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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816건)

지난 주 경주로 출장을 갔었다. 일을 마치고 잠깐 시간을 내 첨성대를 보러갔다. 지난 9월 지진으로 첨성대가 약간 파손되었다고 해서 자세히 살펴보았으나 어느 부분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다. 신라 선덕여왕 시절 건축된 첨성대가 1970년대 초까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천문대라는 사실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최근까지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면서 다른 가능성들이 크게 대두되었다.첨성대 구조에 대한 의문무엇보다도 그 구조가 문제가 되었다. 만일 천문대를 건축할 요량이었다면 단을 층층이 쌓아 맨 위쪽에 넓고 평편한 공간을 마련하여 그곳에서 관측을 하면 된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우물 형태로 만들어서 그 내부로 들어갔다가 다시 위쪽으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비좁은 공간에서 별을 관측하도록 했겠느냐는 것이다. 그 형태 때문에 최근 첨성대가 상징적인 우물이라는 주장이 여러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이 가설에 의하면 첨성대는 불교에서 말하는 여러 하늘 중 하나인 도리천과 지상을 연결하는 통로이거나 토착신앙인 용신사상과 불교의 미륵사상이 결합한 미륵용신이 오르내리는 통로라는 것이다. 이처럼 첨성대가 불국사나 석굴암과 함께 불교문화의 정수(精髓)로 봐야한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고문헌에서 언급하듯 그것이 별과 관련되어있다손 치더라도 과학적 관측과는 거리가 먼 점성술이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몇 년 전 공중파에서 ‘선덕여왕’이라는 역사 드라마를 방영해 큰 인기를 끈 일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 나중에 선덕여왕이 되는 공주 만덕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하늘의 뜻인 양 백성을 속이며 국정을 농단하는 미실이라는 신녀를 견제하기 위해 과학적인 기상천문관측소인 첨성대 건축을 추진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인도에서 불교와 함께 과학적인 천문관측기법을 도입해 이전까지의 미신을 혁파했다는 것이다.첨성대가 지어지던 7세기의 인도는 불교 본산지였을 뿐 아니라 당시 세계 최고로 천문학이 발달했었다. 하지만, 종교와 관련된 점성술 또한 발달하여 8세기 경에 중국과 일본으로 전파했다는 역사 기록이 있다. 나는 첨성대가 이보다 이른 시기에 신라로 고대 인도 점성술이 전파된 증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첨성대를 기상 천문대로 묘사한 드라마의 설정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신라에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에 국가 체제는 어떠했을까? 드라마에서 묘사하듯 왕권과 대등한 신권을 휘두르는 무녀가 국정에 깊숙이 개입했을까? 삼한 시대에 존재했던 신성지역인 소도(蘇塗)로부터 고조선은 제정일치 사회였지만 그 이후 한반도에 제정이 분리된 나라들이 생겼다고 유추하는 학자들이 있다. 최고 정치 권력자와 최고 신관이 서로 견제하며 나라를 다스렸다는 것이다. 물론 선덕여왕이란 드라마에서처럼 서로 크게 싸울 때도 있었겠지만 사이좋게 평화 관계를 유지했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타임머신 타고 시간여행 온 듯요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제왕적 대통령이 우주의 수상한 기운을 듬뿍 받아 신기 충만한 한 여인과 공모해 국정을 농단했다 하여 나라가 어수선하다. 역사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것이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것이 아닌가 헷갈릴 정도다. 이왕에 고대체험 비슷한 것을 하게 된 마당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태도 그때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고대시대의 위정자는 나라를 망쳐 백성들의 외면을 받게되면 모든 권력을 뺏기고 국외로 영구 추방되었다.

오피니언 | 기고 | 2016-11-23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