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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여성 인물사] 김윤-장순자-엄영애
[전북 여성 인물사] 김윤-장순자-엄영애
  • 허명숙
  • 승인 2003.12.09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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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경쟁력을 갖췄는지 여부로만 판단되어지는 요즘, 농자(農者)는 더이상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 아닌 열등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외국농산물 개방에 가슴까지 멍들어 버린 농촌.

이 땅의 대학생들은 한때(1980년대) 농촌 운동과 노동자 운동에 관심을 갖고 농촌 계몽운동을 벌였다. 당시 농도(農道)인 전북의 농촌을 찾았다가 아예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여성 농민들이 있다.

부안을 찾은 동국대 출신의 이준희는 한국가톨릭농촌여성회에 참여하면서 남편 오건(민중미술가이자 판화가인 오윤의 동생)과 함께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서 농사를 지으면서 도청리 유아원을 무료로 운영했다. 오건이 간경화로 지난 90년 사망한 뒤로는 종교에 심취해 지역활동이나 농촌활동 등 대외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읍서 '샘골 책마을' 운영한 김윤

서강대 70학번인 김윤은 익산 여산에서 1년 동안 농군으로 살다가 순창에서 4년여를 머물렀다. 남편인 강기종이 가톨릭농민회 전북사무국장을 거쳐 전국농민회 사무처장이 되는 바람에 한 곳에 붙박기가 어려웠다. 그는 정읍에서 도서대여점인 '샘골 책마을'을 운영하면서 여성농민들의 사랑방을 제공, 정읍 여성농민들의 구심점을 마련했다. 현재는 심장병으로 강원도에서 요양 중이다.

가톨릭농민회 활동가인 장순자

가톨릭농민회 활동가인 장순자(1945년∼ )는 전북민주여성회와 전북여성농민회 초기 멤버. 전남 순천 출생으로 10살때 부모를 따라 김제 금구면 황산리로 이사온 뒤 지금까지 이 마을에서 살고 있다.

학교가 아니라 혼자 문리를 깨우치고 명심보감 등 세상 사는 법을 스스로 익힌 그는 '이 땅의 딸로 태어나'책을 펴내기도 했다. 가톨릭농민회 중앙 감사를 오랫동안 지냈다.

앞장 서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지원하고 힘을 실어주는 장순자는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전북여성단체연합의 '환경을 지키는 여성들의 모임'과 힘을 합쳐 황산리 마을에 매연을 일으키는 생수 공장 가동을 그치게 했으며, 분진을 일으키는 공장 철거에도 힘을 보탰다.

그는 우렁이 농법을 활용한 유기농 쌀농사를 지으면서 그리고 유기농 포도농사를 하면서 묵묵히 농촌을 지키고 있다. 상처가 깊은 사람들을 품어주고자 하는,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살고자 하는 미혼의 장순자 옆에는 동네 사람들이 가족이 되어 같이 지내고 있다.

전북여성단체연합 대표 역임한 엄영애

엄영애(1940년∼ )는 전북여성농민회연합 회장을 지내고 전북여성단체연합 대표도 지냈다.

서울 태생인 그는 경기도 농촌에 잠시 머물 기회를 가지면서 농촌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1966년 서울가톨릭교리신학원을 나와 독일 바이에른주 농업실업학교와 바덴뷰르텐베르그주 농촌사회봉사자학교를 졸업한 그는, 71년부터 한국가톨릭농민회 전신인 가톨릭농촌청년회서 농촌운동을 시작했다. 1977년 한국가톨릭여성농민회(가농) 창단 멤버로 총무를 맡기도 했으며 1985년 민주주의 민족통일여성위원장(제정구 장기표)과 1986년 한국여성단체연합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전국구(?)였던 그는 가농 동지인 이준희와의 인연으로 1988년 부안에 터를 잡았다. 그해 10월 부안읍 시장통 골목길에 여성농민들의 모임터이자 공부방인 여성농민의 집을 마련하고, 91년 4월 부안군여성농민회를 창립하기에 이른다. 오건이 운영하던 도청리 유아원을 인계받아 나중에 변산면 마포리에서 마포놀이방을 운영했고, 93년 계화면 의복리에 농촌탁아소 돈지어린이집을 세웠다. 1994년 전북여성단체연합 2기 상임의장으로 선출돼 3·4기 상임의장을 역임했다. 그 후 2년 정도 외국에 나갔던 공백을 깨고 다시 부안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주민을 위한 컴퓨터 교실을 열고 있다.

이밖에 부안군 여성농민회 초대회장 강유순, 서옥례 전 전북여성농민회장(정읍, 남편은 이수금 전 전농 의장), 김금엽 현 회장(정읍, 남편은 김영근 전북도의원)이 여성농민회를 지키고 있다. 현재도 82년 이화여대를 졸업한 박찬숙은 순창에서 농민활동을 하고 있으며 임실의 황미숙, 정읍의 김성숙 등이 전북여성농민회의 맥을 잇고 있다. 순창의 심영선(전주로 이사)은 청보리사랑 합창단을 조직해 여성농민들의 삶을 노래로 알리고 있다. 음반까지 낸 청보리사랑단은 초기멤버인 심영선 강명희 씨가 명예단원으로 현장활동을 줄였고 30대인 박연희 도유희(정읍) 윤애경 오은미(순창) 송지연(김제) 김혜선(고창) 등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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