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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당체제와 전북] 다당제 속 도정 전망
[4당체제와 전북] 다당제 속 도정 전망
  • 이성원
  • 승인 2003.09.25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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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분당과 신 4당 체제의 출범은 전북도정 수행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게 됐다.

챙기고 모시고 부탁해야 할 상대가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본질이 아닌 문제로 엉뚱하게 도정이 발목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도내 국회의원들이 민주당 일색이었을 때에는 전북도가 현안사업의 애로를 해소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국가예산 확보나 지역현안 등 국가사업에 대한 협력을 부탁하면 대부분의 의원들은 별다른 이의없이 협조했고, 한나라당 등에 대해서는 의례적인 예의를 갖추는 선에서 무난하게 지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지게 됐다. 우선 민주당과 개혁신당 양쪽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어느쪽을 먼저 챙겨야 할 것인지도 곤혹스럽다. 민주당과 개혁신당만을 챙긴다고 될 일도 아니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더 공을 들여야 한다.

물론 지역관련 현안에 대해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노골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에는 한번 치렀던 행사를 앞으로는 2∼3차례씩 준비해야 한다.

이는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정말로 복잡한 경우는 정당들이 감정 섞인 힘겨루기를 하거나 힘의 역학관계가 변할 경우다. 그동안에는 지역상황과 당론이 배치될 경우에도 상당수 의원들이 알게 모르게 지역의 편에 섰으나 앞으로는 자기 선거구가 아닌 도내 타지역 문제에 대해서는 당론을 이유로 냉담해질 수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처신이 어려운 사람은 강현욱지사다. 그동안에는 '같은 당'끼리 원만하게 지내왔으나, 앞으로 민주당에 그대로 남아 있거나 신당행을 선택할 경우 본의 아니게 다른 한쪽과 등을 돌리게 된다. 아예 정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머물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지사도 사석에서 농반진반으로 '어느 정당이 전북현안에 대해 가장 잘 협조할 수 있을지 의사를 타진해 봐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시·군과의 관계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에는 시장·군수들이 민주당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시장·군수정책협의회나 도-시군간 인사교류에 별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전주(김완주) 김제(곽인희) 정읍(유성엽) 진안(임수진) 등 4∼5명의 단체장들이 조만간 신당으로 갈 경우 단체장 모임의 2원화가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일부 단체장들이 자기들끼리만 따로 만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과 신당, 무소속중 지사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또는 시장·군수들중 몇명이 민주당에 남고 몇명이 신당으로 갈지에 따라 도와 시·군간의 업무협조 관계에 변화가 올 것이다.

집행부에 대한 균형·견제자인 도의회와의 관계는 더욱 복잡하다. 현재 민주당과 신당의 숫자가 엇비슷, 내년 총선 때까지는 도의회가 국회의 대리전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사사건건 갈등을 빚을 경우 사업집행이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민주당에 남거나 신당을 택한 도의원중에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선택당한' 사례도 있으며 일부 도의원의 경우 지구당위원장과 다른 정당을 선택,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당장 내년 예산편성 과정에서부터 적지 않은 신경전이 예상된다.

따라서 신 4당체제 출범에 따라 전북도는 우선 당장 많은 부담을 추가로 안게 됐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같은 부담이 한시적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나 신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정계개편도 추진되지 않을 경우 전북도의 고생길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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