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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법] 고가물 명시 안하면 택배회사 책임없어
[생활속의 법] 고가물 명시 안하면 택배회사 책임없어
  • 전북일보
  • 승인 2003.12.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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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말에 업무가 바쁜 관계로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모피코트를 직접 갖다드리지 못하게 되어 모피코트를 택배회사를 통해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택배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모피코트를 라면박스에 넣고 포장하여 배달시키면서 택배회사직원에게 모피코트니까 주의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택배회사의 트럭이 화물을 운송하던 중 화물칸의 문이 열리는 바람에 모피코트를 넣어두었던 라면박스가 분실되었습니다. 이 경우 저는 택배회사측을 상대로 모피코트비용을 청구할 수 있나요?



귀하가 문의하신 사례는 물건운송에 관한 손해배상책임과 고가물에 대한 책임에 관한 것입니다. 상법 제135조는 과실책임주의에 입각하여 물건운송인의 책임원인을 규정하였는데, 즉 "물건운송인은 자기 또는 운송주선인이나 사용인 기타 운송을 위하여 사용한 자가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과 운송에 관하여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도 "철도편으로 탁송한 화물이 훼손된 경우에는 철도운송인에게 화물운송에 관하여 과실이 있다고 일응 추정되는 것이며, 운송인은 화물운송에 관하여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화물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면치 못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75.10.7. 선고, 75다71).

한편 민법의 일반원칙(제393조)에 따르면 운송인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것이지만, 상법은 대량의 운송물을 저렴한 요금으로 수송하는 운송기업을 보호하고 법률관계의 획일적 처리를 도모하기 위하여 정액배상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운송물이 전부 멸실 또는 연착된 경우에는 인도한 날의 도착지의 가격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고(제137조 제1항), 운송물이 일부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에는 인도한 날의 도착지의 가격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을 산정합니다(제137조 제2항). 다만 운송인(이행보조자를 포함)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제137조 제4항).

또한 화폐?유가증권 기타 고가물에 대하여는 송하인이 운송을 위탁할 때에 그 종류와 가액을 명시하여야 하는데, 이를 명시하지 않았다가 운송물에 관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운송인은 고가물로서의 책임 뿐만 아니라 보통물로서의 배상책임도 지지 않는습니다(제136조).

고가물임을 명시한 경우에는 명시한 가액이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고, 실제가격보다 명시한 가격이 높다고 하더라도 운송인은 명시한 가액의 범위내에서 책임을 지게 됩니다.

따라서 고가물임을 명시한 경우에는 택배회사는 자사의 직원이 귀하로부터 인도받은 모피코트에 대하여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과 운송에 관하여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위 모피코트의 멸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만, 위 사례의 경우에는 귀하가 택배회사를 통해 모피코트를 운송의뢰 할 때 고가물임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법 제136조 특칙에 의하여 택배회사는 모피코트 분실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게 됩니다.

/서규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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