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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Genome)이든 지놈이든
게놈(Genome)이든 지놈이든
  • 기고
  • 승인 2016.07.19 23: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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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김영 시인

섬마을 여선생님, 얼마나 이쁜 단어인가? 그 단어가 한순간에 호기심거리로 전락했다. 흑산도의 밤이 흑심으로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좋아하는 노래를 가만가만 부르며 산길을 혼자 걷는 일, 시 한 구절을 나직나직 읊으며 강가를 거니는 일은 얼마나 행복한가? 이런 일들이 여자들에게는 꿈속에서나 가능한 옛일이 되어간다.

여자를 향한 잠재적 폭력이 두려워

적어도 한반도 통일 같은 대의를 위하거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목숨을 거는 것도 아니다. 여자들은 오직 눈앞의 안전을 보장받는데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여자 혼자서 산길을 걷는 일이, 마음 맞는 친구와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이, 잠깐 공중 화장실을 사용하는 일이,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 근무지로 가는 일이 이제는 목숨을 걸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강남역 한 복판에서, 호젓한 산길에서, 섬마을에서 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재생산되고 있다.

여자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로 자리매김 되었기 때문에, 불온한 시대를 두려워한다. 남자보다 약한 여자라는 동지의식 속에서 공유하는 불안은 불안을 증폭시킨다. 더 나아가 ‘시선 폭력’ ‘시선 강간’이라는 말도 스멀스멀 자라고 있다. 여자를 향한 모든 눈길에 들어 있는 잠재적 폭력이 여자들은 두렵고 불쾌하다. 어른들의 단어였던 ‘성폭력’이 이제는 중·고등학생도 알아야 되는 단어가 되었다. 초등학생, 유치원생들까지도, 성폭력이란 단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참담하다.

섬마을 여선생님 사건은 단순한 성폭행이 아니다. 그냥 남자가 어떤 여자를 덮친 것이 아니다. 집단이 개인을 가장 저급한 방법으로 폭행한 것이고, 토착민이 외부인을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폭행한 것이다. 사악한 음모가 선량한 순수를 무지막지하게 덮친 것이고, 집단으로 뭉친 무식이 단독으로 있는 지성을 무자비하게 해친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와 이웃이 누대를 거치며 방조한 양심과 암묵적 동의 아래 일어난 저질폭행이다.

정부는 해결방법을 즉각 제시했다. 여교사를 섬마을에 보내지 않는단다. 웃는다. 학교 관사마다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겠단다. 웃는다. 가로등도 없는데 감시카메라니. 정부 방침대로라면 그 많은 산길과, 공중화장실의 칸칸마다 감시카메라를 달아야 한다. 하수구도, 나뭇가지도, 심지어 술병들도 감시카메라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야 한다. 지금도 하루 외출하는 동안 평균 80번 찍힌다는 감시카메라를 800번이 찍히게 설치하면 성범죄가 없어질까?

사람이 나쁘면 감시카메라도 아무 소용없다. 교육으로 순화되지 않고, 사회적 감시망으로도 걸러지지 않은 채, 통제력과 자제력을 잃어가는 성범죄 유전자를 알파고의 정보력과 분석력으로 추적할 수는 없을까? 성범죄의 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없을까?

성범죄 유전자 차단 방법은 없을까

남성우월주의, 취중 실수는 봐주자는 관습 아닌 관습, 정신적인 이유를 내세우면 정상을 참작해 주는 사회적 통념, 만사 관심 없다는 ‘귀차니즘’, 나만 아니면 된다는 ‘괜차니즘’, 조직사회가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은폐, 그리고 왜곡된 여성관, 그릇된 성문화, 심지어 여학교에 잘 생긴 학교전담경찰관을 배치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서슴없이 발언하는 국회위원의 게놈, 이런 것들에게 감시카메라를 달아줄 방법은 없을까?

게놈이든, 지놈이든,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이 일어나는 순간,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우주 밖으로 떠나게 할 방법은 없을까?

△김제김영 시인은 전북시인협회장이며 김제문인협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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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섭 2016-07-19 13:34:34
그리고 사실관계확인조차 안된 잘 생긴 학교전담경찰관 얘기는 이 기사를 한번 읽어보시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24183&CMPT_CD=SEARC

필자가 말한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 내용을 보고

빗대어 욕을 써놓고 혼자 통쾌했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적어도 기고를 위한 글이면 최소한의 사실확인과 선후관계확인은 거쳤어야죠.

오명섭 2016-07-19 13:29:19
이런 극단적이 남성혐의의 글이 어떻게 신문에 실릴수 있는지 의문이 가네요.
성폭행이란 하나의 사건으로 모든 지역 모든 동성들을 싸잡아 범죄자취급이라니
본인 자신조차 교육으로 순화되고 사회적 감시망으로도 걸러져야 한다고 써놓고
그다음 문장엔 비정상적인 충동이 일어나는 순간 우주밖으로 쫒아내야 한다고...
충동이 일어났을때 참는게 교육이고 통제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