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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특집] 시진핑의 리더십과 중국의 미래
[한가위 특집] 시진핑의 리더십과 중국의 미래
  • 장서묵
  • 승인 2016.09.13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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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지배체제' 다져…'공산당 통치' 전제 새 역사 시도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서호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30년 치세론

중국에는 중앙당교라는 공산당 최고의 간부교육기관이 있다. 이곳은 공산당 고위 지도자를 양성하는 한편 당의 이념과 사상을 연구하며 통치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는 국정 리더십의 요람이기도 하다.

이 중앙당교의 직속 기관지인 학습시보(學習時報)는 올해 초 시진핑 30년 치세론을 소개하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실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해외에서 출간된 ‘시진핑 시대:The Xi Jinping Era’라는 관변 성향 저서의 일부를 발췌하는 형식으로 세 차례에 걸쳐 자세히 다룬 것이다.

시진핑 30년 치세론은 시진핑의 주석 취임 후 꾸준히 인구에 회자되던 일종의 현대사 시대 구분론이다. 1949년 신중국 건국부터 2039년까지 90년간의 국가적 노정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진핑 세 정치 지도자를 중심으로 각각 30년씩, 총 3개 시기로 나눈 후, 향후 30년간의 시진핑 시대를 조망하고 있다.

이 치세론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30년간 시진핑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가 제시한 국가적 목표인 ‘두 개의 100년’을 실현하고 선진 강대국에 진입하게 된다고 한다. 타당성을 떠나 아직 첫 번째 임기조차 마치지 않은 현역 정치인의 영향력을 향후 30년으로 규정한 사관이 공산당 유력 매체에 소개되는 것은 그의 위상을 방증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중국의 권력 구조가 이미 기존의 분권형 집단지도체제에서 시진핑 1인 지배 체제로 전환됐으며, 그가 10년 집권이라는 기존 내규도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계 다다른 사회주의 시장경제 모델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시진핑 중국 주석(가운데)과 각국 정상들이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국제전시장 G20정상회의장에 들어서 있다. · 연합뉴스

정치적 장도(壯途)에 들어선 시진핑 앞에 산적한 국정 난제들은 그 해결이 만만치 않다. 중국은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향한, 중진국의 함정(Middle Income Trap)을 고민하는 사회다. 사회 구조가 점차 고도화되는 현실을 반영하듯 총체적 통찰을 요구하는 정층설계(頂層設計)라는 정치적 용어가 중국 매체에 등장한 것도 그의 임기부터다.

중국의 미래를 둘러싼 우려의 핵심은 결국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다. 정부가 막대한 자본을 소유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자원을 관리, 배분하는 계획경제 체제는 빈곤 국가가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급속 성장하기엔 용이하지만, 성장이 지속되고 단순 경제가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비효율이라는 한계에 부딪힌다.

중진국의 함정을 벗어나 선진 경제체제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자율에 기초한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자유시장의 영역이다. 이 난제를 해결하려면 큰 틀에서 정치와 경제를 자유와 개방으로 이끌어가는 정책이 요구되지만, 이 경우 공산당은 시장 통제력을 크게 상실하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도 체제 개혁과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으나 2008년도 세계 금융위기를 전후해 공산당 수뇌부가 다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통인 데이비드 샴보 교수는 올해 초 출간한 ‘중국의 미래(China’s Future)’라는 저서에서 중국이 당면한 문제 해결엔 정치 개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정치 체제는 신 전체주의, 강성 권위주의, 연성 권위주의, 준 민주주의이며 싱가포르 타입의 준 민주주의 체제가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 성공적인 개혁을 달성할 수 있는 길이지만 신 전체주의는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중국 경제의 기둥인 국유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대량의 실업자 발생을 우려하는 정부에 의해 매우 더디게 실행되고 있다. 과거 고속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제조업, 건설, 부동산 분야의 과도한 투자는 이제 과잉생산으로 변질, 경제 개혁의 대표적인 장애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나 징진지(京津冀) 같은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거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이면에도 이 공급과잉 해소라는 전략이 투사돼 있어 거품경제를 가속화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몸집이 커진 중국 경제의 문제는 단순히 국내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9월 초 항저우에서 열린 G20 회의의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중국의 철강 덤핑 수출 문제였다. 중국이 과잉생산과 경기둔화의 여파로 남는 철강을 원가 이하로 수출하자, 세계 철강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는 보호무역주의 논란과 함께 세계 무역분쟁의 현안이다.

△공산당 통치 연속성은 영구불변의 전제

전 세계은행 총재 로버트 졸릭은 포스트 덩샤오핑 시대 30년을 맡은 시진핑의 최고 임무는 중국 공산당 통치 체제를 보위하는 것이며, 경제 개혁을 포함한 모든 정책은 오직 그 틀 안에서 시행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역대 중국 지도자들은 공산당 통치체제의 안녕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절대 원칙을 대변해왔다.

돌이켜보면 지난 60여 년간 중국이 걸어온 정치적 노정의 저변엔 언제나 ‘공산당 통치’라는 불변의 전제가 있었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사상 초유의 체제실험도 결국 그 원칙 안에서 구현된 것이다.

이 정치적 관성이 다시 한 번 시대정신과 조응해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 수 있을지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이제 중국의 성공과 실패는 두 개의 100년과 세 개의 30년을 책임진 시진핑의 리더십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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