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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287건)

열흘이라는 역대 최장의 연휴, 한반도 안전이 염려되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북핵위기 해법 모색을 위한 의원외교단의 일원으로 워싱턴에 간 것이다.나를 포함한 4명의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은 지난 10일 1일부터 6일까지 미국 현지에서 북핵 문제에 관해 영향력 있는 핵심 인사 30여명과 14차례에 걸쳐 면담과 간담회를 가졌다. 익숙한 이름의 버시바우 전 대사, 토머스 섀넌 국무부 차관, 존 틸레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조 윌슨 미하원 군사위원회 소위원장,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테드 요호 하원 아태소위원장 등 30여명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한결같았다. 우리와 그들의 의견은 다르지 않았다. 한반도에 절대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선제타격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한국의 우려를 전했다. 깔끔한 답변이 돌아왔다. 한마디로“Good cop, Bad cop”. 직역하자면 “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 우리식 표현은 “채찍과 당근”이다.독자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북정책에 있어 엇박자가 난다는 보도를 기억할 것이다. 심지어 불화설까지 있었다. 이것은 일종의 협상용 역할분담이라는 것이다.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쁜 경찰, 틸러슨 장관은 좋은 경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그들은 한국을 미국처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을 지키는 것은 곧 미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이 한국을 지키지 못한다면, 일본과 유럽의 동맹국들이 미국을 어떻게 보겠느냐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도 상당히 훼손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북한에 선제공격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최고 결정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을 뺀 나머지 정관계 인사들과 그들이 포함된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신중한 태도였기 때문이다.우리의 의견이 일치한 것은 또 있다. 한반도의 전술핵 배치는 불가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미국 핵심인사들을 만나 전술핵 배치를 주장했고, 그 당시 국무성 간부들이 반대를 표했다고 알려졌다. 솔직히 같은 나라의 국회의원들이 당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미국이 어떻게 볼 것인지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혹시 찬성하는 사람을 만나면 설득할 논리를 찾기 위해 자료도 검토하고, 전문가들의 조언도 구했다.그런데 전술핵 배치에 대해 찬성의 목소리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반대의 의견도 듣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에게는 처음부터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고, 따라서 이 문제에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괜한 걱정을 한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 전술핵에 관심도 두지 않는 이유가 있다. 1991년 철거한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북한핵을 폐기시킬 명분을 잃고, 일본이나 대만에는 핵무장의 구실을 준다. 공포로 공포를 해소하지 못한다. 한반도에서 공포 대 공포가 대결하는 구조로는 오히려 공포가 증폭될 뿐이다. 우리는 이왕에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을 제공받고 있다.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듣는 쪽 귀만 피곤한 주장이다. 정세를 제대로 알고도 주장한다면 안보로 장사를 하는 것이고, 그 반대라면 정세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곧 미국에 간다고 한다. 미국의 귀가 또 피곤하게 생겼다. 안타깝다. 홍대표에게 당부한다. 이번에 미국을 가면,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고 오시라!

오피니언 | 기고 | 2017-10-12 23:02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이번 주에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에 대한 청문회가 연이어 진행될 예정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도 관심사다. 새 정부의 순항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여소야대 국면에서 실시되는 청문회인 만큼 국민적 관심도 뜨겁다. 정부초기, 개혁에 속도를 내야할 시기에 총리 후보자 등의 낙마는 정권에 엄청난 부담을 가져오고 국정운영의 동력도 크게 떨어트리기 때문에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문재인 정부와 후보자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법적·도덕적 기준은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또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직무에 걸 맞는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국민의 시각에서 제대로 검증해 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철저한 검증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기본 책무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면탈, 세금탈루, 논문표절 등 5대 비리자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와 차별되는 깨끗하고 청렴한 공직사회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도 여지없이 이 원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이낙연 총리의 경우도 5대 기준에는 미달하였지만 국정의 출발이라는 대승적 차원의 접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민이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인사’에 대해 사과하고 ‘선거캠페인과 국정운영의 무게가 같을 수 없다 ‘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여당의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의 새로운 인사청문 기준을 마련하자고도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 제도의 무용론까지 제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정부에서 야당이 후보자들에 대한 부적격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음에도 인사청문 결과와 무관하게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한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국회의 인사청문 결과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아무런 구속요건이 되지 못하는 현실은 수정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임명강행이 불법은 아니지만, 비리 의혹으로 부적격 여론이 우세하다면 국회가 반대하는 후보자에 대한 임명은 지양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 제도는 대통령의 인사전횡을 견제하고 고위공직자의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인사청문 대상도 2000년 도입된 이후 꾸준히 확대되어 국무위원과 대통령 및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앙선관위원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그 취지와는 다르게 공직후보자들은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만신창이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야당은 인사청문회를 이용해 정부와 여당에 도덕적 상처를 낼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여당은 부당한 공격으로 치부해 버리고, 언론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것이 관례화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지명한 공직후보자의 경우 99%가 인준에 성공하고 있다. 공직후보자에 대해서는 객관적 매뉴얼화된 시스템을 통해 1년 가까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철저한 검증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공직후보자의 경우 사전검증 절차를 제도화하고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때 그 검증의 기준과 내역·결과를 첨부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공직후보자의 인격과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그들의 정책 비전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사청문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대통령께서 인사의 5대원칙 기본정신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하신만큼 청와대는 후보자들의 사전검증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그래야 전문성을 검증해야 할 인사청문회 본연의 기능도 올바로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피니언 | 기고 | 2017-06-08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