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청부입법' 무엇이 문제인가] 감시·견제 의회정치 '퇴보'공천 염두 의정활동 실적쌓기 아니냐 지적 / 지자체 입맛대로 조례제정 부작용 우려도
백세종  |  bell103@jjan.kr / 등록일 : 2016.10.18  / 최종수정 : 2016.10.18  23:51:10

전주시와 전주시의회의 '짬짜미' 조례 발의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정치를 퇴색시키는 잘못된 관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충분한 주민 의견수렴 과정이 생략된 채 지방자치단체의 입맛대로 조례가 만들어지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 문제는 이런 상황이 비단 전주시의회의 문제만이 아닌 광역, 기초의회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행정의 편의와 의원들의 공천 평가 실익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의원 조례 발의 전북지역 의원 9년간 평균 1건도 안돼

행정자치부 내고장 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 지방의회 의원 1인 당 조례 발의 건수는 2.89건이었다.

전북의 지방의원 1인당 조례 발의 건수는 2007년 0.34건부터 2014년까지 매년 1건 또는 그 이하를 맴돌았고 지난해 잠깐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전북 지방의원들의 조례 발의 건수는 대전 3.95건, 광주 3.5건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편이긴하지만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 평균 0.83건으로 1건이 채 안됐다.

전주시의회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정기회나 임시회때 의원들의 조례 발의는 아예 없거나 많아야 1~2건 정도다.

지난 8, 9, 10대 전주시의회의 의원발의 조례 건수는 각각 59건, 97건, 91건 이었다. 10대의 경우 2014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2년 넘게 34명의 의원들의 발의한 조례는 1인당 1.33건으로 채 2건이 되지 않는다.

△의원발의 많아진 배경 ‘공천과 직결’

그런데도 이번처럼 전주시의회에서 한꺼번에 9건의 조례안이 의원 발의로 제출된데 대한 배경에는 바로 더불어민주당의 ‘선출직평가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민주는 시·도당에 시장과 군수, 나아가 지방의회 의원들에 대한 공천권을 주는 대신 ‘선출직평가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이 위원회는 선출직들의 경쟁력과 도덕성, 의정활동을 평가하는데 이는 향후 정당 공천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더민주 전북도당 관계자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의원들에 대한 평가를 면밀히 한다는 취지”라며 “의원 조례 발의건수도 평가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전주시의회의 이번 의원발의 조례안 9건에는 조례안 1건에 적게는 3명, 많게는 12명까지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이름만 넣어도 공동발의 형식으로 실적이 올라가는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치단체와 의원간 이해관계 맞은 합작품

지방자치단체가 원하는 조례를 의원발의를 통할 경우 입법예고 절차를 거치치 않고 신속히 통과시킬 수 있다는 점도 무더기 의원 발의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조례를 제정할 경우 행정절차에 따라 20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치고 주민의견수렴을 해야한다.

그러나 의원발의 조례안의 경우 입법예고 권고만 있을 뿐 굳이 입법예고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의원들을 동원한 집행부의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조례 발의건수에 대한 의원들의 실적과 빠른 조례 제정이 필요한 지자체가 만나 ‘짬짜미’조례안 발의가 이뤄진 것이다.

전북대학교 행정학과 신환철 교수는 “의원들의 행정부 견제와 시민들을 위한 조례 제정은 의회의 중요한 기능”이라면서도 “그러나 행정부가 필요로하는 조례 제정 행위를 정치적인 이유로 돕는다는 것은 감시와 견제를 해야하는 의원들이 해야할 일이 아니며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전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백세종의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오피니언
만평
[전북일보 만평] 탄핵 운명의 날
[뉴스와 인물]
사랑의 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종성 회장

사랑의 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종성 회장 "기업보다 개인 기부 많은 전북, 십시일반 정신 더 필요"

[이 사람의 풍경]
고향서 농사 지으며 악기 만드는 현악기장 박경호 씨

고향서 농사 지으며 악기 만드는 현악기장 박경호 씨 "악기 만드는 건 새로운 소리 찾아가는 과정"

전북일보 연재

[이미정의 행복 생활 재테크]

·  연말정산 관련 금융상품 1순위 가입 바람직

[최영렬의 알기쉬운 세무상담]

·  재산취득시 자금출처조사

[이상호의 부동산 톡톡정보]

·  상한기준 낮아진 전월세전환율 실효성 미미

[이상청의 경매포인트]

·  소양 황운리 임야 교통문화연수원 인근 위치

[김용식의 클릭 주식시황]

·  조선·기계·화학·건설 등 비중 확대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고충처리인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현재 네이버에서 제공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54931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금암동)  |  대표전화 : 063)250-5500  |  팩스 : 063)250-5550, 80, 90
등록번호 : 전북 아 00005  |  발행인 : 서창훈  |  편집인 : 윤석정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김재호
Copyright © 1999 전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