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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591건)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악한들’의 첫 자리는 늘 재벌이 차지했다. 현정권이 들어서자, 재벌에 대한 공격은 더욱 거세어졌고 재벌에 대한 규제는 부쩍 엄격해졌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 정책은 인기가 높다.묘한 것은 모두 재벌을 믿고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재벌 제품들을 높은 값을 치르고서도 산다. 사람은 누구나 소비자이므로,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 시민들은 재벌을 믿고 좋아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종업원들을 잘 대우하니, 재벌의 종업원이 되거나 종업원을 배우자로 얻기를 모두 바란다. 재벌이 빚을 내려 하면, 은행 차입이든 사채 발행이든, 모두 중소기업들보다 싼 이자를 받겠다고 나선다. 해외에서도 사정이 같다.많은 사람들이 재벌을 혐오하면서도 모두 재벌을 신뢰하고 거기서 일하려 한다는 현상은 기괴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왔는가? 재벌과 다른 기업들을 변별하는 기본적 기준은 크기이니, 재벌에 대한 태도를 평가하려면, 먼저 크기에 대해 살피는 것이 순서다.생명체든 사회 조직이든 오래 사는 데는 크기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풀이나 곤충은 한 해를 넘기기 어렵지만, 나무는 몇백 년을 거뜬히 살고 짐승은 몇십 년을 산다. 조직도 마찬가지니, 큰 나라는 오래 가지만 작은 나라는 늘 위태롭고, 대기업은 오래 가지만 개인 기업은 몇 해 못 간다.이처럼 큰 존재들이 오래가는 까닭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크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생명체든 사회 조직이든 구성 요소들의 무작위적 움직임들이 항상성을 위협한다. 생명체는 분자들의 끊임없는 운동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사회 조직은 구성원들의 비행이나 이탈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몸집이 커서 구성 요소들이 많으면, 이런 무작위적 움직임들의 영향이 크게 줄어든다.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내부의 항상성을 지키는 데도 크기가 중요하다. 실제로, 급격한 정치적 또는 기술적 변화에 대기업들이 작은 기업들보다 훨씬 잘 대처한다.여기서 주목할 점은 생명체나 기업이나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면 자연스럽게 자라난다는 사실이다. 자연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생명체는 개체들이 늘어나 전체 생질량(bio-mass)이 커진다. 시장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기업은 규모가 커진다. 따라서 대기업을 억압하는 것은 환경에 대한 성공적 적응을 벌하는 짓이다. 이치에 맞지 않고 경제에 크게 해로울 수밖에 없다.기업이 계속 성공하려면, 제품들을 개발하고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 그래서 외주에 맡기던 공정들을 내부에서 하게 되어, 종사하는 분야들은 점점 늘어난다. 즉 성공적 기업은 몸집만이 아니라 사업 범위도 늘어난다.대기업이 지닌 결정적 이점은 시장에서 나온 좋은 변화들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큰 성공은 큰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작은 기업들은 그럴 힘이 없다. 지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누리는 반도체 경기는 이 점을 잘 보여준다. 큰 위험을 지면서 큰 투자를 한 덕분에 좋은 기회가 왔을 때 큰 이익을 보는 것이다.게다가 대기업의 규제가 대체로 우리 기업들에만 적용되어서, 외국 대기업들은 오히려 우대 받는다. 민족주의적 성향이 드높은 우리 사회에서 이런 역차별이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사실은 야릇하다.이제 국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성기어져서, 세계기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되었다. 자연히, 대기업들은 더욱 중요해진다. 나라마다 암묵적으로 자국 대기업들을 지원한다. 우리 사회만 예외다. 중소 기업들만 온실에서 키워서, 중소 기업들은 중견 기업으로 자라나는 것을 마다하고, 중견 기업들은 대기업 지정을 사약처럼 여긴다. 기업에 대한 정책이 이래서야, 어떻게 경제가 발전하고 나라가 커져서 둘레의 강대국들로부터 대접을 받겠는가?지금 형편에선 대기업들이 늘어나기도 더 자라기도 어렵다. 세계에서 일류 기업 대접을 받는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 하나다. 참으로 걱정스럽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열 개만 있다면, 내 통장의 잔고가 달랑달랑 하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것이다.

오피니언 | 기고 | 2017-10-20 23:02

어느 날 60대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식들 모두 출가 시키고 노부부만 남아 외로워 반려견 입양을 고려하고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 여러 얘기를 주고 받아 결국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의 수가 1000만 명을 넘었다는 보도는 꽤 지난 이야기이다.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산업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에 지속적으로 발전하다가 IMF 이후 잠시 주춤했다. 2005년도 이후 입양된 반려동물 수와 사료 및 용품 등의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해 현재의 반려동물 시장은 약 4조 원 정도로 대규모 산업이 됐다.이 외에도 산술적으로 계산하지 못하는 부가적 가치를 합산하면 엄청난 경제규모라고 할 수 있다.세계미래학회의 미래 10대 유망산업 중 하나로 선정된 반려동물 산업은 크게 분양, 진료, 사료 및 용품, 훈련, 문화 컨텐츠, 동물 복지, 동물매개 치료 분야 등으로 분류 할 수 있다. 분야에 따라 상당부분 정착돼 있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이 아직도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는 개나 고양이가 무슨 문화가 되겠느냐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어엿한 가족으로의 지위를 누리는 반려동물은 현대인의 새로운 문화가치로 인정되고 있다.한동안 많은 대학에서 반려동물 관련 학과를 신설해 증가하는 반려동물 산업에 대비한 인력양성을 시도했으나 반려동물 산업이 시들 해지면서 많은 대학에서 학과를 폐쇄한 것도 참 안타까운 일이다. 대학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노력으로 반려동물 문화 콘텐츠 개발 및 사회적 기여 분야 등의 인력을 양성했더라면 더 참신한 반려동물 문화가 증가하는 반려동물 수만큼 발전했을 것이라고 본다.외국의 경우 평생교육원과 같은 교육기관에서도 동물매개치료(pet assisted therapy·PAT) 전문가를 양성해 노인이나 장애인 등의 심리정서적 재활치료에 활용하도록 하고, 반려동물 문화 콘텐츠 개발 전문가를 양성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몇 개 대학이 PAT 전문가 양성과 문화 콘텐츠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서 학계 및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아울러 늘어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사안이 동물복지 분야이다. 동물복지법 시행이후로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러 매체에서 공장식 동물 생산 및 동물 학대에 관한 내용들이 보도돼 세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은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국민의식이 성숙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동물복지 전문가의 양성이 매우 시급한 부분이다.현재의 동물자유연대, 동물유관단체협의회 등 자원봉사단체의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교육기관 및 정부기관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지원방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하기관 등에서 많은 정책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으로 반려동물 산업을 활성화 시키기를 기대한다.최근 대통령이 유기견을 입양한 것을 계기로 내년부터 유기동물을 입양할 경우 정부지원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정부지원이 가시화되면 유기동물의 학대 및 방치와 관련된 문제가 줄어들고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일본에서 고령화 문제와 관련된 노인복지정책으로 반려동물 입양을 지원하는 사업이 시행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노인들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입양한 반려동물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상실과 사별로 인해 노인들에게 더 큰 고독감과 비탄을 안겨줬다는 보고는 우리가 향후 반려동물 관련정책에 참고해야 할 중요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에 민간단체, 학계 및 정부는 더욱 성숙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서 상호협력적 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본다.

오피니언 | 기고 | 2017-09-0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