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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102건)

감기에 걸리면 예외 없이 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콧물이 난다. 코에 손을 갖다 대 보면 열이 느껴진다. 이러면 옛날에는 ‘고뿔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감기 걸렸다’거나 더 심하면 ‘독감 걸렸다’고 한다. ‘기침’은 옛말 ‘깃다’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이 ‘깃다’란 단어는 ‘기침하다’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깃다’는 동족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이다. 즉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처럼 ‘기침을 깃다’로 사용되던 것이었다. 물론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에서 ‘울음, 꿈, 잠’ 없이 ‘울다, 꾸다, 자다’ 등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깃다’도 목적어 없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기침’은 ‘깃다’의 어간 ‘깃-’에 명사형 접미사 ‘-으’ 나 ‘-아’(아래 아)가 붙어서 ‘기츰’이나 ‘기참’( ‘참’자는 아래 아)으로 사용되다가, 그 음이 변화하여 ‘기침’이 되었다. 그래서 ‘기츰을 깃다’로 사용되다가 17세기에서부터 ‘기츰하다’ 등으로 사용되어 오늘날과 같이 ‘기침하다’나 ‘기침을 하다’ 등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셈이다.그런데 옛날에는 ‘감기’를 ‘고뿔’이라고 했었다. ‘고뿔 들었다’고 해서 ‘고뿔’이 감기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흔히 사용되었던 것이다. ‘고뿔’은 옛말에서는 ‘곳블’로 ‘고鼻+ㅅ(속격 조사) + 블(火)’의 구성이었는데, 이것이 ‘곳불’로 원순 모음화 되었다가 뒤의 음절 초성이 앞 음절의 ‘ㅅ’ 때문에 된소리로 된 것이다. 곧 이 말은 비염에 걸려 코에 불이 난다는 의미 때문에 생긴, 정말 재미있게 표현된 단어로 16세기부터 출현한다. 일찍부터 한 단어로 굳어진 것이다. 그래서 ‘고’가 ‘코’로 유기음화되었어도 표준어에서는 ‘코뿔’이라고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고뿔은 코와 불이 합쳐져서 된 말로, 감기가 들면 코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더운 김이 나온다고 하여 감기를 고뿔이라 일렀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2-01 23:02

소매치기는 혼잡한 곳에서 남의 물건을 슬쩍 훔치는 사람이다. 소매치기는 생각보다 오래된 절도 수법이다. 조선시대에 도포 소맷자락이 꽤 길어서 외출 시 호주머니가 없는 도포나 두루마기를 입는 양반층이 주머니 대신 소맷자락에 물건을 넣어 다닌 데에서 온 단어 ‘소매’와 물건을 꺼내 간다는 방법 ‘치기’의 합성어가 소매치기다.흥선대원군이 도포 자락의 폭을 줄인 이후로는 물건을 넣기 힘들게 되었으므로, 최소 고종 이전부터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도둑이 어느 시대엔들 없었겠는가마는 소매치기 이외의 표현으로는 한자어 ‘도모’나 일본어 ‘쓰리꾼’이라고도 불린다.취객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를 가리켜 ‘아리랑치기’라는 용어를 쓴 적 있고, 버스에 승차하려는 피해자의 앞을 막고 핸드백을 열거나 째서 절취하는 ‘올려치기’가 있다. 그리고 양복 안주머니를 면도칼로 째고 절취하는 ‘안창따기’가 있고 핸드백 등을 열거나 째고 금품을 절취하는 속칭 ‘빽따기’, ‘빽치기’가 있다. 또 팔찌 등을 끊어서 절취하는 ‘굴레 따기’가 있다고 한다.여담으로 ‘소매치기 수(?)’라는 한자가 있다. 이 한자는 ‘손 수(手)’자 세 개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유는 손이 눈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소매치기들에게 기생해서 이들로부터 상납금을 받는 사람들을 ‘소매치기 야당’이라고 한다.소매치기들은 지하철에서 잠자고 있으면 옆에 앉거나 서서 손가락으로 주머니를 슬금슬금 건드리면서 지갑을 찾기 시작한다. 이때 맞은편이나 대각선 쪽에 있는 다른 승객은 바람잡이일 가능성이 있어서 옆에서 피해자를 깨우려고 하면 협박한다고 한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1-10 23:02

막걸리는 한국의 전통주로 탁주(濁酒)나 농주(農酒), 재주(滓酒), 회주(灰酒)라고도 한다. 보통 쌀이나 밀에 누룩을 첨가해 발효시켜 만든다. 발효할 때 알코올 발효와 함께 유산균 발효가 이뤄진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6~8% 정도다.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등을 쪄서 식힌 다음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켜 술지게미를 걸러 만든다. 이때 술지게미를 거르지 않고 밥풀을 띄운 것을 동동주라고 한다.흔히 부르는 탁주(濁酒)는 용수를 박아 뜬 맑은 술 청주(淸酒)의 상대적인 이름이다. 집에서 담그는 술이라고 가주(家酒)·가양주(家釀酒), 빛깔이 희다고 백주(白酒), 농부가 즐기는 술이라고 농주(農酒), 제상에 올리는 술이라고 제주(祭酒), 약으로 쓴다고 약주(藥酒), 신맛을 중화시킨 술이라고 회주(灰酒), 일반 백성들이 즐기는 술이라고 향주(鄕酒), 쌀알이 동동 뜨는 술이라고 부의주(浮蟻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고 국주(國酒) 등으로 불린다.막걸리는 국어사전에 ‘마구 걸러 짜낸 술’이라고 적혀 있다. 막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양가가 높은 발효주라 살아있는 유산균이 가득하고, 힘든 일을 이겨내고 허기를 달래주는 든든한 약주다. 막걸리는 값이 싼 데다 20여 가지에 이르는 풍성한 안주를 두루 맛볼 수 있다. 탁주에 그쳤던 제품에 노화 방지 효능을 지닌 안토시아닌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출시되고, 색깔과 입맛 등 소비자 욕구를 고려한 복분자나 송화, 오미자, 상황버섯 등으로 만든 막걸리도 시판 중이다. 요즈음은 신세대 입맛에 맞춘 퓨전 막걸리가 등장하면서 소비층이 20~30대로 확대됐다.우리 고장 전북에도 막걸리 제조공장은 모두 70여 개소에 달한다. 남원이 12곳으로 가장 많고, 익산 9곳, 정읍 8곳, 완주 7곳, 김제·임실 각각 6곳, 고창·진안 각각 5곳, 전주·부안·순창·무주 각각 4곳, 장수 2곳, 군산이 1곳에 이른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0-20 23:02

화투는 꽃 그림이 그려진 투전이라는 뜻으로, 계절에 따라 꽃이나 풀 따위가 있는 풍경을 그려 넣은 딱지 모양의 놀이 도구이다. 화투는 우리나라 고유의 놀이가 아니고 일본에서 건너온 문화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화투를 누가, 언제, 어떻게 우리나라에 전파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아마도 19세기 말 일본 대마도 상인들이 장사 차 우리나라를 내왕하면서 퍼뜨린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그런데 일본에서 건너온 놀이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없어진 놀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명절 때는 물론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으레 필수로 여겨지는 놀이가 되었으며 고유의 민화투에서 ‘고스톱’이라는 한국인의 독창적 방법을 만들어냈다.이렇게 화투(花鬪)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딱지치기 놀이용 카드다. 일본에서의 명칭은 화투(花札: 하나후다-꽃패)다. 그 유래를 보면 16세기 후반, 일본이 포르투갈과 대대적으로 무역을 시작한 시절 포르투갈 선교사가 가져온 라틴식 플레잉 카드가 있었다. 그런데 도박성 때문에 금지령이 떨어진 이후 규제를 피하고자 완전 다른 그림을 그려서 사용한 것이 지금의 화투다.화투장마다 꽃과 식물로 바뀌고 모양은 광, 열, 단, 피로 바뀌게 되었다. 물론 1대 1로 대응되지는 않았으므로 이 과정에서 화투만의 독창성이 생겼다. 화투의 그림이 복잡하고 구체적인 사물이 그려져 있는 것은 규제를 피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농담으로 화투를 지칭하는 ‘동양화 감상’이라는 말은 도박혐의로 잡혀가지 않으려는 필사의 변명이기도 했다. 그러나 도박이 성행하면서 화투 역시 금지령이 수차례 떨어지기도 했다. 나중에는 화투를 가지고 마음껏 놀아도 되는 대신 화투 공장에 세금 폭탄을 얹는 등 완화되기도 하다가, 끝내 규제도 다 폐지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지금은 치매 예방치료제로 노인회관 필수품이 되었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10-13 23:02

똥은 동물이 소화하고 난 나머지 음식이 찌꺼기 형태로 몸 밖으로 배출된 배설물이다. 75%는 물이고 나머지의 2/3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며 그 나머지는 박테리아다. 우리가 잘 알듯 똥은 병원균이 많고 냄새가 심하다.그런데 왜 똥이라고 했을까?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영어의 덩(Dung)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고, 아주 옛날 땅에다 대소변을 보았기 때문에 땅에다 눈다 하여 ‘땅’을 조금 변형시켜 똥이 되었다는 설, 재래식 변소의 경우 풍덩 하고 빠지는 소리의 의성어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도 똥이라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면 의성어 변형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똥은 순수한 우리말이다.똥을 한자로는 ‘분(糞)’이라고 쓰고, 일본식 한자로는 ‘시(屎)’라고 쓴다. 둘 다 ‘쌀 미(米)’자가 들어가 있는데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인들에게 똥은 당연히 쌀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를 의미한다. 이런 똥은 순환했다. 온 가족이 1년간 열심히 싸서 모아둔 똥을 논밭에 뿌려 거름으로 삼아 풍년을 누렸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차를 타고 농촌을 지나면 똥냄새가 차 안으로 훅 들어왔다. 그리고 마을도 똥냄새로 가득 찼다. 그러나 누구 하나 코를 돌린 일이 없었다. 그런데 요즈음 그 소중한 똥은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존재 없이 소멸해버린다.장수의 비결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배설이다. 배설이 잘 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똥’이 잘 나온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을 보면 변비 때문에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한결같이 ‘제발 한 번이라도 시원하게 똥을 한번 싸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한다. 이렇게 소중한 똥이 똥 취급을 당하여 ‘바보’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사례도 있다.

문학·출판 | 기고 | 2017-09-2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