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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 사기 이용’ 불법 중계기 관리한 일당 구속 송치

노쇼 사기 범행에 사용된 중계기를 관리하던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전북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A씨(20대)와 B군(10대) 등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해외 발신번호를 국내 발신번호로 변작하는 불법 중계기를 관리하는 등 노쇼 사기 범죄 조직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내 원룸 4곳에서 휴대전화 303대와 라우터 8대, 유심 1969개 등 대규모 통신 장비를 설치하고, 범행에 이용된 유심이 정지 처리되면 다른 유심을 핸드폰에 갈아 끼우는 등 노쇼 사기를 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중계기를 통해 공공기관 사칭 사기 등 전국적으로 총 5건의 노쇼 사기가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1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SNS를 통해 “유심칩을 교체하는 일을 해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범죄 조직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거된 관리책 중 일부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중계기 운영과 관련된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수사를 통해 관리책을 검거하고 범행에 사용된 대포폰과 유심 등을 모두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불법 중계기 관리를 지시했던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유성민 광역범죄수사2계장은 “중계기 관리는 단순 알바였다는 변명만으로 면죄부가 되지 못한다”며 “피싱 범죄조직의 손발이 돼 수많은 피해를 양산하는 중대 범죄인 만큼, 단순 가담자도 핵심 공범으로 간주하고 엄정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 사건·사고
  • 김문경
  • 2026.06.09 13:23

고창서 세계 장수 연구의 미래 논한다…‘국제 백세인 컨소시엄 세계대회 2026’ 개최

전 세계 장수 연구 분야의 권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30차 국제 백세인 컨소시엄 세계대회 2026(ICC: The 30th International Centenarians Consortium)」가 오는 6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고창웰파크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국제 백세인 컨소시엄(ICC)은 세계 각국의 백세인 연구자와 장수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학술 네트워크로,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장수의학과 노화과학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국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세계적 학술행사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교수와 연구진 55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내 연구자 25명과 해외 연구자 30명이 참여해 백세인 연구, 노화 메커니즘, 건강 장수 정책, 장수문화와 지역사회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학술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특히 이번 세계대회는 고창군이 세계적인 장수문화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창은 예로부터 국내 대표 장수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 유적을 비롯한 우수한 자연환경과 건강한 식문화, 복분자 등 지역 특산물을 기반으로 장수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대회에 앞서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고창군의 행정·재정 지원 아래 백세인 조사연구가 진행됐으며, 이를 통해 지역의 장수 환경과 생활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 연구가 본격화됐다. 연구 결과는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어서 국내외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창군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창군 인구는 5만396명이며, 이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2만521명으로 전체의 40.5%를 차지한다. 또한 90세 이상 인구는 1139명으로 전체 인구의 2.3%에 달해 전국적으로도 높은 장수 인구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단순한 학술행사를 넘어 고창의 장수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건강 장수산업과 시니어 친화도시 조성, 인구 유입 기반 확대 등 지역 발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고창웰파크시티는 그동안 매년 두 차례 ‘장수학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으며, 2년마다 ‘서울시니어스 세계포럼’을 열어 장수문화와 제3기 인생교육 분야의 국제적 담론을 확산시켜 왔다. 이번 ICC 세계대회 역시 이러한 장수 연구와 국제 교류의 흐름을 잇는 의미 있는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행사 관계자는 “이번 국제 백세인 컨소시엄 세계대회를 통해 고창의 장수 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세계 학계에 알리고,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새로운 장수 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창=박현표 기자

  • 고창
  • 박현표
  • 2026.06.09 12:48

김재준 군산시장 당선인, 인수위 대신 실무형 인수TF 출범

김재준 군산시장 당선인이 별도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실무 중심의 ‘민선 9기 인수TF팀’을 꾸려 시정 인수에 나선다. 예비비 투입 등 인수위 운영에 따른 예산 부담을 줄이는 대신 분야별 전문가를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해 민선 9기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김 당선인은 10일부터 군산콘텐츠팩토리에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인수TF팀 운영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인수TF팀은 일반적인 시장직 인수위원회 형태에서 벗어나 실무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김 당선인이 직접 총괄팀장을 맡아 시정 현안 파악과 공약 이행 준비를 진두지휘한다. 인수TF팀 총괄간사는 김봉곤 전 군산시 문화관광국장이 맡는다. 조직은 혁신행정분과와 경제산업분과, 문화관광분과, 시민복지분과, 안전건설분과로 구성된다. 각 분과에는 대학교수와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약의 실행 방안을 점검하고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정책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자문단도 별도로 운영한다. 문화관광과 경제산업·청년, 시민복지, 안전건설 분야 자문단을 통해 주요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보강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인수TF팀은 예산 절감에 방점을 찍고 있다. 대규모 인수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비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재능기부와 자원봉사 중심으로 조직을 꾸려 행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김 당선인은 “예비비 사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인수위를 구성하지 않고 재능기부를 통한 인수TF를 꾸리게 됐다”며 “세금 절약을 위해 별도 취임식도 하지 않고 곧바로 시정 현안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 내 군산을 신재생에너지 수도로 만들고 현대차그룹 투자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겠다”며 “청렴한 시정을 위해 어떠한 부정에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군산
  • 문정곤
  • 2026.06.09 10:32

[데스크 창] 김의겸 의원의 빗나간 상임위 욕심과 민심의 경고

6·3 재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군산·김제·부안갑)의 행보를 두고 지역사회의 우려와 실망이 깊어지고 있다.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배정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번 선거에서 군산시민들은 김 의원에게 86.72%라는 전국 최고수준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몰아주었다. 이는 단순히 정치인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패배감에 젖은 지역경제를 살리고 산적한 현안을 속 시원히 해결해 달라는 간절한 민심의 명령이었다. 그러나 당선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전해진 김 의원의 상임위 선택은 이러한 민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재 군산과 새만금 지역의 최대 화두이자 생존이 걸린 문제는 단연 ‘새만금 신항 관할권’ 확보와 수산업·해양관광 활성화다. 특히 김제·부안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신항 관할권 문제는 군산의 미래 백년대계를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이 모든 핵심 현안을 주관하는 소관 상임위는 바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다. 새만금개발청장 출신으로서 지역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해온 김 의원이라면, 마땅히 농해수위에 자원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자임했어야 옳다. 그것이 표를 몰아준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농해수위가 아닌 산자위를 고집하는 것은 ‘지역 핵심 현안은 뒷전으로 미뤄두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산자위는 기업 유치와 산업정책을 다루는 곳으로, 정치인 생색내기에 가장 좋은 상임위로 통한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산자위행을 두고 현대차그룹 투자 등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얹으려는 얄팍한 계산’이 아니냐는 강한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대기업 및 국가핵심산업 유치는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 그리고 새만금개발청 등 행정기관이 주도적으로 탑다운(Top-down) 방식을 통해 추진해야 할 본연의 업무다. 이미 짜인 정부 정책과 전북자치도, 새만금개발청의 노력으로 성사될 기업유치 성과에 슬그머니 숟가락을 얹어, 자신의 치적으로 포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지금 이 시점에 산자위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과거 이원택 전북자치도지사 당선인이 국회의원 시절 농해수위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며 새만금사업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닦고 농어업 현안을 해결했던 전례를 보라. 군산시민들이 김 의원에게 바라는 역할 역시 바로 그것이다. 새만금청장 역임이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전문성은 국회 농해수위라는 전쟁터에서 관할권 사수와 해양수산 발전을 위해 쓰일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정치인은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이 원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김 의원은 86.72%라는 숫자가 지닌 무게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화려하고 생색내기 좋은 ‘기업유치’의 단물만 쫓으며 정작 피를 흘려야 할 ‘관할권 분쟁’과 ‘민생 현안’을 외면한다면, 압도적 지지는 순식간에 차가운 심판으로 돌변할 것이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산자위 미련을 버리고 농해수위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스스로 천명해야 한다. 원내지도부의 조율 뒤로 숨지 말고, 군산의 생존권이 걸린 농해수위로 걸어 들어가 진정성 있게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시민들의 압도적 성원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다.

  • 오피니언
  • 문정곤
  • 2026.06.09 10:22

전북서도 본선거날 투표용지 부족…익산서 선거당일 추가 공급

지난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선거 투표 당일 전북지역에서도 투표용지 부족 우려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북을 포함, 선거당일 추가로 투표용지를 송부한 투표소는 전국적으로 140곳이고 이중 실제로 부족 투표용지를 사용한 투표소는 91곳, 투표용지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곳은 26곳이라고 밝혔다. 9일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와 익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께 익산시 왕궁면 구덕리 익산복지농원회관에 설치된 왕궁면 제3투표소에 100장의 투표용지가 추가로 공급됐다. 이날 추가 공급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침에 따라 본투표 대상자의 50%수준인 230여 장의 투표용지가 배부됐지만 투표당일 오전 예상보다 주민 200~300여 명이 몰리면서 현장에 있던 익산시청 공무원 투표관리관이 익산시 선관위에 긴급하게 추가 공급을 요청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추가로 공급된 투표용지 중 30여 장 정도가 추가로 사용됐고 서울 등 다른 지역처럼 유권자 대기나 투표용지 부족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투표차질은 없었다고 선관위 등은 설명했다. 익산 왕궁 제3투표소는 지난 5일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투표용지 추가 송부 투표소 67곳에 포함되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전북자치도 선관위 측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익산외에 추가로 투표용지가 송부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앙선관위는 전날 본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총 91개 투표소에서 발생했고 이 가운데 투표자가 투표용지 부족 탓에 기다리다가 투표해야 했던 곳은 26곳이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 3일 투표용지가 모자랐던 표소를 14곳으로 발표했다가 5일 50곳으로 정정했는데, 사흘 만에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가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송파구 투표소 20곳을 포함해 서울 42곳, 경기 23곳, 인천 11곳, 대구 4곳, 부산 3곳, 울산 2곳, 충북 1곳, 전북 1곳, 전남 2곳, 경남 2곳이었다. 대기가 발생한 투표소 26곳은 송파구 15곳을 포함한 서울 22곳, 부산·대구·인천·경기 1곳씩이다. 관리는 물론, 현황파악 미흡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신속하고 정확한 현황 파악이 늦어진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가 추가로 있는지 등은 진상규명위원회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10일부터 열흘 간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지난 3일 선거 당일 오후 4시25분 서울 송파구 가락2동 제3투표소의 민원인 전화를 받고야 알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물어 노태악 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이 사퇴한 데 이어 선거정책실장과 선거1국장을 이날 자로 직위 해제했다.

  • 선거
  • 백세종
  • 2026.06.08 20:21

李대통령, 투표용지 부족 "민주주의 한순간에 망가뜨린 일…주권 감수성 부족 반성”

이재명 대통령이 8일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첨단 대한민국,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을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연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부 청년층을 중심으로 제기된 문제의식에 공감을 표하며 “저 역시 주권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반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의 투표권 행사를 못하게 했다는 것은 표 숫자나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일부 시위와 문제 제기에 대해 이른바 ‘부정선거론’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정선거론과 약간 뒤섞여 있는 측면은 있지만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명백한 허위를 반복하며 세력화 수단으로 삼는 것과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투표를 못 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제를 제기한 청년층을 향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적당히 넘어갈 뻔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게 해준 청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초기 인식에 대해서도 솔직한 반성을 내놨다. 그는 “‘열 몇 명이 투표를 못 했다고 하는데 투표 결과에 영향도 없고’라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며 “하지만 그것은 몇 표의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에 관한 문제였고, 대한민국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적 문제라고 (청년들이) 제기한 것에 저도 많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대응에 대해서는 강한 유감도 표했다. 이 대통령은 “낮 2시부터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왔다는데 아무 대책 없이 방치했다”며 “독립기관인 선관위가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을까. ‘일부러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다만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행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감사도 안 되고 운영에 대해 물어볼 수도 없는 구조”라며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조희대 대법원장, 김민석 국무총리, 홍익표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봉욱 민정수석, 강훈식 비서실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조정식 국회의장. /연합뉴스 제공이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사법부·헌법재판소 등 4부 요인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이번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참석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중대한 참정권 침해”로 인식을 같이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수사나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들에 대한 행정적·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묻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여야가 힘을 합쳐 신속하고 엄정하게 국정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회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면 사법부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선거관리와 절차 등에 대한 촘촘한 입법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으며, 김민석 국무총리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하고 관련 조치들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참정권 침해에 따른 국민의 우려와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헌정질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4부 요인들이 각자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6.06.08 18:31

李대통령 “검찰 보완수사권, 결론은 국회에…국민 불신 너무 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둘러싼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과 관련해 “결론은 국회에 맡기기로 했다”며 여당과 정부가 한 방향을 고집하기보다 국회의 논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인권 침해 우려가 없고 공소시효 문제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검찰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모든 제도는 절대적인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장단점이 있다”며 “지금도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수사를 다 끝내 송치했더라도 주민등록번호 확인이나 동명이인 여부 확인처럼 인권 침해나 사건 조작 위험성이 없는 효율적 보완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그걸 굳이 다시 보내고 다시 오는 절차를 거쳐야 하느냐는 고민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있을 수 없는 초대형 사고를 쳤기 때문에 권한을 배제하고 위험성을 제거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보면 되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깊어진 현실을 고려해 최종 판단은 국회에 맡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는 현실이다. 검찰이 그 권한을 악용해 또 나쁜 짓을 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이 국민들 속에 너무 많다”며 “그 주장 역시 전혀 일리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그렇고 국회로 넘겨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라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회 의견을 따르는 방향으로 정리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강도 높은 표현으로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도 검찰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 조작질을 하지는 않았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작을 하기 시작했다. 없는 사건을 만들고 증거를 조작하고, 증거도 없는데 기소해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가 이러면 안 된다. 이는 국가 존속의 문제이고 절대 재발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검찰이 선을 너무 많이 넘었다. 업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권한 제한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숟가락도 갈아서 칼을 만들 수 있으니 나무젓가락 대신 손으로 먹으라고 할 정도가 됐다”는 비유를 들며 검찰에 대한 사회적 불신 수준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조작기소 특검’과 공소 취소 문제에 대해서는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원칙론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잡으면 되고 잘못된 게 없으면 그냥 두면 된다”며 “은폐된 게 있다면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 방식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지휘할 수 있는 검찰·경찰 합동 특별수사본부를 꾸리는 방안과 국회가 추천하는 중립적 특별검사 방식 모두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내 입장에서는 내가 지휘할 수 있는 대규모 특별수사본부를 꾸리는 게 편할 수 있지만, 국민이나 야당 입장에서는 중립적 특검이 더 낫다고 볼 수도 있다”며 “안 할 수는 없는 문제인 만큼 국회가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6.06.08 18:31

[오목대] 씁쓸한 싹쓸이

온통 파란색이다. 그야말로 싹쓸이다.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 전북 유권자들은 또다시 ‘선택’이 아닌 ‘확인’을 했다. 결과는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딘지 씁쓸함이 남는다.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이 텃밭 전북에서 압승했다.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었지만 그뿐이었다.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전북 정치의 공식은 이번에도 견고했다. 인물론도, 정책론도 소용 없었다. 오직 색깔만 통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우선돼야 할 교육감 선거조차 지역 정치색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유세복을 입고, ‘민주’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지역 정서에 편승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도지사를 비롯해 전북 14개 시·군 단체장을 석권했다. 전북도의원 선거는 더했다. 아예 경쟁이 사라졌다. 단독 출마로 무혈입성한 무투표 당선자가 역대 최다인 25명에 달했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지역구 의석 38석을 민주당이 독점한 가운데 약 3분의 2가 유권자의 선택도 받지 않은 인물로 채워진 것이다. 특히 익산과 완주·고창‧무주에서는 전원이 무투표 당선되며 도의원 선거 자체가 치러지지 않았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전북도민 모두의 승리’라고 했다. 그렇다면 도민들도 함께 샴페인을 터뜨려야 할까?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민주주의의 경고등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과 경쟁, 그리고 견제와 균형을 전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북도의원 선거에서는 과반수의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기형적 선거구도를 만들어낸 유권자들이 선택권을 스스로 제한한 셈이다. 이렇게 유권자들이 소중한 권리를 특정 정당에 사실상 위임하는 구조가 고착되면 정치인들은 지역주민이 아닌 당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원팀 전북’을 핵심 구호로 내세웠다. 지역 발전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통합과 협력의 메시지로 포장됐지만, 그 이면에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인 견제와 균형의 가치를 희석시키는 위험한 발상이 깔려 있다. 특히 눈앞의 승부에 매몰된 치열한 선거판에서의 ‘원팀’ 구호는 경쟁과 다양성을 부정하는 ‘일당 독점’의 또 다른 외침이자, 비판과 감시·견제를 거부하겠다는 ‘권력의 오만’으로 읽힐 수 있다. 과연 이런 장기간의 일당 체제가 그들의 주장대로 전북 발전의 ‘필요조건’인지는 지금의 전북 현실이 역설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 수십 년 동안 특정 정당에 일편단심이었지만 여전히 소외와 낙후를 호소하며, 지역발전을 갈망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전북도민들은 지금의 왜곡된 선거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돼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역발전과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냉철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 김종표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6.08 18:27

[사설] 깜깜이 교육감 선거, 지금이 개선 적기다

6·3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의 무효표가 크게 늘면서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다. 무효표가 증가한 것은 정당 공천이 없는데다 투표용지에 이름만 나열돼 있어 유권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지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의 무효표는 시도지사 무효표의 2∼2.5배에 달한다. 교육감이 인사와 예산 등 막강한 권한을 가졌음에도 선거가 깜깜이로 치러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제도 자체를 손봤으면 한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이번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무려 108만7120표의 무효표가 나왔다. 전체 투표수의 4%다. 4년 전에 치러진 선거보다 무효표가 18만표 이상 증가했다. 여기서 무효표는 투표를 하면서도 아무도 찍지 않았거나 기표를 제대로 하지 않아 표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과 다르다.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등에는 기표를 하면서도 교육감은 잘 모르거나 의사가 없어 찍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북의 경우 무효표가 5만2719표로 5.57%였다. 4년 전에 비해 2만여표 증가했다. 서울의 무효 투표율 5.6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또 전국 시도교육감 당선자 16명 중 7명은 30% 안팎의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전 교육감의 경우 27.48%에 그쳤다. 유권자 10명 중 7명가량이 지지하지 않은데도 당선됐다는 뜻이다. 평균 득표율을 비교해도 교육감 선거는 40%대인데 비해 시도지사는 60%대여서 20%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감선거는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 대결로 치러져 법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성이 무색해졌다. 이처럼 낮은 투표율과 무효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 2006년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도지사의 교육감 임명제,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정당추천제, 공동등록형 주민직선제, 정책연대제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가운데 개선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지금처럼 시도지사 선거의 그늘에 가려 묻지마 선거가 치러져선 안된다. 또 후보들이 정당 지원 없이 개인의 조직과 비용으로 시군까지 자신의 이름과 공약을 알리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새로운 교육감이 임기를 시작하는 지금이 제도 개선의 적기다. 이 문제를 4년 후에 또 반복할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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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6.08 18:25

[사설] 이제는 인수위의 시간⋯지역의 4년을 좌우한다

6·3 지방선거가 끝나고 민선 9기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주민들의 관심은 선거 결과를 넘어 당선인들이 꾸릴 인수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인수위원회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설치되는 한시적 기구에 불과하지만 그 의미와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활동 기간은 당선 직후부터 단체장 취임 후 20일까지 한 달 남짓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에 마련된 청사진은 향후 4년간의 도정과 교육행정, 시정·군정의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선거가 주민들에게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과정이었다면 인수위원회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짜는 단계다.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공약이 실제로 추진 가능한지,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고 조직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특히 단체장이 교체된 지역에서는 인수위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전임 행정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좋은 정책은 정파와 관계없이 계승·발전시키고, 한계가 드러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전임 지우기도 경계해야 하지만, 변화에 대한 고민 없이 기존 정책을 답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의 연속성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위원회는 단순히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 플랫폼이 돼야 한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지역경제 침체, 산업구조 전환, 지방소멸 위기 등 지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새만금 개발과 첨단산업 육성, 국가예산 확보, 균형발전 전략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인수위원 인선도 중요하다. 선거에 대한 보은이나 논공행상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계와 산업계, 시민사회, 청년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폭넓게 담아낼 때 정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치열한 토론과 검증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려는 진정성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인수위원회는 당선인의 철학을 행정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주민들이 선택한 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변화와 성과다. 인수위원회가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민선 9기의 성공 여부도 상당 부분 결정될 것이다. 한 달의 인수위 활동이 지역의 4년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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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6.08 18:24

[문화마주보기] 질문의 시대, 역설로 망하는 중

고대 아테네에서는 질문을 많이 하면 사회를 망친다고 믿었다. 사회가 그 정도로 단순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해대는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고 법정에 끌려갔다. 그의 질문 때문에 젊은이들이 본질을 생각하기 시작한 거라 본 것이다. 젊은이들이 주로 기존 권위를 의심하고, 당연한 것을 물었다. 툭하면 ‘왜?’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그러니, 기득권은 불편해졌고 위험하다고까지 여겼다. 해결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바로 질문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소크라테스에게 독약을 먹였다. 아주 간단하고 효율적인 통제 방식이었다. 그로부터 수천 년이 흘렀다. 이제 이 시대에 이르러서는 질문을 억압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권장한다. AI가 생겨난 뒤 질문이 제일 중요하다고 까지 말한다. 기계에게 끊임 없이 질문을 던지며 지식을 과소비한다. 검색창에 넣고 버튼을 살짝 누르면, 3초 안에 답을 토해낸다. 이 얼마나 편리한 문명인가. 질문 차단용 재판이나 독약은 어느 시대 무슨 이야기인지 더 이상 궁금하지도 않다. 그런데 아이러니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질문은 줄지 않았는데, 질문하는 인간이 사라졌다. 예전 소크라테스 시대에는 어쩌다 묻는 질문이 위험해서 제거했지만, 지금은 질문과 대답이 쉽고 편해져서 별 충격이나 의미가 없게 된 때문이다. 질문은 넘치는데, 질문하는 이가 없는 이유는 정말로 답이 널리 널려있기 때문인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정확히는 답처럼 보이는 것이 많기 널려있기 때문이다. 깊이 없는 답, 맥락 없는 정보, 생각 없는 문장들. 우리는 그것을 ‘지식’이라 부르며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복사해 붙여놓은 명품 글(?) 들이 클릭해주기를 줄서서 기다린다. 소크라테스가 이 질문과 답들을 마구마구 퍼나른다면 어떤 죄명으로 재판을 받을까. 그런데 생각해보자. 시대는 바뀌었지만 본질은 결국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에는 여전히 제대로 된 질문이 필요한데, 질문에 해당되는 이들은 질문을 두려워한다. 다만 AI 등장으로 그 방식이 편리해졌을 뿐이다. 예전에는 질문자를 간단히 제거했고, 지금은 질문 자체를 가볍게 여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가 넘치니 꽤 달콤씁쓸하다. 오늘도 우리는 묻는다. 하지만 정말 질문을 하는 걸까. 아니면 그저 정해진 답을 불러내는 걸까. 아니면 ‘좋아요 어쩌고 하는 3형제’를 애태우며 기다리는 걸까.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죽은 소크라테스를 다시 죽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훨씬 조용하고, 더 깔끔한 방식으로. 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는 질문다운 질문, 질문에 대답하는 기회조차 보기 어려웠다. 질문의 시대 가치를 모독하고, 질문 없이 흠집 내기에만 눈을 휘번덕거리는 정상배들이 날뛰었다. 콩잎이나 먹고 사는 유권자들은 모처럼 목에 힘 좀 줄 이벤트가 많은 기회였지만, 속만 뒤집힌 채 끝났다. 이제, 우리 앞에는 곽식자가 육식자를 걱정하는 일들이 줄줄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은 더 어지럽게 바뀌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해도 될까모르겠다. 누구 말마따나,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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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8 18:24

[경제칼럼] 전북이 꿈꾸는 창업도시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 위에서 압축성장을 거쳐 GDP 세계 15위권의 경제 선진국이 되었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강국이자 영화·드라마·웹툰·음악으로 세계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나라다. 그러나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산업과 인재가 집중되고, 비수도권은 정체되거나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회를 찾아 서울에 정착했던 세대는 이미 기성세대가 되었고, 청년들은 지역에서도 서울에서도 좋은 일과 삶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산업화 시기, 지역 도시들은 창업의 중심지였다. 삼성의 모태인 삼성상회는 1938년 대구에서, LG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는 부산에서, 하림은 1978년 전북 익산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창업의 중심은 서울로 집중됐다. 제조업의 시대를 넘어 지식산업·IT 창업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서울이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출발한 대기업들도 본사를 서울로 옮겼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점점 깊어졌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 사업을 균형발전의 핵심으로 추진했다. 1단계 공공기관 이전, 2단계 산·학·연 정착, 3단계 혁신 확산이라는 로드맵이었다. 이전은 꾸준히 진행됐지만, 공공기관이 지역 혁신생태계와 의미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하면서 2·3단계는 제대로 작동했다고 보기 어렵다. 2026년 정부는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10개의 창업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창업도시에는 인재·R&D·규제·투자·공간이 패키지로 지원된다. 중기부는 이를 “인재와 자본, 기술이 결합해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고 창업가가 지역에 정착하는 환경을 만드는, 지역 창업생태계를 구조적으로 바꾸는 정책”이라 설명한다. 멈춰 있던 혁신도시의 2·3단계를 잇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소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올해는 4대 과기원(KAIST·DGIST·GIST·UNIST)이 있는 대전·대구·광주·울산이 테크 창업도시로 우선 선정됐다. 과기원은 세계적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돼 그동안 지역 창업생태계와 연결될 계기가 부족했는데, 창업도시가 그 연결의 통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해 6곳이 추가 선정되며, 정부가 든 예시 산업에는 ‘로컬’이 포함된다. 전북도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북에는 과기원이 없다. 그러나 농촌진흥청과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가 전주에, 네 곳의 국립 과학원과 한국식품연구원이 완주에,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익산에,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김제에 있다. 전국 어디에도 없는 농식품 혁신 기반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을 축으로 블랙록 등 글로벌 금융사가 전주로 모여들며 자산운용 금융도시로, 새만금과 군산은 이차전지·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신산업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 세 축 모두 정부가 창업도시 선정 기준으로 든 지역 주력산업과 맞닿는다. 최근 3년간 도내 TIPS 선정 기업은 2개에서 28개로 늘었고, 4월에는 지역성장펀드 조성 지역으로 추가 선정돼 정부 출자 600억 원에 지방비와 민간 자금을 더한 1,000억 원 규모의 지역 모펀드를 결성하게 됐다. 한성숙 장관이 말한 “자생적 창업생태계”는 멀리 있지 않다. 지역의 자본과 인재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도시, 전북은 그 길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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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8 18:23

[데스크창] 신항, 현재아닌 미래에 초점 맞춰야

새만금항 신항(이하 신항)의 개장 시기를 놓고 해양수산부와 항만 현장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말 신항의 개장을 강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현장에서는 준비가 덜 된 항만의 개장은 개장 초기부터 휴업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낼 것이라며 개장 시기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이 같은 요청은 어수룩한 항만 시설과 부두 운영 계획, 물동량 부족 때문이다. 신항은 남방파호안 미축조, 비좁은 5만톤급 부두 야적장, 낮은 접안시설 마루 높이, 배후 부지와 단지 미조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상태에서의 개장은 운영 파행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불안한 항내 정온도, 야적장 기능 미흡, 야적 화물 침수 피해 등의 우려로 운영이 삐걱거릴 공산이 크다. 원활한 부두운영을 지원할 배후부지와 단지는 언제 축조될 지 기약조차 없다. 특히 새만금 내부개발 부진으로 신항에서 소화할 물동량마저 확보할 수 없어 부두운영회사인 가칭 새만금 신항(주)은 개장식에 대령할 ‘물동량 확보 쇼’ 를 벌여야 할 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현재 상태에서 개장한다면 군산항의 물동량을 동원해야 해 향후 군산항과의 지속적인 충돌이 불가피하게 된다는 점이다. 신항은 크루즈를 제외하고 현재 군산항과 같은 잡화, 컨테이너, 자동차를 취급토록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운영에 대한 ‘발상의 대전환’을 하지 않고는 군산항과 신항의 동반 침몰로 도내 항만의 경쟁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키 위해서는 상시준설체계를 구축, 현재 토사 매몰로 침체상태에 빠진 군산항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신항은 전북의 미래를 담아 운영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현 정부 들어 산업용지 2배 이상 확대를 계획하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전북의 미래는 밝다. 피지컬 AI 산업 육성 , RE100 산단 조성, K-푸드 세계화 전진기지와 재생 에너지 허브 육성, 현대차 그룹의 9조원 투입을 통한 로봇 제조, AI데이터센터, 수소생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등… 현재 재수립중인 새만금 기본계획에 이런 사업이 반영돼 추진되면 전북은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주도하는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산항과의 충돌 없이 신항의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해답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항만은 배후지역의 물류를 지원하는 인프라인 만큼 신항의 운영 방향을 ‘현재가 아닌 미래’에서 찾아야 한다. 지역내 항만간 경쟁을 피하고 공생하려면 컨테이너, 자동차, 잡화 등 중복된 화물처리보다 전북의 미래에 반영된 산업을 지원하는 항만으로 신항은 태어나야 한다. 군산항은 곡물, 사료, 목재 및 잡화 등을 취급하는 항만으로 운영되고 신항은 콜드체인 거점 , 그린수소 , 로봇 무인 , 크루즈 항만 등으로 특화돼 운영돼야 한다. 최근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 당선인이 “전북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반드시 현실로 만들겠다”고 밝힌 만큼 물류 인프라인 신항은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항만 물류 경쟁력을 확보, 전북의 미래를 담아내 지역 발전과 연계시키려면 신항이 현 시점에서 안고 있는 시설, 운영, 기능상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해소해 나가면서 개장을 해야 한다. 신항, 개장만이 능사가 아니다 !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6.06.08 18:23

[딱따구리] 고창군수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화해와 통합의 시간이다

2026년 고창군수 선거가 마무리됐다. 유권자의 선택은 심덕섭 군수의 재선이었다. 승자에게는 축하를, 패자에게는 위로를 보내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선거의 진정한 의미는 당락 결정에 있지 않다. 선거 이후 지역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갈등을 봉합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선거 기간 동안 후보와 지지자들은 각자의 신념과 가치에 따라 치열하게 경쟁했다. 때로는 정책보다 감정이 앞서고 비판이 비난으로 번지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도 상대를 적으로 규정한다면 지역사회에 남는 것은 상처와 분열뿐이다.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저서 침팬지 폴리틱스는 의미 있는 교훈을 전한다. 침팬지들은 권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다툼이 끝나면 관계를 회복하며 집단의 안정을 도모한다. 공동체의 존속이 경쟁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선거는 경쟁이지만 행정은 협력이다. 군수는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만의 군수가 아니라 모든 군민의 군수다. 당선자는 반대편에 섰던 주민들까지 품어야 하며, 낙선한 후보와 지지자들 또한 결과를 존중하며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고창은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감소 대응, 관광산업 육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라 고창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다. 침팬지조차 경쟁 후 화해를 선택한다.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인간 사회라면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승자와 패자가 아닌 ‘고창군민’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품격이며 지역 발전의 출발점이다.

  • 오피니언
  • 박현표
  • 2026.06.08 18:22

“아버지께 바치는 장원”⋯11살에 시작한 소리, 정보권 명창의 결실

제5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의 영예는 정보권(34·충남 금산군) 씨에게 돌아갔다. 11살 때 처음 소리를 시작한 그는 오랜 시간 갈고닦은 끝에 국내 최고 권위의 국악 경연 무대 정상에 올랐다. 장원 발표 직후 만난 정보권 씨는 가장 먼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당장 오늘 입은 갓과 의상도 모두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가족들과 친구들, 동료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보권 씨가 판소리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어린 시절이었다. 부모님을 따라 충남의 금산문화원을 찾았다가 판소리를 접했고, 이후 현재의 스승을 만나 본격적으로 소리꾼의 길을 걷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심청가’ 중 ‘타루비 대목’을 선보였다. 특히 이 대목은 그가 평소 가장 애정을 갖고 연마해 온 소리다. 그는 “저에게 소리를 가르쳐 주신 송재영 스승님의 소리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라 언젠가는 제 18번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연습은 많이 했지만 그동안은 제 뜻대로 되지 않아 공연에서 한 번도 부른 적이 없었다. 오늘 처음 무대에서 선보였는데 만족스럽게 소리를 마쳐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최근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젊은 명창부 장원 수상자가 잇따르는 현상에 대해서는 “주변에도 대회를 준비하는 또래 소리꾼들이 많다”며 “예전보다 젊은 세대의 도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날 수상의 기쁨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맞닿아 있었다. 그는 “아버지께서 늘 ‘소리 안 하면 혼난다’고 하실 정도로 누구보다 응원해주셨다”며 “제가 소리한 영상도 빠짐없이 챙겨보셨다”고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얼마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오늘 무대에 오르기 전에도 아버지를 많이 생각했다”며 “이번 장원은 아버지께 드리는 선물 같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때는 판소리를 그만두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다. 같은 소리를 반복해 다듬고 또 다듬는 과정이 지겹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소리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판소리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결국 이번 장원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정보권 씨는 “예선부터 결선까지 치열하게 준비하면서 ‘내가 언제 이렇게 열심히 했나’ 싶을 정도로 소리에 몰두했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소리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6.06.08 17:53

전주대사습놀이가 선택한 소리⋯장원에 정보권

제5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에서 정보권(34·충남 금산군) 씨가 영예의 장원을 차지했다. 제5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는 8일 판소리 명창부 본선을 끝으로 약 한 달간 이어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달 9일부터 이날까지 전주대사습청을 비롯해 한국전통문화전당,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전주 천양정, 국립무형유산원 등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내로라하는 국악인들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 신설됐던 무용전공부를 폐지하는 대신, 전주대사습놀이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소리꾼을 발굴하기 위한 판소리 신인부를 부활시키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이와 더불어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소리 명창부 본선 청중평가단을 공개 모집·운영했다. 이번 대회에는 판소리 명창부 14명, 농악부 5팀 211명, 무용 명인부 27명, 민요 명인부 21명, 고법 명인부 15명, 가야금병창 명인부 12명, 기악부 36명, 무용 일반부 23명, 판소리 일반부 10명, 시조부 44명, 고법 일반부 16명, 판소리 신인부 61명, 궁도부 302명 등 총 586팀 792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올해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 오른 정보권 씨는 11명의 심사위원 평가에서 93.5점, 50명의 청중평가단 평가에서 4.4점을 받아 총점 97.9점을 기록하며 대통령상과 상금 8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정보권 씨는 지정고수인 정준호 명고와 호흡을 맞춰 ‘심청가’ 중 ‘타루비 대목’을 애절하게 풀어내며 관객들의 뜨거운 갈채를 이끌어냈다. 김일구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총심사위원장은 “52회를 맞은 전주대사습놀이가 해를 거듭할수록 위상을 더해가고 있으며, 젊은 예술인들의 성장세 또한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며 “경연을 지켜보는 내내 감동적인 무대가 이어졌고, 때로는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였다”고 총평했다. 이어 “전통예술의 맥을 이어갈 젊은 인재들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라며 “이들이 앞으로 우리 소리를 국내를 넘어 세계에 알리는 명창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상 직후 정보권 씨는 “평생 꿈꿔온 장원을 받게 돼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벅찬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늘 곁에서 응원해 준 가족과 아낌없는 가르침을 주신 송재영 선생님께 가장 먼저 감사드린다”며 “주변에서 상을 받으면 눈물이 난다고 했는데, 지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여서 더욱 놀랍고 감사하다”며 “아버지께서도 누구보다 기뻐하시고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정진하며 전통 판소리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소리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5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부문별 입상자 △판소리 명창부=장원 정보권(34·충남 금산군) △가야금 병창 명인부=장원 고혜수(30·광주광역시 동구) △기악부=장원 김우성(24·서울 서초구) △민요 명인부=장원 박영희(44·세종특별자치시) △농악부=부안군립농악단 △무용 명인부=장원 이유나(43·서울 강동구) △시조부=장원 최연욱(76·전북 김제시) △판소리 일반부=장원 최진욱(23·경기도 안성시) △무용 일반부=장원 김재권(24·서울 동대문구) △궁도부=장원 김형전(55·전남 강진군) △고법 일반부=장원 신성자(22·전남 화순군) △고법 명고부=장원 이우현(24·서울 성동구) △판소리 신인부=장원 최승규(71·전북 익산시) ◇제44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 전국대회 부문별 입상자 △판소리=장원 홍가연(국립전통예술고 2학년) △가야금 병창=장원 박단아(국립전통예술고 3학년) △관악부=장원 박시연(국립전통예술고 3학년) △민요부=장원 손하은(국립전통예술고 2학년) △현악부=장원 강명신(한국전통문화고 3학년) △무용부=장원 천예나(브니엘예술고 2학년) △농악부=장원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서울 금천구) △고법부=장원 임현우(국립전통예술고 3학년) △시조 초등부=장원 박준상(영동초 6학년) △판소리 초등부 저학년=장원 노유정(청동초 4학년) △판소리 초등부 고학년=장원 이승우(고창초 5학년)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6.06.08 17:49

스티커 찢어지고 악취는 진동…전주 음식물쓰레기 실명제 ‘엉망’

전주시가 음식물쓰레기 배출 관리 강화를 위해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 수거 용기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오전 8시께 찾은 전주시 덕진구의 한 대학로 상가 밀집 지역 골목에는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 여러 개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용기에는 업소명과 주소 등이 적힌 실명제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 대부분은 글씨가 지워져 식별이 어려웠고 찢어진 채 방치된 스티커도 잇따라 확인됐다. 용기 주변 바닥에는 음식물 찌꺼기와 물기가 남아 있었고,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수거 용기에서는 악취가 풍겼다. 같은 날 방문한 완산구의 한 상가 밀집 지역에 놓인 음식물쓰레기 수거 용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티커가 찢어져 절반만 남아 있거나 아예 떨어져 흔적만 남은 수거용기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수거용기 100개 가운데 스티커와 글씨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것은 16개에 그쳤다. 전주시와 완산·덕진구청은 무단 배출을 줄이고 배출자 책임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배출 주체를 명확히 하는 음식물쓰레기 수거 용기 실명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스티커 부착 이후 사후관리가 부족해 단순한 표시 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근을 지나던 대학생 장창빈(24) 씨는 “음식물쓰레기 수거 용기 실명제가 시행 중인지 몰랐다”며 “실명제라는 이름에 맞게 음식물쓰레기 수거 용기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8) 씨는 “음식물쓰레기 수거 용기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어도 따로 씻을 공간이 없어 쉽지 않다”며 “통을 밖에 내놓다 보니 비를 맞고, 계속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과정에서 스티커도 자연스럽게 지워지거나 찢어진다”고 토로했다.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에는 악취와 해충 발생 우려가 커지는 만큼 수거용기 청결 관리와 점검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학생 정민희(22) 씨는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에 이름이 붙어 있어도 냄새가 나는 것은 똑같다”며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보다 주변이 깨끗하게 관리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 실명제는 배출자 책임 의식을 높이고 올바른 배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라며 “스티커 훼손이나 수거 용기 관리 미흡 사례가 확인되면 현장 점검을 통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름철 악취 방지를 위해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에 소독제를 뿌릴 예정이다”며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 실명제는 시청과 협의해 결과를 지켜본 뒤 관리 문제와 지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구 수습기자

  • 사회일반
  • 이상구
  • 2026.06.08 17:21

“불황이 뭐예요?”⋯전주 아이들 깨우는 전국 엄마들

전북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보내는 관심이 10년 넘게 전주시의 아동·청소년의 아침을 깨우고 있다. 8일 전주시에 따르면 2014년 10월부터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엄마의 밥상’을 운영하고 있다. 시비 7억 5500만 원을 투입해 도시락(밥·국·3찬) 또는 밑반찬(3찬)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아침 골목골목에 따뜻한 밥상이 배달되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았다. 특히 도내외 기업·협회 등 6곳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원금은 주 1회 과일·유제품과 생일·명절 선물을 추가 지원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도내에 있는 휴비스·승일종합건재사·전주시딸기연구회·전북불교대학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에 있는 영남특수강은 뉴스를 접한 뒤 100년간 매월 정기 후원을 약속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소고기 구이가 먹고 싶다는 한 아이의 편지에 2015년부터 억대에 이르는 한우·성금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때 기부금이 2억 원을 넘을 정도로 주목받은 엄마의 밥상이 기부 한파에 다소 흔들리면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사업 초반 연 평균 1억 원을 웃돌던 기부금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줄어든 것이다. 부가 지원이 끊길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4~2020년 7년간 누적 모금액은 8억 4800만 원에 달했다. 이후 2021년 2억 1840만 원, 2022년 5460만 원, 2023년 5630만 원, 2024년 4090만 원에 이어 지난해 3910만 원까지 떨어졌다. 전주시 관계자는 “한창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할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과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매일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도 편지를 통해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부가 지원은 점점 감소하면 지원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마의 밥상에 동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주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나눔은 특별한 사람들만, 연말연시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 전주
  • 박현우
  • 2026.06.08 17:15

수백번의 거절 뚫었다…학문의 심장 벨기에에 ‘한국학’ 깃발 꽂은 김소이 박사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학문의 심장부, 벨기에 루벤대학교(KU Leuven) 교단에 한국인 학자가 선다. 미술사와 한국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학문적 영토를 개척해온 김소이(39)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1425년 설립된 루벤대학교는 교황청 승인을 받은 가톨릭 명문 대학으로 유럽 내 학문적 권위가 매우 높다. 김 박사는 오는 9월1일부터 이 대학교에서 한국학과 동아시아 미술사를 담당한다. 그동안 프랑스계 백인 학자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자리에 한국인 교수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은 현지 학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일 김제시 금구면에 위치한 고향집에서 만난 김 박사는 “임용되고 정말 놀랐다”며 “간헐적으로 교수임용이 이뤄지는 유럽에 자리를 잡게 돼 기쁘고 놀랍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의 이력은 다채롭다. 전주여고 졸업 후 홍익대에서 예술학을 공부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술실기와 문화이론, 여성학까지 경계 없이 파고들었다. 미술을 사회와 문화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기른 것이다. 이러한 독특한 시선은 올가을 루벤대 대학원에서 선보일 수업에 녹여낼 예정이다. 유럽의 초현실주의 미술이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며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하는 커리큘럼이다. 김 박사는 “유럽에서 한국 미술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흐름을 같이 짚어내는 것이 확실한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대학이 한국인 학자에게 손을 내미는 배경에는 K-콘텐츠의 인기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북한체제 연구에 머물던 해외 ‘한국학’은 최근 BTS와 넷플릭스 시리즈 등 문화의 힘으로 수요가 폭발했다. 대학들이 앞다투어 한국학 전임교수직을 신설하면서 대중문화가 상아탑의 지형까지 바꾼 셈이다. 그러나 세계무대의 최전선은 여전히 불모지다. 국내 연구들이 영어로 번역조차 안 돼 있어 매 학기 최신 논문을 뒤져 강의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아시아 지역학을 깊이 있는 이론이 아닌 신비한 ‘이야기 보따리’로 치부하는 서구 학계의 은밀한 편견도 벽이었다. 그는 이 벽을 깨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공부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교수 임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또한 냉혹한 잡마켓(Job Market)과의 사투였다. 5년간 매해 50~80개의 원서를 미국 대학에 던졌고 탈락의 고배를 마실 때마다 깊은 무력감이 밀려왔다. 특히 이민자 장벽이 높아지던 시기에는 절박함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늪에서 그를 건져올린 것은 일상의 단단한 루틴이었다. 김 박사는 “주변의 권유로 조깅과 요가를 시작해 매일 정해진 사이클 안에서 단순한 일상에 집중했다”며 “거절을 당해도 ‘자고 일어나면 또 원서 내지 뭐’라는 마음으로 지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일상에서의 마음 수렴이 결국 기회를 잡게 한 원동력이 된 셈이다. 김 박사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문화예술의 중심지와 인접한 벨기에 브뤼셀의 지리적 이점을 발판 삼아, 앞으로 현대미술 연구를 확장하고 유럽 내 젊은 연구자들을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때 웹툰 작가를 꿈꿨던 김 박사는 여전히 만화책을 사 모으는 게 가장 즐거운 취미라고 했다. 그는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하고 싶은 대로 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루벤대 교수 임용도 어쩌면 주변의 우려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간 결과다. 수백 번의 거절 앞에서도 중심을 지켜온 고집스러운 몰입이, 이제 유럽의 중심에서 한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6.06.08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