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의원발의 빙자 '청부입법' 판친다전주시의회 집행부 대리인에 불과 / 시에서 조례 만들고 의원은 명의만 / 한 회기에 무려 9개나 제출 '이례적'
백세종 기자  |  bell103@jjan.kr / 등록일 : 2016.10.18  / 최종수정 : 2016.10.18  23:51:10

“이번에 의원님이 발의하신 조례안 제목(이름)이 뭐죠?”, “어…, 조례안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네요, 가만있어보자…”

전주시의회 A 의원은 오는 20일 시작되는 임시회를 앞두고 다른 의원 2명과 함께 한 조례안을 공동 발의했다. 그러나 A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조례안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조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이나 간담회를 거쳤느냐는 질문에는 “집행부에서 받아가지고…”라고 얼버무린 뒤 “제가 지금 다른 지역에 있어서…, 죄송합니다”라며 정확히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다른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B 의원 역시 해당 조례안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고, 다른 의원은 조례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다가 메모지를 꺼내 읽기도 했다.

오는 20일 개회하는 제335회 전주시의회 임시회를 앞두고 전주시와 전주시의회 사이의 ‘짬짜미’ 조례안 발의 논란이 일고 있다.

한 회기에서 무려 9개에 달하는 의원발의 조례안이 제출됐기 때문이다. 9개 조례안 모두를 짬짜미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평상시 회기의 의원발의 조례안 건수와 비교해 지나치게 많은 양이고, 일부 조례안 내용은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행정편의를 위한 전주시의 평소 정책과 맞물려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전주시가 의원들에게 조례안의 초안을 제공하고 의원 명의를 빌려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335회 임시회에 무려 9건의 ‘무더기’ 의원발의 조례안이 제출된 것은 의회 안팎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전주시의회의 경우 지난해 의원 1인당 조례 발의 건수는 1.44건으로 같은기간 전북 지방의원 1인당 평균 조례 발의 건수 2.89건에 훨씬 못 미친다.

제335회 전주시의회 임시회에 의원발의 조례안 ‘무더기’ 제출이 이뤄진 것은 전주시와 의회가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으로 입장이 맞아떨어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주시 입장에서는 의원발의 조례의 경우 입법예고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조례 제정 과정에서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조례안을 상임위 의원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는 등 보다 쉬운 조례 제정을 할 수 있는 편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의원들의 경우 조례안 발의 등 입법활동이 향후 공천 심사과정에서 의정활동 평가에 반영돼 실리를 챙길 수 있고,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색도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전주시의회의 한 의원은 “기존 조례의 개정을 위해서는 주민이나 현 상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신규 조례 제정은 그보다 더 힘들어 수 개월이 소요된다”며 “조례안 발의과정에서 집행부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지만 집행부가 만들어준 조례안에 의원의 이름을 내거는 식의 행태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주시 측은 일부 의원들에게 조례안 발의를 넘긴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신속한 조례 제정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원발의로 제출된 한 조례안의 관련 담당부서 관계자는 “우리가 의원에게 조례 발의를 요청한 것은 맞다”면서도 “해당 조례에 대해 의원과 공감대가 형성됐고 원활하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조례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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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ㄹㅇㄹ
전북 전주의원들의 한계다. 정말 편하게 일한다
(2016-10-19 00: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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