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경제칼럼
존재의 이유기업의 사명은 비전 통해 구체화 된 경영전략 구현, 지속적인 발전 토대 구축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6.10.17  / 최종수정 : 2016.10.17  23:10:49
   
▲ 문철상 신협중앙회장
 

‘나는 왜 이 땅에 존재하는가 ?’ 누구라도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것이다. 세상 모든 것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 들판에 자라는 이름 없는 풀 한포기, 길가를 뒹구는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그 자리에 있게 된 사연과 이유가 있을진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오죽하겠는가? 우리가 존재의 이유에 대해 갈망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보다 명료하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것을 구체화하여 표현한 것이 사명서이다. 사명서는 개인이 각자의 역할을 인식하고 행동을 선택하는데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준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에게 있어 사명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밝히는 것으로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고 임직원이 일처리를 하면서 지녀야 할 정신적 좌표로 기능한다. 기업의 사명은 비전을 통해 구체화되고 경영전략을 통해 구현됨으로써 기업활동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필자가 신협중앙회장이 되어 맨 처음으로 정체성 회복을 주창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신협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여 신협이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는 것이야말로 신협의 지속가능한 성장·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돌이켜 보면 초창기 신협운동은 ‘잘살기 위한 경제운동’이자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이고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이었다. 은행문턱이 높았던 시절, 고리채에 시달리면서도 은행에 가지 못했던 가난한 이웃들은 신협을 통해 저축과 대출을 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란 다른 세상 사람들이 얘기하는 고매한 것으로만 알았던 사람들은 스스로 신협을 만들고 임원들을 선출하고 의사결정을 하면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었다.

하루하루를 연명하면서 남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사람들이 협동을 통해 이웃과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것도 신협을 통해서였다. 당시 신협은 가난한 서민대중에게 스스로 일어서고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일러주는 분명한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신협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신협의 미션 또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제 한국도 경제규모에 비해 은행수가 너무 많은 오버뱅킹(over banking)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은 은행 문턱이 높아 신협을 선택하는 시대가 아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대한민국 최초의 기부협동조합인 신협사회공헌재단이다.

재단은 전국 905개 신협과 임직원이 자발적인 기부금을 바탕으로 신협운동의 3대 사회적 과제인 경제운동, 교육운동, 윤리운동을 실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행히 전국 신협 임직원의 적극적인 공감과 참여에 힘입어 설립한 지 2년도 되기 전에 기부금 52억원을 조성해 사회취약계층 지원은 물론 몽골, 네팔 등 해외에서까지 의료봉사 등 다양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신협사회공헌재단은 우리 국민들에게 신협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분명히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밤, 문득 홀로 깨어 우리 내면의 자아와 마주하며, 내 존재의 이유 또는 내가 속한 조직이나 기업의 존재이유에 대해 한번쯤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우리네 인생은 훨씬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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