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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무시무시한 형벌 '도모지'에서 유래
[도무지] 무시무시한 형벌 '도모지'에서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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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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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우리글은 매우 소중하다. 그런데 요즈음 근본도 없는 외래어 남발이나 인터넷 은어, 축약 언어들로 인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니 위기를 맞고 있다. 아래 대화를 들어보자.

A: 얘, 너 어제 그 애 만나봤어?
B: 응 만났지.
A: 어땠어?
B: 솔까말 듣보잡이야.

굳이 이들의 말을 해석해 보면 어제 만난 애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란 뜻이다.

또 다른 대화를 들어보자.

A: 어제 행사 어땠어?
B: 아수라장이었어.

해석해 보면 어제 행사장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현장이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앞의 대화들은 근본이 없어 헷갈리지만 뒤의 말들은 근본이 있는 말들인데도 헷갈린다. 따라서 건전한 우리말의 근본인 어원을 밝히고,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해 안도 전북문학관 관장이 우리말 어원을 연재한다. ‘알쏭 달쏭 우리말 어원’은 매주 금요일 게재한다.

도무지는 ‘아무리 하여도 방법이 없다’는 뜻의 부사로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을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형벌의 도모지(塗貌紙)에서 유래한다.

구한말 일본에 의해 강제로 을사보호 조약이 체결되어 나라를 빼앗기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애국지사 황현이 쓴 〈매천야록〉에 보면 ‘도모지(塗貌紙)’라는 사형(私刑)이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시대에는 자식이 엄격한 가정의 윤리 도덕을 어그러뜨리면 아비는 눈물을 머금고 그 자식에게 비밀리에 도모지(塗貌紙)라는 사형(私刑)을 내렸다고 한다.

도모지는 글자 그대로 얼굴에 종이를 바른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죄를 지은 자식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놓고 물을 묻힌 창호지를 얼굴에 몇 겹씩 착착 발라 놓으면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말도 못하는 상태에서 종이가 물기가 말라감에 따라 서서히 숨조차 쉬지 못하게 되어 마침내는 죽게 하는 끔찍한 형벌이었다.

이처럼 도무지는 이런 끔찍한 형벌에서 비롯하여 전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변형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비슷한 말로 ‘도저히’가 있다. 그런데 ‘도무지’는 주로 부정을 나타내는 말과 함께 쓰이며 ‘아무리 해도’, ‘이러니저러니 할 것 없이 아주’라는 뜻이 있고, ‘도저히’ 또한 주로 부정 표현과 어울려 쓰이며 ‘아무리 하여도’라는 뜻이 있다. “그는 도저히 예의라고는 없는 사람이다”에서는 ‘도무지’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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