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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102건)

지금은 비록 무속화 되었지만, 서낭당은 처음부터 무속이 아니라 부족 국가시대에 석전(돌 전쟁)으로 마을을 방어하던 무기의 저장소였고 일종의 병참기지였다. 서낭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한자의 성황(城隍)이 음운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성(城)이라 함은 글자 그대로 성이며 황(隍)이라 함은 성을 쌓고서도 미덥지 못해 그 주변에 팠던 물길을 의미한다. 따라서 서낭은 본시 촌락방어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왜 이곳에 돌멩이를 모아두고 산성을 만들었는가 하면 한강 바닥에는 모래언덕이 형성되어 한강 하류 중에서 깊이가 가장 얕아 임진왜란 당시의 왜군이나 한국전쟁 당시의 북한군도 이 강을 건너던 지점으로 삼은 바 있다.서낭의 군사적 기능은 화약과 총포의 발명과 함께 사라지고 민속놀이로 흔적이 남아 있는데 196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에서 정월 대보름날의 행사로 볼 수 있었던 돌싸움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서낭신을 마을과 토지를 지켜주는 신으로 믿고 섬겨왔는데, 마을 어귀 큰 고목이나 바위에 새끼줄을 매어 놓거나 울긋불긋한 천을 찢어 달아 놓고 그 옆 작은 집에 서낭신을 모셔놓은 당집을 서낭당이라 했다.때로는 당집 없이 큰 고목에 울긋불긋한 천이나 새끼가 매어 있는 것만도 서낭당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이 서낭당 앞을 지날 때는 서낭신에게 행운을 빌며 돌을 하나씩 쌓아놓기도 하고, 잡귀가 달라붙지 말라는 뜻에서 침을 뱉고 가기도 한다.

문학·출판 | 기고 | 2018-01-12 23:02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으로 시작하는 윤극영의 동요 ‘반달’에는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라는 부분이 나온다. 여기서 나오는 삿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상앗대의 준말이라고 나와 있다. 상앗대는 ‘물가에서 배를 떼거나, 또는 물이 얕은 곳에서 밀어 갈 때 쓰는 장대’다.1970년대까지만 해도 도시 근교나 시골에서 다리가 놓이지 않은 개울이나 얕은 강물을 건너기 위해서는 나룻배를 이용했다. 그런데 돛을 달아 바람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좁고 얕은 강에서는 노를 젓거나 기다란 막대기로 배를 밀며 건너곤 했는데, 이때 배에서 강바닥을 밀기 위해 사용하는 긴 막대기가 바로 상앗대다. ‘질’은 ‘장난질’에서 보이듯이 어떤 행위를 하는 ‘짓’과 같은 의미이지만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접미사이다. 그래서 ‘삿대질’은 배를 강에 띄우기 위해 배 위에서 긴 막대기인 상앗대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처럼, ‘말다툼을 할 때 주먹, 손가락, 막대기 따위로 상대방의 얼굴을 향해 내지르는 짓’을 말하는 것이다.사람들이 싸울 때 손가락으로 상대방을 향해 내지르는 품이 뱃사공이 삿대를 이리저리 놀리는 품과 비슷하다 하여, 오늘날에는 상대방을 향해 함부로 손가락질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문학·출판 | 기고 | 2018-01-05 23:02

‘늦깎이’는 ‘늦다’와 ‘깎다’가 합쳐져 ‘늦깎다’가 된 후 다시 의존 명사 ‘이’가 붙어 이루어진 합성어다. ‘머리나 털 따위를 잘라 내다’라는 의미를 가진 말은 ‘깍다’가 아니라 ‘깎다’이다. ‘깍다’가 아니라 ‘깎다’인 이유를 알아보겠다.어간 뒤에 모음 어미를 붙여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깎다’는 규칙적으로 활용을 하는 규칙 용언이다. 규칙 용언은 받침 있는 어간 뒤에 어미를 붙였을 때 어간의 받침이 그대로 모음의 첫소리로 연음되어 발음된다.예를 들어 웃+어>우서, 솟+아>솟아, 깎+아>까까, 깍+아>까가 즉 규칙 용언 ‘깎다’는 어간 뒤에 모음 어미를 붙였을 때 ‘까가’라고 발음되지 않고 ‘까까’라고 발음된다. 만약 ‘깍다’가 기본형이라면 ‘까가’라고 발음되어야 한다. 이것으로 볼 때 ‘깎다’는 ’깍다’가 아니라 ‘깎다’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형태소 분석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늦깎이’는 말 그대로 ‘늦게 머리를 깎은 사람’ 즉, ‘늦은 나이에 중이 된 사람’을 지칭하던 말이다. 요즈음은 의미가 확대되어 ‘사리를 남보다 늦게 깨달은 사람, 또는 채소나 과실 등이 늦게 익은 것’을 가리킬 때도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2-22 23:02

감기에 걸리면 예외 없이 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콧물이 난다. 코에 손을 갖다 대 보면 열이 느껴진다. 이러면 옛날에는 ‘고뿔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감기 걸렸다’거나 더 심하면 ‘독감 걸렸다’고 한다. ‘기침’은 옛말 ‘깃다’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이 ‘깃다’란 단어는 ‘기침하다’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깃다’는 동족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이다. 즉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처럼 ‘기침을 깃다’로 사용되던 것이었다. 물론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에서 ‘울음, 꿈, 잠’ 없이 ‘울다, 꾸다, 자다’ 등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깃다’도 목적어 없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기침’은 ‘깃다’의 어간 ‘깃-’에 명사형 접미사 ‘-으’ 나 ‘-아’(아래 아)가 붙어서 ‘기츰’이나 ‘기참’( ‘참’자는 아래 아)으로 사용되다가, 그 음이 변화하여 ‘기침’이 되었다. 그래서 ‘기츰을 깃다’로 사용되다가 17세기에서부터 ‘기츰하다’ 등으로 사용되어 오늘날과 같이 ‘기침하다’나 ‘기침을 하다’ 등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셈이다.그런데 옛날에는 ‘감기’를 ‘고뿔’이라고 했었다. ‘고뿔 들었다’고 해서 ‘고뿔’이 감기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흔히 사용되었던 것이다. ‘고뿔’은 옛말에서는 ‘곳블’로 ‘고鼻+ㅅ(속격 조사) + 블(火)’의 구성이었는데, 이것이 ‘곳불’로 원순 모음화 되었다가 뒤의 음절 초성이 앞 음절의 ‘ㅅ’ 때문에 된소리로 된 것이다. 곧 이 말은 비염에 걸려 코에 불이 난다는 의미 때문에 생긴, 정말 재미있게 표현된 단어로 16세기부터 출현한다. 일찍부터 한 단어로 굳어진 것이다. 그래서 ‘고’가 ‘코’로 유기음화되었어도 표준어에서는 ‘코뿔’이라고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고뿔은 코와 불이 합쳐져서 된 말로, 감기가 들면 코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더운 김이 나온다고 하여 감기를 고뿔이라 일렀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2-01 23:02

소매치기는 혼잡한 곳에서 남의 물건을 슬쩍 훔치는 사람이다. 소매치기는 생각보다 오래된 절도 수법이다. 조선시대에 도포 소맷자락이 꽤 길어서 외출 시 호주머니가 없는 도포나 두루마기를 입는 양반층이 주머니 대신 소맷자락에 물건을 넣어 다닌 데에서 온 단어 ‘소매’와 물건을 꺼내 간다는 방법 ‘치기’의 합성어가 소매치기다.흥선대원군이 도포 자락의 폭을 줄인 이후로는 물건을 넣기 힘들게 되었으므로, 최소 고종 이전부터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도둑이 어느 시대엔들 없었겠는가마는 소매치기 이외의 표현으로는 한자어 ‘도모’나 일본어 ‘쓰리꾼’이라고도 불린다.취객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를 가리켜 ‘아리랑치기’라는 용어를 쓴 적 있고, 버스에 승차하려는 피해자의 앞을 막고 핸드백을 열거나 째서 절취하는 ‘올려치기’가 있다. 그리고 양복 안주머니를 면도칼로 째고 절취하는 ‘안창따기’가 있고 핸드백 등을 열거나 째고 금품을 절취하는 속칭 ‘빽따기’, ‘빽치기’가 있다. 또 팔찌 등을 끊어서 절취하는 ‘굴레 따기’가 있다고 한다.여담으로 ‘소매치기 수(?)’라는 한자가 있다. 이 한자는 ‘손 수(手)’자 세 개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유는 손이 눈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소매치기들에게 기생해서 이들로부터 상납금을 받는 사람들을 ‘소매치기 야당’이라고 한다.소매치기들은 지하철에서 잠자고 있으면 옆에 앉거나 서서 손가락으로 주머니를 슬금슬금 건드리면서 지갑을 찾기 시작한다. 이때 맞은편이나 대각선 쪽에 있는 다른 승객은 바람잡이일 가능성이 있어서 옆에서 피해자를 깨우려고 하면 협박한다고 한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1-10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