 총선에서 의원 배지를 달 수 있었던 것도 상당 부분 그런 기대가 실린 결과였다.송하진 도지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북몫’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전북홀로서기를 주장했을 때 호남의 분리 선언으로 타박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있다. 그동안 주요 사업과 중앙의 지역기관이 광주·전남권에 편중됐던 과거의 예속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각자의 독립적인 광역 자치단체가 중앙 정부의 편의에 따라 묶인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잠자는 ‘전북몫’을 깨우는 일은 전북도민들의 의무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1-18 23:02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관심의 계기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9월 독일로 이전한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를 꼽고 싶다. 동남아나 중국 등지의 공장에서 600명이 하던 일을 단 10명이 맡아 하는데, 제품의 디자인이나 생산속도, 배송 등의 효율성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한다. 불과 몇 달 전에 있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결과에 이은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는 환상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인공로봇이 커튼을 열어 젖히고 식사를 준비하고 커피를 대령한다. 자동차를 타고 가만히 앉아서 뉴스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자율주행 기능이 회사까지 데려다 준다. 하루 일과 중 그때그때 할 일은 로봇 비서가 꼼꼼히 챙겨준다. 부인의 생일이 다가오면 인공로봇이 적합한 선물의 종류와 색깔, 디자인까지 추천해준다.장밋빛 미래의 암울한 그림자는 사라지는 인간의 일자리다. 많은 지식을 기억할 필요도 없고, 반복적인 숙련노동도 로봇이 훨씬 더 잘한다. 심지어 언론의 기사도 로봇기자가 쓴다. 다보스 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2021년까지 15개국에서 무려 71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5년이 되면 현재 우리나라 직업의 70.6%를 AI·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 흔히 ‘일자리를 줄이는 일자리를 만드는 혁명’이라고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새로운 일자리는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그 숫자는 제한적이고 저기술·저임금 근로자와 고기술·고임금 노동자, 그리고 국가 간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송하진 지사가 드디어(?) 도청 담당자에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책마련을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1만년 전에 나타난 농업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하나의 직업(심지어는 유망한 미래산업으로 꼽힌다)으로 남아 있듯이, AI·빅데이터·IoT·3D프린터· VR(가상현실)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그 중에서도 우리 지역이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하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것이 경제력이 취약한 전북에 더욱 맞는 일인지도 모른다.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7-01-17 23:02

새해 벽두부터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간 새만금을 둘러싸고 기싸움이 대단하다. 새만금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을 놓고서다. 새만금개발청은 관광자원화와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대안 등으로 이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는 반면, 전북도는 새만금개발방향과 맞지 않고 새만금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되는 사업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 곳을 향해 힘을 합해도 역부족일 판에 이런 갈등이 나오는 게 새만금의 불행이다.전북도와 개발청간 갈등은 지난 연말 이미 불이 지펴졌다. 송하진 도지사가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을 향해 퇴진 촉구의 직격탄을 날리면서다. 송 지사는 이 청장의 매너리즘을 타박하며 생각의 발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청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도지사가 중앙부처의 차관급 장의 거취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청장과 새만금 관계를 고려하면 쉽사리 나올 수 있는 말도 아니다. 이 청장은 2009년부터 초대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을 맡아 새만금 방조제 준공, 새만금종합개발계획 수립 등에 기여한 공로로 전북명예도민증까지 받았다. 새만금개발청 개청과 함께 2013년 초대 청장을 맡은 인물이다. 새만금과 관련해서만 본다면 송 지사 보다 더 깊숙이 관련된 셈이다.송 지사가 그런 청장을 왜 내치고 싶어할까. 송 지사의 사감이 개입된 것은 아닐까. 송 지사와 이 청장간 지연, 학연 등을 따질 때 겹치는 게 없다. 행정고시로 따져 송 지사가 4년 선배 정도의 연줄이 있다. 이 청장이 줄곧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했고, 송 지사는 행정자치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력과 경력으로 볼 때 개인적인 사감은 아닌 것 같다. 송 지사의 지적은 결국 전북 도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 이 청장의 특별한 과오가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과오가 없을 만큼 무색무취한 게 문제다. 삼성 투자와 관련해서 삼성을 대변한 듯한 자세, 지역 건설업체의 새만금사업 참여 확대에 대한 외면 등의 문제가 불신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니다. 이 청장은 전형적인 중앙공무원으로서 한계를 곳곳에서 드러냈다. 총리실에서 잔뼈가 굵은 까닭에 기획쪽에 분명 강점이 있어 보인다. 새만금추진기획단장 재직 때는 이런 강점이 빛을 발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새만금개발청장은 기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단적으로 청장 부임 후 몇 개 기업이나 유치했는지 돌아볼 일이다. 명예도민의 명예가 퇴색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1-11 23:02

시골길을 가다보면 가슴 아픈 장면이 가끔 있다. 구부러진 도로를 바로잡은 곳인데, 그 규모가 딱하다. 지금 보면 작은 구간에 불과한데, 옛날에는 저렇게 밖에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의 문제보다는 예산의 고민이 더 컸을 것이다. 이제 와서 다시 공사를 하다 보니 산허리가 두 번씩이나 잘리는 아픔을 겪고 있다. 폐도로가 농사일에 쓰이거나 화단 등으로 재단장된 곳은 그나마 봐줄만 한데, 아예 방치돼 쓰레기터로 변해버린 곳을 보면 옆구리가 채인 듯 아리다.굽은 옛 도로를 바로 잡는 것은 자동차의 직진 본능 때문이다. 앞만 보고 달리면 안정성이 있지만, 도로가 굽을수록 불안하고 위험성이 커지는 것이 자동차다.그런데 전주시는 최근 이상한 실험을 하나 하고 있다. 반듯하던 도로를 구불길로 바꾸는 일이다. 전주역 앞 일대가 대상지다. 운전면허 시험장보다도 더욱 심한 ‘S’자 코스다. 지나다보면 아찔한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앞선 자동차가 꽁무니를 보이며 옆으로 사라지는 듯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머리를 디밀고 들어온다. 직진하고 있는 도로가 갑자기 옆으로 꺾이면서 옆 차로의 앞을 막아선다. 곧바로 가려면 좌회전이나 우회전 신호를 넣어야 하고, 옆으로 가려면 그냥 가도 된다. 회전신호 없이 그냥 직진해도 되겠지 하며 잠시 마음이 해이해지는 순간 아찔한 상황이 닥친다.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임시 차선인줄 알았다. 그래서 다소의 불편도 각오했다. 그런데 공사가 완공돼도 차선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운행속도를 시속 30km로 낮추겠다는 게 전주시의 계획이다.어이없는 임기응변이다. 시속만 낮춘다고 될 일이 아니다. 차로만 바라보면서 운전하는 사람은 없다. 신호를 확인하고 교통흐름을 파악하며 보행자도 살펴야 한다. 심한 곡선 코스에서는 너무 복잡한 일이다. 더욱이 눈이 오거나 날씨가 흐린 날에는 차선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도색해도 금방 지워진다. 또 평화동 네거리에서부터 시속 60km로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가 이 구간에서 갑자기 30km가 된다면 일대의 교통체증은 또 어찌할 것인가? 더욱이 이곳은 진안, 남원, 봉동 등과 연결되는 관문으로 출퇴근자와 외지 운전자들도 많고 명절 등에는 심한 교통난을 겪는 곳이다. 전주시가 옛 상권의 부활을 위해 마중물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상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자동차도로는 직진성이 있어야 교통체계는 간결 명확해야 한다. 더욱이 이곳은 공원지역이 아닌 교통요충지다. 마중물 사업이 구정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7-01-10 23:02

켄 로치(Ken Loach)는 영국의 영화감독이다. 사회주의 신념에 따라 노동 계급과 빈민, 노숙자 등 사회적 주제를 그린 사실주의 영화로 현실을 비판해온 그는 2006년 제 59회 칸영화제에서 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2014년에는 베를린 국제 영화제 명예 황금곰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2016년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로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고 또 그게 필요하다고 외쳐야 한다.” 칸 영화제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그가 남긴 소감이다. 그의 철학을 담은 또 하나의 영화 가 누적 관객 수 5만 명을 넘어섰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상업영화관이 아닌 예술영화관에서 상영되고 현실이나 흥행을 부르는 상업영화의 행렬 속에서 개봉한달 만에 5만 명 관객 수 돌파가 화제가 되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인간을 인간답지 못한 존재로 전락시킨 영국 관료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켄 로치 감독의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혼자 살고 있는 목수이자 공예가인 다니엘 블레이크가 심장병으로 실직을 한 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겪게 되는 현실을 그린 이 영화는 영국의 비효율적인 복지 정책과 경직된 관료주의를 겨냥하고 있지만 현실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조용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영화 한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 영화를 보고나면 ‘사실주의의 고전으로 남을 명작’이나 ‘사회 현실을 직시하는 걸작’ ‘사실주의 고전으로 남을 명작’ 등 언론이 호평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소외된 이웃들의 현실을 주목하며 그들의 삶에 힘이 되는 영화로 사회운동을 해온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 주인공 다니엘이 남긴 글을 통해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날린다.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보험숫자도, 화면속의 점도 아닙니다. 난 묵묵히 책임을 다해 떴떴하게 살았습니다. 난 굽실대지 않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이웃을 도왔습니다. -중략- 나는 요구합니다. 당신이 나를 존중해주기를. 나는 한 명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촛불의 힘이 더 강력해지고 있어서 일까. 영화의 메시지가 더 강하게 와 닿는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1-06 23:02

공공선(公共善) 또는 공동선(共同善)은 개인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한 선, 공익을 추구한다. 복잡한 세상, 다양성의 세계에서 모두가 자신의 주장, 이익을 먼저 내세우게 되면 어떻게 될까. 내가 행복하다고 남도 행복할까. 사익 우선으로 범벅된 세상이 겪게 될 혼란을 피하기 위한 해법으로 사람들이 내놓은 해법이 공공선이다.아프리카 반투족 말 우분투(ubuntu)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 통치를 끝내고 다수의 흑인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든 넬슨 만델라가 자주 사용했다.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도 있다.어느 학자가 아프리카 아이들을 모아 놓고선 몇 미터 떨어진 나무 아래에 놓여 있는 과일 바구니까지 먼저 뛰어간 사람에게 바구니에 든 과일을 모두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달려가 과일 바구니 주변에 앉았다. 아이들의 행동에 의아해진 학자가 아이들에게 이유를 묻자 ‘우분트’하고 외쳤다. 누군가가 맨 먼저 달려가 과일을 독차지 하게 되면 다른 아이들이 슬픈데 어떻게 혼자서 과일을 기분좋게 먹을 수 있겠느냐는 대답이었다. 2400년 전 중국 춘추시대 말, 전국시대 초기에 활동했던 사상가 묵자는 천하에 이익이 되는 것을 북돋우고, 해가 되는 것을 없애는 것이 정치의 원칙이라고 봤다. 그는 지배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약탈이나 백성 살상의 전쟁을 벌이는 것에 반대했다. 자신과 타인의 이익을 서로 높이고자 했다. 약소국을 침략해 병사와 백성을 살상하고 재물을 약탈하면 영토가 넓어지고 군주의 위세도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지겠지만, 자신의 병사와 백성도 살상당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약소국을 점령, 내 백성을 만들더라도 가족과 이웃을 참살당한 백성들이 행복하겠는가. 전쟁은 서로에게 이롭지 않으니 없애야 한다. 묵자의 설파에도 불구, 세상은 전국시대로 돌입했다. 최순실국정농단 사건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권력가와 그 추종자들이 철저히 사익을 위해 권력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타인들의 이익은 안중에 없었고,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날뛰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사익을 위해 서로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그의 조부 이병철은 군부 위세가 서슬퍼렀던 1961년6월27일 쿠데타 주역 박정희로부터 사익을 보장받았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1-05 23:02

올해는 대선이 치러지는 중요한 해다. 국민 다수는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 빨리 이뤄져 조기 선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헌재에서 탄핵 인용결정이 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지금 헌재에서 재판을 빨리 진행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에 인용 결정이 나면 빠르면 벚꽃 아니면 늦어도 여름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대선시계가 빨리 움직여 대권주자들도 분주해졌다.개헌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있겠지만 현재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의 권한이 실로 막중하다. 최순실이 제멋대로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던 것도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컸기 때문이다. 온 국민들은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나라가 절단난다는 것을 똑바로 목격했다. 어린 아이 할 것없이 전국적으로 연인원 천만명 이상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것도 다시는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짓을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대한민국은 엉터리 대통령을 선출함으로해서 국격 실추는 물론 국정 전반이 망가졌다. 전 세계에다 얼굴을 내밀 수 없을 정도로 창피를 떨었다.새해에는 대통령을 잘 뽑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그간 대선은 지역대결을 바탕에 깔고 보혁대결로 끝났다. 10차례의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건설을 다짐했기 때문에 누가 민주주의자이고 나라를 발전시킬 적임자인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발 얼어가며 탄핵을 이끌었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국민들은 이미 지난해 4.13 총선 때 여소야대 정치지형을 만들었다. 야권으로 정권교체를 명령했다. 엉터리 보수세력 한테는 더 이상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지금 국민 90% 가까이가 정권교체를 바란다. 하지만 지난 87년 6.10 항쟁으로 성취한 직선제 대선에서 야권 분열로 노태우 한테 어부지리시킨 걸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문제는 누구로가 중요하다. 반기문이 귀국길에 오르면 후보검증경쟁은 더 뜨겁게 달궈질 것이다. 문재인 반기문이 선두 다툼을 이재명 성남시장이 중간세를 안철수 안희정 박원순 유승민 등이 약세를 보인다. 박 대통령이 퇴진하는 그날까지 촛불집회가 계속 이어지므로 촛불집회장에서 이심전심으로 대선주자에 대한 우열이 가려질 것이다.도민들도 그간 촛불집회를 통해 뭣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크게 얻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이전만해도 지역정서에 의존해서 당연한 것 처럼 특정 정당의 후보에 몰표를 안겨줬지만 이번에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이유는 나라를 살리고 피폐해진 전북을 동시에 살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대통령이 된 것처럼 움직이는 문재인도 더 철저하게 따져야 하고 이재명 안철수 박원순 손학규 유승민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이번에도 광주 전남과 함께 호남으로 묶여 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유권자가 작은 전북은 나라와 전북을 함께 살릴 수 있는 전략적 선거를 해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1-02 23:02

실상사 도법스님을 찾아간 그 해, 그 날은 공교롭게도 크리스마스였다. 한 해 끄트머리, 새해 아침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위해 찾아간 자리. 도법스님은 2001년 2월 시작한 천일기도를 끝내고 새로운 형태의 평화운동체인 ‘지리산생명결사’를 만들어 ‘생명과 평화를 가꾸고 얻는 일’을 시작한 터였다. 스님이 산문을 넘어서지 않고 생명과 평화와 민족화해를 위해 기도에 매달리는 동안에도 전쟁은 났고 생명은 파괴되었으며 이전투구, 갈등과 반목은 깊어졌다. ‘무엇을 얻으셨냐’고 물었다. 우문(愚問)이었다. 스님은 “기도는 무엇을 추구하던지 일차적으로는 자기 성찰”이라고 이 말했다. 성찰은 밥 먹고 물 마시는 것 같이 해야 하는, 우리 삶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우리 삶의 어떤 것도 성찰을 통해서만 비로소 진짜를 볼 수 있다고 스님은 강조했다. “희망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자기 성찰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성찰의 삶을 통해 거품은 걷어내고 환상은 깨고, 참된 가치들을 드러내는 삶을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희망이 길이 열리게 된다.” 고단하고 분주한 일상에서도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스님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단언했다. 가장 좋은 방식은 걸음을 생활화하는 것. 묵묵히 걷는 시간, 온몸을 써서 걷게 되면 ‘나의 생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고 했다. 스님의 조언대로 ‘그런 과정 속에서 자기 소리를 더 충실하게 듣게 되고, 그 들음을 통해서 쓸데없는 거품이 걷히기도 하고 환상이 깨지면서 삶의 참된 가치들이 현실로 작동하게 된다’면 걷지 않을 이유가 없다. 며칠 전 꽤 이름난 식당에 갔다. 예전 같으면 자리가 부족할 점심시간이었는데 의외로 한산했다. 1시간 정도 머무는 동안 몇 개 안되는 테이블도 채 차지 않았다. ‘손님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더니 주인아저씨가 답했다. “나라가 어수선하잖아요. 좀 참아야지요. 좋을 때도 있으면 안 좋을 때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위안이라도 될까 싶어 건넸던 인사말에 돌아온 주인아저씨의 답이 오히려 위안이 됐다. 대한민국의 힘은 이렇게 착한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한해가 가고 있다. ‘성찰을 통해서만 비로소 진짜를 볼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을 떠올린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를 성찰하게 하는 풍경이 적지 않다.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는 세밑, 우리에게 진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12-30 23:02

닭 만큼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동물도 없는 것 같다. 닭과 관련된 속담이나 비유가 유달리 많은 것도 닭이 그만큼 오랫동안 우리 삶 속에 깊숙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속담이나 비유는 대부분 하찮은 존재로 인식하거나 비하하는 게 대부분이다. ‘꿩 대신 닭’ ‘촌닭 관청에 간 것 같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닭 볏이 될 지언정 소꼬리는 되지마라’ ‘닭도 제 앞 모이 긁어 먹는다’ ‘닭의 새끼 봉 되랴’ ‘닭 길러 족제비 좋은 일 시킨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 쓴다’`개 잡아먹다 동네 인심 잃고, 닭 잡아먹다 이웃 인심 잃는다’.달걀과 관련된 속담은 깨지기 쉽거나 연약함을 빗대는 경우가 많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달걀에도 뼈가 있다’ ‘조막손이 달걀 도둑질하기다’ ‘계란을 삶는 데도 예절이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계란도 굴러가다 서는 모가 있다’. 사람들의 애용 식품이면서도 조롱을 받아온 닭과 계란이 요즘 귀한 존재로 떠올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국내 사육 닭의 15.1% 2400여만 마리가 살처분 됐다. 그 여파로 계란 값이 폭등하고, 제과업 등 관련 업종들이 줄줄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인수전염공통병으로 사람에게 전염될 것에 대한 우려보다 경제적인 문제가 당장의 현안이 되고 있다. 닭 사육이 대규모화 된 이후 가장 흔한 식재료였던 계란이 이리 귀히 여겨지고 있는 때는 처음일 것 같다.도내 최대 산란계 밀집지역인 김제 용지에서 AI가 발생했으나 발생 농가 주변의 일부 농가들이 닭 살처분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높은 계란 가격에 대한 기대 수익과 산란종계 살처분에 따른 입식의 어려움을 예상해서다. 애지중지 키운 산란계를 살처분하려는 농가의 심정을 이해할 법하다. 그러나 더 큰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가 이것뿐이라면 어쩌랴.세상에 하찮은 존재란 없다. 그리 흔하게 여겼던 계란이 품귀현상을 빚어 항공 수입까지 이뤄져야 할 지경이다. 가히 누란지세다. 국정농단 등으로 국가적 위기상황에 닭 산업까지 위기다. 유신 독재시절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다. ‘삶은 닭이 울까’ ‘산닭 길들이기는 사람마다 어렵다’ ‘알까기 전에 병아리 세지 마라’는 지혜가 담긴 속담도 있다. 누란지세를 극복하는 데 ‘콜럼버스 달걀’이 나오길 바란다. 닭이 수난을 받으며 닭띠 새해를 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 김원용 논설위원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12-29 23:02

양파껍질 비유 말라, 고구마 줄기 터무니없다. 양파껍질이 많아야 몇 겹이나 되겠는가, 고구마 줄기에 매달린 고구마가 얼마나 되겠는가? 최근 최순실씨 국정농단과 관련된 언론보도에 매일같이 ‘단독보도’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그 끝이 어딘지 한숨만 나온다.최고 통치자에게 측근은 양날의 검이다. 잘하면 충신이지만, 잘못하면 자신을 겨누는 칼끝이 된다. 안타깝게도 역사 속에서는 전자보다 후자의 이야기가 더 많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 이유를 한비자는 ‘역린(逆鱗)’으로 설명하고 있다. 역린이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이다. 이 비늘을 건드린 사람은 죽음을 면하지 못한다. 이와는 달리 용은 길들이면 타고 다닐 수도 있다. 그래서 신하들은 거꾸로 난 비늘을 절대로 건드리지 않으면서 용을 타고 다닐 궁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역린은 충언을 하고 제대로 보좌하며 올바른 길로 안내하는 것이다. 그러나 충성스러운 언어는 귀에 거슬리고 좋은 약은 입에 쓰다. 통치자가 좋아할리 없다. 반대로 역린을 피하는 것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아부하면서 비위를 맞추는 것이다. 우선 듣기에는 기분이 좋고 그럴 듯하니 받아들여지기 쉽다. 그래서 자질이 부족한 군주 곁에는 항상 충신보다는 간신들이 들끓기 마련이다. 박근혜 정부의 주변에 온통 기름장어니 미꾸라지니, 국민밉상이니 하는 별명들만 보이고 청문회 증인들이 한결같이 잡아떼기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시절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내각이니, 강부자(강남의 부동산 부자) 내각이니, 회전문 인사니 하는 말들이 나돌았던 것도 마찬가지다.성호사서(城狐社鼠)는 성곽의 굴에 사는 여우와 묘당에 사는 쥐라는 뜻으로 임금에게 빌붙어 사익을 챙기고 국정을 농단하는 간신 측근들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들을 제거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여우굴을 들쑤시면 성곽이 무너질까 두렵고 쥐를 잡으려니 묘당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방치하면 민란이 발생하게 된다. 환관들의 국정농단이 불러온 황건적의 난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래서 군주는 항상 여우가 굴을 파고 쥐가 자리잡기 전에 간신들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경계해야 한다.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구린내 나는 측근들을 멀리 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이 중심이 되어 함께 권력을 사유화하고 비리를 키워왔다. 이제와서 몰랐다, 선의로 한일이라고 발뺌해보지만 낯 두꺼운 변명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민들의 가슴속에는 이미 민란이 진행되고 있다.이성원 논설위원

오피니언 | 이성원 | 2016-12-27 23:02

요즘 같이 국회의원 하기가 힘든 적도 없을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사태가 낱낱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분노의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촛불집회를 벌이면서 광장정치를 이어간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광장정치로 국회를 압박해 234명이라는 절대적인 숫자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토록 했다. 지금 분노에 찬 국민들은 대권욕에만 눈먼 정치권을 갈아 엎을 기세다.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됐던 예전에는 국회의원은 각종 특권을 누리며 서슴없이 행정부를 상대로 갑질을 해왔다. 권한만 있고 책임 없는 자리라서 더 그랬다. 억대 세비를 받고 면책특권 불체포특권까지 누리는 그야말로 선망받는 자리였다. 대통령만 빼고는 그 누구도 쉽게 만나고 때로는 재벌과의 정경유착(?)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까지 생겨났을 정도였다. 지역구에 내려오면 자신이 공천한 시장 ·군수와 지방의원 한테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그 맛에 목숨 걸고 전 재산을 탕진하며 국회의원 하려는 사람이 많았다.하지만 국민이 깨어나고 각종 시민단체들의 감시가 심해지면서 국회의원 위상이 달라졌다. 의정활동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어영부영 못하게 됐다. 출석여부도 철저하게 체크돼 본회의나 상임위원회에 불참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예외 없는 규정이 없듯 외견상 의정활동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국민들로부터는 더 불신을 산다. 지금도 국회가 당리당략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선공후사(先公後私)를 좌우명처럼 써붙여 놓지만 아직도 잿밥에만 관심이 많은 탄핵해야 할 집단으로 비춰진다. 경제여건이 안좋은 전북에서 국회의원 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중앙 정치 무대에서 본인들이 중심에 서서 모든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법 만들고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 이외에도 그렇다. 더욱이 보수정권이 장기간 집권하면서 전북 출신 공직자들이 인사때마다 불이익을 받아와 손잡고 일할 고위공직자가 없다. 자연히 힘 있는 자리에 전북 출신이 없다보니까 지역사업이나 민원 챙기기가 쉽지 않다. 남의 힘 빌리고 발품을 팔아도 사람이 없어 힘이 몇배로 든다.요즘 군산이 아우성이다. 내년 4월이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 닫을 처지에 놓였다. 지난 4월 군산조선소 협력업체가 86개였는데 지난달 말 72개로 감소했다. 만약 군산조선소가 문 닫으면 군산경제는 30%가 직격탄을 맞는다. 군산경제를 못 살리면 전북경제도 휘청거린다. 지금 키는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이 쥐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지역발전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사자후를 토했던 10명의 국회의원들이 똘똘 뭉쳐서 정 이사장을 만나 조선소가 존치되도록 설득해야 한다. 그간 40만의 도민들이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해 서명부를 작성,현대중공업에 전달했다. 정파를 떠나 이번 기회에 군산조선소를 살리는데 모두가 앞장서길 바랄뿐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12-26 23:02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취미가 소개된 적 있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독립혁명군 총사령관으로 독립전쟁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그는 고향인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넌에 있는 농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평화로운 삶을 사는 게 꿈이었다. 임기가 끝난 후 자신의 꿈을 실현했지만 그 시간은 2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정치가이며 교육자·철학자로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그는 은퇴 후 버지니아의 몬티첼로에 돌아가 버지니아대학교를 설립해 교육 발전에 이바지했다. 대학 설립은 그의 ‘마지막 관심사이자 조국에 바치는 마지막 봉사’였다. 취미는 건축. 자신의 몬티첼로 저택과 버지니아주 의사당을 설계했을 정도로 전문성이 있었다. 존 퀸시 애덤스 미국 6대 대통령. 2대 대통령 J.애덤스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하버드대 출신으로 국무장관 시절 ‘먼로 선언’의 기초를 만들었을 정도로 박학다식했다. 취미는 누드수영. 포토맥 강에서 누드로 수영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촉망받는 법조인 출신으로 미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앤드루 잭슨. 그는 의외로 백악관에서 측근들과 술 마시는 것을 좋아했으며 도박과 경마를 즐겼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26대 대통령. 미국의 국력을 크게 키운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그는 운동을 즐겼다. 청소년기에는 몸을 단련하기 위해 애썼으며 성인되어서는 일본의 전통무예와 권투에 심취했을 정도였다. 29대 부통령을 거쳐 30대 대통령이 된 캘빈 쿨리지. ‘고귀한 인품을 가진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그의 취미는 낮잠. 점심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즐겼다. 케네디가 암살당한 후 대통령이 되어 진보적 정책을 실현했던 린던 존슨 36대 대통령. 그는 자신의 목장에서 술을 마시고 자동차로 질주하는 것을 즐겼는데,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것처럼 운전하면서 호수로 돌진해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한다. 빌 클린턴 제42대 대통령. 그의 취미는 알려져 있기로는 색소폰 연주지만 은퇴 후에는 뉴욕타임스에 십자 낱말 맞추기 요령을 기고할 정도로 십자 낱말 맞추기를 즐겼다. 의외의 취미를 가지고 있거나 삶의 궤적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취미와 꿈을 가진 대통령들이 흥미롭다. 취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다. 그만큼 본업과 취미의 경계는 분명하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취미가 궁금해진다.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12-23 23:02

부산시가 핵심 대선공약사업으로 부산 앞바다를 멀리 가로지르는 제2해안순환도로 사업을 검토 중이란 소식이다. 부산시의 동편에 위치한 해운대와 서편의 가덕도를 잇는 제2해안순환도로의 총연장은 36.7㎞에 달한다. 이 사업의 1단계는 해운대~남구(8.1㎞), 2단계는 남구~영도(4.8㎞), 3단계는 영도~다대포(11.4㎞), 4단계는 다대포~가덕도(12.4㎞)다. 부산시는 총 사업비를 10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피하기 위해 바다 구간은 침매터널(바닷속 터널)로 하고, 육지 구간도 지하터널로 건설해 민원을 피하겠다는 구상이다. 천문학적 예산 부담 때문에 연차적으로 추진, 2042년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제2해안순환도로가 완공되면 경북 포항에서 해운대, 거가대교를 거쳐 경남 남해와 전남 여수·광양까지 이어진다. 이 매머드급 도로건설사업 계획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30년 전 광안대교도 처음에는 ‘미쳤냐’는 소리를 들었다”며 “제2해안순환도로도 앞으로 30~50년 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항구도시 부산은 해안선을 따라 동서로 쭉 뻗은 모양이다. 들쭉날쭉한 해안선 지형 때문에 교통이 불편, 그동안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을숙도대교, 신호대교, 가덕대교 등 큰 다리가 많이 건설됐다. 이 도로망이 수십년에 걸쳐 구축된 덕분에 항구도시 부산의 물류망은 안정적이다. 바다를 가로질러 건설된 광안대교의 야경이 광안리 해수욕장을 유명 관광지로 만든 것 등은 덤이다. 부산 도심을 완전히 피해 해운대에서 영도, 다대포, 가덕도 36.7㎞를 잇는 제2해안순환도로 건설계획은 천문학적 예산과 환경피해 논란 등에도 불구, 도전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전북에서도 도전은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역사라는 새만금사업이 진행 중이고, 고창과 부안을 잇는 부창대교, 군산과 장항을 잇는 동백대교, 새만금방조제 신시도에서 출발해 무녀도와 신시도 등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도로 등 나름 적지 않다. 다만 부산이 황새 걸음이라면 전북은 멧새 걸음이다. 동백대교는 막바지 상판 연결이 하대백년이고, 고군산연결도로는 무녀도에서 막혔다. 부창대교는 15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하다. 부산이 10조 사업을 내놓을 때 전북은 진행 사업조차 오리무중이다. 전북도가 빨라진 대선시계를 겨냥해 대선공약사업을 준비 중이다. ‘미쳤냐’ 소리 나오는 공약 없나.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12-2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