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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동문네거리, 그 곳엔…
[딱따구리] 동문네거리, 그 곳엔…
  • 최기우
  • 승인 2003.12.01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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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바뀌어도 상호는 그대로인 거리, 맛이 바뀌어도 단골의 발길은 여전한 거리. 전주 구도심의 중심지였던 동문거리를 살리기 위해 공공작업소 심심(대표 김병수)과 성균관대 신+도시건축연구실(책임교수 신중진)이 29일 '동문거리 제1차 상가워크숍'을 열었다.

외소해진 거리를 풍성하게 하려는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주민들과의 대화. 김병수씨는 50여곳의 상가를 3번이상 방문해 주민 40여명의 참석의사를 확인했단다. 10명만 참석해도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 날 참석한 주민들은 고작 6명. 주말오후, 가게를 비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간담회는 조촐했지만 거리의 추억과 현재의 모습에 대한 꽤 많은 의견들이 오고갔다.

'동문거리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 거리에서 생활한지 10년 됐다는 한 주민은 '홍지서림'과 '왱이집'을, 10개월차 주민은 '해태바베큐'와 '겐스빌치킨'을 말했다. 12년차 남성은 막걸리와 푸짐한 안주로 유명한 '경원식당'과 7·80년대의 아련한 향수처럼 남은 '헌책방'을 꼽기도 했다. 동문거리의 역사와 추억이 담긴 곳이 어디 이뿐일까. 참석자들은 이런저런 가게들을 떠올리며 거리의 소중함을 느껴가고 있었다.

간담회가 열린 삼양다방만으로도 동문거리의 역사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1950년대 초반에 생긴 삼양다방은 현재의 건물을 짓기 전부터 그 자리에서 그 상호를 가지고 운영해 온 이 거리의 대표적인 공간.

이처럼 상징적인 역사와 공간을 안고 있지만 2003년 11월 동문거리는 차량의 통행만 번잡할뿐 머무는 사람들이 없는 거리, 날이 저물면 사람의 흔적이 없는 거리로 변해버렸다.

"아직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합니다.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이곳 주민들과 더 자주 인사를 나눈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제가 조금 더 이 거리를 걷게 되면 그 분들도 함께 걸어주시겠죠”(김병수)

이번 간담회를 통해 첫 걸음은 내디딘 셈. 동문에서 시작되는 네 방향의 길. 그곳의 흔적과 현재의 삶에 생명을 부여하는 숙제는 이제 그 거리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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