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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간 장수에서 전통 대장간 지켜온 박석진 씨 "잊혀지는 장인 문화 안타까워…계승 보전을"장인 정신으로 외길 인생 / 전국 등지에 농기구 납품 / 장수 알리는 데 노력할 것
정익수  |  iksu-f-y@jjan.kr / 등록일 : 2016.10.17  / 최종수정 : 2016.10.17  23:10:48
   
“따다 땅 땅 땅땅땅…”

장수군 장수읍 장수시장 내에 자리잡은 한 대장간. 붉게 달궈진 쇠를 쉴 새 없이 두드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5일장(5·10일)인 장수시장에 가면 잊혀져가는 소리, 장인(匠人)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반세기 가까이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대장간을 지켜온 대장장이 박석진 씨(61)가 바로 그 소리의 주인공이다.

다섯 평 남짓한 자그마한 대장간 이곳저곳을 누비며 빨갛게 달아오른 고로와 담금질을 기다리는 주물 등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쇠를 벼리는 등 제작 작업을 이어가는 박 씨의 손은 멈출 줄을 몰랐다.

시뻘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집게로 집어 망치질을 시작하면 어느새 쇳덩이는 모양을 갖춰간다. 모루에 올려놓고 모양을 잡아가는 동안 박 씨의 눈빛에는 흐트러짐이 없다.

“하나하나를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만들고 있습니다. 모양틀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눈과 손의 느낌으로 모양을 잡고 불꽃색으로 온도를 맞춥니다.”

‘내가 만든 물건은 내가 책임을 진다’는 장인정신으로 평생을 살아왔다는 박 씨는 “중국산이 들어오면서 단가 경쟁의 어려움이 있지만 품질 만큼은 자신감이 있다”며 “원하는 제품을 그림으로 그려오면 무엇이든 특별제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투박하고 묵직하지만 손잡이와 끝 부분에서 꼼꼼하고 섬세한 마감을 볼 수 있는 괭이·호미·낫·망치·곡괭이 등 농기구들과 쓰임새에 맞게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식칼, 목재작업에 쓰이는 손도끼 등 대장간 장인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기구들이 대장간 바닥에 놓여져 눈길을 잡는다.

이곳에서는 특히, 아이젠 같은 등산용품을 비롯해 심마니들이 주문하는 특수한 도구들까지 수십여 가지에 이르는 종류의 도구를 생산하고 있다.

오랜 세월 뚝심있게 만든 박 씨의 농기구 제품들은 그 기능을 널리 인정받아 대전, 무주, 진안, 경남 함양 등지에 납품되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먹고 살기가 힘들어 사회진출을 고민하고 있을 때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던 대장간에서 바쁜 일손 잠시 도와준다고 시작한 일이 그를 45년의 세월동안 대장장이로 살아오게 됐다.

그는 “개인적인 욕심은 없지만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나서서 기술 보전과 계승에 힘써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대장간의 인지도와 지자체의 노력이 결합된다면 장수를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력이 남아 있는 한 대장장이로 살아가며 장수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장날에는 장수시장에서 박 씨를 볼 수 있으며, 평일에는 60여년 전부터 2대에 걸쳐 운영중인 장수읍 남동마을 대장간에 가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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