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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102건)

김치는 예부터 내려온 우리 민족의 주식이다. 그런데 김치라는 말은 어떤 뜻인가? 그 어원을 거슬러 가면 ‘침채(沈菜)’가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침채→딤채→김채→김치로 변화하면서 김치가 되었다.김치를 ‘지’라고도 하는데 이는 김치를 뜻하는 ‘저(菹)’에서 나온 말로 조선 성종 때 인수대비가 부녀 교육을 위해 엮어낸 내훈에 보면 「저(菹)」가 「딤(딤채)」이었다. 그리고 성종 때에 간행된 두시언해에서 「저」를 「디히」라는 말로 번역하였다. 그 후 중종 때 최세진이 한자 교육을 위하여 편찬한 훈몽자회에 「저」를 「딤조」라고 하였다.「딤」가 구개음화하여 「짐」를 거쳐 「김」 또는 「김치」로 되었다고 한다. 구개음화는 ‘디→지→기’로 변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현대옥편에서도 「저」가 김치로 풀이되어 있다. 「디히」는 김치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디히」는 「지」로 변하여 현재도 쓰고 있는 말로써 예를 들면 오이지, 짠지 등을 들 수 있다. ‘동치미’는 통째 또는 크게 썬 무를 잠깐 절여 국물을 흥건하게 해 심심하게 담근 김치다. 어원은 ‘동침(冬沈)’으로 여기에 접미사 ‘이’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본래 김치의 어원인 침채(沈菜)에 ‘겨울 동(冬)’ 자와 김치를 나타내는 ‘침(沈)’ 자를 써 ‘겨울에 먹는 김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부르기 편한 동치미로 말이 바뀌어 오늘날처럼 ‘동치미’로 부르게 됐다.

문화일반 | 기고 | 2017-05-26 23:02

우리말은 한자어 70%와 고유어 30%로 꾸며졌다. 그런데 우리가 즐겨 먹는 ‘수육’은 익힌다는 한자 ‘숙(熟)’을 붙인 ‘숙육(熟肉)’이 변해서 고유어처럼 굳어진 말이다. 이 말의 뜻은 최근의 국어사전에 보면 ‘삶아 내어 물기를 뺀 고기’라고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육’은 ‘삶아 익힌 쇠고기’로 설명됐었다. 그러다 보니 ‘돼지고기 편육’ 같은 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편육(片肉)’이란 ‘얇게 저민 수육’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육이 ‘삶아 익힌 쇠고기’로 풀이되는 한 현실적으로 많이 쓰이는 ‘돼지고기 편육’이란 말은 성립되지 않는 표현이 되는 것이다.국립국어원에서 ‘수육’의 풀이를 바꾼 데는 이와 같은 현실 언어의 흐름을 반영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육볶음’은 돼지고기에 갖은 양념을 넣어 볶다가 다시 부추와 함께 볶은 음식을 말한다. 에서는 이를 ‘돼지고기 볶음’으로 순화했다. 하지만 시중에서는 여전히 ‘제육볶음’의 쓰임새가 훨씬 더 활발하다. ‘제육’은 돼지고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도 ‘돼지고기’로 순화했는데 ‘제육’은 ‘저육(猪肉)’에서 온 말이다.지금은 어원 의식이 거의 없어져 우리 고유어처럼 느껴지는 김치, 배추, 고추, 후추 따위의 말도 모두 한자어가 바뀐 것이다. 김치는 ‘침채(沈菜)’에서, 배추는 ‘백채(白菜)’에서, 고추는 ‘고초(苦椒)’에서, 후추는 ‘호초(胡椒)’에서 형태가 변한 것이다. 구황작물로 가꾸었던 감자 역시 ‘감저(甘藷)’가 원말이다.

문화일반 | 기고 | 2017-05-19 23:02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참, 철딱서니 없는 철부지들이 참 많다. 그러면 우리는 흔히 “도대체 너는 언제나 철이 들까?”라고 한다. 여기서 ‘철부지’는 무슨 뜻일까? 우리말에는 알고 보면 참 재미있는 말이 많다. 그런데 흔히 쓰고 있으면서도 그 말의 본래 뜻이 무엇인지 모르고 쓸 때가 많다. ‘철부지’라는 말도 그렇다. ‘철부지’의 어원을 보면 계절의 변화를 가리키는 말이 ‘철’인데 그 변화를 알고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힘, 곧 지혜를 뜻하는 말이다. 이 같은 변화를 알지 못한다는 한자 말 ‘부지(不知)’가 붙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못하는 어린애 같은 사람을 일컬어 철부지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달력에 24절기를 표시하여 태양의 움직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우리의 전통력인 태음 태양력이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24절기를 모르면 ‘철부지’라고 했다. ‘철을 모른다’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씨를 뿌려야 할 때인지 추수를 해야 할 때인지 김치를 담가야할 때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때를 모른다는 의미였으나 현대에 와서 때와 장소를 모른다는 의미로 확장됐다. 예를 들면 여름에 털옷을 입거나 겨울에 짧은 치마를 입으면 철부지가 된다. 그리고 조심해야 할 자리에서 함부로 지껄이면 철부지 소리를 듣는다. 옛날의 철부지들은 대개 어린아이들이었는데 요즈음은 나이 많은 철부지들도 많다. 우리 사회에서도 하루빨리 철부지가 없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문화일반 | 기고 | 2017-05-12 23:02

노다지의 어원에는 우리 민족의 비애가 서려 있다.금광을 흔히 노다지라고 한다. 구한말, 서구 열강의 이권 침탈이 본격화되면서 미국도 광산 채굴권을 넘겨받아 금광 개발에 나섰다. 미국의 이권 쟁탈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은 광혜원의 설립자 알렌이었는데, 그는 조선 왕실 사정을 잘 알았기에 이를 이용해 조선의 중요한 이권들을 미국에 넘기는 데 앞장섰다. 그중 하나가 조광권이었다. 당시 평북 운산은 조선 최대의 금광이었는데 알렌은 왕실과의 교분을 이용해 운산금광 채굴권을 미국인 자본가에게 독점적으로 넘겨주었다.미국인들은 이미 이곳에서 광산을 개발하던 조선인 광산주와 노동자들을 강제로 쫓아내고 독점적으로 관할을 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은 조선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이 되었다. 미국인 광산 관리인이 조선인 농민을 살해하는 일도 몇 차례 있었지만 힘없는 나라였던지라 그래도 그들은 아무런 법적 처벌을 받지도 않았다. 미국인 금광 관리자들은 조선인이 광산에 접근하면 금을 훔친다고 생각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이때 ‘No Touch’라고 외치던 말이 변해 ‘노다지’가 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노다지는 이제 우리말로 굳어져 금광을 뜻하는 말이 되었고 국어사전에도 어엿이 표제어로 올라 있다.

문화일반 | 기고 | 2017-05-05 23:02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그 표현을 꼼꼼히 따지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말들이 더러 있다. ‘분리수거’도 그중 하나이다. 아마 여러분 중에서도 오늘 집 안의 쓰레기를 열심히 분리수거한 한 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다. 집 안의 쓰레기는 절대로 분리수거를 할 수 없다. 아니, 해 주지 않는다. 무슨 소리냐고?수거(收去)의 뜻이 무엇인가? ‘거두어 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분리수거(分離收去)는 말 그대로 ‘쓰레기 따위를 종류별로 나누어서 늘어놓은 것을 거두어 감’을 뜻하는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해 다른 국어사전에도 그렇게 올라 있다. ‘따로 거두기’나 ‘따로 거두어 가기’로 순화해 쓰는 것이 좋겠다는 설명도 덧붙여 있다. 따라서 분리수거는 오늘도 새벽부터 구슬땀을 흘린 환경미화원들이 하는 것이지, 집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다. 또 환경미화원들이 집 안까지 들어와 분리수거를 해 가지는 않는다.그러면 집에서 재활용품이나 음식 쓰레기를 구분해 내놓는 일을 뜻하는 말은 뭘까? 그것은 바로 ‘안에서 밖으로 밀어 내보냄’이라는 뜻을 가진 배출(排出)이다. 아울러 분리(分離)는 ‘서로 나뉘어 떨어짐 또는 그렇게 되게 함’을 뜻하는 말로, 쓰레기나 재활용품 등을 종류에 따라 가르는 일에는 ‘종류에 따라서 가름’을 뜻하는 분류(分類)를 쓰는 것이 백번 옳다. 결론적으로 주부(물론 남편도 도와야 하지만)가 집에서 쓰레기 등을 밖에 내놓는 일은 ‘분리수거’가 아니라 ‘분류 배출’이다.

문화일반 | 기고 | 2017-04-14 23:02

무엇을 내놓으라는 말인가? 어떤 분야를 대표할 만하다를 뜻하는 말 ‘내로라하다’를 ‘내노라’ 따위로 쓰는 사람이 많다. 아마 ‘내놓으라’가 변한 것쯤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쓰는 듯하다. 뜬금없이 내놓으라니 대체 뭘 내놓으라는 소리인가?바른말 내로라하다는 나+이+로다+하다로 이뤄진 말이다. 여기서 ‘나’는 바로 나를 가리키고 ‘이’는 서술격조사 이다의 이다. ‘로다’는 “장군감이로다”의 로다쯤으로 생각하면 된다.그러니까 ‘나이로다’는 (그중에 최고는 바로) 나다라는 의미다. 여기서 ‘나’와 ‘이’가 결합해 ‘내’가 되고, ‘로다’가 ‘로라’로 활용하면서 ‘하다’가 붙어 ‘내로라하다’가 됐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예전에는 ‘내로라 하다’처럼 띄어 썼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내로라하다를 하나의 말로 올려놓았다. 그러니 띄어 쓰면 안 된다.이 내로라하다는 우리가 흔히 쓰는 일본 한자말 ‘기라성’을 대신하기에도 아주 적합한 말이다. ‘기라(綺羅)’는 아름답고 고운 비단이나 그런 옷을 뜻하는 말로 여기에 별을 뜻하는 ‘성(星)’을 합성해 ‘밤하늘에 반짝이는 뭇 별’을 뜻하는 말로 만든 것이다. 여기서 기라는 반짝반짝을 뜻하는 기라키라(きらきら)의 어근이다. 우리가 한글이 없을 때 한자를 빌려 썼듯이 일본도 한자를 빌려 ‘기라’를 쓴 것이다.일본에서조차 이 말은 바람직하지 않은 구조라고 평가한다. 우리나라 국어학자들도 마찬가지다.그래서 이 말을 순화해서 쓰라고 하는데 그 순화어가 ‘빛나는 별’이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빛나는 별’ 같은 선배들을 모시고 행사를 갖게 돼 기쁩니다” 따위로 쓰는 사람은 없다. 이때 좋은 말이 ‘내로라하다’다. “오늘 이 자리에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모시고 행사를 갖게 돼 기쁩니다”로 말하면 아주 자연스럽다.

문화일반 | 기고 | 2017-04-07 23:02

‘싸가지’는 상당히 부정적 의미로서, ‘싹수’의 강원도, 전라도 방언이다. ‘싹수’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이다. 흔히 “싹수가 노랗다(잘될 가능성이나 희망이 애초부터 보이지 아니하다)”처럼 쓰여서 ‘싹수’ 자체에는 그리 부정적 의미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싹수’를 ‘싸가지’로 바꾸었을 때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드러난다. “싸가지가 없다”처럼 쓰여 부정적 의미를 나타내는데, 이 문장으로만 보면 ‘싹수’와 그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싸가지’라고만 해도 부정적 의미를 나타내게 된다. 이는 ‘싸가지가 없다“에서의 부정적 의미가 ’싸가지 ‘라는 단어에 전염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이런 싸가지를 봤나!!”와 같은 표현이 가능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싸가지’는 ‘싹+아지’로 구성된 말로 파악된다. 이때, ‘-아지’는 ‘강아니’ ‘송아지’등과 같이 ‘작은 것, 새끼’의 의미를 더해주는 접미사이다. 그러니까 그 어원적 의미는 ‘싹의 새끼’, 즉 ‘아주 작은 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떤 사용 의미를 갖는가? ‘어떤 것이 잘 될 것 같은 기미’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싸가지가 없다’는 표현은 ‘도대체 가망이 없다’라고 할 것이다. 이 말이 주로 예의범절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 사용되므로, ‘예의 범절을 전혀 모르는, 예의를 갖출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싸가지 없다’라는 말은 나이 많은 사람이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많이 사용한다.

문화일반 | 기고 | 2017-03-31 23:02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은 배움의 중요함을 얘기할 때 쓰는 말이다. ‘면장도 알아야 한다’거나 ‘알아야 면장을 한다’ 따위로 말한다. 하지만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논리적으로 맞는 표현이지만, ‘면장도 알아야 한다’는 좀 이상한 표현이 된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 속의 ‘면장’을 동네 이장 위 또는 군수 아래의 면장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지금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웃음이 난다. 사실 나도 옛날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동네에서 ‘면 서기’만 돼도 무척 똑똑하고 높은 사람인데 ‘면장’이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똑똑하고 높은 분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장이 되려면 아는 것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면장도 알아야 한다’는 이치에 맞는 소리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은 지방자치단체인 면사무소의 책임자로서 면의 행정을 총괄하는 면장과는 눈곱만큼도 관계가 없다. 본래 ‘면장’의 의미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담장(墻)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함에서 벗어난다(免)”는 ‘면장(免牆)’이다.이 말은 공자가 자기 아들에게 사서삼경의 하나인 중에 ‘수신’과 ‘제가’를 가르치면서 수신제가를 공부하고 익혀야 내 앞에 가로막혀 있는 담장 같은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현대는 날이 갈수록 지식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앨빈 토플러도 ‘미래’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보와 지식의 급격한 팽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핵심이라고 했다. 이 시대에 지식자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즉 어떻게 면장(免墻)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려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도 부단히 노력하여 지적으로 면장(免墻)하며 살자.

문화일반 | 기고 | 2017-03-24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