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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97건)

산욕기간 내에 환자들을 진료하다보면 ‘밑이 빠질 것 같아요~’라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현대의학적 병명으로는 ‘항문거근 증후군’의 범주로 볼 수 있지만, 산후 항문거근 증후군은 주요 증상과 치료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다.항문 주변에는 항문과 골반의 장기를 지지하고 개폐를 조정하는 여러 근육과 근막이 관여를 하는데, 이 골반저근육(pevic floor)의 대표격인 근육이 항문거근이다. 이 항문거근이 사소한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장기적으로 받게 되면서 항문의 불편감이나 통증을 유발시키고, 배변시 혹은 배변후의 묵직한 통증 및 잔변감, 잦은 변의감을 느끼게 하는데, 기질적으로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를 항문거근 증후군이라 한다. 산후 항문거근 증후군은 항문의 불편감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주로 ‘밑이 빠지는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임신과 출산으로 항문거근은 일정부분 손상을 받기도 하고, 오랜 기간의 압력과 스트레스로 인해 피로해져 있게 된다. 회음부의 손상이 회복이 되면서 산후 1~2주 이내에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으나,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고, 혹은 가중이 되는 ‘밑이 빠지는 느낌’과 ‘항문부위 불편감’은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기허하함(氣虛下陷)’이라 하여 피로감, 식욕저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원기(元氣)를 보해주는 한약치료 및 뜸치료를 같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변증에 따른 치료가 중요한데 황기, 승마 등의 약재가 포함되어 있는 처방들이 다용되고 관원혈, 중완혈 등의 혈에 뜸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항문마사지, 좌욕, 골반저 근육의 저주파 물리치료, 케겔 운동 등이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출산 후에 장시간 앉아서 수유를 하거나, 쪼그리는 자세를 피하고, 적절한 수면이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 산후 항문거근 증후근, ‘밑이 빠지는 듯한 느낌’은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으로 치질, 요실금 등 골반저근육의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증상이 없다면 체력이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증상이다. 그러나 산욕기간이내라 할지라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말 | 기고 | 2016-06-17 23:02

올 해 4월, 대만에서 코흐트 연구가 나왔다. 2000년에서 2010년까지 성인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환자의 자료 대상으로 국가에서 한방 치료를 받은 환자와 안 받은 환자의 데이터를 추출한 것인데, 우리로 따지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해당 질환의 환자의 데이터를 가지고 비교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국가 단위의 결과를 근거로 한방 치료의 효용성을 따진 것이다.해당 연구를 토대로 살펴보면, 한약치료를 포함한 한방치료를 받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이 향상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여러 논문에서도 나왔지만, 해당 연구에서는 같은 한방치료를 받더라도 한약을 투여받은 환자가 한약을 투여받지 않은 환자보다 위험도가 감소하였고, 특히 치료를 받는 기간보다 관해기에 있는 환자에서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과, 국가 단위의 자료를 이용한 연구였기에 주목이 간다.임상에서 한방 암치료를 해 보면 치료가 유용한 암 중에 하나가 혈액암이다. 고형암의 경우도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상대적으로 크기가 커지면 장기나 조직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아 즉효성 있는 서양의학 치료가 권장될 수밖에 없다. 서양의학적 암치료는 분명 암세포의 크기(숫자)를 줄이기에 효과적이지만, 혈액암과 같이 암의 위치를 특정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유용성이 줄어든다. 글리벡 이후 표적치료제가 나오면서 효과를 보는 환자도 많이 있다. 한편으로는 효과가 없는 환자도 존재하며, 암세포도 약물에 내성을 같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한방 치료는 상대적으로 약물 하나의 위력은 서양의학에 비교할 정도의 강력함은 없으나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각종 암과 관련된 서양의학적 치료로 나타난 부작용에도 효과적이지만 혈액암, 특히 관해기의 혈액암 환자에서 생존률을 향상시키는 데 뛰어나다. 한방 치료는 과거에는 한의학 용어로 설명하였고 다른 항암제처럼 세포공격적인 측면에 대한 연구가 많았으나, 최근 연구로 점점 면역활성화의 면, 특히 자연살해세포(NK cell)나 대식세포 등 혈액 안에서 우리 몸에서 암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면이 부각되고 있다. 혈액암의 경우 골수의 이상 증식 등이 문제가 되지만 실제 나타나는 증상은 면역 균형이 깨진 상태나 특정 세포의 과다·과소로 인하여 나타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면역 균형을 맞춰주는 한방치료, 특히 한약치료가 유의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가 인삼 등의 삼 계열 약물이나 이를 이용한 흔히 ‘보약’으로 치부했던 약물에서 이러한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최근 한방 치료의 연구는 시대상을 반영하여 서양의학과의 병용치료로 인한 효과가 강조되고 있으며, 중국의 종양진료지침이나 한국에서 최근 논문으로 나오는 암 관련 진료지침도 1차적으로 병용치료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혈액암은 특정 장기에 병소가 집중되어 있지 않다는 면에서 한의학적인 전신을 조절하는 접근법이 적용될 여지가 크며, 혈액암에서 통합의학적 접근이 효과를 보기 쉬울 것으로 판단한다.

주말 | 기고 | 2016-06-10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