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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속 지혜] 훔쳐 배운 공부
[한문속 지혜] 훔쳐 배운 공부
  • 전북일보
  • 승인 2003.12.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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盜道無師면 有翅不飛라

도도무사 유시불비

스승의 가르침이 없이 스스로 훔쳐 배운 도술로는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한다.

북송의학자인 이방(李昉) 등이 편찬한 《태평광기(太平廣記)》라는 책의 〈여선전(女仙傳)〉에 나오는 말이다.

필자는 전에 서예를 가르쳐 본 경험이 있고 지금도 더러 가르쳐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제일 가르치기 어려운 사람은 수년간 혼자서 체본을 보고 열심히 연습하여 이미 자기 식의 필체를 형성한 사람이다. 처음 배우는 사람은 오히려 가르치는 대로 따라서 하기 때문에 가르치기가 쉬운데 혼자서 한 연습으로 이미 자기 필체를 형성한 사람은 그 필체를 버리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스스로 '일가(一家)'를 이루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르침을 쉬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르치기가 정말 어렵다. 서예뿐이 아닐 것이다. 운동이나 음악 미술 등 모든 예능분야가 다 그러할 것이며 각 분야의 학문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따라서, 선생님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책만 보고서 배워도 큰 탈이 없는 분야도 있기는 하지만 전문성을 요하는 학문이나 예술 혹은 운동은 반드시 처음에 배울 대 제대로 배워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영원히 날 수 없는 '사이비' 신세가 되고 만다. 남의 인생을 사이비 인생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사람은 당연히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교육은 역시 사람, 사람의 문제임을 우리 모두가 절실하게 깨닫도록 하자.

盜:훔칠 도 道:기술 도 翅:날개 시 飛: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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